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게 세상을 묻다 -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일기 외 옮김 / TENDEDERO(뗀데데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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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이 시간낭비가 될 것 같으면 차라리 각자 취향에 따라 추리소설이나 재미있는 고전을 찾아 읽기 바란다. 이 책도 어떻게 보면 추리소설 같은 면이 있다.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지난 25년간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치렀으며 소득불균형이 이토록 심해졌는지를 추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 잘못을 바로잡을 정치적 역량과 의지가 부족하다면, 굳이 이 책을 읽으며 자책하고 괴로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악행과 어리석은 짓거리를 일삼다 파멸하는 그날까지 괜찮다고 착각하면서 희망과 자존심을 붙들고 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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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4-01-22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자마자 펼치니, 첫 장 첫 문단부터 확 사로잡는다. 빨리 읽고 싶다. ㅜ ㅜ

다락방 2014-01-22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쪽부터 멋지네요!!

네꼬 2014-01-22 21:43   좋아요 0 | URL
어 그쵸! 1쪽부터 대단!

아무개 2014-01-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거 읽으라는 겁니까 읽지 말라는 겁니까.
에잇!!! 멋진 쇼오빠 같으니 에잇!!

네꼬 2014-01-28 22:57   좋아요 0 | URL
읽으라는 겁니다, 쇼 오빠. (아무개님, 이건 아직 안 읽어봤지만 재밌을 것 같아요. 사세요 사세요 팔락팔락)

아무개 2014-02-04 08:29   좋아요 0 | URL
팔락팔락~~~
샀습니다~~
^^::::::::::

네꼬 2014-02-24 13:07   좋아요 0 | URL
부채질 성공~
 
[엄마 손맛이 그립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 손맛이 그립다 - 사시사철 따스한 정성 담아 차려주던
김경남.김상영 지음 / 스타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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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요리 선생님이 엄마와 함께 쓴 요리책. 그런데 나는 삐딱한 사람일까? '엄마 손맛'을 재현한다는 이 책의 컨셉에서 일단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표지에 "세상 모든 딸들은 친정엄마 손맛 담긴 밥 한끼가 매일매일 그립다"라고 쓰여 있는데, 엄마의 밥상이 그리운 사람이 많긴 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 모든 딸'이라고 할 정도로 많진 않을 것 같고, 또 그런 아들도 있을 텐데 꼭 이렇게 썼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점점 화려한 요리책이 쏟아지지만 소박한 밥상 차리기를 추구하겠다, 하는 의지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엄마 손맛'에서 찾는 것도 좀 옛날 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내가 삐딱한 건가 하는 의심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그리고 또. '엄마 손맛'을 요리책으로, 레시피로 객관화할 수 있나? 세상 모든 엄마가 똑같은 레시피를 쓰진 않을 텐데. 엄마 손맛의 대표가 이 저자의 엄마? 나는 삐딱선을 타 버린 것이다. (털썩.)  

 

 

편집과 구성

 

마음을 다잡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를 보니 또 불안하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데, 나는 그 사랑을 엿볼 준비가 안 된 독자. 이어서 요즘 요리책의 트랜드, 기본 양념 페이지를 보는데 또 한번 놀랐다. (미리보기로 '친정 엄마의 양념' 장까지는 볼 수 있으니 사진은 생략한다) 다른 것은 둘째 치고.... 글자 읽기가 힘들어. 요리책은 요리 하다 말고 들여다볼 때도 많은데, 이건 정색하고 앉아 읽어야 하는 편집. 특별히 복잡한 레시피들도 아닌데, 이렇게 긴 글줄로 정리해야 했을까? 요리를 소개하는 방식이 (요즘 책답지 않게) 좀 어수선한데, 크게는 1) 왼쪽 면에 요리 사진 둘을 넣고 오른쪽 면에 두 요리의 레시피를 넣은 경우, 2) 한 페이지 안에 요리 사진과 레시피를 넣은 경우가 있다. 어느 경우나 글자가 읽기 어렵게 쓰여 있다(역시 옛날식). 재료나 음식에 따라 저자의 에세이 같은 글이 들어가 있는데, 차라리 그걸 빼고 요리를 충실하게 알려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반찬 / 멸칫국물을 베이스로 한 음식 / 일요일 특별식 / 계절별 '감성 요리'로 챕터를 구분한 것도 좀 어수선하게 보였다.

