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책 두 권

책을 읽을때 주위가 산만하면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곤 하는데 이때 듣는건 거의 클래식이다. 가사가 들리는 음악은 아무래도 집중에 방해가 된다.

무슨 계기로 소설가 송영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하다 이분이 클래식음악에 조예도 있어 몇 권 낸 책 중 [송영과 떠나는 음악여행]과 페이스북에서 알게된 진회숙의 책 중 [클래식 노트] 이렇게 딱 두권만 도서관에 있어 빌려 봤다.

송영의 책은 클래식에 대한 체계있는 기술은 아니고 클래식 작곡가들과 대표 연주자들에 대한 소개들, 공연이나 음반 평으로 묶인 책이다. 이 중 처음 접하는 곡이나 연주자를 유튜브에서 찾아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그런데 결국은 내가 즐겨 들었던 쪽으로 빠져 들게 되는데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곡들, 모차르트나 바흐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곡들과 연주자도 사라장, 정경화, 조성진 정도로 귀결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클래식을 듣는 수준은 이정도이다. 하지만 송영선생은 클래식에 대한 애호의 정도와 지식이 대단한 분이란걸 그분의 글을 통해 알게 된다. 아무래도 내가 그렇게 높은 수준에 다다르긴 힘들것이다. 좋을때, 듣고 싶을때 듣기야 하겠지만.

진회숙은 클래식을 전공했으며 관련분야일도 오랫 동안 한 전문가라 할만한데 [클래식 노트]는 아주 짱짱해서 클래식도 모름지기 배워야 알고 관심도 더 생긴다는 그의 지론에 충실한 책으로 읽혔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이해되는 항목들도 꽤 되는듯 하다. 친절?하게도 QR코드를 배치하여 주요 곡, 연주실황등을 볼 수 있게 해놨는데 나의 고물딱지 아이패드 덕인지 시스템이 원래 그런건지, 여하튼 불편하여 그냥 유튜브에서 찾아 가면서 책을 보았다.
단순히 주요곡, 연주자를 소개하는 정도가 아니라 클래식의 역사, 이론 등에 대한 소개가 대단히 치밀하고 알차게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세밀히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관심과 애호가 더 생기는건 분명해 보이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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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의 발발과 기원
읽고 싶은 부분만 봤다. 1권은 3분의 2쯤 봤고 2권은 김일성 등장 시기 부분과 결말 부분을 봤다.
저자의 연구하는 자세와 방법, 사명감이 이 책을 통해 절절히 표현됨은 십분 이해가 갔지만 쏘련이 망한 후 속절없이 풀린 일급비밀 문서를 저자가 접한건 일종의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이 책을 정독하면 해방후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는 어느 정도 일별이 될것 같다.
두 권 합해 1300여 페이지가 넘지만 온갖 흥미로운 자료의 인용으로 술술 읽힌편 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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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 소설 두권

[장석조네 사람들]은 고려원에서 1995년에 나온 것으로 읽었고 마지막 소설집이란 부제가 붙은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출판사 강에서 1997년 5월에 낸 책이다. 작가는 그해 4월에 죽었다.

전집이 죽은지 십여년 만에 여섯권으로 묶였다. 전집에 이 두권도 각각 한권씩 자릴 차지하고 있어 네권 만 더 읽으면 김소진이 세상에 남긴 모든 글은 다 읽수도 있다. 여건이 되면 나머지도 읽을수 있게되길 희망해 본다.

