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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네
유동훈 글.사진 / 낮은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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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나는 대체로 책 날개에 따로 표기된 저자 소개를 먼저 읽고, 저자가 쓴 머리말을 읽고 내용은 보지 않은 채 맨 뒤 후기나 역자 후기를 본다. 그래서 새로 맞이한 책에 대한 첫 느낌(이것이 사실 내용을 읽을 때 잠재적으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데)은 보통 저자 소개글에서 나온다. 그런데 유동훈씨의 저자 소개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자꾸만 스러져 가는 동네와 그 동네 이웃들의 삶이 안타까워 사진을 찍어왔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동네 골목을 다니며 조심스레 사진을 찍는데 '찰칵'하며 골목에 울리는 셔터 소리를 좀 무서워 하는 편이다. 늘 골목 이웃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찰칵'소리는 이십 년이 지났어도 좀체 적응되지 않는다. 그건 동네와 이웃들의 삶을 사각의 틀 안에 담고 싶다는 것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탓이다.

 
   

 아, 나는 이걸 읽고 무조건 이 책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때로는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훼방꾼이  되기도 하는(데 본인들은 그런 줄 모르는) 수많은 디카 족들이 유동훈씨처럼 그 소리를, 그 깔깔댐을, 그 발자욱 소리를, 그 들이댐을 '좀 무서워' 했으면 하고 바란 적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상대의 마음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작품'이 될 것 같으면 찍어버리는 건, 내게는 폭력의 일부로 보인 적이 많았다. 설사 그 대상이 말 못하는 버려진 아기 고양이일 지라도. 어쩌면 이래서 나는 예술가가 못 되는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이 사람, 무섭다고 했고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져서 사진 한 장, 글 한 편을 차례차례 넘기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는 남루하기 짝이 없는, 그래서 이 시대 휘황찬란한 디자인 뭐시기를 꿈꾸는 저 높은 분들이 보시기에 못마땅하기 짝이 없을, 가난한 동네의 스러져가는 건물과 지저분한 길과 그 인생이 막바지에 다른 거 같은 노인들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얗게 빛내주는 찬란한 아이들이 있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나는 한번도 이런 동네에 살아보지 않았고, 찢어지는 가난을 모른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사람들처럼 구석구석 남의 집 사정을 잘 알고 길 아무데서나 모여 앉아 국수를 나눠 먹는 것 같은 친밀함도 내심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귀찮아 한다) 그래도 나는 그들에게 섣부른 동정이나 연민으로 바라보는 눈길만큼은 삼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글을 보니 나는 한참 더 한심하다. 

   
 

 겨울이 되면 이곳은 한동안 홍역을 앓는다. 방송국 헬기가 동네 하늘 위를 돌며 구경거리를 찍어 대고 무슨무슨 기업의 직원들은 '사회봉사'라며 기업 로고가 선명한 울긋불긋한 형광색 조끼를 입고 동네를 누빈다. 동네 골목을 막고 한 줄로 서서 연탄을 나르고, 한 집을 골라 전시용 페인트칠을 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어떤 이들은 이곳의 삶을 박제화해 박물관을 만들자는 정신없는 소리를 해 대기도 한다.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사람을, 그 삶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폭력이다. 

웃음 띤 얼굴로 햇볕 아래 자연스레 사라지는 첫눈은 슬플지라도 의연하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정작 그사람이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아니 그보다도, 도움을 정말 원하기나 하는지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는 우리들 중에 내가 있었던 적은 없는가.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보았다. 있었다. 물질적인 것만이 중요하진 않다고 하면서도, 정작 남루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언제 가장 재미지고 행복한지 별로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다큐멘터리, 이웃에게 사랑을 따위를 보면서 음 나도 도와야 하는 걸까, 저울질만 했다. 욕하셔도 좋다. 나는 욕 먹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눈물이 자주 고이는 상태에서 본 사진들이, 자꾸 흐릿해지곤 했지만 내내 참 고왔다. 조심스러운 작가의 찰칵 소리마저도 부드럽게 필터링 된 것 같았다. 사진이라곤 쥐뿔도 아는 게 없지만, 이 세상의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 분의 마음가짐을 갖고 사진을 찍는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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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0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0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12-1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착한 여행을 하자는 카피를 내세운 대한민국 마을 여행이란 책을 본적이 있는데요. 아, 너무 한심했어요. 나이드신 어른들이 마을을 살리겠다고 도시 사람들 수발을 들고, 닭 잡고 돼지 잡고 한다는건데 그게 착한 여행인지는 둘째치고 정말 지방은 식민지란 얘기가 절로 떠오르더라구요. 그건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고, 마을 여행이 아니라 마을 착취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유동훈씨 같은 시선으로 본다면, 정말 다른 마을 여행기가 나왔을텐데.

