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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너는 노 땡큐> - 이윤용
오랜만에 내린 단비가 맞이하는 주말 책 한 잔의 여유를 부립니다.
"세상에 대들 요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이라는 부재가 너무 딱 들어맞는 그런 책입니다.
책을 읽을 때면 꼭 표지부터 적혀있는 글씨는 다 읽어 보는 습관이 있어요.
책을 펼치면 날개면 부터 시작해서 들어가는 글 목차 등 책에 담긴 모든 것을 읽죠.
그러다 보니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정보를 먼저 알고 어떤 글을 썼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저자는 라디오 작가입니다.
'용기 없어 사고 못 치는 순둥이로, 라디오가 좋아 일에 매달리는 일벌레로 살다가, 세상의 쓴맛과 인간관계의 독한 맛을 경험하고 이제는 흐트러진 날라리로 살고 싶은 싱글 여성'이라고 소개하고 있죠.
여기서부터 책에 대한 기대는 한껏 올라갑니다.
어떤 사연이라도 잘 다듬어 재미있게 전달하게 하는 라디오 작가가 날리는 메롱이라니 상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책은 처음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요.
자기 계발서도 아닌, 그렇다고 무언가를 연습시키는 훈련서도 아닌
말 그대로 메롱 같은 꾸물거림이 담긴 책.
구성부터 무척 재미있습니다.
마치 내게 온 문자처럼 소제목을 달았어요.
소제목 아래
문자에 담긴 이야기를 펼쳐 놓는 솜씨가
아주 짧은 V로그를 보는 것 같아요.
문자에 담긴 감정까지 생생하게 느끼다 보니 '어! 나도! 비슷한 경험이'란 생각일 들죠.
책을 읽으며 같이 분노했다가도 '나'를 돌아보게 만들기를 반복하며 책 한 권을 다 읽고 보니,
주말 드라마를 몰아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윤용작가처럼 삶의 내공은 부족하지만
저에게도 쌓여있던 것들이 많았나 봐요.
알게 모르게 있던 스트레스가 '메롱'으로 털어지는 느낌.
뭔가 감성적이면서도 개운합니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고르고 골라 밑줄 친 것들을 남겨요.
두 번째 이야기 <무례한 걱정>에 일부입니다.
편안하게 읽어가다가 딱 이 부분에서 과거 많은 일들이 생각났어요.
대부분은 대학생활의 기억입니다.
간혹 '걱정'한다며 상대의 심장에 비수를 꽂기도 했고,
'걱정'이란 이름으로 날아든 비수에 마음에 상처 입기도 했죠.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라도 한 번쯤은 더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무례하게 간섭하고 끼어드는 것은 아닌지, 원하지 않는 걱정으로 무례하게 굴지 않기로 해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과감하게 끊어버리기도 해봐요.
잘 모르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잘 안다는 착각으로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밑줄 그었습니다.
"편견에 발톱 세우기, 다양함에 귀 기울이기"
두 가지만 잘 한다면 세상을 좀 더 부드럽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감정을 끊어낸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입니다.
슬픈 감정은 더욱 어렵죠.
가끔은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금방 다른 일로 웃는 사람들을 볼 때면
혹시 '조울증'이 있는 건 아닌가. 싶었죠.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쉽게 즐거울 수 있는 게 멋진 일이란 것을 배웠습니다.
슬플 때는 그 슬픔에 집중해서 원 없이 슬퍼하고, 기쁠 때는 기쁨에 집중해서 한없이 기뻐할 수 있기에
저 같이 오랫동안 끌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였던 것이죠.
느끼는 것은 같을 텐데, 그때 그 순간에 집중해 보기로 다짐하며 밑줄 그었습니다.
어떻게 위로를 하고 위로받아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이 있어요.
가끔은 위로가 필요한데 위로해줄 사람이 없을 때면 무척 외롭기도 하죠.
이번 이야기에서는 일상의 작은 한 마디에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해요.
