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 제목이 어지간히도 안 외워지는 책이다. 벌써 몇 번째 검색하는데도...

하지만 묘사와 문장이 근래 드물게 좋음.

소년은 농촌을 막 떠나온, 말하자면 이주 농민 같은 인상이었다. 큼직큼직한 이목구비는 하나하나 살펴보면 밉지 않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대립하는 것처럼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아 전체적으로는 우스꽝스러웠다. 마치 무언가를 가슴에 담아놓고 고민하는 듯하면서도 느긋해 보이기도 하는 특징적인 둔함이 그 얼굴을 투명한 그물처럼 뒤덮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농민의 자식 모습이었다. 소년은 희끄무레한 마른풀 빛깔의 짙고 연한 줄무늬가 있는 뜨개옷 상의를 소중한 듯 신경 써서 입고 있지만, 금세 구김이 가고 모양이 흐트러져서 커다란 죽은 고양이 같은 옷으로 전락할 터였다. 

다카는 폭력적 행동이 일상화된 거친 인간이 되기를 원했지만, 어쩌다 성공한 경우에도 역시 불량배 역할을 자처한 듯한 인상이었지. 그건 용감함과는 다른 것 아닐까?”

아내는 취기의 정도를 파악하는 기묘한 계기 감각을 지니고 있어서 어느 선까지 술기운이 오르면 물고기들이 각자의 서식지와 활동층 안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결코 그 이상 취하는 일이 없었고, 좀처럼 거기서 깨어나는 일도 없었다. 아내는 술의 자동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이 감각을 알코올중독자였던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술기운이 안정층에 이르러 확실한 한계에 도달하면 아내는 잠을 자기로 결정하고 순식간에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결코 숙취를 겪는 일이 없었기에 아내는 그 그리운 취한 상태로 되돌아갈 계기를 또다시 노리는 것으로 다음 날을 시작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심문받고 싶지 않아요.”


  아내는 갑자기 흥분한 듯하더니 곧바로 침울해지면서, 말하자면 바로 머리 위에 던져진 감정의 공이 정지한 지점에서 자기방어의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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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생각하고 궁리하고 결정하고 기억하고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이 이 기관에서 일어난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의 뇌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을 여러분도 들었을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이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말은 틀렸다. 여러분은 항상 뇌의 전부를 사용한다. 이런 신경신화neuromyth 가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슬쩍 봐도 터무니없는 소리다. 이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자. 인간의 대뇌피질은 포유류의 생리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고도로 진화된 구조에 속한다. 이토록 복잡한 뇌의 90%가 본래부터 작동 불능이라는 생각은 우습기 그지없다. 우리는 ‘당신은 간의 약 10%만 사용한다’거나 ‘평균적인 사람은 특정 시간에 피부의 약 15%만 사용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뇌에 관한 그런 주장을 믿을까? 게다가 뇌 부위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처럼 정말로 뇌의 100% 미만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에도, 종종 그 효과는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작정 뇌의 10%를 사용한다고 여전히 주장한다. 


우리가 뇌의 전체 활동의 작은 일부만 의식적으로 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지적 한계일 뿐 생리적 한계는 아니다. 이 한계는 어쩌면 우리에게 적응상의 이로움을 주려고 진화되었다. 발생하는 모든 뇌 과정을 명시적으로 알아차리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받아들이는 감각 정보는 시시때때로 바뀌지만, 그 자세한 내용 대부분은 우리의 행동이나 생각과 무관하다. 또한 우리는 호흡하기, 서 있기, 지각하기, 일상생활 하기에 필요한 지속적인 뇌 활동을 대체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당연히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한다! 따라서 어디에 주의를 많이 기울이고 적게 기울여야 할지, 그리고 무슨 일을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행할지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이 내용은 4장에서 훨씬 더 자세히 다루겠다. 요점만 말하자면, 우리는 항상 뇌의 전부를 사용하긴 하지만, 인지 체계가 진화해온 방식 때문에 그 활동의 작은 부분만 인식한다. 이 한계 내지 병목이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을 지배하는 가장 근본적인 측면 중 하나다.

피질의 전체 크기는 일반적으로 뇌 자체의 크기와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뇌의 전체 크기가 꼭 지능이나 행동과 크게 관련이 있지는 않다.  생물학적 성에 따른 차이도 존재한다.3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인간 두뇌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한 결과, 남성의 뇌가 여성의 뇌보다 아주 조금 더 큰 편이다(Ritchie et al., 2018). 어느 정도 차이는 예상되는데, 남성과 여성의 신체 크기가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남성 뇌와 여성 뇌는 서로 상당히 비슷하지만, 구조와 기능에서 얼마간의 차이도 존재한다. 가령, 이 표본 중에서 남성 뇌는 여성 뇌보다 평균 부피에서 조금 더 컸지만, 여성 뇌의 표본에 비해서 남성 뇌의 표본 내에서 차이가 더 컸다. 일부 영역들에서 여성 뇌는 연결성이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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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경우를 잘 안다. 나는 굳이 당부하지 않아도 가면 간다, 왔으면 왔다, 연락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고 상대로부터 연락이 한참 없으면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안 하게 되었다. 저자처럼 마음이 있어도 정신이 없으면 안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연락을 하는 내가 오히려 그들을 미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남들은 대체로 내 일정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된 후부터.