저는 골목길을 돌아다니는게 좋아요. 돌아다니는 폼새가 막무가내이고, 뭔가를 느끼는 방식이 서툴지만 이 책의 작가같은 시선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치니님, 리뷰가 참 예쁘고 좋아요.

치니 2010-12-10 13:14   좋아요 0 | URL
네, 가끔 '정말 모든게 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심정이 되는데 까딱하면 나도 그 대열에 서있기 일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하는 날들이에요. 흐엉.

Arch님이 막 돌아다니는 모습을 잠깐 상상했는데, 훗 참 귀엽네요.

Arch 2010-12-10 13:16   좋아요 0 | URL
흐~

있잖아요. 치니님,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이 책은 어떻게 알게 됐어요? 저는 이렇게 좋은 책(미리보기만으로도 아, 정말 괜찮은 느낌이 들었는데)을 아는 사람들은 대체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참 궁금해서요.

치니 2010-12-10 13:32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막 아치님 서재에서 <사랑, 그 혼란스러운>을 보관함에 담고 '이런 책은 어떻게들 아시는지' 궁금했던 참이에요. :)
저야 넘넘 훈늉한 알라디너(또치님이라고 굳이 밝힙니다, ㅋ) 덕에 알았구요.

Arch 2010-12-10 16:05   좋아요 0 | URL
저도 뽀님 추천을 받았어요. 읽다보니 참 괜찮아서 그 사람의 전작도 찾아봤죠. (나는 누구인가! 잘생긴 저자죠^^)또치님 덕분에 아셨구나. 저는 혹시나 해서 이분의 다른 책을 봤는데 김중미씨와 작업한게 검색되더라구요. 그래서 치니님이 김중미씨 책을 좋아해서 알게 된건 아닐까란 생각도 했어요.

레와 2010-12-1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작가의 말과 치니님의 글을 읽으며 끄덕끄덕.
:)

치니 2010-12-10 15:55   좋아요 0 | URL
아, 레와님!!! 마침 잘 오셨다, 저 그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레와님 사진들 동영상으로 잠깐 본 거지만 이 책 사진들하고 참 많이 닮았다는 말. :) 그래서 책 읽는 동안 레와님 생각 많이 났다는 말.

레와 2010-12-10 17:52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어제 치니님 페이퍼보고 바로 보관함 담아뒀어요. 나도 이책 읽을때 치니님 생각할게요.^^

치니 2010-12-10 23:29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은 몰라도 레와님은 참 좋아하실 거 같은 책이에요. :)

Kir 2010-12-1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글만큼이나 따뜻한 페이퍼네요^^
이렇게 오늘도 보관 리스트의 책들은 늘어가는군요...;

치니 2010-12-11 20:25   좋아요 0 | URL
^-^ 저도 보관리스트에 있는 책들만 쌓아도 하늘을 뚫을 기세.

차좋아 2011-01-2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살 때 치니님 리뷰 있어서 엄청 반가웠어요 당연히 땡스투 ㅋㅋㅋ
그래서 읽었더니 예전이 읽었던 글. 아치님의 덧글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 책을 사게 되서 재미도 있고 바로 떠올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어요.
이 책은 사진선생님이 읽어보라고 권해준 추천도서에요.^^

치니 2011-01-30 12:21   좋아요 0 | URL
아훗, 떙스투 감사!

근데 차좋아님은 사진도 배우셔요? 도대체 몇 가지를 하시는지요? 와 -
 
모든 것을 마지막처럼 대하는 법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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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말하는데, 이 책 한 권으로 우리는 소설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물론, 원한다면) 선사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누구나 아는 소재인데다 무겁기까지 한 사건을 끌어들여 이야기를 직조하는 것이 (물론, 어려울 테지만) 이토록 남다른 감동을 자아낼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고,
주인공 오스카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잊었던 어린 시절의 꿈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우리가 (혹은, 나만) 몰랐던 자잘한 상식도 덤으로 갖게 되고,
그 상상력은 이를테면 이런 식:

