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 - 무엇이 과학인가
팀 르윈스 지음, 김경숙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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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MID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 입니다.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jpg



뜨거운 여름. 

책으로 더위를 이겨보려 인터넷을 하다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책에 대한 이벤트를 MID출판사에서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 문장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은가?

이번 책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듯 하면서 뭔가 어색함을 많이 느꼈다.

번역의 문제일까? 아니면 언어의 문제일까?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단어를 우리말에 맞게 바꾸는 작업.

번역이란 것의 어려움이겠지?. 팀 르윈스의 책을 보면 날카로운 통찰력과 특유의 유머가 재미를 유발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선 무엇이 유머인지 느끼지 못했다...


뭐랄까... 비정상회담에서 다니엘의 유머를 보는 느낌? 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과학철학을 전공으로 하거나 과학이나 철학분야에 조금이라도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충분한 유머를 발견 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를 기준으로 전혀 문외한이라면 아마 책의 내용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벅찼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문장은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선 다시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장의 구성이 문제가 아니라 내 생각이 문제였다.


과학철학의 입문서란 안내처럼 시작부터 질문을 던진다.

1부 과학이란 무엇인가?


이 단순한 질문에 쉽게 답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에겐 첫 질문부터 커다란 벽으로 다가왔다.

평소 과학이란 것은 일상생활을 조금더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정도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마치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를 읽으며 끊임없이 던졌던 바로 그 질문과 같았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인가?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할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결고 쉽지 않다.

과학하면 떠오르는 것. 최근 알파고의 영향으로 인공지능과 컴퓨터, 로봇 공학이 먼저 떠오른다.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딛은것, 우주탐사를 하고, 중력파를 검출해낸것.

지구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우리 우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우주의 탄생이 빅뱅으로 부터 시작된 것은 맞는지?


인류가 기차와 자동차를 만들어 지상에서 공간의 이동이 몇배나 빨라 졌고, 배를 만들어 대륙과 대륙사이를 오갈 수 있게 된것.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욕망에 비행기가 탄생했고, 그로 인해 지구의 공간적 거리?는 더욱 줄어 들은 것.


인터넷이 등장했고, 지금은 마음만 먹는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내 방안에서 들여다 보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과학이라고 한다면, 과학한다는 것은 삶이라고 정의해도 될까?


생명의 탄생은 어디서 부터일까? 자연적인 발생일까? 다른 외계에서 유입된 걸까? 유입된 거라면 어디에서 온걸까? 또 그 탄생은 무엇일까?


살아가다 보면 "삶"이라는 영역속에서 수많은 고민을 한다.

당장 무엇을 먹을지부터 내일은 어떤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어떤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는 어떻게 해야 될지? 생일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결혼식에 초대 받았는데 꼭 가야 할까? 저녁 밥은 뭘 먹을까?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릴까? 어떤게 좋지? 순간마다 떠오르는 다양한 고민과 생각들은 과학일까?


생각 자체를 연구하는 과학분야가 있다. 생물의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도 있으며, 인간이 인간을 연구하는 과학도 있다.

어쩌면 인류가 탄생한 그 순간부터 과학이 시작 했을지도 모르겠다.

살고 싶은 욕망,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은 욕망으로 부터 시작된 고민, 또는 우연한 발견.

우리가 '호기심'이라 부르는 그 무엇이 과학이자 철학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살기위해 무리를 지었고, 살기 위해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나보다 힘이 센 동물 또는 타인으로 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더 효율적으로 ...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그 무수한 어떻게 하면.. 이라는 질문들...


과학은 철학에 대한 대답이며, 철학은 과학에 대한 질문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팀 르윈스는 책을 통해 이처럼 두서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길을 만들어 줬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쿤과 포퍼의 논의와 정의를 빌려 무엇이 과학일까? 생각하게 한다.

물론 팀 르윈스만의 정의가 있지만 처음부터 그의 답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가 소개하는 것은 정답이 아닌 "철학", 사고하는 활동 그 자체다.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주제가 넘어갈 때 마다 점점 깊고, 넓게 사유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준다.


독서가 호기심에 답을 찾는 활동이라면, 이번 독서는 독서가 아닌 '철학'을 했다.


팀 르윈스가 보여주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만의 길로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길 반복하는 것.

그렇게 1부 과학이란 무엇인가? 란 질문속에 포퍼와 쿤의 이야기를 접하고 생활속에 과학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과학이 보여주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2부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무의미한 과학도 있을까?란 반대의 생각을 하게 만든 이 질문 역시 정해진 답은 없다.


