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불교사상사연구
김영미 지음 / 민족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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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 신앙에 대한 연구서로서 이 책만큼 넓고 포괄적인 작업이 이루어진 책도 흔치 않은 듯 하다. 불교사상의 경우 경전의 어려움 그리고 승려들의 사상의 흔적을 살핀다는 것이 쉽지않은 일이다. 저자는 중국과 한국의 사상을 비교하면서 아미타신앙의 기원에서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사상사의 변천이 현실과는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신라인의 삶과 어떤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 일정부분의 도움과 관심을 촉발하고 있다. 언제쯤 이런 책들을 제대로 읽고 소화하며 또 나는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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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땅 부처님 땅
윤경렬 지음 / 불지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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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휴가동안 경주 남산을 집중적으로 돌아볼 계획을 갖고 실천하면서 안내표지의 부족으로 유적답사의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돌아온 후에 가장 좋은 책으로 골라 읽은 것이 이 책이다. 그리고 작가 고청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되었다. 나는 백제권에서 살아서 그런지 백제에 대한 애착이 있는 편이다. 우리 고대사의 복원이 신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대한 막연한 질시를 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주를 여러번 다녀왔어도 극진한 애정을 가지고 살펴보지를 못하였다. 이런 편견을 극복하려는 의미에서 책을 읽고 남산지도를 살펴보며 또 내가 다녔던 흔적과 발자국들을 기억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가운데 우리의 것을 소홀히 버려두었던 사람들 역시 우리였고, 그중의 소수 만이 우리 것을 사랑하여 겨레의 문화로 보존하고 길러내어 오늘에 이르게 하였음을 알게되었다.

바른 안목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로 기초가 되는 전제이다. 편견을 버리고 고정관념의 폭을 넓히고 수정해가면 나의 것을 바로 알고 보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고향을 등지고 우리 문화를 제대로 계승하고 실현하기 위해 고유섭 선생의 말에 따라 경주에서 살아가며 문화의 보존 뿐만이 아니라 전승과 사랑에 각별한 사랑을 지녔던 작가의 정신을 이어받아 바로 알고 가꾸는 계기로 삼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넉넉한 페이지만큼이나 알차게 엮어진 이 책을 읽고난 후의 나의 다짐이다. 존경할 만한 어른들을 알고 전한다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틈이 나는 대로 경주를, 그것도 남산을 자주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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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왕권과 교역
이성시 / 청년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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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의 영역가운데 고대사의 부분은 가장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덜 타는 것으로 알고있었다. 전에 어떤 강의에서 '남북한이 통일되고 역사연구를 하게 된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바람(?)을 안타고 진행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고대사의 부분도 많은 영향을 탈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고대사를 답으로 말하였다. 하기야 같은 민족끼리인데 고대사를 바라보는 눈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성시의 동아시아의 왕권과 교역을 읽다보면 첫머리부터 이런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국민국가의 여러가지 한계가 드러나고 확실히 국가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국제화시대로 이행하고 있다. 때문에 고대사 연구도 서서히 일국사 연구에서 해방되어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저자의 관점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역사학은 해석학이기 때문에 고대 동아시아사를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써 사료를 세부까지 철저하게 파헤치면서 조금씩 시야를 확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고대사의 영역에서는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참으로 크다. 생산못지않게 중요한 분야이다. 고대사의 세계 전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 우리나라 중국의 관계를 살핌에 있어서 교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울 뿐 아니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그것은 양국사 혹은 다국사를 다 살필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나 역량과도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때문이다. 이 저자의 경우는 일본과 한국의 사료를 살피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현실적 필요성에 의해 고대 역사상을 변형시킨 일본 근대사학에 대한 비판, 한나라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통일적 파악, 외교현상의 배후에 숨어있는 외교전략 읽어내기, 동아시아 세계라는 큰 틀 속에서 각국의 역사전개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 등이 이책에서 돋보이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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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자의 글쓰기 - 책이나 논문을 쓸 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낼 것인가?
하워드 S.베커 지음, 이성용ㆍ이철우 옮김 / 일신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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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이책이 논문을 준비하면서 소개받은 글쓰기의 교본이랄수 있다. 꼼꼼이 정리하면서 읽어본 이책은 소개받을 만한 가치가 있었고 나도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곧잘 소개를 하곤한다.

글이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강력한 매체이며 자신의 분신과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자신을 과시하거나 특별하게 보이기위해서 어렵거나 전문지식의 나열을 즐기는 성향이 짙은 우리 풍토에서 쉬운말로 쓰고 그리고 어렵지않게 시작하라는 저자의 말은 정말 귀담아 들을만 하였다. '먼저 당신의 생각을 명확히 하라, 그리고 나서 당신을 생각을 명료하게 진술하라'는 충고는 틀린 것이고 우선 초고를 생각나는 대로 한단어든 글귀든 적어보라는 시작의 부담감 해방이라든지 꼼꼼하게 필요없는 문장이나 글귀를 빼어버리는 훈련을 통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실제 작업을 할수 있다는 경험담 등등 일독을 권할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실제로 나의 의견, 나의 생각을 체계화하는데 꽉 막혀버린 듯 답답하게 있는 내게 '어느 누구도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그 문제는 당신 자신의 것이다. 당신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러나 당신을 내가 말한 것으로부터 그 문제의 해결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적어도 그 문제에 대한 작업은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p.235)라는 조언은 용기를 주었다. 그래서 아직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나의 생각을 줄기차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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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노신 지음, 이욱연 옮김 / 창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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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인가? 광인일기를 처음 읽었던 기억,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 70년대의 암울한 시기를 비춰주는 등불처럼 읽었던 노신의 글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난 지금에 읽어본다. 진행형의 문장으로 한세대에 걸친 변혁의 시기를 설명할 수 있을까? 노신의 글은 주로 192,30년대 반식민지 상황에 처했던 중국을 깨우고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하는 작가의 심정이 물씬 풍기는 글이다. 그런데 역자의 말마따나 지금도 우리의 상황에 유효한 구석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해결책이 아직도 유효한 듯이 느껴지기도한다. 벌써 3세대가 지나갔고 숱한 변화와 변혁을 겪었음에도 말이다. 좀 아찔하다.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를 베껴보면서 이런 상황들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해보았다. 70년대의 젊은 시절 내 생각을 그러했다. 용서보다는 정의로운 분노감을 잃지않고 끝까지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고 잊지말고 기억하여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지금은 좀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양극화되어버린, 혹은 자기 이기주의에 빠져서 집단적 최면을 앓고 있는 것 같은 우리사회에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 어찌 하나만 옳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자신과 다른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는 대승적 견지에서 타협과 해결책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노신의 다음 글이 나온다면, 이런 류의 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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