그는 종종 내게, 언젠가 떠나게 된다면 꼭 직접 만나 인사하고 떠나달라는 이상한 당부를 했다. 아니, 이렇게 좋은 우정을 나누었는데, 이 도시는 너와의 추억으로 남겨질 텐데, 내가 왜 말도 안 하고 떠날 거라고 생각해? 나는 어이없어하며, “당연하지!”라고 했다. 

그는 어떻게 예견했던 걸까? 그를 만나고 인사하는 그 당연한 일을, 결국 나는 잊었다. 합격 통지를 받고 파리에 집을 구하고 이사를 준비하는 엄청난 일들을 해내느라, 나는 그에게 전화 한 통 하지 못했다. 그가 다시 떠오른 것은 몇 개월 뒤, 파리의 수퍼마켓 와인 코너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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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거 아닌지. 어떻게 어머니 본인이 직접 부른 노래를 ㅠㅠ

이 선생님의 치료법 중 특징적인 것으로 초록색 페이스트를 전신에 바르는 치료가 있었습니다. 발가벗은 온몸에 미라처럼 붕대를 감고, 아마도 약초로 만들어졌을 초록색 페이스트를 그 위에 바릅니다. 그리고 나서는 위를 보고 누워 30분 정도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방사선 치료로 쌓인 독소를 디톡스하는 효과가 있다는데, 좌우지간 꼼짝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괴로웠습니다. 게다가 그 30분 동안 이어폰으로 선생님의 어머니가 직접 고른 음악을 강제적으로 들어야 했는데, 심지어 그 곡들 중에는 어머니 본인이 직접 부른 노래도 있었습니다. 그것만큼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나는 음악 안 좋아하니까 틀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서비스 정신이 넘치는 좋은 사람들이었지만요. 

- 뭣이 중한디

이 결정에는 파트너의 설득도 한몫했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이냐리투 감독한테 직접 음악을 부탁 받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거 같아? 암이 재발해서 죽어도 좋으니까 그냥 해”라고 하더군요. 세상에, 참 잔인하죠. 

- 그렇죠!

애초에 제가 현역 예술대 학생이었으면 “학교에 사카모토 류이치가 온다”는 말을 들어도 절대 그 수업에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런 녀석들에게 볼 만한 점이 있게 마련이죠. 

- 연일 친구들이 올 필요는 없지만, 나머지는 따라하고 싶다.

베르톨루치는 연명 치료를 멈춘 후 마지막 한 달을 집에서 보내며 매일 원 없이 와인을 마시고 의료용 대마도 마음껏 피우며 무척 신나게 보냈다고 합니다. 연일 친구들이 놀러 왔던 모양이라, 그가 떠난 후 그의 아내인 클레어에게 “이보다 더 웃었던 적은 없다 싶을 정도로 실컷 웃다가 즐겁게 갔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분명 행복한 마지막이었을 거예요. 

- 역시 범상치 않은 집안

사부로가 한 살배기 아기이던 시절, 그는 그릇이나 접시를 툇마루 돌바닥에 던지며 놀았다고 합니다. 부엌에서 식기를 슬쩍 꺼내와 깨뜨리고는 그 소리를 들으며 즐거워했다고요. 사부로는 ‘쩌억’ 하는 굵직한 소리보다 ‘쨍그랑’ 하는 맑은 소리를 좋아했는데, 그런 소리가 나는 그릇들은 죄다 아리타 도기 같은 얇고 비싼 그릇이었다고 합니다. 더 대단한 것은 사부로의 엄마, 그러니까 제 외할머니의 반응이었는데, 보통은 아이가 그런 장난을 치면 혼낼 법도 한데 할머니는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더군요. “아아, 저 애는 소리에 민감하구나” 하고 혼잣말을 하면서요. 할머니도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는 음악 애호가였습니다.  

- 이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면 어떤 식사 자리에도 잘 어울림. 감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코카게’에서 식사를 하는데 BGM이 자꾸 귀에 거슬리는 거예요. 브라질 팝부터 마일스 데이비스 같은 재즈 음악까지 마구 뒤섞어놓은 플레이리스트가 너무 식상하고 시끄러웠습니다. 한번 그런 생각이 들자 시간이 갈수록 더 신경이 쓰였고, 모처럼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할 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저는 집에 돌아온 후 주제 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큰맘 먹고 오도 군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당신이 만드는 요리는 가쓰라 별궁처럼 아름다운데,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은 트럼프 타워 같아”라고요. 그리고 제 마음대로 선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헐, 새소년에게 먼저 연락하신 거였어!?