   
  그날 밤 침대에 누워 뉴욕의 모든 베개 밑에서 저수지로 이어지는 특수 배수구를 발명했다. 사람들이 울다가 지쳐 잠이 들 때마다 눈물이 전부 같은 곳으로 흘러가게 되면, 아침마다 일기예보관이 눈물 저수지의 수위가 올라갔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라서, 단순히 이 상상력과 발명의 재기발랄함에 놀라는 것 뿐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은 (즐겁고 감동적인) 착각까지 하게 해주며,
한편 로드무비 같다가, 다른 한편 전쟁영화 같기도 하고, 성장영화 같다가, 애절한 사랑영화 같으면서, 읽는 내내 마치 커다란 스크린에 가득 찬 화려한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대로 ‘보는’것 같은 효과를 주어서 먹지도 마시지도 싸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이야기에만 몰입하게 할 뿐 아니라,
주인공 포함 모든 인물과 풍경을 최대한 완벽하게 묘사하는 ‘디테일’의 힘과 과거와 현재를 독특한 구성으로 넘나드는 자유롭지만 대범한 ‘스케일’이 빚어내는 완벽한 균형의 미를 감상할 기회를 주고,
아아아, 무엇보다도, 눈물을 문자 그대로 쏟아내게 만든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눈물과 콧물이 책에 투두둑 떨어지면 책을 망가뜨릴까봐 조심스러워 얼마나 손잔등으로 훔쳐냈는지 나중엔 소매도 반들반들해지고...)

책을 읽고 그 책의 여운 때문에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밤새 뒤척이며 그 안의 내용을 되새기며 마치 내 일처럼 어땠을까 어쩔까 생각하게 된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가깝게는 연평도에서 아까운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어머니들이 떠올랐고, 민간인들의 가족이 떠올랐지만, 멀게는 오래 전 읽었던 ‘안네의 일기’까지 생각나면서, 내가 이토록 무사안위에 빠져도 되는가, 가슴이 무겁게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가끔 소망한 것처럼 ‘제발 아무도 안 다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하지 않겠다. 그저, 제발 우리 모두 조금씩 더 서로를 껴안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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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0-12-08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어폭스 깔아서 쓰시면 됩니다. 저도 순전히 알라딘 때문에 맥북에 파이어폭스 깔았다는 -_-

치니 2010-12-08 12:28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진작 턴님에게 물어볼 걸)

다락방 2010-12-0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세! 전 일부러 띄어쓰기 안하고 쓰신 리뷰인줄 알았어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리뷰를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이것은 의도된 리뷰이겠지, 하고 말이지요.

별다섯이군요, 별 다섯!! 별 다섯이에요!
이 책은 소장하시는게 좋을텐데요, 치니님. 구간이라 비싸지도 않을거에요.
이 책의 놀라운 점은 말이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도 가끔 꺼내어 아무데나 펼쳐봐도 읽었던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서 눈물이 핑- 돌게 만든다는거에요.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상상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오스카,
자신은 평화주의자라서 선생님의 그곳을 찰 수 없다고 말하는 오스카,
이 아이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치니 2010-12-08 13:07   좋아요 0 | URL
바보스럽지만, 어젯밤 내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어떻게 쓸까, 얼마나 기발하게 쓸까 막 그런 생각을 했다구요. 아흑 그런데 오늘 아침 나의 맥북은 윈도우로 넘어가면 완전 절뚝이, 그냥 쓰려니 행 나누기 안되는 맥용 사파리(익스플로러 대신 있는거에요), 혼자 막 좌절하다가 그냥 에라 ~ 하고 썼죠.
(전 사실 행 나누기 안된 글이나 띄어쓰기 무시하는 글을, 아무리 의도적이라 해도 좀 불편해하는 독자라서, 제가 스스로 그런 의도를 갖는 일은 앞으로도 거의 없을 거여요. ㅎ)
그랬더니 역시 턴님이 이렇게 즉각 해결안을 내주시네요, 알라디너 살앙해요! :)

오스카에 대해서라면 몇날 밤을 새면서라도 말할 게 너무 많아요, 다락방님. 으헝헝.

