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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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 책 중에서 판타지 요소가 뺀 책은 오랜만에 읽는다. 

책 앞에 가게도를 그린 이유를 알 것 같다.

읽다 보면 이 사람이 누군지 헷갈린다.

시선은 이중적 의미다. 심시선 할머니의 이름.

두 번 결혼을 했다.

첫 번째 결혼에서 나은 세 명의 자식 - 이명혜, 심명은, 이명준, 

두 번째 결혼에서는 직접 낳진 않았지만 딸 경아가 있다.

이명혜는 딸 화수와 지수가 있고, 이명준은 이우윤, 홍경아는 규림 해림이 있다.

결혼하지 않은 명은. 

할머니가 돌아가고 10년 뒤 제사를 하와이에서 지내기로 결정하는 가족들.

할머니 제사상에 올릴 물건을 갖가 하와이에서 찾아오기.

독특한 소재다. 어쩜 앞으로 제사 문화가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깊이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이런 가족이 있으면 좋겠다고 시작한 이야기 같다.


독특하게 매 장마다 심시선 할머니의 인터뷰 발췌문으로 시작한다.

심시선 할머니를 보면 윤여정 배우가 떠오른다.

이런 멋진 할머니들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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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벤치의 기적
게르노트 그릭슈 지음, 강희진 옮김 / 시아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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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형식이다. 

1967년 5월 21일 함부르크 시 알스터 호수 앞에 작은 벤치를 제작 설치한다.

이 벤치를 중심으로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벤치에 앉은 시각장애인 커플을 보고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 모델 올레안나, 16년만에 아들을 만난 파비안, 호수 앞에서 선태닝을 하다가 의사의 조언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한 리자, 여자를 꼬시기 위해 반려견을 입양했다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 문구점 주인 슈테판, 프로불만러인 70대 안네와 그녀를 짝사랑한 마르크, 호수에 빠져 죽을 뻔한 피부과 의사의 아들을 구해낸 노숙자 보비.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함부르크.

 

수미상관으로 소설은 끝난다. 공원 관리국장 취른 씨가 서류에 서명을 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승인한 그 벤치에서 사랑을 확인한다.

오랜만에 참 고전적인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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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창비세계문학 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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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젊은 나이에 죽은 이반 일리치. 일에 매진했고 아내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1882년 자신이 정신적 위기를 겪고 있던 시기에 이 책을 썼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바라보는 작가의 고뇌가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50대가 되면 이런 고민은 덜 할 줄 알았는데. 

평생 톨스토이는 인생의 의미, 무엇을 위해 사는가 등에 몰두했다. 


이 소설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삶은 세 국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이반의 삶, 이반의 실제 삶, 이반이 되돌아보는 삶으로 나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적인 주변 인물 묘사다. 이반의 부고를 들었을 때 보이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 이기적이고 모순적인 행태. 죽기 전 고통에 쌓이자 신을 원망하고 삶을 반추하는 모습. 심리 묘사가 정말 탁월하다.

문장력과 통찰력이 대단하다.

시간외 되면 필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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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삶 문학동네 청소년 45
이금이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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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작가, 이금이 선생님. 그 누구보다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주인공의 감정이 이입이 돼서 내가 상만이 되었다가 허구가 되었다가 한다.

작가는 대비되는 두 인물을 설정하기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상만과 허구. 둘은 정 반대의 삶을 산 것 같다. 상만은 고아다. 어머니가 연탄가스 사고로 죽자, 상만은 외삼촌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 구박과 눈치를 보며 사는 상만은, 방앗간 배달과 일을 하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반대로 허구는 외동아들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부러울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두 사람이 친구가 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허구가 제천으로 이사를 온다. 우연히 허구의 집에 쌀 배달을 갔다가 허구의 집에 매주 놀러가게 된다.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강했던 상만. 반대로 허구는 그 어떤 것도 애정이 없어 보인다. 허무맹랑한 소설을 쓰고 여행가를 꿈꾼다. 그의 사정을 우리는 나중에, 그의 장례식에서 알게 된다.

알고 보니 허구는 5살 때 유괴되었던 것이다. 돈을 받고 그의 친 아버지는 그를 지금의 양부모에게 넘겼다. 

그런 사실을 알고도 제 정신으로 살 수 있었을까? 아마 허구는 그렇게 껍데기로만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른들의 눈먼 이기심과 욕심에 존재를 부정당한 채 평생을 살아야 했던 허구, 어린시절을 이해받거나 위로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된 상만, 허구의 상황을 바로잡아 줄 어른이 있었다면, 상만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일은 어른인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내 부끄럽고 미안했다.

작가는 이기적이고 부족한 어른의 모습을 상만과 허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책을 덮고 나면 뭔가 묵직한 것이 가슴을 누르는 기분이 든다. 얼마나 이 둘의 인생이 외롭고 힘들었을지. 만약 좀더 빨리 서로에게 솔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인연이란 진짜 존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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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곳으로 오늘의 젊은 작가 16
최진영 지음 / 민음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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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다. 내가 읽은 책은 7쇄를 찍었다고 나왔다. 대단하다. 7쇄라.

지금까지 읽어보지 못한 스타일의 한국 소설이다.

일단 대화체가 없다. 그리고 디스토피아 이야기지만 동성 간의 사랑을 다룬다.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게 반갑다.

도리와 지나의 사랑 이야기 빼고는 저자가 그리는 미래는 암울하다. 매우 비관적이다.

특히 남성들의 폭력성과 잔인성이 한층 부각되어 있다.

결국 가장 약한 미소는 살아남지 못한 것 같다. 의외로 류와 해민은 살아남았다.

건지도 꿈꾸던 바닷가에서 잘 살고 있다.

바이러스로 망한 세계.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결국 질서가 무너진 곳은 살인과 강도 강간만 있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2017년에 나왔는데, 바이러스로 세계가 망한다는 설정이 왠지 코로나 상황과 겹쳐져서 더 암울한 가 보다.

최진영 작가만의 문체와 세계관이 있는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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