그해 8월에는 또 다른 젊은 재능이라 말할 수 있는, 한국의 밴드 ‘새소년’과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여성과 베이스와 드럼을 연주하는 남성들로 구성된 트리오로,3 밴드 이름은 한국어로 새로운 소년(新少年)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봄 무렵 뉴욕에서 방영된 한국 채널을 우연히 보게 됐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리더인 황소윤의 기타 연주가 어찌나 멋있던지, 한순간에 팬이 되어버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지만 당시에는 인디 밴드여서인지 좀처럼 정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 후 그들이 출연한 뉴욕의 페스티벌을 보러 갔고, 공통의 지인에게 소개를 받는 등의 경로로 친목을 다지게 됐습니다. 소윤은 무려 1997년생으로, 제 입장에서는 손녀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뮤지션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같은 눈높이에서, 마치 친구 같은 말투로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같이 앨범을 만들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도 종종 나누면서요. 

- ㅠㅠ

20220320 내게는 음악이 마루턱의 찻집 같다/아무리 지쳐 있어도 그것이 보이면 달음박질하게 되고, 주먹밥 하나 먹고 나면 남은 절반의 등산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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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도 '본인도 몰랐던 재능'이 펼쳐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습이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는 톨스토이의 말은 이렇게도 적용된다. 당시 내게 닥쳤던 불운을 나는 수없이 나누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행운은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내게는 자존심 강한 엄마가 있었다. 그때까지 주부로만 살아왔던 엄마는, 가정이 깊은 수렁에 빠지자 놀라운 에너지로 분연히 일어나 뚜벅뚜벅 집 밖으로 걸어 나갔고, 본인도 몰랐던 놀라운 사업 재능을 펼쳐 보였다. 그렇게 가세를 일으키고 자식들에게 눈을 돌렸다. 한동안 집안의 희망이었으나 원하던 대학에 가지 못한 나는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프랑스로 떠났다. 젊은 시절 잡지에도 낼 만큼 사진을 잘 찍었으나 포토그래퍼의 꿈을 접고 결혼한 엄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내게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았다. 집안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이 아버지였다면 나는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 이건 영화에만 해당되는 게 아님.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존버가 언제나 최종 답인 것이야.

영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능을 내가 오해하고 있었음을. 영화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상상력과 이야기 구성력, 독창성이 아니라 잘 버티는 능력임을. 

진짜 버티기는 생계의 문제다. 생계가 문제가 되지 않으면, 진짜 버티기가 아니다. 

- 흑흑, 나도 같은 타입임 (유학생활을 제주생활로 바꾸면 나머지는 다 같다).

나는 유학생활의 경험으로 스스로가 경제적 불안정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았다. 나는 기분 좋은 어느 저녁의 충동적인 외식 한 번에도 은행 잔고 걱정에 새벽녘 잠이 깨는 종류의 사람이고, 잔고가 바닥을 향해 가면 아르바이트 거리를 찾기 전까지는 책을 읽어도 집중을 못 하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그때 가서 생각하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어렵다. 가난은 전혀 부끄럽지 않다. 경제적 불안정에 영혼을 잠식당하는 상황이 두렵다.

그게 아니면 죽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안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그 일을 하게 될 때가 진짜 시작이다. 

- 호기심은 습관이다.

세상에는 달지 않은 고구마를 푸념만 하는 사람과 왜 달지 않은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이해하려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은 습관이다. 살아남기 위해 절실하게 따라 했던 친구의 진지한 탐구 자세가 나를 살렸다. 

- 어떤 편견은 절대 안 없어진다, 나라 불문.

“놀랍게도 너무나 괜찮은 사람이었고, 그나마 엄마를 위해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가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걸 언제 봤는지 모르겠어. 그 상태가 최대한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는 바람마저 들더라.”


  그 말들을 들으면서 살짝 소름이 돋았다. 카트린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달려가고 있었다. 사실 우리 모두는 그럴 권리가 있지 않은가. 나는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올리비에 같은 남편을 두고’라는 생각부터 했을까? 왜 일흔의 나이는 삶을 정리하는 시기라고 생각한 걸까? 무엇보다, 60대의 부부도, 70대의 부부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가슴 서늘한 이별을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사랑도 꿈꿀 수 있다고, 나는 왜 헤아려 볼 수 없었을까?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라는 것, 의지에 따라 우리는 얼마든지 또 다른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고, 누군가에게는 절망이 된다. 

- 음, 나도 이 영국인처럼 생각한다.

언젠가 한 영국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내가 한국의 낮은 출산율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이야기하자 그는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너는 진심으로 사람들이 아이를 더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지금 지구상에 인구가 너무 많아서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거 알지? 나는 인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 맞아요 맞아요 다 맞아요 ㅠㅠ

매일 밤 우리는 자기 전에 모든 탁자 위의 깨질 만한 물건은 다 치워 두고, 밤새 로미가 배고프지 않도록 자동 급식기에 사료를 채워 두며, 욕실과 서재의 문을 닫아 두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사고가 있었다면, 그건 물론 인간인 우리가 부주의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의사를 묻지도 않고 한 생명체를 집에 데려와 운명을 결정해 버렸으므로, 우리는 그를 무조건적으로 행복하게 할 의무가 있다.



  로미가 내 삶에서 변화시킨 부분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동안 내가 인식해 온 세상이 인간 중심의 편협한 관점이었다는 깨달음이 가장 큰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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