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꽃밭지기 책읽는 가족 23
박재형 지음, 이정규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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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곳이다. 서천(서쪽 하늘나라)의 꽃밭이라니.

제주도 신화를 보면 살살꽃(살이 다시 돋아나는 꽃), 피살꽃(핏줄이 다시 생기는 꽃), 도환생꽃(생명을 살리는 꽃), 멸망꽃(생명을 죽이는 꽃)이 나온다고 한다. 

그 꽃밭을 다스리는 분은 옥황상제인데 옥황은 서천 꽃밭을 저승 사람이 아닌 이승에서 사는 사람을 불러다 꽃감관(꽃을 가꾸는 벼슬)을 시켰다. 왜 산 사람을 불렀을까?


줄거리

꽃을 사랑하는 누리의 아버지는 어느 날 사라진다. 누리는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서천꽃밭이라는 단어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한굴(죽음의 굴)로 간다.

1. 가는 길에 할머니를 만난다. 착한 누리는 배고프다던 할머니에게 밥을 나눠 준다.  보답으로 할머니는 파란 보자기를 선물한다. 

2. 도깨비를 만나지만 누리는 두렵지 않다. 오히려 도깨비는 착한 사람을 보면 도와 주고 싶어 한다. 도깨비는 누리를 한굴 입구까지 보내준다.

3. 칼선다리를 건너고 애선다리를 찾아 간다. 애선다리는 부모 자식간에 이별을 하게 되는 다리다.  

4. 애선다리를 건너자 선녀를 만난다. 그 다리는 부모님께 효도를 하면 무사히 건널 수 있다고 한다.

5. 강가에 집 한채를 발견한다. 집에서 잠이 누리는 잠이 든다. 잠 자는 사이 남자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다. 누리가 파란 보자기를 뒤집어 쓰자 투명인간이 된다.대화에서 옥황상제 꽃밭지기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남자들이 떨구고 간 함박꽃을 누리가 차지하게 된다.

6. 호수에 울고 있는 거북이를 본다. 아들 거북이가 죽은 것이다. 누리는 새끼 거북이의 몸에 꽃을 갖다 대자 살아났다. 

7. 고마운 거북이는 누리를 등에 태우고 호수를 건넌다.

8. 하늘나라 꽃밭으로 가기 위해서는 두레박을 타야 한다.

서천 꽃밭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하지만 꽃밭지기는 삼 년 동안 봉사를 해야 다음에 죽어도 다시 꽃밭에 와서 지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누리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버지는 누리의 무사 귀환을 빌어주고 멸망꽃을 준다. 호수를 건너려는데 심술쟁이파도라는 무서운 문어를 만난다. 누리는 멸망꽃을 이용해 문어를 쓰러뜨린다. 

혼자 집으로 돌아온 누리는 황부자가 누리네 집 마당의 꽃나무를 모두 뽑아가자  이를 막으려는 어머니는 쓰러져  죽는다. 

어머니를 땅에 묻고 누리는 다시 서천 꽃밭으로 간다. 아버지는 누리에게 살살꽃, 피살꽃, 도환생꽃을 준다. 

집에 돌아온 누리는 무덤에서 어머니를 파 내고 살살꽃, 피살꽃, 도환생꽃을 이용해 어머니를 살려 낸다.


솔직히 마지막에 어머니가 살아날까 긴가민가 했는데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문체가 깔끔하다. 박재형 작가의 글이 궁금하다.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살아가는 산은 언제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들길에 피어 있는 여름 꽃들은 화사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얀 찔레꽃이 바위에 기대어 덩이로 피어 웃고 있고, 자귀풀이 띠밭에 숨어 작은 꽃송이를 보이고 있기도 했다. 땅에 붙어 자라는 괭이밥도 노란꽃을 피워 벌을 부르고, 길가 풀숲에 뱀딸기도 빨갛게 익은 얼굴을 자랑하고 있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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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봄꽃 에디션)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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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주인이 꿈인 사람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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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와 앤 -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의 두 로봇 보름달문고 89
어윤정 지음, 해마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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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올해는 어떤 이야기일까?

코로나 시대, 도서관을 지키는 두 로봇 이야기다.

리보는 도서관의 안내를 맡은 로봇이다. 어느 날 플루비아 바이러스 확진자가 도서관에 나타나자 모두 대피한다.

로봇 리보와 앤만 남았다. 리보는 태양광 충전이 돼서 계속 돌아다닌다. 하지만 소통이 주 업무인 리보는 사람이 없자 퇴보한다.

앤은 어린이자료실에서 책을 읽어준다. 하지만 책 읽어줄 아이들이 없어지자 리보에게 책을 추천한다.


유난히 리보를 따랐던 아이 유도현이 도서관 앞에 나타난다. 서로 만날 수 없지만 픽톡으로 사진을 주고 받는다. 

앤은 배터리가 충전이 더이상 안 돼 작동이 멈춘다.

리보에겐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추가되었다.

리보의 시스템이 초기화될 위기에 처한다.