책을 읽는 사람이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입장에 있는지,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관없다.

그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옳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책을 읽고나서 내 결론은, 다양성이다.

최근 소설이 열린결말이 많듯이... 삶 또한 정해진 운명이 있는게 아니 듯이.

논의는 있겠지만. 그중에서 주류라는 의견들이 있을 것이고, 비주류의 소수 의견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사라지겠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비주류라 생각했던 어떤 것이 다시 주류가 되기도 하겠지만...


세상이 어느 순간 사진을 찍듯이 찍혀 넘어가는 것이 아닌 것 처럼.


과학과 철학. 과학철학이란 것은 정답이 없는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의 연속이다.

순간 또는 한 시대에 주가 되는 답이 있겠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


과학과 철학, 과학철학, 굳이 구분을 해야 할까?

음... 문득 팀 르윈스가 "만류귀종"이란 말을 알고 있을까? 궁굼해 졌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들로 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우리들로 부터 끝나는 것.

그것이 과학이자 철학이고, "삶"이다.


생각에서 태어나 그 생각자체가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무엇이든 궁굼해 하는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속성때문에 괜히 더 복잡해 진것 같기도 하다.


<과학한다, 고로철학한다>와 함께한 시간들은, 독서의 시간이 아닌 "철학"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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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영어 Must Carry
LTS 영어연구소 지음 / 사람in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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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카페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20160728_191107.jpg


<여행자의 영어 MUST CARRY>

 - LTS영어 연구소 지음  사람in 출판

 

 

사람in에서 놀라운 책 한권을 선보였다.

여행을 준비 할 때면 언제나 영어가 문제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이자

영어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다.

 

그래선지 책 구성이 참 좋다.

 


 

20160728_195106.jpg


목차만 봐도 느낌이 팍!팍!!

 

해외여행은 역시 항공권 부터 임을 알려주듯

첫 섹션은 항공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다.

다음 순으로 호텔까지 찾아 갈 수 있는 여행지의 교통이용하기!

숙소에 체크인 하기!!

(물론 숙소예약방법부터 주의점까지 세세하게 찝어준다.)

숙소에 짐을 풀었으면

금강산도 식후경~

 

든든히 배를채울 수 있는

여행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먹거리!!!

주문부터 식당 이용방법!!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너무 맛있는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정말 궁굼했는데.

영어가 짧아서 포기했던 바로 그 문장!!

아니 당황하면 바로 생각 나지 않는 그 문장!!

 

What kind of food is it?

이건 무슨 요리에요?

What are some of the ingredients?

어떤 재료가 들어가요?

 

아!! 이 두 문장이 생간나지 않아서 사진으로만 남겨야 했던 아쉬움!!

거기에 세세하게 주문하는 방법까지 곁들여 있으니

여행지에서 먹거리 만족도는 UP!! UP!!  UP!!

 

자!! 먹었으니 즐겨야지!!

공연관람이나 관광지 예약부터 입장까지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과 주차팁도 살짝!

 

주차위반 과태료를 조심하라는 페이지에서

이런 세심한 배려까지 하는 것에 감동!

 

여행지만의 특별한 쇼핑하는 방법과

모든 여행에 필수적으로 알아야 되는 것.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 환전하기, 짐꾸리기!! 등등등

 

세상에 이건 단순한 영어 책이 아니에요.

여행 안내서이자 영어 안내서!!

이런 놀라운 책을 발견하게 된건 정말 행운!!

 

아!! 글로만 있으면 부족할 까봐 세심하게 큐알코드까지 있답니다.


 

20160728_191246.jpg


요기!! 이렇게 보이죠!!

각 페이지마다 큐알코드가 들어있어요.

요길 스마트폰으로 찰깍 하면

해당하는 쪽에 있는 문장들을

무려 원어민 발음으로 들어볼 수 있다는 것!!

 

여행가기 전에 이책을 여러번 읽고 듣고 하다보면

영행지에선 영어 소통으로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ㅎㅎ

 

다만 걱정거리 하나!!

초, 중, 고 12년의 교육을 버리지 못한 버릇이 있죠.

 

하우 아 유? 라는 질문에는 무조건 아임 파인 땡큐! 라는 대답만 했다는 것.

 

그래요!! 바로 요부분!!

이건 뭐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현지 사람들과 대화하는 즐거움으로 극복하는게 여행의 재미겠죠.

 

그래서 여행이란 설렘이고. 삶 인가봐요.

책 표지의 To travel is to live 라는 말 처럼요.ㅎㅎ

 

영어와 여행 초보자들에겐 안성맞춤!!

