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유일하게 만두를 먹지 못하는 시즌이다. 내가 (찐)만두니까...

 

*

 

그림책의 세계는 넓고 깊어서 건져도 건져도 보물이 계속 나온다. 마침 여름에 읽으면 좋을 그림책을 몇 권 찾아서, 거실에 두고 오며 가며 들추어보고 있다.

 

수박 수영장 / 안녕달 그림책

 

잘 익어 반으로 갈라진 수박이 수영장이 된다. 이렇게 말하면 수박이 어마어마하게 크거나 사람이 아주 작거나 해야 될 텐데,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런 것 따위가 뭐 중요한가 싶다. 처음에는 석석 살아있던 과육이 아이들이 밟고 놀면서 수박 물이 되어 진짜 수영장처럼 된다. 튜브를 끼고 뽁뽁 소리를 내며 걷는 아이들, 발목에 묻어나는 수박, 껍질로 만든 미끄럼틀, 모든 것이 시원하고 달달하고 즐겁다. 그런데 수박 수영장이라니, 이 발상은 어디서 왔을까? 맨 뒷장에 조그만 힌트가 있다. 요즘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그림책.

 

 

수박하면 참, 이런 그림책도 있다.

 

한입에 덥석 / 키소 히데오 그림책

 

동물들 모인 자리에 굴러 들어온 커다란 수박. 악어 꼬리로 잘라서 나누긴 했는데 동물들마다 먹는 모양이 다르다. 단순한 내용인데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와서 재미있다. 수박 먹고 싶네.

 

 

 

들리니? / 하이지마 노부히코 그림책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꽃이 열리는 소리, 별이 빛나는 소리륻 들어보길 권하는 그림책이다. 나는 '서정적인 그림책'은 어른 취향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에는 단박에 매료되었다. 특히 이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샀다.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다.

 

 

지구촌 문화 여행 /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키, 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그림책

 

볼 것이 끝없이 나오는 신기한 지도책. 판형이 시원시원하니 크고, 한 나라당 한 펼침면을 다 써서 곳곳의 문화를 소개한다. 알라딘 미리보기로도 그 귀여움이 다 전해지지 않는다. (꼭 확대해서 자세히 보시길!) 색감도 아름답고 대체 어떻게 취재했는지 자세히도 묘사했다. 표지에 적힌 대로 "거실에서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보기 딱 좋다. 그런데 한 가지, 왜 "대한민국"을 "우리나라"로 번역했을까? 러시아, 크로아티아, 에스파냐, 대한민국, 일본... 이렇게 세계 속에서 이해하는 게 더 좋을 텐데 굳이 왜? 비행기 타고 세계를 여행하다가 갑자기 여기가 우리 집 거실이란 걸 콱 깨닫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포장마차와 송광사까지 그려 넣은 걸 보면 새삼 이들의 취재(연구)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캘빈의 마술쇼 / 크리스 반 알스버그 그림책

 

책 속의 계절도 이렇게 더운 여름날이다. 동생을 놀리고 또 귀찮아 하던 캘빈은 마술쇼에서 최면술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는다. 그리고 친구와 작당해 동생을 상대로 최면술을 실험해 본다.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여기까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도 기묘하고 반전이 있어서 약간 으스스하다. 그래서인지 10세 고객님들의 절반은 웃겨하고 절반은 어리둥절해한다. 9세 남의 반응이 흥미로웠는데 꽤 놀랐는지 표정이 굳어서 "이거.. 아닌 거 같아요." 한다. "뭐가?" "몰라요. 그런데 이거... 아 몰라요." 여름엔 역시 미스터리인가! 이 책은 전에 <<프로버디티!>>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었는데, 사려고 했을 때 절판 상태라 아쉬웠다. 이번에 새로 나와서 바로 사긴 했지만 제목은 원제대로 프로버디티!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

 

 

해리스 버딕과 열네 가지 미스터리

 

"14명의 경이로운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나는 좀 이상하다. "14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경이로운 이야기"라고 해야 맞지 않나?? 작가가 훌륭하긴 해도 경이로울 것까지야?

