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 좀 하겠습니다 - 나를 잃지도 않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박초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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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늘 내가 자유로운 영혼이라 생각해왔다.

직장생활도 이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대표가 아니면 함께 일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N잡러가 되기 위해 준비중이다. 
올해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지원사업도 도전해봤고, 신춘문예도 도전해봤지만 처음이라, 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선배 프리랜서인 박초롱 작가의 글은 도움이 많이 된다.

직장생활 6년만에 프리랜서의 길을 택한 저자. 5년째 프리랜서로 살고 있다. 그 사이 북바도 하고, <딴짓> 매거진도 만들고 있고, 한옥문화공간 틈도 운영하고 글노동도 한다. 하지만 본인을 가장 잘 드러내는 활동은 <딴짓> 매거진이라고 한다.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하는 말은 혼자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도 <딴짓>을 하면서 '프린랜서의 고독감을 소규모 조직에서 위로받는다'고 한다. 소속감도 느끼고 안정감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개개인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걸 인정하고 조율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조율이 되는 사람들을 만난 게 행운이다.

딴짓에서 얻고 싶은 것이 달랐던 세 사람. 저자는 딴짓을 중심으로 삼되 그것만으로 삶의 정체성을 규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느꼈고, 황은주는 편집자라는 생업을 유지한 채 딴짓을 취미로 삼고 싶어 했고, 장모연은 딴짓을 기점으로 프롤리스트와 같은 새로운 밥벌이를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출판, 공간관리, 행정 파트로 나눠 각자 책임지고 담당하기로 했다. 수익 역시 기여하는 바에 상응하게 나눠 가지기로. 기본급은 같되, 달마다 일한 것에 따른 부가 수익을 다르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164쪽)

멀리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힘이 된다. 그래서 나도 나와 함께 갈 사람을 만나면 무지 반갑다. 무엇보다 두려움이 프리랜서의 가장 큰 적일 텐데, 그 두려움을 해소할 방향을 지금부터라도 세워야겠다. (그래서 연금보험도 들고 주식도 시작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아직 나는 프리랜서로 전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3년 뒤를 목표 삼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해준 조언 중에서 지출부터 먼저 줄이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통영이나 강릉 같은 곳에 살 집도 한번 알아볼까?

그리고 정해진 공간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 했을 때 공감이 많이 갔다. 언젠가는 카페 겸 작업실을 운영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집과 같이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만 벌고 그 이상의 시간은 자신의 다른 욕구를 위해 쓰라. - 강신주

공자는 태어나면서 아는 사람이 상급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이 그다음이며, 곤란을 겪고 나서야 배우는 사람이 그다음이라 말했다.


2050년이 되면 모두가 프리랜서가 된다. - 유엔미래보고서 2050

요즘 것들의 사생활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tmQgT60VWIL5Z-R5phzd0Q



내 직업적 정체성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중요한 마지막 이유는 내 스스로에게 있다. 여러 일로 밥벌이를 하다 보면 가끔 멘탈이 붕괴될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이런 되도 않는 커리어에도 미래가 있을까? 나 혼자만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닐까? 그럴 때 나 자신을 무엇이라도 정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노동의 형태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삶의 철학을 되짚는 첫 번째 단계가 되기도 한다. - P159

페미니스트 혐오자가 80년대 대학가의 민주 투사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는 건가? ...그러다 문득 이 일들이 페미니즘이 예전보다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진다는 반증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에 대한 반대 발언을 한다는 것은 이제 그것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그 힘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용감한 행동으로 취급되는 것은 상대가 힘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 P145

여러 가지 노동을 해 본 경험은 나를 적어도 노동에 대해서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이제 지인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면 꼭 찾아가서 무엇이라도 산다. 쇼핑몰이면 옷을 주문하고, 안경점이면 안경을 하나 맞춘다.
월간서른, 하이서울, 하이프쉐어 대표 - 에어비앤비 트립 손정은 담당자

