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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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라는 무거운 내용을 어떻게 동화로 쓸 수 있을까? 참 고민되는 부분이다.

작가는 그러한 어려움을 탁월하게 풀어내고 있다.

나주에서 자란 주인공 김명수. 달리기 다크호스로 전남대표로 광주의 합숙소로 입소하게 된다. 

절름발이인 아버지는 시계 수리공이다. 어렸을 때 회중시계에 반해 시계 수리공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명수는 그런 아버지가 창비하다. 양동시장에서 아버지가 넘어져 있는 것을 봤을 때 모른척을 했다.

합숙소 들어가는 첫날, 아버지는 명수에게 새 운동화를 선물한다. 

합숙소에 들어간 명수는 같은 방에 높이뛰기 하는 신성일, 던지기 하는 류진규, 그리고 자신의 라이벌 황정태와 같은 방을 쓰게 된다. 이상하게 정태를 의식하지만, 정태는 명수를 의식하지 않는다. 

광주에서 공수부대가 쳐들어오는 날, 4인방은 공원에 놀러갔다가 데모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고 몸을 피해 당구장에 들어가는데 군인들이 무자비하게 시민들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합숙소에 꼼짝 없이 갇히게 되는 학생들. 그 소식을 듣고 집에 광주인 아이들은 집으로 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합숙소에 남는다. 명수 아버지는 장날에 광주에 올라오기로 했는데 오지 말라고 전화하려는데 전화선은 끊겼다. 명수가 걱정되어 광주에 들어오려다 그만 아버지는 죽게된다. 양동시장 신발 가게 아저씨한테 부고 소식을 들은 명수. 망연자실한다.

도청 옆 상무관에 들어찬 시체들. 명수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아버지 소식을 어머니에게 알려야 한다.

그의 친구들이 그를 도와 마지막 작전을 짠다. 과연 이 아이들이 광주를 빠져 나와 나주로 무사히 도착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 아이들을 발견한 군인이 명수의 회중시계를 30년 넘게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보여준다.


518혁명의 명령자는 아직도 죄값을 치르지 않고 있고 암매장 시신들도 다 찾지 못했다.

역사를 잊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인 것 같다.

이런 동화들이 더 나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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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바리 평화 발자국 17
탁영호 지음 / 보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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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대한 만화 중 그림체가 매우 독특하고 접근 방식도 새롭다. 

수배 중인 김인권이 맞닦뜨리는 국가 폭력, 개인 폭력을 돌섬을 모티프로 보여준다. 


광주에서 죽은 후배, 우광진. 그의 일기 <청산이 날 부른다>를 평생 품고 사는 주인공. 

도피 생활 중 흘러들어간 바닷가 마을은 가장 약한 지적 장애 여성을 강간하는 섬 남자들이 나오고, 이를 묵인하는 아내들, 그리고 결국 도망가는 주인공.

또 흘러들어가게 된 마을의 돌섬은 방파제를 세우며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 돌섬을 팔아먹으려고 등장한 정화위원장. 폭력을 써서 주민들을 억압한다.

야만적인 과거. 지금은 자본주의로 포장된 야만이 기승을 부린다. 

옛날에 총을 들고 사람들을 겁박하고 옥죄였다면 지금은 돈으로 사람을 억압한다.

그때와 지금 더 살기 좋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풀어야할 숙제들이 아직 남았다.

작은 것에서부터 아니라고 싸우는 자세가 더 중요한 사회다.

큰 대의보다 우리 주변의 불의를 보고 한 마디 거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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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 - 상
김성재 지음, 변기현 그림 / 길찾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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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다니. 전 국민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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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안데스의 시간 -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
정성천 지음 /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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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는 출장으로 한 번 간 적이 있었다. 수도인 리마만 잠깐 간 거여서 주요 관광지인 쿠스코나 마추픽추는 버킷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남미는 란 달 내지 세 달 정도 머물면서 여행가는 게 소원이다.
저자는 교사직을 은퇴하고 운 좋게 교육부에서 처음 실시하는 퇴직자 대상 해외 교육자문관 파견에 합격해서 3년을 페루에 거주하게 되었다.
10여 년 전 브라질 한국교육원장으로 상파울루 총영사관에 근무한 적이 있었던 저자는 남미와 인연이 있나보다.
에전에 나랑 에콰도르에 출장을 갔던 정년퇴임 직전의 에너지공단 직원도, 코이카에서 하는 파견직을 지원해서 중남미로 파견되었었다.
요즘은 나이 들어서도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다행이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두 요원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60대 남성의 시각에서 글을 쓰다 보니 조금 거스리는 부분들이 있다. 가령 '저개발국'대신 '미개발국' '후진국'이라는 표현 같은 것. 
특히 교육자가 이런 표현쓰는 것은 삼갔으면 좋겠다. 여행 얘기가 많아서 페루 가기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도 해외에서 근무할 때, 그 나라의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 색달랐던 것 같다. 아무래도 현지인의 시각에서 하다 보니 외국인끼리만 갔을 때 보는 것은 많이 다르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자는 한국사람들과의 여행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3년이나 거주하면서 한 여행이기 때문에 그 국가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간 여행이라 내용이 더 풍성하긴 하다. 

처음 들어본 모케과, 아레끼파, 아따까마 사막, 콜카캐니언, 코파카바나, 티티카카 호수, 우로스 섬, 꼬따와시, 아만따니 섬 들도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



책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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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라종일 외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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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비해 책 두께가 얇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모든 대통령을 다룰려면 250쪽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텐데. 

역시나 저자는 모든 대통령을 분석하지 않는다. 문민정부 이후 대통령, 특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분석한다. 

라종일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2001년 저자가 영국 대사로 일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귀국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저자는 귀국하기 전 송별회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대개 그 끝이 좋지 않고, 거의 예외 없이 비극적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대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자는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알면서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솔직히 나도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솔직해 이후 이명박, 박근혜도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제발 안 그러길 바랄 뿐이다.


저자들은 이런 불행한 한국의 대통령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에 주목한다. 우선 대통령 부근의 인물들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제왕적 대통령의 측근에는 '황태자'가 존재한다. 두 번째는 '실제 측근들'이 있다. 대통령의 현실적 혹은 상상된 권한을 행사하거나 행사한다는 평판만으로 근 영향력을 발휘한다. 세 번째는 '가신 측근들'이다. 이들은 공적이나 정치적이라기보다 사적으로 대통령과 오랜 인간적 관계가 있다. 네 번째는 '궁정 광대'로 특별한 역할이 없는 것 같아도 영향력과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갈등을 일으키고 대립을 빚는 권력의 중심부에서 인화의 모색 혹은 어색한 상황의 수습 등 나름의 중요할 수 있는 일정한 역할을 한다. 


시스템의 문제를 외교, 언론, 정치 구조, 리더십의 문제로 분석한다. 또한 선거제도 자체가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다. 지금은 박정희 때보다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천억 단위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는 실제로 개인이 쓴 돈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개인이 돈 없이는 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발 이번 대통령부터는 행복한 말년을 보냈으면 좋겠다.  


책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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