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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반양장) -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생명의 은인이라고 무조건 선한가?
11층 높이에서 던져진 여섯 살 아이를 받아낸 사람은 의인인가 호인인가?
불이 난 아파트에서 여섯 살 유원을 창문에서 던진 사람은 다름 아닌 유원의 언니 유예정. 언니는 죽고 유원이를 살린 아저씨는 자신의 다리가 부러진진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색을 낸다. 그냥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유원의 생명을 살린 아저씨는 능력도 없고 허황된 꿈만 꾸고, 자신이 살린 아이의 집에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 돈을 요구한다.
사람들이 치료비와 성금으로 모아준 돈으로 치킨 집을 열지만 성실하지 않아 망한다.
아내와 딸과 아들을 내팽개친다.
유원은 이런 아저씨에게 부채 의식을 느끼면서도 증오한다.
어느 날, 유원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아저씨의 자녀들, 수현과 정현과 친해진다.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 하지만 그토록 미워한 아저씨의 딸이라니. 놀랍게도 유원보다 수현이가 아저씨를 더 미워한다.
우정을 통해 자신의 부채의식을 조금씩 덜어내는 유원.
생존자와 은인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 프로에 나가자고 하는 아저씨에게 처음으로 유원이는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다.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 힘들다"고.
이후 아저씨는 더이상 유원의 가족을 찾아오지 않는다.
유원은 수현과 진현의 할머니가 있는 남해에 같이 놀러가고, 난생 처음 패러글라이딩을 탄다. 11층에서 떨어져서 고소공포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하늘을 나는 것을 좋아한다.
유원은 시원하게 하늘을 난다.
독특한 소재로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는 백온유 작가의 상상력과 독창력이 부럽다.
2020 창비청소년문학상을 탈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