다락방 2010-12-0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치니님께 추천하면 별이 거의 대부분 넷이었던 것 같은데(죽음의 수용소에서도 그렇고 올리브 키터리지도 그렇고) 이 책은 다섯, 다섯이에요.
아 눈물나 ㅠㅠ

치니 2010-12-08 13:06   좋아요 0 | URL
그랬나요? 아 - ^-^;;
이 밑에 리뷰 써놓고 참 거시기하지만요, 올리브는 오스카에 비하면 쨉도 안돼요. 진짜루. 으헝헝.
사실 알라딘에서 가능만 하다면, 별 10개 주고 싶었다구요.

다락방 2010-12-08 13:38   좋아요 0 | URL
이 책 안읽었다고 제가 치니님께 바보라고 그랬던거, 이제 왜그랬는지 아시겠죠? ㅋㅋㅋㅋㅋ

치니 2010-12-08 13:43   좋아요 0 | URL
네네, 이제 완전 알아먹었어요. 지금 H에게도 꼭 읽으라고 쪽지 보낸 참. 이 책 안 읽는 사람들은 다 손해보는 거니까 바보 맞죠. 흐.

레와 2010-12-0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ㅋㅋ;;

꼭 읽겠습니다!! (불끈) ㅎㅎ

치니 2010-12-08 14:0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우리 눈물 많은 레와님, 벌써부터 걱정된다. ^-^;;

2010-12-08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0-12-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에선 '왜 그 슬픈 손바닥 책 있잖아' 라고 불리웁니다. 마음의 준비가 안되서 다시 못 읽겠어요.

치니 2010-12-09 12:52   좋아요 0 | URL
슬픈 손바닥 책...아, 주이님. ㅠㅠ

토니 2010-12-1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바보 한명 추가요! ㅋ 공돈이 생겨 몸에 치장 한번 해보려고 했더니 흠... 또 책을 사게 만드시는 "우리의 치니님". 기대되네요. 전 아직도 백의 그림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그 책이 주는 따스함에서.

치니 2010-12-09 16:27   좋아요 0 | URL
오, 공돈이 생겼어요? 좋으시겠슴다. :) 책도 사고 치장도 하셔요 ~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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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놀러와>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장기하가 본인의 곡 <별일없이 산다>의 가사가 나온 배경을 들려주었다. 장기하씨 어머님이 언젠가, "너에게 잘 지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잘 지낸다고 표 내지 말아라, 그들이 속으로 진정 듣고 싶어하는 말은 네가 잘 지낸다는 말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으니, 그저 그럭저럭 겨우 산다고 하는 정도로 답해라'고 하셨는데, 가만히 곱씹어보니 정말로! 대개 그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악한) 장기하는 그럼 좋다, '별일없이, 신나게, 인생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산다는 걸 더 많이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불행을 그들의 불행과 비교해 섣부른 위로나 얻으려는 작자들에게 엿을 먹이는 심정으로 가사를 쓴 모양이다.
나 역시 그런 장기하 심정에 크게 공감하여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부터 이 노래가 가장 와닿았다.

재미있는 것은 나를 비롯해 장기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이 가족이나 진정한 친구 외에는 주변에 온통 그런 이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며 또 인간 존재 자체가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걸 알면서도,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볼 때는 그 반대의 인간상을 그리는데 별로 이의를 달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 물론 이의를 달지 않으나 뭔가 좀 심심하고 밋밋하다는 느낌 정도는 가질 게다.)