 

아무튼 사 두었던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 알려져 있듯이 해리스 버딕이 남긴 신비로운 그림을 모티프로 유명한 작가들이 이야기를 지어낸 것을 모은 책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그림만 모아서 낸 그림책이 더 훌륭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보다는 이 책이 더 좋다. 물론 그림만으로도 이미 완성된 작품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그 그림을 보고 궁금해 죽겠어서 참다 못해 자기가 이야기를 써보는 그 마음들이 너무 좋다. 혹시 작가들끼리 "아 내가 그 그림 갖고 하려고 했는데!" 하고 질투하거나 그러진 않았을까? 어딘가에서 해리스 버딕이(실존하긴 할까?) 이 출판된 책을 보고 있다면 좋을까, 싫을까?

이 책은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보기에 딱 좋다. '애들이 이런 걸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접고 그냥 나 좋자고 읽는 게 좋다는 얘기. 린다 수 박의 <하프>가 가장 좋았고, 로이스 로리의 <일곱 개의 의자>, 스티븐 킹의 <메이플 거리의 집>도 좋았다. 여름엔 역시 미스터리!

 

 

*

 

 

태풍이 지나가면 이제 군만두가 될까?

걱정은 접어두고 일단 복숭아를 하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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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2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여섯살 조카가 수박을 엄청 좋아해요, 네꼬님. 그래서 저 맨 위의 책을 보관함에 슝- 넣어요.
헷 :)
네꼬님이 페이퍼 써주는 알라딘은, 그렇지 않은 알라딘보다 조금 더 많이 좋아요!

네꼬 2015-07-27 21:52   좋아요 0 | URL
10세 남(터프가이)도 신나서 읽더라고요. 타미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두근두근)
(((제가 뭘요 하하핳)))

무해한모리군 2015-07-27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수박을 좋아하니까(전 한통도 혼자먹어요 으하하하) 수박 수영장을 읽어보겠어요.. 꿈의 수영장이네요 ㅋㄷㅋㄷㅋㄷ

네꼬 2015-07-27 21:53   좋아요 0 | URL
하하하 수박 한 통을 다 먹는 여자! 멋있다! 그렇다면 정말 꿈의 수영장이군요. 아마 읽다 보면 수박 드시게 될 거예요 ㅋㅋㅋ (저는 수박 소주라면 한 통을 먹을 수 있습니다만.)

moonnight 2015-07-27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박수영장이랑 들리니 보관함에 넣어가요^^ 정말 덥죠 헉헉-_-;;;

네꼬 2015-07-27 21:53   좋아요 0 | URL
어유 정말 더워요. 이게 집인지 사우나인지. ㅠㅠ 잘 견뎌봅시다. 어질 @@

꿀수박 2015-07-2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야 (늘 그렇듯이) 네꼬님의 탁월한 안목!!ㅋㅋ 저도 <수박 수영장> 거실에 전시했어요! 저는 <풍덩 시원해요>랑 같이..히히. 여름 끝날까 봐 조마조마해요ㅠㅠ 어쩐지 찐만두가 된 네꼬님을 상상해 보는 오늘 아침.ㅋㅋ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네꼬 2015-07-27 21:54   좋아요 0 | URL
꿀수박님 ㅋㅋㅋㅋㅋ 저를 어떻게 상상하고 계신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왕만두겠죠.... (아니라고 못 함.) 풍덩 시원해요, 정보 감사합니다! 꿀수박님도 더위 요리조리 잘 피하세요!
 

1. 가지를 깨끗이 씻어서 길쭉하게 3~4등분하고, 각각을 반으로 가릅니다. 김이 오른 찜기에 그걸 넣고 6분을 쪄요. 찐 가지는 냉동실에서 식힙니다. (바람에 식히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냉동실에 자리 없는데 냉장실에서 식히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가지가 식으면 쪽쪽 찢어서 큰 볼에 담습니다. 양념장을 만들 차례. 간장과 식초가 1:1, 여기에 간장의 절반이 좀 안 되게 멸치액젓을 넣어요. 다진 마늘과 다진 파, 소금과 설탕, 고춧가루와 깨는 취향대로 넣되 꼭 다 넣어야 합니다. 나중에 냉국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 참기름은 밥상에 올릴 때 조금만 두릅니다. 저라면 안 넣겠어요. 손끝으로 살살 무칩니다. 가지무침 완성.

