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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
테리 라이언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옛날이 좋았다, 라는 말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구세대가 늘 지껄이는 레퍼토리다. 90년대를 거슬러 80년대까지 복고로 치장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79년 유신시대로 돌아가 아, 참 기막힌 시절이었어, 라고 감탄한다. 암울한 이야기는 살짝 양념만 친 채로.
그러나 이해한다. 자신이 즐거웠다고 했던 때로 돌아가면 젊디 젊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20대였던 시기에는 싱그러움 그 자체였으니까. 흥미로운 건 조금 더 나이를 낮추면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 아주 신났거나 매우 끔찍했거나. 사춘기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는 각종 광고문안에 응모하며 돈이나 상품을 받으며 살아가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왠지 억척스러우면서도 유머스럽다. 또 그런 기회가 많이 있는 미국이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대회같은 것은 있지만 광고문구를 직접 공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엄마는 기발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제안으로 상을 여러번 받는데, 아이 눈에는 그 모습이 마냥 신기했다. 만약 내게도 그런 엄마가 있었다면 유년시절이 행복했을 것이다. 늘 아이디어를 짜내고 습작을 하며 글을 다듬어나가는 부모가 곁에 있다는 것은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