모두가 자기가 경험한 것 안에서만 무게를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도 했네 족
소위 기술을 가졌다는 친구들의 비애는 딱 일한 만큼만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 세계의 지옥은 프리랜서 세계와는 또 결이 달랐다.
프리랜서는 조직에서 일할 때보다 더 완벽하고 깔끔하게, 제대로 해내야만 한다.
딴짓을 할 때마다 지갑이 얇아진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딴짓이라도 계속하긴 힘들 것이다. 딴짓을 오래 하려면 딴짓으로 생긴 아주 소소한 수익을 얻으려 노력하는 게 좋다.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한 번의 경험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작은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글이 조금씩 인정받아 마침내 소정의 고료를 받게 되는 그 긴 과정이 더 즐거울 수 있다.
하나씩 보면 작은 수입이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생계비가 된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누군가가 ‘되어야‘ 할 의무는 없다.
좋아하는 일을 적당히 하며 먹고사는 방법.
큰 조직에서 무임승차하기
마감은 금이고 퀄리티는 은이다.

김명남 KMN 워킹법
비라선샤인 홍진아 대표
프리랜서의 프리는 자유롭게 일한다는 게 아니라 자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보는 게 낫겠다.
프리랜서란 직업이 아니고 상태다. 무엇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면 회사를 다니는 의미가 훨씬 풍부해진다.
맹신하는 자는 쉽게 배반자가 된다.
여전히 일의 의미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성공하는 일곱 가지 습관을 가진 이는 파산했고, 인생 칠막 칠장을 노리다 막장으로 가고 있는 청춘의 사례는 불금이 지난 새벽 거리에 굴러다니는 찌라시처럼 밟히고 밟히니까.
묻지 마라. 꿈이 뭐냐고. 뭐가 되고 싶냐고. 묻지 좀 마라. 정 궁금하거든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물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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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홈 K-픽션 28
편혜영 지음, 김소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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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책. 두 소령의 소외. 어떤 소령이 더 기억에 남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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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떡볶이 -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아무튼 시리즈 25
요조 (Yozoh) 지음 / 위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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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 여성에게 소올푸드가 뭐냐고 물으면 "떡볶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도 해외 출장을 갔다 오거나 우울하거나 그럴 때 어김없이 찾는 음식이 떡볶이다. 나의 경우, 밀떡보다 쌀떡을 좋아한다. 

그리고 원래 오뎅과 깻잎 넣는 걸 좋아하지만, 비건 지향으로 전향한 이후 오뎅을 빼고 먹는다.

이상하게 집에서는 떡볶이를 안 만들었는데,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아무래도 파는 떡볶이보다 맛 없다 보니 안 해 먹은 것도 있다.

솔직히 단골 떡볶이집은 없다. 그냥 다 맛있다..ㅎㅎ


요조 작가의 떡볶이 이야기는 나보다 훨씬 사연이 많다. 

'박군떡볶이' 사장에게 문자까지 보낼 정도로 애정이 깊다. 나도 4년 정도 상수에서 살았기 때문에 홍대 근처 떡볶이 집은 대부분 가봤다. 책에 언급된 미미네, 조폭떡볶이, 박군떡볶이는 가봤다.

안 가본 곳은 코펜하겐 떡볶이, 부산역 근처 떡볶이, 소림사 근처 떡볶이 카페, 캐나다 삼촌집, 브라질 떡볶이, 비건 떡볶이집 덕미가, 카우 떡볶이, 영스넥은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쓰기 위해 20년 단골집 영스넥 사장님과 인터뷰한 내용도 참 좋았다. 나도 단골집이 생기면 꼭 그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요조 님도 김한민의 책을 읽고 비건 지향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나도 그렇고, 이슬아도 그렇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요즘 든다. 그쪽 업군도 좁나 보다. 요조 님 외모로 보아서 부지런히 베지테리언으로 살 것 같은데 의외의 면모를 알게 된 것 같아 놀랍다. 역시 외모로 지레짐작을 하면 안 되나 보다. 나도 좋아하는 음식이 뭘까 고민 좀 해봐야겠다. 책 한 권 쓸 수 있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있나 모르겠지만....