'오늘, 수고했다.'한 마디 말로.
'정규직 취업'이 새해 소망으로 자리 잡은 지 수 년이 지났어요.
올해도 이 소망은 유효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소망만큼은 소망으로 소멸하지 않고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다른 소망 하나를 품어 봅니다.
어디에든 쓸 수 있고, 소멸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소망 하나를.
드라마의 영향이 너무 큽니다.
기존의 공식을 벗어난 드라마,
등장인물부터 엄청났기에 무척 기대하고 봤던 드라마,
드라마를 보면서 지금 이걸 봐도 되나 후회하기도 했지만 결국 끝까지 다 챙겨 본 드라마.
그리고 쓰인 버킷리스트 '휴게소에서 라면 먹기'
딱 보자마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에 반갑고 놀랐습니다.
뭐 내용을 보면 '테스트'가 되었지만, 그래도 버킷리스트에 남겨 둡니다.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더라도 낭만일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가만 들여다보면 지금의 일을 스스로 놓을 자신도, 들어온 일을 쿨하게 거절할 용기도 없는 사람.'
저 역시 그런 것 같아요.
놓을 자신이 없기에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죠.
그런데 놓아버리면 당장의 생계가 걱정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무언가가 딱 나타나 공백 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첫 취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부디 첫 직장 무조건 정규직으로 가길 바랍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첫 일을 시작하면 정규직 되는 것이
아무 경력도 없는 사람보다 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생계 걱정에 쉽게 내려놓지도 못하죠.
용기가 없기도 하지만 한두 달 수입 없이 버틸 수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상상일 뿐인 '용기'가 됩니다.
삶을 놓으면 그건 죽음뿐이니까요.
딱 보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아요.
나이 탓일 것 같죠?.
가만 보면 상당수가 어릴 때부터 그랬다는 것.
우리 같이 반성해요.
무조건 스타벅스여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스타벅스여만 한다고 합니다.
연말이면 저도 여기저기서 쿠폰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봐요.
저는 다행히 주변에 스타벅스가 없기도 하고, 커피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라서 누가 부탁하거나 하진 않아요.
아! 그럼에도 어쩌다가 스타벅스 가게 되면 꼭 쿠폰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사람이 있긴 하네요.
연말 스타벅스 전자 쿠폰으로부터
부탁을 가장한 명령까지 생각합니다.
부탁일까 명령일까. 기준은 '거절'여부 같아요.
쉽게 거절할 수 있다면 부탁, 이런저런 상황과 핑계를 대더라도 결코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명령'이죠. 나이가 들수록 부탁 같은 명령을 하진 않는지 생각해요.
그리고 주변에 부탁 같은 명령을 하는 사람에게 살포시 이 책을 선물하기로 해요.
딱 191쪽에 책갈피를 꽂아 함께 주는 거죠.
꼭 읽어보라는 당부와 함께요.
끊을 수 없는 관계라면 이런 시도는 괜찮겠죠.
선례의 무서움을 알기에 밑줄 그었습니다.
막무가내인 사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사람.
안되는 게 어디 있냐며 화를 내며 상사 또는 최고 책임자를 다짜고짜 찾는 사람.
공공기관 민원실에서 특히 많이 보이는 무례한 사람들, 때문일까요.
대한민국에는 꼭 화를 내고 소리를 높이고 높은 사람을 찾아야 일이 해결된다는
이상한 선례가 있어요. 또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예외가 되는 선례도 있지요.
개인의 일부터 시작해서 모두의 일까지.
거절하는 연습을 해봐요.
나쁜 선례는 없어지고, 좋은 예들만 남는 그런 거절을 연습해요.
제게 가장 필요한 용기입니다.
그래요. 저 앞으로 당당하게 지적할 거예요!
우리 선은 넘지 맙시다 서로.
내 속만 썩어가는 거, 진짜 못하겠어요.!!!
하지만... 상상뿐이겠죠...
현실에서 이랬다가는 생계의 위협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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