 

2. 가지를 깨끗이 씻어서 길쭉하게 3~4등분하고, 각각에 십자로 칼집을 냅니다. 오이소박이 할 때처럼요. 여기에 돼지고기를 넣을 겁니다. 다진 돼지고기 반근에 간장 2큰술과 국간장1큰술입니다. 여기에 마늘과 청양고추, 파를 다져 넣습니다. (양파는 안 되나요? 안 됩니다.) 후춧가루와 고춧가루도 취향껏 넣습니다. 이렇게 양념한 고기를 가지 칼집 사이에 최대한 많이 넣어요. (조금 넣으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오이소박이에 부추 넣듯이. 냄비에 물 한 컵과 간장 2큰술을 붓고,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간 가지를 올려 부르르 끓인 다음 뚜껑을 덮고 10분간 졸입니다. 중간중간 국물을 끼얹어 가면서 간이 배게 합니다. 돼지고기가 익었다 싶으면 불에서 내립니다. 이북식 가지조림 완성.

 

*

 

여름은 가지의 계절.

우리 동네에서는 네 개에 천 원.

가지는 왜 이렇게까지 맛있는 걸까요!

가지를 먹읍시다. 여러분 가지를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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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2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는 네꼬님, 가지를 싫어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을 보니 가지 요리에 도전하고 싶은 이 미친 욕망은 뭐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꼬 2015-07-24 15:08   좋아요 0 | URL
아니 가지가 왜 싫어요! 나는 여름을 가지 먹는 재미로 버팀. 인류가 가지를 계속 좋아해서 계속 재배해야 될 텐데...! (해 보아요. 다락님의 가지 요리 기대.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5-07-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야채는 자른다 → 굽는다 → 그냥 먹거나 싱거우면 김치 올린다 -.-

네꼬 2015-07-24 15:29   좋아요 0 | URL
가지는 그냥 구워 먹어도 맛있죠! 구워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짱!

저도 다른 채소는 주로 잘라서 구워서 먹는다 끝. -_- 가지편애자.

라로 2015-07-24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지 피자도 맛있어요!! 중국인들은 가지를 쪄서 된장같은 것을 양념으로 해서 먹는데 정말 맛있어요!! 쭉쭉 찢어질 정도로 삶는 게 포인트에요!!ㅎ

네꼬 2015-07-24 15:30   좋아요 0 | URL
쪄서 각종 양념에 찍어 먹는 건 해봤어요. 그런데 가지 피자라니! 가지 피자라니!! 주말에 당장!!!!! (보고 있나 네꼬남..)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5-07-2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 요리교실 가지요리편이네요^^ 첫번째 가지무침은 비슷한 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두번째는 새로워서 맛있을 것 같아요, 네꼬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네꼬 2015-07-26 19:20   좋아요 0 | URL
아이코 제가 무슨 요리 교실씩이나요;; 다만 가지를 사랑하여 ㅜㅜ 이북식 가지조림은 저도 누가 해줘서 먹어 보고 반했어요. 꼭 한 번 해보세요!

z1 2015-07-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지요리 왕!! 엄청 수고스러운 음식이네요 ㅜㅜ 섬유질 한줄 한줄 꼭꼭 씹어먹겠어요 ㅎㅎ

네꼬 2015-07-26 19:21   좋아요 0 | URL
노노노 요령만 익히면 금방 해요. (더워서 그렇지; ) 비니루님아 저는 떨려서 그거 열어도 못 봤어요. 일요일 밤을 위해 아껴 둠. ㅋㅋㅋㅋㅋ 곧 개봉!