이보다 좋을 순 없을 거에요!

 

저 또한 이 책으로 가을 여행의 설렘을 높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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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개발의 정석 오늘의 젊은 작가 10
임성순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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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개발의 정석> - 임성순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10

"고통은 늘 그렇듯 뜨겁게 찾아왔다."

첫 문장 속에 담겨있는 자기개발의정석!
어늘 날 갑자기 찾아온 원인불가의 전립선염...
그로 부터 시작된 인생 최대의 위기이자 최대의 희열!!

        

민음사의 특별 기획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재미 있다는 면에서는 최고의 시리즈다.

한국 문학에 있어서 실험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

<자기 개발의 정석>!!!

제목과 책 소개만 보고서는 짐작 하기 조차 힘든 이야기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머리에는 느낌표가 들어오고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나면 남는 것은 무수히 많이 점등된 느낌표다.

!!!!!!!!!!!!!!!!!!!!!!!!!!!!!!!!!!!!!!!!

무슨 말로 정리하고 무슨말로 표현 해야 할까!
기호로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안타까움!!

자기개발이란 별거 없다.
아니 특별하다고 할까?

아! 이책은 정리하는게 너무 힘들다.

마흔여섯에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니!!
하긴.. 책을 읽으면서 스물아홉먹는 동안 느꼈던 감정.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전까지 느껴 본 적 없는 충만함이었다.
...
이 부장은 자신이 생전 처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했음을 깨달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사정 후 느껴지는 사정감을 경험해 보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막 자신이 경험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이 부장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의식이 사라질 정도라니!!!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공감할 수 없지만...
문득 궁굼해 졌다. 정말 다를까? 싶기도 하고...

자기 개발의 정석이란 결국 '오르가슴'이였다.
기러기아빠 생활.
퇴근 후 집에 들어서면 찾아오는 쓸쓸함과, 무기력감.
소속된 곳에서 일을 해야만 느낄 수 있는 충만한 무엇!

집과 직장의 연속선상에서
충만함을 느끼는 무언가를 찾는 것!

자기개발의 본질이란 '오르가슴'을 느낄 만한 무언가를 찾는 것은 아닐까?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4. 윈윈을 생각하라
5.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내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

주인공 이부장!
나이 마흔 여섯, 평범한 중산층의 삶은 살던 그에게 찾아온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

위기를 극복하는 그의 자기 개발이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놀라움이다.

책속 소제목들만 모아 놓고 목차로 만들면
인기있는 자기개발서의 핵심만 모와 뒀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놀라운 반전!! 결코 우리가 평범하게 생각하는 그런 자기개발은 아니라는 것!!

아!! 스포를 마구 마구 뿌리고 싶지만...
자칫 잘못하면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 보다 못한 상황!
책 뒷편의 요약을 첨부한다.

 

        

남자들이여!!
젊다고 방심하지 말자!
나이와는 상관없이 불연듯 찾아 올 수있는 인생 최대의 위기!

전립선
치~질

젊고 건강한 지금부터
미리 미리 예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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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1 - 영웅 홍계남을 위하여
이병주 지음 / 나남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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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 서평단 선정 독서... 서평 기간에 맞춰 올린줄 알았는데... 임시저장상태로 잠들어 있어... 다시 올린다.)


<천명> 영웅 홍계남을 위하여 - 이병주


오랜만에 이병주님의 소설을 만났다. 많은 소설들 중에서 다시 만나게 된 소설은 <천명>이다.

과정이야 SNS를 떠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이벤트에 참여했고 덜컥 선정돼었기에 읽을 수 있었다.


소설가 이병주님은 나에게 추억이 담긴 이름이다.

아주 어릴적. 국민학교를 아는 분 있으려나??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지만... (난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를 둘다 다녔다. ㅎㅎ 저학년때는 국민학교, 고학년때는 초등학교 그래서 끼인세대?일지도...)

그 때 우연히 읽게 됐다. 이병주님의 소설을... 정도전으로 처음 접했다. 국민학생. 겨우 열살의 나이로 이병주님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읽기 였다.  다른 책들보다 유난히 많은 한자어. 발음하기도 힘든 말들이 많아 책을 다 읽는데 까지는 무려 2달이나 걸렸다고 기록을 해뒀을 정도이니... 20년이란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아 있을 수 밖에...