 

 

사진

 

그러니까... 사진이. 어쩌면 사진 때문에 내가 이 책을 맘에 들어하지 않은 것일지 모른다. 요리책인데! 사진이 아름답지 않아! 음식이 맛있어 보이지 않아! (그런데 저자는 '광고주들에게 많은 러브콜을 받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리고 요리 과정은 불친절하게 실려 있다. 과정 사진을 세세하게 싣는 것은 다른 요리책에서 다 하는 방식이라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걸까? 잡채처럼 복잡한 요리에서조차?

 

(왼쪽 페이지에는 잡채 사진이 실려 있고, 요리 과정 사진과 레시피는 이렇게 한 쪽에.)

 

*

선입견 때문에 놓친 좋은 점도 있을 텐데, 그것을 찾기 위해 다시 책을 보니 또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자꾸 보여서 더 보진 않기로 했다. 좋은 점은 다른 리뷰들에서 많이 봐 주시고 격려해주셨으니, 나 하나 정도는 볼멘소리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솔직하게 써봤다... 저는.... 죄송해요. ㅠ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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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1-22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잘보고 갑니다~

네꼬 2014-01-28 22: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높은 곳으로 달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높은 곳으로 달려! -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바람 그림책 17
사시다 가즈 글, 이토 히데오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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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한국의 방송에서도 연일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여러 각도에서 찍힌 화면이 속속 확보되면서 한동안 충격의 강도도 점점 세졌다. 쓰나미가 집과 건물을 무너뜨리며 마을을 집어삼키는 화면에서 사람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 어떤 사람들은 저런 뉴스를 아이들이 봐도 될까 걱정했다. 저항할 방법이 없는 자연재해의 공포는 어린이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일본의 아이들, 거기서 살아 남은 아이들의 충격은 나로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높은 곳으로 달려!』는 그날 그곳에서 살아 남은 아이들에 대한 기록일뿐 아니라, 두렵고도 고마운 자연을 겸허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이야기, 그리고 거대한 슬픔을 이겨내는 힘에 대한 이야기다.

 

책 뒤의 자료에 의하면 이 지역 아이들은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 늘 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재해란 언제나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그런 상황이 되면 모두가 최선을 다해 자기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이 결연하고 절박한 교육 덕분에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건졌다는 것은 책에도 잘 나와 있다. "학교가 갈라지고 있어!" 하는 고함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바삐 산으로 달린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허둥대다 신발이 벗겨졌지만 친구들과 서로 의지하며 몸을 움직인다. 중학생은 초등학생 손을 잡고 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었지만 이 대목부터는 눈물이 솟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자기 목숨은 스스로 지켜!" 서로 격려하고 자극하면서 아이들은 뛴다. 살기 위해서. 펼쳐진 네 면 가득 높은 곳을 향해 뛰는 아이들 그림에서는  쓰나미만큼 강력하고 거대한 삶의 물결을 보았다. 눈물 때문에 풍경이 번져 보이듯, 아이들의 동작과 표정은 세밀하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울거나 넘어질지언정 모두가 달리고 있다. 살기 위해서.