이 책 <올리브 키터리지>가 남다른 이유는 - 적어도 내게는 - 거기에 있다. 얼핏 보면 미국의 지방,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우리 이웃의 감동적이고 아픈 사연들 정도인 것 같은 각각의 이야기가, 막상 들여다보면 보드라운 담요 안의 라이플 소총 같이 서늘하다.
올리브는 외형상 누구나 무서워하는 여자이고 아들이나 남편에게 제대로 된 애정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어미이자 아내이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겁쟁인데, 더 깊은 그녀의 내면은 (보통 상상하는 것처럼) 사실은 따뜻하기도 하고 이타주의적이기도 한 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슬프고 무섭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 그 상황을 극복하고자 어떤 끔찍한 사건 이후 25년 동안 집 밖에 나오지 않았던 부부의 집을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내 불행을 남의 더 큰 불행으로 누그러 뜨리려는 의도로 속으로 하나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방문하는 큰 결심을 한 그녀에게 돌아온 건, "별일없이 산다"는 이웃으로부터의 차가운 독설 뿐이고, 평생 사랑을 다해 키운 아들이 자신을 버리고 이상한 여자와 결혼하더니 이내 헤어지고 재혼하여 도움을 요청하자 그 불행의 와중에도 (암이나 마찬가지인) 희망의 빛을 수락하였건만 정작 아들에게서 돌아온 것 역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성격에 대한 호된 정신분석학적 결론 뿐이다.
하아 -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변덕스러운 마음, 그리고 어쩌면 신만이 알 수 있는 각각의 인생 앞에 놓인 미래, 그런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맞닥뜨렸을 때 타인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그려보는 이 소설은, 결국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 만큼 이 고단하고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갈 방법은 없을 거라는, 조금은 쓸쓸하고도 막막한 결론을 독자에게 조심스레 제안한다. 
개인적으로 미국인 특유의 가족에 대한 애착감(우리의 그것과는 또 좀 다른 의미에서)이 도드라지는 내용에서는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 미국 사회의 편견을 몸소 겪어본 사람이라면 조금 더 섬세하게 즐길만한 내용도 있다는 생각에(유대인이나 아일랜드인이나 무슬림에 대한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한 건 나뿐일까)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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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0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벌써 다 읽으셨어요?
전 이 소설에서 가끔 보여주는 따뜻한 면들이 참 와닿았어요. 내 커피 취향을 아는 던킨도넛 종업원, 이라든가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면서 이 손을 놓지 않을게, 라고 다짐하는 남자가 나오는 그런 장면들이요.
내가 도망가자면 가겠어? 라고 묻고 그러겠다고 했지만, 결국 도망가지는 않는 그들에 대해서도. 사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상처를 받기도 싫고 상처를 주기도 싫다는.

우리는 누구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들을 몇개쯤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치니님.

치니 2010-12-07 14:08   좋아요 0 | URL
ㅇㅇ 다락방님은 그래서 참 따뜻한 분이에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
나는 자기 커피 취향을 잘 아는 던킨 (필리핀계) 종업원의 고단한 일상에는 전혀 관심 없으면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 올리브 아줌마의 지독한 편견이 내 모습 같아서 뜨끔하기만 하던 걸요. ^-^;;

Kir 2010-12-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읽어봐야 알겠지만 치니님의 리뷰로 짐작건대,
제게는 따뜻하기보다는 서늘하고 따끔한 소설일 것 같군요.
예상과 다른 의외의 한 권이 되겠어요...

치니 2010-12-08 18:35   좋아요 0 | URL
Kircheis님의 감상이 기대 됩니다. :)
읽을 때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많이 찔리는 글이었어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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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자본주의가 그나마 (고쳐쓰면) 낫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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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12-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수철님, 웬디양님,

두 분께 충격적이고도 슬픈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우선 저는, 한수철님이 마이클 조던을 23이라는 숫자를 보고 떠올렸다는 사실과
웬디양님이 내일은 수영을 하시라는 말을 그런 의미로 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한수철님 댓글 덕분에 그런 구체적인 사실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우둔한 저도 조금이나마 센스있는 유머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웬디양님은 이 점 한수철님에게 고맙다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웬디양님의 의견인, 그래도 오십보 백보를 가려물어야 하는 것에는 저도 동의하는 바, 웬디양님에게 백보를 드리겠습니다.

덕분에, 참으로 즐거운 아침입니다들. :)

웽스북스 2010-12-03 12:26   좋아요 0 | URL
치니님. 그저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드릴 것이 없습니다. ㅜㅜ

충격적인 고백 속에서도 내눈엔 '웬디양님에게 백보'만 보여요 ㅋㅋㅋ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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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내가 걷는 모습을 보면,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넌 왜 그렇게 매가리가 하나도 없냐' 그랬다. 마치 뼈가 없는 것처럼 흐물흐물, 건성으로 걷는 것 같다고도 했다. 또 내가 말하는 걸 보면,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가끔 'ㅇㅇ는 참 편해서 좋겠네' 그런다. 그냥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그래 보이는 모양이다. 보이는 그대로가 나의 내면을 나타내는 유일한 단서라고 할 수는 없지만 특정 관심사안이 아닌 한 어떤 주장이나 이념에는 주로 멀찍이 거리를 두는 편인 성향이 있기에 그런 태도가 몸에 베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즉물적이고 감각적이기만 하다는 욕을 먹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대의명분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내 온 마음과 몸으로 이해되는 것만 소위 '주장'으로 인정하고 싶었다고 해두자.