그렇게 한권을 다 읽어 내고 나서 남는건 '성취감'이였다. 어른들이 보는 책을 읽어 냈다는 성취감.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부러 찾아 봤던 기억이 난다.  허균과 정몽주, 그리고 남로당 내용도 뜻도 잘 모르고 그저 읽기 그 자체에만 집중했던 그때 읽었던 책들.... 20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되니 묘한 감정이 든다.


20년전에도 이병주님의 소설은 이랬었나??

기록을 아무리 찾아봐도 책에대한 내용은 없었다. 스스로가 뿌듯했던 기록들 뿐... 이런 저런 한자어들을 적어두고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 옮겨두고나서 친구들이 잘 모르는 말 하나를 알았다는 자화자찬의 기록...


그렇기에 이병주님의 소설은 결국 처음 읽는 것 같다.


많고 많은 소설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천명>이 눈에 들어 왔을까?

찾아 보니 몇년전 부터 다시 복원하고 있었는데... 전혀 모르다가 이제와서 발견하고 눈에 들어 왔을까?


<천명>은 조선때에 실존 인물 "홍계남"이 주인공이다.

역사적 자료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그의 삶을 상상려을 동원해 복원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였을까?

남아 있는 것은 몇줄 안되는 기록뿐이며, 여기 저기 구전되어 전해지는 이야기들... 그 속에서 이병주님은 "홍계남"이란 영웅을 살려냈다.  기록을 토대로 역사속 인물을 살려내는 작업... 그것은 고고학자들이 땅에 남아 있는 기록을 발굴해 내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인물의 위치와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파악해야 하고, 당시의 시대로 돌아가 어떻게 살아 왔을까? 삶의 모습을 복원하고, 여러 관계속에서 인물이 성장하며 보고 격은 경험들이 어떤 성격을 만들었을지, 주변관계는 어땠는지, 역사적 사실에 모순은 없었는지... 가상의 세계에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천명>속의 홍계남은 안타까운 영웅이다.

어쩌면 이병주님이 일부러 부제에 '영웅'이란 호칭을 줬을 지도 모르겠다.

조선이란 유교국가에서 유교적질서가 가장 강할 시기에 서출로 태어났다. 시대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지금으로 치자면 아빠가 어디가서 사고쳐서 대리고 온 이복동생쯤? 아니.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적 막장드라마속에 잘나가는 회장님의 둘째부인의 미운 동생? 쯤으로 보면 될까? 동화속 콩쥐일 수도 있고,.. 21세기를 살아가는 나로써는 짐작조차 할 수없는 신분에 얽매여 있는 삶...

(지금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분? 이란 녀석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평등사회이긴 지만. 조선은 모계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고 한번 정해진 신분을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금에 와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인물들은 그야말로 예외라고 보면... 그 처지는 정말 끔찍했을 것 같다.)


조선시대 서출로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아는 홍길동전에서 길동이의 실존인물이 "홍계남"은 아니였을지 슬쩍 짐작해본다.

아버진데 아버지일수 없고, 형인데 형일 수 없는 삶... 당시에는 무수히 많은 "홍계남"들이 있었겠지...


이병주가 그린 홍계남은 수 많은 서출들 중에서 예외적인 인물이다.

당시 사회에서는 짐작할 수 없는 사랑을 받고 성장 했다고 할까? 공부를 해선 안되지만 할 수 있었고,

벼슬을 받을 수 없었지만 벼슬을 받을 수 있었던 예외. 그 예외가 되기 위해서 그가 했던 노력은 정말 대단 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아!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홍계남의 운명도 수 많은 서출들의 삶으로 그쳤을 지도 모르겠다.


임진왜란이 홍계남에게는 기회가 되었다.

나라는 불타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왕은 목숨을 보전하려 도망다니던 시대.

조정에서 본다면 일게 서출이였겠지만 21세기 우리가 바라본 "홍계남"은 영웅이다.


전쟁속에서 목숨을 바쳐 백성을 지켜낸 영웅. 어쩌면 경술국치가 아닌 임진국치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역사속에서 승리를 만들었던 영웅. 그의 꿈은 보편적 자유 아니였을까?


얼마전 케이블 체널 프로그램중 하나인 "어쩌다 어른"에서 '설민석'의 강의를 봤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그때 국가를 지킨 것은 결국 수많은 민초였다는 내용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강조했던 것은 '애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이병주님이 찾아 살려낸 "홍계남"은 사랑받고 싶어 했던 한 인간의 삶은 아니였을까?

홍계낭이 꿨던 꿈! 짐작할 수도 없지만. "홍계남"으로 대표되는 당시의 수많은 백성들. 21세기에서는 '시민'이라 불리는 우리들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홍계남 그는 밤하늘의 별이 되어 영원한 영웅으로 남았다. 이병주님의 손에 의해서...