비로그인 2015-07-2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가지가지해요♥찐 다음 간장 조금 들기름 들깨가루 팍팍 뿌려 먹기~

네꼬 2015-07-26 19:22   좋아요 0 | URL
꺄 ♡ 가지가지 ♡ 가지는 사랑입니다. 들기름 버전도 좋아해요. 우앙 또 먹고 싶당.
 

규민이는 초등학교 입학식 도중에 코피를 쏟고 말았다. “정말 너무너무 긴장해서” 그랬단다. 사람 많은 데서 실수하면 어떡하나, 공부가 어려우면 어떡하나, 어떤 애들을 만날까 걱정이 되어서. 엄마와 함께 학교에 와 본 적은 있지만, 건물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너무 커서 그것도 놀랐단다. 일곱 살 많은 형이 있어서 학교가 어떤 곳인지 짐작은 했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또 달랐던 모양이다.

 

 

 

 

 

 

 

 

 

『우리 선생님은 괴물』(마이크 탈러 글, 자레드 리 그림, 보물창고)은 학교 첫날 선생님이 괴물이라는 소문 때문에 악몽을 꾸는 아이의 이야기다. 꿈속에서 선생님은 손톱으로 칠판을 긁고 불을 뿜고 엄청 어려운 숙제를 내고 심지어 학생을 꿀꺽 삼키기도 한다. 깨고 보니 선생님은 (꼬리도 없고) 친절하고 예쁜 분. 규민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자 어떻게 선생님한테 꼬리가 있겠느냐고 깔깔대면서도 문득,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근데 진짜 무서운 선생님 걸릴까 봐요, 제일 걱정됐어요.”

“그랬더니 어떤 선생님이 오셨어?”

“진짜 좀 무서운 선생님이요. 저희 선생님이 6학년 선생님이었거든요.”

“응? 6학년 선생님이면 무서워?”

“네. 6학년 형아들이 무섭잖아요.”

 

덩치 큰 6학년 형들이 무서우니까 6학년 선생님도 무섭다는 이상한 논리가 1학년에게는 통한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은 자꾸 다른 반에 뭘 갖다 주라고 시키는데요, 찾기가 힘들어서 딴 반에 갖다 준 적도 있어요.”

“선생님도 1학년 때 화장실 갔다가 남의 반에 잘못 들어간 적 있어. 괜찮아. 다들 그래.”

“알아요. 그래서 이제는요, 선생님이 뭐 갖다 주라고 하면 거기가 어디냐고 자세히 물어보고 가요. 인성이랑 같이 갈 때도 있어요.”

“인성이가 누군데?”

“제 절친요! 저 코피 났을 때 걔가 옆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첫날부터 친구가 됐어요.”

 

‘학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 탓에 아이들은 선생님을 기본적으로 ‘통제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니 엄격한 선생님을 만나면 학교생활이 두 배로 어려워지고, 재미있는 선생님을 만나면 ‘살았다!’가 된다. 규민이는 선생님은 엄하시지만 좋은 친구가 생겼으니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케빈 헹크스 글·그림, 비룡소)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단계에서 아이가 선생님과 관계 맺는 과정을 구체적이면서도 긍정적으로 그린 책이다. 슬링어 선생님은 멋쟁이에다 친절하고 아이들에게 맞장구도 잘 쳐주는 분이다. 릴리는 그런 선생님에게 푹 빠져 있는데, 새로 산 손가방을 그만 선생님에게 압수당하는 일이 생긴다. 릴리는 선생님을 비난하는 그림을 그려 제출하는 것으로 분풀이를 하지만, 다정한 편지와 함께 가방을 돌려받고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지섭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곧장 제 담임선생님 자랑을 늘어놓는다.

 

“우리 선생님은 너무 웃겨서 수업시간 동안 <개그 콘서트>를 보는 것 같아요. 다른 반 애들이 다 부러워해요. 일기도 일주일에 한 번만 쓰면 되고요!”