그래서일까, 목수정의 이 책 제목은 누군가는 참 눈에 띠게 잘 뽑았다 할 지 모르지만 내게는 너무나도 거북스러웠다. 그래서 보자마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인데도 오랫동안 선뜻 집어들게 되지 않았다. 

아무튼 결국 읽게 되었는데, 으아 - 역시나 너무 뼛속까지 자유 자유, 한다. 너무 치맛속까지 여성주의 여성주의 한다. 그렇다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만, 오히려 거의 공감이 된다만, 책 전체를 아우르는 숨가쁨과 뭔가 틀에 박힌 듯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파리에 처음 도착해서 모처럼 전화고 인연이고 모두 내려놓고 혼자가 되어 느꼈다는 그 자유로운 심경은 단순한 일탈의 감성으로 끝난 걸까. 연대를 맺었다는 희완과의 사랑 혹은 정신적 공감에서 비롯하여 논문을 쓰고 정당에 들어가 원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책의 곳곳에서 문장들은 '평가하고' '진단하고' '분석하며' '더 나은 무엇을 위해 전진'한다. 나는 그런 일련의 열정적 움직임에 와-와- 멋져요, 대단해요, 하면서 따르고 싶어지는 게 아니라 아유 세상 너무 힘들게 사는구나,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다 그럴 수야 없지만 세상사의 일정 부분은, 그냥 좀 무연히 흐르게 놔둬도 되지 않을까, 이런 약간은 무기력한 생각을 해버렸다.

왤까 생각하다가.... 

자유를 갈구하는 몸짓이 클수록, 진짜 자유는 없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비슷한 말이 생각났다. 너무 자잘한 것까지 세세히 보여주는 개인사가 바탕이 된 이런 책이 아니라 뭔가 더 선이 굵고 객관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책이 나온다면, 이런 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믿음은 간다만, 아직은 러닝머신에서 땀이 뻘뻘 나는데도 자꾸 더 속도를 올리는 사람을 보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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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11-2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목수정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어떤 예쁜 아가씨가 물었어요. 그래서...나는 좀 그래,라고 대답했는데, 그때 말한 그래,가 치니님의 그래,와 많이 겹쳐요. 뭘 제대로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지치기만 해서 그런지, 저보다 잘 버티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인지, 음...열등감이겠네요^^

치니 2010-11-25 21:40   좋아요 0 | URL
쓰고나서 참 멋적은, 리뷰라고 할 수도 없는 글인데 이렇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 한 권을 읽고 그 사람을 다 아는 척 하는 건 말도 안돼죠. 그냥 이 책이 저에게 뭔가 좀 안 맞았나보다 그럴라구요.

웽스북스 2010-11-26 01:40   좋아요 0 | URL
그 예쁜 아가씨가 저에요. 예쁜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물어본 건 나니까 ㅋㅋㅋㅋ 저 책을 읽을 때보다 저는 요즘 한겨레 뒤쪽 목수정 칼럼을 읽는 게 더 즐거운데요, 늘 제가 이렇게 생각해도 될까, 하던 지점에 있거나, 거기서 조금씩 더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저를 자극하거든요. 요즘엔 기사같은 걸 봐도 강연같은 걸 들어도 너무 뻔한 게 많아서 다 재미없는데, 저정도는 가줘야 내가 자극을 받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달까요. ㅎㅎ 그래서, 다른 사람은 어떤지 궁금해서 언니한테 물어봤었어요. ㅎㅎㅎ

암튼, 저는 나름의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야성의 사랑학 산 여자. 하지만 아직 안읽은 여자. ㅎㅎㅎ 그래도, 치니님의 리뷰는 참 좋네요. 목수정의 자극도 좋고 무기력도 좋은 저는 제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야성의 사랑학을 읽고 나면 좀 명확해지려나.

치니 2010-11-26 11:08   좋아요 0 | URL
^---^ 예쁜 아가씨 ~
그러네요, 저 정도는 가줘야 자극을 받는다, 그 마음 알겠어요.
사실 읽다가 저도, 불끈 주먹을 쥐고 그래! 이래서 문제야! 한심한 것들! 피가 더워지는 걸 느꼈어요. 근데 그러다가 문득, 무슨무슨 정당 모임에 샤랄라 오페라 가는 차림으로 나서서 극적인 대비를 즐기려는 식의 얘기가 나오면 쫌 김이 샌달까, 모르겄어요. 그런 거에 거부감 드는게 꼰대 감정인지도. 허걱, 나 꼰대? ^-^;;

글구...야성의 사랑학도 제목이 마음에 안 들어요. 히잉. 읽고 어떤지 말해주삼!