 

살아 남은 아이들은 '입을 다물고 있으면 나쁜 생각만 떠오를 것 같아서'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는 모두 지쳐 있었다. 책에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 아이들은 짐작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오랫동안 더 깊은 절망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마을 할머니의 "아이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걸 보고 나도 따라서 달렸지. 늙은이들밖에 없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몰라." 하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절망을 이기는 제일 큰 힘은 역시 사람들 안에 있다. 작가들도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을 것이다. 독자인 나는 작은 의무를 다하는 마음으로 그림으로 그려진 아이들의 소원 쪽지를 꼼꼼하게 읽었다. "우리 집이 빨리 고쳐지게 해주세요." "아빠가 돌아오게 해주세요." "찾아주세요." 그리고 "보고 싶어요." "보고 싶어요." 울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처럼 아이와 할아버지가 바다를 바라보는 그림이다. 바다가 무서워진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말한다. "바다가 잘못한 게 아니란다. 자연은 원래 그런 거야. 지금까지 우리가 먹고살게 해주었으니 고마운 바다기도 해." 첫 장면에서 바다는 그냥 바다였지만, 마지막 장면의 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그려져 있다. 마치 쓰나미를 겪고서 자연을 다시 보는 것 같다. 온힘을 다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 힘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감동이 오래, 오래 남을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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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2-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네꼬 2013-12-23 18:15   좋아요 0 | URL
부지런한 파트장님 ^^

moonnight 2013-12-2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ㅠ_ㅠ
필사적으로 높은 곳을 향해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요. 수고했다고, 정말 잘 해냈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요. 얼마나 무서웠을까. 장해라. ㅠ_ㅠ
잘난 척 하며 살아도 자연앞에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지만, 맞아요. 아이들이, 사람들이 바로 희망이네요. ㅠ_ㅠ (계속 눈물 ㅠ_ㅠ;;;)

네꼬 2014-01-05 22:0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제가 답이 너무 늦었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상하게 이 책 리뷰 올리면서 문나잇님처럼 맘 약한 사람은 보시면 단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ㅠㅠ 저 같은 사람도 진짜 울었거든요. 으허허헝

서니데이 2013-12-2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가 그런 무서운 일을 겪게 했는데도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아이가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건 착한 것도 나쁜 것도 아닌 바다겠지만, 무서웠던 경험과 잊기 힘든 기억을 주었으니까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하루하루 그냥 별 일 없이 사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한다는, 그런 마음 가져야할 것만 같은데 (절대 쉽진 않지만^^: 그리고 돌아서면 곧 잊어버릴지도 모르지만 ^^;)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는 것들이 가족, 집, 전에 살던 곳에서의 생활일 것만 같아서...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산타의 선물은 없지만, 네꼬님, 메리크리스마스.

네꼬 2014-01-05 21:59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제가 뭐 한다고 그렇게 바빴는지, 바쁜지, 요새 영 정신이 없었네요. 새해 맞아서 좀더 정신 차리고 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인사에 이렇게 싱겁게 답해 드려서 죄송해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 도시 여자의 촌집 개조 프로젝트
오미숙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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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먼저 밝히자면 나는 시골집에 살고 싶다는 로망이 전혀 없다. 출판사나 관계자들께 죄송하게도, 신간평가단 리뷰 도서로 이 책을 받아 들고 그래서 참 난감했다. 이 책이 싫다는 게 아니고,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신간평가단을 하니...) 또 밝히자면 나는, '고쳐 쓰는 시골집'의 이데아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댁에 여러 차례 가 본 적이 있다. 존경해 마지않는 어느 예술가의 댁이었다. (누군지, 가서 어땠는지 너무나 자랑하고 싶지만 참고 있다.) 안에서 보면 내외분께 딱 맞는 아름다운 집이지만, 거창하게 공사한 게 아니라 살면서 조금씩 고친 집이라 담장을 제외하곤 영락없는 시골집 그대로였다. 집주인 내외는 거기서 쌀부터 블루베리까지 '진짜' 농사를 짓고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작품을 만들면서 시골 주민으로 살고 계셨다. 충격적일 만큼 멋진 삶이었다. 그분들은 입 벌린 나를 보고 "네꼬 씨도 내려와 살아요. 여기 살면 돈 별로 안 들어."라고 꼬드겼지만 나는 딱 잘라 거절했다. "저는 몸 고된 거 싫어요." 어쨌든 이러니 어지간한 '아름다운 시골집'은 내게 어필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내 마음 어느 구석에는 몹시도 꼬인 데가 있어서, "시골집을 싸게 샀다."는 말을 그저 곱게만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는 사람이 이득이면 파는 사람은 손해 아닌가? 나는 쓸데없는 대목에서 옹졸한 것이다... ㅠㅠ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 김에 거슬렸던 것부터 얘기하고 좋았던 걸 얘기하겠다.