 

또 발표를 잘 하거나 약속을 지키면 조그만 초콜릿을 하나씩 주는데, 그게 슬링어 선생님이 주는 치즈 과자보다 맛있는 거란다. 사실 지섭이 어머니는 내게 담임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아이 앞에서는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지섭이가 선생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지섭이에게는 담임선생님이 슬링어 선생님을 제치고 “최고”가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무서운 규민이도, 선생님이 최고라는 지섭이도 학교에 가는 건 싫단다. 학교 안 가도 되면 얼마 동안 안 가고 싶은지 물으니 약속이나 한 듯 “안 가도 되는 만큼 계속” 안 가고 싶단다. 학교생활의 좋은 점은 하나도 없는지 다시 물어보았다. 규민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린이집보다 일찍 끝나는 거, 끝나고 인성이랑 노는 거”란다. 지섭이는 “쉬는 시간 있는 거, 방학 있는 거”란다.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나도 학교 가기 싫어』(송하완 글·그림, 리틀씨앤톡)를 읽어 주었다. 학교 가기 싫어서 날마다 몸부림치며 방학만을 기다리는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다.

 

 

 

 

 

 

 

 

 

 

* 비룡소 북클럽 부모님 소식지 <비버맘> 1학년  / 2014년 겨울에 쓴 것  

* 물론 가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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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1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글이다. 예쁜 글이에요. 좋다 좋아.
이로써 아이들 책을 또 장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아봅니다.
타미가 벌써 여섯살이거든요.

네꼬 2015-07-17 16:13   좋아요 0 | URL
저 방금 뭐 좌절한 일 있었는데, 다락방님의 `좋다 좋아`에 약간 기운 얻음.

으헝. 타미가 왜 벌써 여섯살이야. ㅠㅠ

희망찬샘 2015-07-18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학년 아이들 걱정이 무서운 선생님 걸리지 마라! 였어요. 저도 추천해 주신 책들 찾아 읽어 봐야겠어요.

네꼬 2015-07-21 15:10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님은 안 읽으셔도 될 것 같은데... -_-a
 

아니 그래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들 지내세요?

저는 선풍기가 있어서 시워언한데.

 

 

으하하하 왔습니다 선풍기. 스파이더맨 선풍기.

성원에 감사드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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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7-1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어으어으어 엄청 이쁘다 ㅎㅎㅎ
축하합니다~~~

네꼬 2015-07-16 14:3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핫 네 엄청 예쁘고 진지해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5-07-1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축하해요! ㅋㅋ

네꼬 2015-07-16 14:37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 실물이 더 귀여워요. 고마워요! 히히히.

라로 2015-07-1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깜찍해요~~~~네꼬님처럼!!!ㅎㅎㅎㅎ

네꼬 2015-07-16 15:26   좋아요 0 | URL
초진지 스파이더맨 완전 귀여워요. 너무너무 좋아요. 덩실덩실
(귀엽다뇨. 올드 네꼬. ㅠㅠ)

아무개 2015-07-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성공하셨군요.
얼마나 시원하십니까!!!!! ^^

네꼬 2015-07-16 15:26   좋아요 0 | URL
어디 보자... 얼마나 시원한고 하니... 허허허. 아니 지금이 여름이란 말입니까? 허허허. 허허허허.

무스탕 2015-07-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드디어 쟁취하셨구랴~~~!!! 축하합니다!!!
선풍기 그늘아래서 쉬고 있는 칼라별 네꼬님들도 엄청 귀엽네요 ㅎㅎ

네꼬 2015-07-17 09:54   좋아요 0 | URL
˝쟁취하셨구랴˝에서 무스탕님 목소리가(?) 들려요. 고맙습니다.
아 이거 저만 이렇게 시원해서 (발라당) 죄송하네요 (뒹굴)

로자 2015-07-1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정말 잘됐네요. 꼭 당첨되길 기원했어요. ^^

네꼬 2015-07-17 09:5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로자님. 이런 숨은 착한 마음들 덕에 제가 당첨이.. 착하게 살겠습니다! 당분간요!