잔잔하지만 코로나 시대상을 보여주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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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입니다 - 딴 세상 사람의 이 세상 이야기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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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글쓰기를 사랑한다는 저자. 정치외교학과 석사를 나왔지만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2017년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SF작가연대)를 만들었고 부대표로 지냈다. 정소연, 김초엽 등과 함께 한다. 공상과학은 일본에서 유래된 말로 과학소설 또는 SF로 지칭해야한다고 한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공상과학이라고 많이 부른다고 한다. 심지어 출판업계 사람도. 

개인적으로 판타지, SF 모두 좋아하지만 한국 SF소설은 많이 접하지 못한 것 같다. 솔직히 배명훈 작가의 책도 읽어보지 못했다. 


창작자는 기가 막힌 질문을 도출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 멋진 말이다. 답보다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SF는 수많은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진다. 특히 지구라는 공간적 배경을 빼면 인간의 본질, 철학적 질문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SF는 제국의 장르라고 말하는 작가의 주장이 꽤 설득력이 있다. 특히 우리는 미국 SF에 익숙해져 있다. 국제정치학을 배우며 세상 돌아가는 일을 배웠다고 한다.


오랜만에 미래창조부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시간여행을 하고 왔다. 그 당시에도 창조 경제가 뭔지 가이드를 달라고 했지만, 정부에서는 묵묵부답이었다. 저자는 당시 정보통신연구원의 미래(융합)전략연구실에서 근무중이었다고한다. 과학소설계에도 융합을 강요했다는 말이 재밌었다. 그 당시 미래부가 있었다는 것도 참 조지 오웰에 나올 법한 소재다. 2005년 공모전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9년에 비로소 배명훈 작가는 자신이 드디어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첫 단행본인 <타워>가 출간되고 프로 작가가 되었다고 느꼈다.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배명훈 작가의 답이 명쾌하다. 작가란 다음 글을 쓸 계기가 충분히 모여 있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계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현실적으로 약간의 돈과 사람들의 인정 정도면 이 일을 이어가는 좋은 계기가 된다. 이 두 가지는 일반적으로 지면 근처에 응축되어 있다.좋은 상을 받는 것이 작가가 되는 지름길인 첫번째 이유는 좋은 편집자를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편집자는 그야말로 계기 덩어리다. 기능적으로 작가의 파트너가 될 사람이고, 이러어리한 글을 써보라고 직접적인 게기를 제공할 사람이며, 업계에서 청탁서와 계약서를 내미는 역할을 담당하는 바로 그 사람이기도 하다. 

글쓰기에 대한 애정 혹은 도저히 쓰지 않을 수 없는 심리 상태 같은 내면의 동기도 대단히 중요하다. 작가는 돈을 주면 의뢰인이 원하는 글을 찍어내는 직업이 아니다. 어떤 글을 쓸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방 식으로 대답할지 스스로 알아서 정해야 하는 직업이므로 내적인 동기 없이 지면을 채워나가기는 어렵다. 질문이 없는 글은 재미없다. 자기 질문이 아닌 질문에 답하고 있는 글도 마찬가지다. (200쪽)


작가에게 소설은 사고 실험의 도구라는 말에 공감한다.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소설이기 때문이다. 

성직자를 꿈꾸다 SF 작가가 된 배명훈 작가의 에세이는 재미있다. 다양한 경력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소설을 쓰는 게 참 반갑다. 배명훈 작가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작가의 사회적 책무도 이와 관련이 있다. 사회는 작가에게 통제나 예측 같은 멋진 역할을 부여하지 않는다. 작가에게 바라는 것은 상상이다.
나중에 환금하면 된다. 작가에게 환금은 위로다.

그런데 그 무렵의 나는 내가 드디어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데뷔 후 몇 년 동안 이어진 당혹스러운 기간과 달리, ‘사실상 등단‘ 자격을 갓 얻은 2009년 무렵의 나는 누가 등단으로 쳐주든 그렇지 않든 스스로 확고하게 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시스템이 필요 없었다. 물론 글을 발표하려면 매번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어떤 제도가 나에게 한시적으로 열어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는 일 따위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다. 그 기회가 물거품이 되고 내 경력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두렵지도 않았다. 원점에서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누가 어떻게 방해하든 내가 그때까지 쌓아놓은 것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 P200

창작자는 늘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이지만, 때로는 감상자의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있기로 한 사람들을 배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작가와 독자 사이를 가르는 그 선을 존중하는 일은 해가 갈수록 더 귀한 예의범절이 될 것이다. - P163

조미니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브라흐마: 무에서 유를 창조. 글쓰기의 괴로움. 첫 문장.
비슈누:유지. 이야기에 완전히 빨려 들어가서 외부 자극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바 : 파괴. 삭제, 퇴고. - P142

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다. 가장 괴로운 순간.
자기 주도 창작. 청탁 주도 창작.
자기 이름으로 된 작가의 첫 단행본을 박사 학위 논문에 비유. 작가는 편집자와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맨 처음 작가라는 이름을 얻는 일 자체는 사실 큰 의미가 없고, 결국은 좋은 작가로 성장하고 살아남는 것만이 유의미하다.
가내 등단: 가족들에게 작가로 인정받기. 신문에 인터뷰 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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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이 사는 집 - 제4회 비룡소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허가람 지음,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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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늑대 삼형제 이야기! <폭풍우 치는 밤에> 가부를 이은 순한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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