미녀 2010-11-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관함에 야성의 사랑학을 한달 넘게 넣어놓고 선뜻 사지 못한 것이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나봐욤.
세상사의 일정 부분은, 그냥 좀 무연히 흐르게 놔둬도 되지 않을까,
이 말 좋아요.

치니 2010-11-26 11:10   좋아요 0 | URL
목수정이 은근히 갈등의 주역이군요! ㅎㅎ
저는 음, 이런 거에요, 주변에 목수정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좀 부담스럽겠다는 마음. 세상이 온통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것에 대한 불안함. 그 사람 주장대로 안 되면 나까지 괜히 조바심 나야 할 것 같은 그런 거. 하긴 그러니까 대단한 걸 지도. :)

다락방 2010-11-26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나는 정말 대단해요!
전 이 책 사놓고 아직 안읽긴 했지만, 어쨌든 그러면서도 이 책 읽으면 치니님은 별 세개 주실것 같아요, 라고 했는데(기억나시죠? ㅎㅎ) 정말 별 세개 주셨어요. 만세!(뭐가?)
저 뭔가 직업을 바꿀까봐요.
이런걸로 뭐 하는 직업 없나요? 사람과 책 궁합맞춰주기 이런거? ㅎㅎㅎㅎㅎ

치니 2010-11-26 11: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락방님이 젤 대단해요! ㅎㅎㅎㅎㅎ
근데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대체 몇 권이심? 함 세어봐요.
이런 걸로 직업은 딱 구체적으로 있지 않겠지만, 알라딘의 추천마법사를 통계가 아니라 진짜 맨투맨으로 하면 book personal shopper 쯤이 되는 거 같은데요? 나, 1빠로 고용 결정!

다락방 2010-11-26 11:47   좋아요 0 | URL
마지막에 셌을 때 70권이었어요. ;;

치니 2010-11-26 12:09   좋아요 0 | URL
헉!!! 다락방님은 책 욕심쟁이 우훗훗!

비로그인 2010-11-2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끔 이 책이 너무 끌려요.
전 가끔 이 책이 너무 밀려요.
아주 극단적인 정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의 마음 상태에 따라 추천 100을 하다가, 그걸 다 거두어들이다가를 반복하곤 했어요.

치니 2010-11-26 11:31   좋아요 0 | URL
^-^ 댓글도 시로 다는 Jude님.
어떤 부분에 추천 100이었을까 궁금해집니다.

Kir 2010-11-2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쓴(?) 리뷰인 줄 알았어요...
치니님과 같은 이유로 이 책이 좀... 그랬거든요;
그래서 몇번이나 리뷰를 쓰다가 지우고 쓰다 지우고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리뷰 쓰기 포기했고요... 흐흐흐

Kir 2010-11-28 18:38   좋아요 0 | URL
게으름 + 제가 읽은 시기에 알라딘 내의 이 책에 대한 반응이 호평 일색이었기 때문에 소심해져서 그만둔 것도 있지만요...;

치니 2010-11-28 10:45   좋아요 0 | URL
아 , 저도 리뷰 쓰고나서 보니 알라딘에 꽤 호평이 많아서 조금 놀랐어요. 으, 나만 뭔가 괜히 삐딱하게 오독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
kircheis님도 그러셨다니 괜히 삐딱의 결과는 아니었나봅니다. 헤.

프레이야 2010-11-2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움과 약간의 거부감을 동시에 느꼈던,
강한 긍정과 약간의 부정을 동시에 하고팠던,
그런 저의 느낌이 바로 치니님의 리뷰에 겹치네요.
그런 열정 마저도 발휘하기엔 너무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조금 무기력하고 무연하게 흘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치니 2010-11-28 10:48   좋아요 0 | URL
^-^ 네 프레이야님.
제겐 솔직히 부러움은 그닥;; 뭐랄까, 그냥 이 분은 이렇게 사는구나 정도로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본인이, '난 이렇게 산다구 ~ 너희들은 좀 너무 바보같이 사는 거 아니니?' 이런 투로 말하는 부분이 있어서 좀 거슬렸던 거.
하지만 그의 생각은 참으로 딱 부러지고 야물어서 정말로 문화정책 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분이 많아졌음 하는 바람이 강해지더군요. 흑, 지금의 문화부장관님 생각하믄,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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