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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우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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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와도 되는 걸 보면, 시대가 나아지긴 한 건가 싶어서 우선 마음이 기쁘다. 비록 극장에서 빅 히트를 치지는 못한 걸로 알고 있지만, 김해숙씨의 (수백번의 박수로도 모자랄)연기가 길이 길이 남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래도 다행이다.  

어찌 보면, 4-50대 여자들의 한을 풀어주려는 영화일 뿐인가 싶다가도, 능청스럽게 풀어 보여주는 서민들의 생활상에서 은근히 치밀하고 세심하게 장치를 해놓은 장면들이 보이면서, 보기보다는 훨씬 많은 생각 끝에 나온 영화일 거 같기도 하다.  

이러나 저러나, 사랑 앞에 국경도 나이도 없다는 고언이 엄연히 존재해도, 실상 눈 앞에서 보면 '아이구 주책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21살의 나이 차와 상관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그걸 주변인들이 이해 못하면 그 주변인이 오히려 따가 되는 (영화 속에서 끝끝내 엄마를 이해 못한 딸만 한밤중에 동네를 도망치듯 떠나고, 이해한 나머지들은 모두 해피하다) 상황으로 엔딩을 만든 건, 그런 엔딩의 비현실성을 알면서도 아마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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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2-0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치니님. 저는 이 영화를 엄마랑 봤어요. 난 엄마에게 브라보유어라이프!를 외쳐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치니 2009-02-06 10:56   좋아요 0 | URL
어머, 엄니랑 보기엔 살짝 부끄했을 것 같은데요. 대담한 선택이셨네요. ㅋㅋ
저라면 '브라보 유어 라이프' 외쳐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린군은 당근 외면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샤인 어 라이트 - Shine A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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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 오예 오예! 시작할 때는 분명히 멤버들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게 보였는데 2시간 후에는 방방 뛰어다니는 젊고 혈기 가득한 롤링스톤즈만 보인다. 이것이 몇십년 동안 음악을 해 온 사람들의 힘! 이겠지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라서 극장 안의 좌석에 얌전히 앉아 있기 힘들었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그랬던 듯. 내 옆의 아저씨는 시종일관 손을 까딱이고 혼자 중얼거리거나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면서 즐기셨고, 어떤 곡이 끝나면 박수를 치는 관객들도 꽤 있었다.  

극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무조건 이 영화를 보면 된다, 공연이 4-5만원 이상을 호가 하는 것에 비해 그보다 훨씬 좋은 음질과 내용을 확보하고 있는 곳에 7천원만 투자하면 된다니, 21세기의 영화가 주는 달콤한 선물 아닌가 말이다. 이런 선물은 냉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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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인드 리와인드 - Be Kind Re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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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첫번째 소감은, "역시 공드리!"  

이 아저씨의 기발한 상상력은 대개는 잊고 마는 초딩 때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뿜어내는 것이라서, 그만큼 신선하다.  

잭 블랙의 코메디 영화 하나가 또 나왔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설렁설렁 구경가도 그만큼은 충분히 뽑을 수 있지만, 잭 블랙 + 공드리라는 조합이 어떻게 구워졌나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도 전혀 실망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그나저나, 여기 나왔던 영화들 중에서 제대로본 영화는 거의 전무하더라. 나는 역시 헐리웃 영화를 너무 찬밥신세로 만들어왔구나 싶다. 미국영화, 혹은 헐리웃 영화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칭찬보다는 비판이 훨씬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공드리 아저씨는 사근사근하다.  

이렇든 저렇든 우선 재미있으면 좋고! 게다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고! 식상하지 않으면 되지! 그래가지고 돈도 벌면 더 좋고! 헐리웃 영화중에서도 그런 영화는 많아, 예술영화 찍는답시고 멋 부리는 것보다는 낫다구! 라고 말하는 듯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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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 Old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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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왈칵 뛰쳐나와버려 잠시 당황.

정보를 보고 울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휴, 얼른 수습하자 수습해 스스로를 괜시리 다독이면서 기어나오는 눈물을 꾹 눌러 담았다.

 

오랜 세월 한이라면 한이 베인 지라, 저절로 나레이터가 되어 궁시렁 대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 말은 듣는지 마는지 대꾸도 안하시다가 소의 워낭소리만 땡그렁 한번 울렸다 하면 눈썹에 절로 힘이 들어가고 얼른 그 소리에 응답하느라 바쁜 할아버지.

 

40년. 강산이 네 번 변했을 것이고, 할아버지 할머니 소 모두가 사랑이라는 흔한 단어 한번 입에 올리지 않고 살아왔지만 사랑 그 이상을 쌓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고.

 

영화를 보고나니, 그야말로 한 세상 살아가는데 뭔 말들이 그리 많은가 싶어서 잠깐이나마 달인이라도 될 것 같은 심정이 된다.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답게 찍힌 영화 1위.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마음을 가장 아름답게 해주는 영화 1위.

이 영화는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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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9-02-0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 장면부터 왈칵,스러워서 놀랐어요. 나중엔 다같이 우는 분위기라 괜춘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영화예요. 삶에 주어지는 모든 것들에 거대한 의미부여라는게 필요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치니 2009-02-05 18:18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본 극장에서도 나중엔 다같이 우는 분위기라 괜춘했죠. ^-^;;
나이 먹으면 주책이라드니, 왠 눈물바람이 이리 잦은지. 쩝.
경북 봉화 가보고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소와 할아버지의 관계도 아름다웠지만,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산자락도 참 아름답더라구요.

웽스북스 2009-02-0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절로 나래이터. ㅋㅋㅋ

치니 2009-02-06 10:59   좋아요 0 | URL
할아버지가 길게 말씀하신 건 오로지 소 자랑할 때 뿐이고 - 소 못 팔고나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져서 막걸리 마시면서 길 잘 찾는다고 자랑하던 모습 잊혀지지 않아요 - 죽 할머니만 중얼대시죠. 잔소리 아닌 잔소리지만 어찌나 귀여우시던지. ㅎㅎ

책벌레 2009-03-04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아름답게 찍힌 영화...에 올인~~

치니 2009-03-04 09:03   좋아요 0 | URL
책벌레님도 그렇게 보셨군요.
처음 뵈어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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