허밍어반스테리오 샐러드 기념일: https://youtu.be/01iDLJC4JhQ


학교에서 노는 애들은 눈빛이 달라. 제가 친절을 베풀잖아요? 그러면 친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저 아줌마가 왜 저러나 이런 눈빛으로, 이상한 눈비층로 본다고. 그래도 좋은 점을 보려고 하지. 물론 나쁜 점을 보려면 볼 수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잖아, 누구든지. 그래서 좋은 점만 얘기해줘, 애가 듣거나 말거나.
애들이 용감하다고 그래야 되나 자신이 넘친다고 그래야 되나, 노는 애들 중에 그런 애들이 많아요. 자신감이 넘쳐서 너무 보기 좋다고, 잘 쓰면 사회에서 인정 받고 살 것 같다고 얘기해주지. - P116

내가 장사 딱 시작할 즈음이었어. 학교 몇 번 불려갔죠. 아들하고 같이 몰려다니는 애들은 부모들이 와서 자퇴서를 썼어요...담임한테 도와달라고 아들이 계속 부탁하고 사정하고, 그 양반이 엄청 다혈질이거든, 나중에는 내가 하도 끈질기게 쫓아다니니까 정성에 감복해서 나를 도와주더라고. 아들이 3학년 올라갈 때 다른 선생님 담임으로 만나서 또 무슨 안 좋은 일이생기면 어쩌나 그게 내가 걱정이 되어가지고, 또 옛담임한테 연락해서 좀 도와달라고 했어요. 복도에서든지 어디에서든지 애를 멀리에서 보시면 아는 척 좀 해주시고 끌어안아주시고 용기 좀 주시라고 그랬어요. 근데 선생님이 정말 약속을 지킨 거야. - P112

3학년 되어서 얼마 되지 않았을 텐데, 누가 뒤에서 부르더래, 보니까 옛날 담임이더래. 가까이 다가오길래 목인사만 했대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끌어안아주면서 넌 잘할 수 있다고, 선생님은 너 믿어, 그러면서 등을 두드려주더리. 나중에 아들이 엄마, 내가 선생님을 오해했나 봐, 그러더라고요. 나중에는 맘잡고 공부 착실하게 했어요. - P113

인생의 모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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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 국내 최초 단원고 스쿨 닥터 김은지 원장의 마음 토닥토닥
김은지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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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세이를 만났다.

김은지 저자는 국내 최초 단원고 스쿨 닥터였다. 처음에 담담하게 써 나가는 것이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런 문체가 위로가 되었다. 

세월호와 코로나. 재난을 겪고 난 후 인간들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재난을 극복하는 방법을 오로지 연대에 있다고. 서로 돌보는 것.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옆에 있는 이웃과 소통하고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은 특히,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 스톡데일은 탭 코드를 사용해 고문을 받고 난 후의 상황 등을 다른 포로들에게 상세하게 공유해 불안감을 덜어냈다. 함께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 8년 동안의 고문을 견뎌냈다. 이렇게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소통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넘기리라. 



정신과 치료는 '돕는다'라기 보다는 '함께 해나간다'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한다.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낫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환자와 동맹을 맺어 함께 치료 작업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환자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치료에 대한 소망을 찾아내고, 그 소망을 자극시켜 환자의 의지로 바꿀 수 있도록 한다. 


아프거나 힘들 때 나보다 더 고통받는 누군가를 돌보면 오히려 힘이 생겨난다고 한다. 아프거나 힘든 상태의 나는 무력하게 느껴지지만, 누군가를 돌보고 성장시키는 나는 유능하고 세상에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봄을 받을 때보다 직접 누군가를 돌볼 때 삶의 가치를 더 크게 느끼고 쉽게회복된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반려 동물을 키우나 보다. 인간은 살기 위해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운디드 힐러: https://www.instagram.com/wounded_healer_ko/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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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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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책이다 55쇄 넘기다니 누가그랬지? 자연을 모루는 어린이는 시인이 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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