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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 Boy O.S.T.
Badly Drawn Boy 노래 / 록레코드 (Rock Records)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있어서 좋은 OST는

영화의 결정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어떤 것,

그리고 거의 마지막에 있는 어떤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도 그것이 계속되게 하는 것,

영화가 내 일상으로 들어오게 하는 그런 것이다.

그간 설명하지 못했던 '좋은 ‘OST’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바웃 어 보이>> OST 덕에 정리가 되었다.



이 앨범은 'Badly Drawn Boy'의 2집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왜 이 영화의 음악을 잊지 못하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사람이 영국의 New Acoustic Movement를 이끌었단다.)

수록된 노래는 모두 16곡.

연주만 있는 것도 있고, 노랫말도 있는 것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고른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음반 내에서도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듯 고조가 있는 흐름을 지니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수록된 것이 아니다.

그랬다면 참 재미없었을지도 모른다. 영화에 묶인 앨범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그 덕에 나는 첫 곡인 <Exit Stage Right>의 짧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디서 나왔는지 찾기 위해 영화를 또 한번 보아야 했다. 곡 제목부터 봤으면 쉬웠을 텐데.)


내게 특히 좋았던 곡 BEST 3를 고르라면 다음과 같다.


<Something to Talk About>

영화가 끝나면 내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이 곡은 사실상 이 영화의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의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지녔다. 음반에서 들으려니 역시 나라는 고양이는 기타와 피아노 소리를 좋아하는구나, 지구에 그 악기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SPAT>

이것은 Single Parent Alone Together라는 뜻으로, 싱글 부모들의 모임 이름이다. 윌이 이 모임의 광고를 발견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곡 <SPAT>은 윌의 반가움(!) 과 귀여운 음흉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영화 속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음악이었다.


<Silent Sigh>

윌과 마커스가 각자의 문제로 매우 심한 외로움, 혹은 어떤 결연함을 보여 줄 때 나오는 노래다. <SPAT>가 바짝 코앞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라면, <Silent Sigh>는 멀리서 다가와 나를 뒤흔들고 사라지는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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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Fidelity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그러니까 우선,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얘기부터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닉 혼비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따로 정보가 없다고 해도 소설을 원작으로 했을 것 같은 그런 영화였다. (나쁜 뜻이 아니다. 아주 단순하게, 주인공이 자꾸 카메라를 보면서 정면으로 -그러니까 나에게- 얘기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대놓고 1인칭시점이기 때문에, 아주 단순하게 나는 소설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뿐이다.)

 

롭이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그간 자신과 함께 한 때를 보냈으나 헤어진 여인들을 회상하고 심지어 찾아가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문제가 도대체 무엇인지 확인해가는 이야기이다...라고 한다면 너무 단편적이겠지만, 아무튼 영화의 내용이 그렇긴 하다. 그리고 그게 전부라면 나는 뭐 이런 얘기가 다 있어,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팀 로빈스가 나와도 그렇지, 게다가 너무 느끼한 캐릭터로 나오잖아, 팀이, 그러면서 무척 실망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그러니까, 음악에 있다.

빙글빙글 턴테이블 위의 LP가 돌아가는 장면을 오프닝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처음부터 음악과 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겠노라 선언한다.

주인공 롭(존 쿠삭이 맡았다)은 아예 레코드 가게 주인으로 등장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롭의 집에는 온통 LP LP LP 그리고 LP이다.

그와 함께 가게를 보는 (운영이 아니라, 가게를 보는 거다. 영화를 보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다) 두 친구 역시 마니아여서 서로의 음악적 견해를 세차게 주장하며(특히 배리가 그렇다. 잭 블랙이 그 역할을 맡았는데 정말 끝내주게 잘 한다) 심지어 강요하기까지 하는데, 나는 그런 장면들이 좋았다.

그리고 참,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TOP5가 제시된다.

예를 들면,

최고의 A면 첫 곡 TOP5,  월요일 아침에 듣기 좋은 곡 TOP5 하는 식이다.

그들의 화려하고 민감하며 완고한 음악적 견해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모르는 곡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음악들을 함께 섭렵하는 기분도 들고,

세상에 좋아할 건 너무너무 많아,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다.

아 참, 음반 얘기를 하고 있었지.

며칠 전 영화를 다시 보고 오늘 아침 OST를 꺼내들었다.

다시 본 영화에서 존 쿠삭이 가게의 음악을 바꾸면서 "오늘 베타 밴드의 복사판 5장을 팔겠어."라고 말하는 장면에 이어 베타 밴드의 Dry the Rain이 나왔던 게 생각 났다. 그래서 그 음악만 줄창 들으면서 출근했다. 좋았다, 참 좋았다.

앨범에는 배리 역을 열연한 (다시 말하지만 정말 그렇게 비호감 캐릭터를 리얼하게 연기할 수가 없다!) 잭 블랙이 부른 곡도 수록되어 있다. (Let' get it on말이다.) 근데 잭 블랙의 노래는 영화 속에서 듣는 게 더 좋다.

영화에 등장한 곡들이 모두 수록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려면 어쩌면 OST도 세트로 나올지 모른다) 좋은 곡이 많고 배열도 좋은 편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에 무리가 없다. 영화를 안 봤다면 혹시 건조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영화의 분위기가 환기되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 앨범이 좋았단 뜻이다. 아직 적어 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나의 OST TOP5에 들지도 모를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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