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와 사회 문화를 알려면 몇가지 기호를 알아야 하는데 386도 그중에 하나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개념을 잘 풀이해서 알려주고 있고, 87년 민주화 항쟁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점점 권력을 쥐고 사회 주요 부문에 진출하여도 왜 사회가 이 모양 이꼴이 되었는가를 설명한다. 부동산, 사교육, 입시정책, 고용, 룸살롱,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못하는 남성들... 이 모든 것을 386이 잘못해서 그런거라고 한다면 억지 주장처럼 들리겠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특히 남성들이 살기 편하게 이 사회의 룰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것은 잘 알겠다. 그리고 시대적 운도 타고 났다는 것을... 다같이 같이 잘 살기 위해서 기득권이 포기하고 단념해야 하는 것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양심 고백으로 될 일인가? 단념 시키도록 만들수 있는 힘을 보여줘야 하는게 아닌가? 그렇게 보면 88만원 세대에서는 짱돌을 들라고 했던 우석훈의 말이 공허하게 들릴 정도로, 386세대의 각성에만 열을 올린 것같은 느낌이 든다.
자신의 아이가 자살했다면, 남은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더 많은 정신병에 대한 이해와 더 많은 사회적 도움이 있었다면 분명 자기 아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살아있을 수 있었을거라고 믿는 아버지의 구구절절한 이야기이다. 정신병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우생학과도 연결이 되고, 우리가 그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 놓고, 너무나 비참한 생활을 하도록 방치해 두었다.
내가 얼굴을 붉힌이유는 그의 시선을 끌려고 해 놓고 정작 시선이 향하자안전하게 고개를 돌려 버린 걸 들켜서가 아니었다. 사실은 그가 나를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내가 그를 좋아하는것과 똑같은 식으로 그 역시 나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는 믿을 수 없으면서도 흥분되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세상에 터키도 한국 못지 않게 만만치 않은 입시 나라에 여혐 국가였구나.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 주말에도 공부하고, 대학 가서도 자기 적성에 안 맞는 학과를 골라 방황하면서도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그만두지 못한다. 여성을 노린 범죄와 학교에서는 남자들끼리 서로 이끌어주고 도모하는 문화...
운동을 하게 된 계기며 운동을 하면서 보고 느낀 일들이 진솔하게 쓰여있다. 무엇보다 근육과 근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앱과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열심히 운동하는 여성들의 모임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정말 좋다. 이 책 한권이면 운동 에세이는 충분하다!!!
칭찬인지 깎아내리기인지 모를 ‘무섭다‘ 라는 반응은 여자를 물리적으로 위협적이지 않고, 안전하고, 나보다 약한 존재로 두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아닐까?그런 욕망이라면 나는 정말 완전히 부수고 싶다. 나는그런 존재가 아니고, 그런 존재가 되기 싫다. 나는 당신과 똑같이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어하는같은 사람이다.내 표정이나 태도를 보고 ‘무섭다‘ 라고 평가하는 것도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무표정일 때 너무 무섭다는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래서 내가 장착한 것은 웃음가면이었다. 어느 자리에 가건 딱딱하지 않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사근사근 웃으려 노력했다. 표정뿐만이 아니었다. 별것 아닌 상대의 말에 박수를 치며 웃고, 동의하지 않는 말에도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돌아온 건? 각종 무례와 폭력이었다. ‘애인은 있나?‘ ‘왜 지금 애인이 없느냐?‘ ‘결혼할 때가 되지않았느냐‘와 같은, 사생활 정보를 샅샅이 캐묻는 안부인사는 무례했지만, 거기에 대고 또 웃어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