마지막 소설집을 보면 작품이 변화하고 있음을 조금 엿볼수 있어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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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 소설이라는 거
자전소설과 자전적 소설은 다르다.
어찌보면 거의 모든 소설가들이 자전적 요소를 자기 글쓰기에 대입한다고 보는게 타당할 정도로 근, 현대 소설이 그렇게 형성돼 왔다.
박완서와 이문열도 그같은 경우에 해당할 만 하다.
그런데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과 [그 산이~]는 자전적 요소가 어느 정도 가미된 소설이 아니라 그냥 자전 소설이다. 즉, 작가의 기억에만 의존해 써내려간 여렸을 때(대략 5세 무렵)부터 스무 세살 무렵까지의 기록이다. 시대상으로는 일제 강점기인 1936년 경부터 한국전쟁이 중단된 1953년 까지이다. 이시기를 몸소 겪은 작가의 경험이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다. 물론 작가의 기억이 100% 맞다고 할순 없겠고 작가도 서문에서 그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사고를 놀라운 기억력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소설들을 발표할 당시(1990년 초 중반)작가는 60을 넘긴 나이였다. 어찌보면 이제 인생을 정리해 보겠다는 어떤 결심으로 이런 소설을 썼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비슷한 시대가 배경인 이문열의 [영웅시대1.2]는 작가가 몸소 체험한 부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948년 생인 작가는 이 소설을 36세쯤인 1984년 무렵 책으로 냈는데 작가로선 당연히 일제시대를 직접 경험할 순 없고, 두, 세살때 경험한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들도 의미있게 남아 있을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웅시대]는 자전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일 것이다.
이런 구분이 큰 의미가 있는건 아니다.
단지 한국전쟁을 주요 모티브로하고 있는 두 작품의 차이가 도드라져 보인게 관심이라면 관심이다.
그러니까 전쟁을 직접체험하고 그로부터 수십년을
곰삭힌 이야기로써 박완서의 그것은 가슴속에 팍팍 꽂혀 드는데 반해 이문열의 그것은 별로 와닿는게 없는 것이다. 이문열의 소설은 줄창 자기생각만을 나열하는데 일관한다. 그 생각으로 이문열은 자기 아버지를 소위 ‘전향‘ 시켜 버리고 어머니는 기독교에 ‘귀의‘ 시킨다. 함께산 어머니는 그렇다쳐도 그 아버지가 어쨌든 구십 가까이 북에서 살았음을 감안하면 그같은 재단은 거의 폭력에 가깝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이문열의 경우는 좀더 자기수양과 인내를 통해 그야말로 이야기가 밖으로 꾸역꾸역 나올때 쯤해서 자전(적)소설을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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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칠, 이남덕, 김기협

먼저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1993/창작과비평사)를 읽었다. 부제가 ‘한 사학자의 6•25일기‘ 다. 1950년 6월 25일 부터 12월 31일 까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록되어 있다. 이부분 앞뒤로 다른 해 일기들이 조금씩 붙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남짓된 일기인데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우리말이나 한자어가 제법 나온다. 그런걸 찾아 보며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인터넷 사전에서 예문으로 소개하는 글들 중 박완서 선생의 작품이 종종 있어 아 선생은 정말 당시 어휘와 입말을 잘 정리해 놓았구나 하는 경탄을 또다시 하게 된다.

일기는 긴박한 당시 상황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어 전쟁에 대한 기록으로써 가치가 상당하다고 느껴졌다. 왜냐하면 글쓴이는 당시 서울에 남아서 직장(서울대학교)에 나가고 여러 인물과 교류도 하고 그밖에 라디오를 통해서 전쟁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사실 전달과 자신의 생각을 일기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남북 어느 한쪽에 쏠리는게 아니라 가급적 객관적자세로 비판과 칭찬을 가감없이 해내고 있다. 하지만 결국 동족상잔의 비극에 이르러 눈물짓곤 하는 글쓴이의 애틋함이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되는 감흥이 컸다.

책 뒤쪽에 김성칠의 부인인 이남덕의 회고글이 붙어 있는데 이 분 글이 맛깔나면서 매우 독특하게 느껴져서 몇가지 살펴보니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를 지냈다는 것. 그러다 아들인 역사학자 김기협의 어머니 간병기를 먼저 접했다. 그것이 [아흔 개의 봄](서해문집/2011)이다. 나이 들어 쇠약해진 어머니를 병간호한 약 2년 동안을 일기형식으로 써 책으로 낸것이다. 본인 가족사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가감없이 전달되는 것 같아 주의 깊게 읽었다.
김기협의 책은 [밖에서 본 한국사]와 [해방일기]를 조금 본 정도 이다. 이력과 학문하는 자세, 글이 독특하다고 느낀 정도였다. [해방일기]는 너무 지루하여 읽다 만 기억이 난다. 얼마전까만 해도 중앙일보에 ‘퇴각일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쓴걸로 나오고 블로그에는 아직도 많을 글을 올리고 있다.

비극적인 가족사가 일기라는 내밀한 형태로 세상에 알려진 것이지만 이렇게 형성되는게 결국 역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 가족사가 남긴 자취가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남덕 본인도 남긴 저서가 있는데 그중 수필 두 권은 기회가 닿는대로 구입해 보아도 괜찮을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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