웽스북스 2015-07-16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이렇게 더운가했더니 스파이더맨 선풍기가 없어서였어. ㅠㅠ

네꼬 2015-07-17 09:56   좋아요 0 | URL
아이코 이거 어쩌나 미안하고 좋네?? (이 댓글 쓰면서도 웃고 있다..)

hnine 2015-07-1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뭐더라 뭐더라...저 뒤의 그림 그린 사람이요. 좋아하는 화가라서 어느 해인가 저 사람 달려고 사다 걸어놓고 1년을 보고 있었건만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ㅠㅠ
저 고양이 얼굴 익숙해지다보니 웬지 네꼬님도 비슷하게 생기셨을 것 같은 착각을 자꾸 하게 되어요 ^^ (진짜그런가요 혹시? ㅋㅋ)

네꼬 2015-07-17 16:16   좋아요 0 | URL
저 뒤의 그림은 (보슬비님 댓글에도 썼지만) 노먼 록웰 그림을 패러디한 거예요. 저도 아주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원래 그림은 The Runaway죠! 좋아하신다니 반가워요.

그리고 제가 저렇게 생겼다니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제가 훨씬 웃기게 생겼습니다!
 

이달의 좋은 어린이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 추첨을 통해서 스파이더맨 선풍기를 준다고 해서 열심히 사서 읽고 리뷰도 썼다. 이벤트 페이지에 조그맣게 사진 나온 게 전분데, 보는 순간 너무 갖고 싶어서 기꺼이 영업을 당했다. 부정탈까 봐 다른 데선 실물 검색도 안 해봤다. 당첨되었으면 좋겠다. 스파이더맨 선풍기 받고 싶어요. 스파이더맨 선풍기요. 스파이더맨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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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6-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뭔가 나도 갖고싶다요. 조카 주고 싶어요. 아아, 이 이벤트는 정녕 무엇인지! 검색 해봐야겠어요.

검색후) 아아, 30일까지라니 망했구먼, 나는 안되겠구먼, 하고 있었는데 서민님 책이 마침 집에 있어요!! >.<

네꼬 2015-06-29 11:32   좋아요 0 | URL
안돼. 다락님은 하지 마요. 안돼. 나만나만.

moonnight 2015-06-2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네꼬님*^^* 저는 리뷰따위는 쓸 줄 모르니 포기하고(조카들 미안ㅜㅜ;) 네꼬님과 다락방님 두분 모두 스파이더맨선풍기 받으시길 바래요♥ (선풍기 예뻐요!@_@;)

네꼬 2015-06-29 13:2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하트의 힘으로 스파이더맨 선풍기여 나에게 오라.. (오래간만에 간절한 것이 생겼어요. ㅠㅠ)

무스탕 2015-06-2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더선풍기로 바람쐬는 네꼬님을 기대해 봅니다. ㅎㅎ

네꼬 2015-06-29 13:25   좋아요 0 | URL
분발하겠습니다. (무엇을..)

순오기 2015-06-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첨을 기원하며 `좋아요!` 눌렀어요~^♥^

네꼬 2015-06-29 13:33   좋아요 0 | URL
아이고 지금 이곳은 축원의 현장. ㅠㅠ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점점...)

무해한모리군 2015-06-29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뭐죠 이게... 나도 가꼬 싶잖아... 리뷰를 해야겠어욧!

네꼬 2015-06-30 15:29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안된다고요, 경쟁자는 사절. 당첨 확률 낮아지겠네. (알라딘님 저 지금 영업한 거예요??)

라로 2015-06-2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막내를 위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넘 멀리 사니깐,,, 네꼬님이 꼭 받아요!!!

네꼬 2015-07-01 16:25   좋아요 0 | URL
우아아 안녕하세요?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 스파이더맨 선풍기가 되면 참 좋겠네요...

(나비님이셨어!)

서니데이 2015-07-0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잘 지내셨어요? 오늘도 참 더운 날이에요. 스파이더맨 선풍기 받으시면 사진이라도 보여주세요. ^^; 좋은 하루 되세요.

네꼬 2015-07-01 16:05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안녕하세요? 그래도 오늘 저희 동네는 후텁지근하지 않아서 견딜만 해요. 저 응원 많이 받아서 이제 스파이더맨 선풍기 받은 거나 다름 없...을 리가 없습니다. (응?)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