소설로써의 <천명>은 별점 3점이다.

현대 소설에 익숙한 나에겐 <천명>의 소설 구성은 어지러움 이다.

뭔가 많이 아쉽고, 뭔가 많이 부족한 듯 보이는 구성. 많은 것들을 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기에 도리어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버린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이병주님이 지금껏 살아 계셨더라면 <천명>또한 21세기에 맞춰 개정을 했었겠지?

그랬다면 정말 멋진 역사 소설이 되어 고전의 반열에 올라갔을 지도... 이뤄질 수 없는 상상을 해본다. 너무 좋은 소재가 너무 아쉽게 표현되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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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거짓말 오늘의 젊은 작가 11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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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거짓말』에는 '거짓말 자격증'이라는 것이 있다. 3급 소지자는 거짓말을 진실인 것처럼 말하고, 2급 소지자는 진실을 거짓말인 것처럼 말한다. 1급 소지자는 오로지 진실만 말한다. "는 문학평론가 허희님의 평론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거짓말이 소재인 소설은 종종 접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거짓말이 주인공인 소설은 처음이다.

세상에 거짓말 자격증 이라니!!!  놀라운 자격증은 놀라운 세상을 만들어 냈다. 컴퓨터가 세상에 등장하고 워드 프로세스 자격증이 생겼고, 이젠 1급만 남아 있는 것 처럼. 거짓말 세상에선 3급은 누구나 딸 수 있기에 사라져 갔다. 아직 1급과 2급이 존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1급만 남아있게 될까?


소설속 주인공은 여자다. 아마 소설속 엄마가 '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남자로 봐도 무방하다.

아니 어쩌면 더 대단한 작품으로 탄생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소설속 주인공은 2급 자격증 소지자다. 진실을 거짓말 처럼 말하는 경지. 그녀가 1급을 따기 위한 시험? 면접?기...

주인공의 나이는 불분명하지만 이야기속에서는 대부분 서른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내가 소설에서 포착한 건, 서른이라는 나이와 거짓말이다.

나이 서른... 무언가 되어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아닐 수 도 있는 나이.

가끔 서른이라 억울하고 종종 서른이라 다행인 나이...

그리고 거짓말...


소설속의 세상은 결국 현실이 된다.

서른 쯤. 세상과 개인은 서로 속고 속인다.

누구는 속여서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 하다.

같은 거짓말 인데 속일 수 있는 것은 따로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대기업에 당당히 취업한 그들은 거짓말 자격증 1급을 가진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결국 2급에서 머물러 있을 뿐이라는...


1급이 되기 위해서는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없어야 한다.

스스로 속이며 거짓이 진실일 수도 있고 진실이 거짓일 수도 있어야 한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없는 경지. 그것이 바로 1급 거짓말 자격증인것 같다.


이렇게 보면 난 평생 1급 자격증은 못 딸것 같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순간 1급이 자격이 됐을지도...


현실은 거짓말이 난무한다.

당장 지난 선거만 봐도 그렇다.

수 많은 거짓들 중에서 믿을 만한 거짓말을 골라 투표를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검증한다. 투표가 믿을 만 한가?


속고 속이는 관계는 투표를 기점으로 달라진다.

이젠 우리가 속아줄 차례다. 속을줄 알면서도 속아줄 만해서 속았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하면서...


그것은 취업시장에서도 적용된다.

스펙이란 녀석은 상향 평준화 되었고, 그로 인해 능력?이라 부를 것은 비슷 비슷하다.

비슷함 속에서 튀기 위해선 거짓말이 필요하다.


공갈과 협박이 적절히 석여 있고 그 사이에 진실이 있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거짓말 인지 알 수 없게 되야 한다.

자소설 이라 불리는 한 두장짜리 종이 속에 모든걸 담아야 한다.


저짓이 들어나면 그는 2급이다.

진실이 되면 1급이다.


1급......


1급은 거짓이 없다. 거짓과 진실이 경계가 없어 자체가 진실이 된다.

누구든 믿으면 진실이고, 믿지 않으면 거짓이다.


살아오면서 수 없이 하게 되고 듣게 되는 거짓말들.

그 속에 사랑이 담겨 있다면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하다 느낀다.

거짓말 속에 사랑이 아닌 이익만 담겨 있다면..... 그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상상만해도 두렵다.


삶이라는 거짓속에 진실을 담은 1급 자격증 소지자가 되기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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