 

염원이었던 '시골집 개조 프로젝트'를 완성한 기쁨 때문일까. 작가 소개부터 머리말을 거쳐 본문에 들어가기까지 팩트라 할 만한 정보 없이 감상적인 설명이 너무 길었다. 감상이 지나치기는 군데군데 카피들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면 "그래! 시골 가서 어디 한번 촌닭처럼 살아보자"라는 카피. 실제 내용을 보면 집을 아주 아름답게 꾸미고 꽤 세련되게 사시는 것 같은데 '촌닭'이란 표현은 좀 겉치레 같았고, 나아가 시골 사람들에 대한...(그만!) 장이 바뀔 때마다 책 속에 넣어 말린 꽃잎 사진이나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과 함께 또 감상적인 카피들이 있는데, "여학교 때...책갈피마다 꽃잎 끼워 말리며..." 하는 말이 나처럼 무덤덤한 독자에게는 좀 낯간지러웠다. 꽃 수가 놓인 침구를 두고 "새색시 시집온 듯 꽃물 들였다."는 것도... 정보서와 에세이를 겸하는 책이다 보니 본문 설명도 결이 들쭉날쭉하다. 개조를 앞둔 시골집은 문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 같다는 식의 표현은 편집하면서 좀 다듬을 순 없었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드는 대목도 자주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투덜댄다 해도 이 책에는 단단한 강점이 있다. 바로 몸소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집을 뜯어 고치다 보니 끼니마다 인부들 밥 챙기느라 애먹었다는 얘기라든가, 공사를 하는 동안에는 주변 사람 백이면 백 모두가 지청구를 하지만 공사가 끝난 뒤에는 모두 덕담을 해준다며 중간에 흔들리지 말라는 조언 같은 것은 실제 경험이 있는 저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상세한 과정 사진도 앞으로 정말 시골집을 개조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실용적인 정보가 될 것 같다. 나로서는 이런 사진의 캡션들이 팩트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쓰여 있어서 오히려 본문보다 흥미로웠다. 또 집안 인테리어와 빈티지 소품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집구경' 부분도 재밌게 볼 것 같다. 직접 만들거나 발품 팔아 구한 장식품들이 집주인의 취향을 엿보게 한다.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말 그대로 집구경을 하는 기분인데, 내 취향과는 맞지 않아서 다행이다. 부러울 뻔했으니까. (응?)

 

모든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를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애태우는 사람들도 있고, 원치 않게 시골에 가서 집 꾸밀 여유 없이 침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 이룬 성과를 보면서 자기만의 방식을 고심해 본다면 한결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이 책의 자리가 그쯤 아닐까 생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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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2-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갑니다.

네꼬 2013-12-23 1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13-12-2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에 와닿는 리뷰가 바로 이런 거네요. 네꼬님 리뷰 멋져요

네꼬 2013-12-23 18:15   좋아요 0 | URL
마... 마... ㅁ ㅏ 태우스님! (약간 덜덜) 아니 (얼떨떨) 오 오 ㅏ 와! 내 서재에 마태우스님 오셨다! 이제 저는 서재 라이프로서 다 이루었다인가요? *_* 고맙습니다. 우앙. (나 연예인 봤다! 하는 비슷한 마음!)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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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 인테리어'라는 말은 어떤 잡지에서 처음 읽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외투와 모자, 가방 등을 바로 옷장에 넣지 말고 잠깐 밖에 걸어두어 바깥의 기운을 완화하라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읽고 그동안 내가 '풍수'를 막연히 기복신앙의 일종으로 생각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외투에 묻혀 온 찬 공기, 냄새 같은 것들을 적당히 완화하고 정리하면 쾌적하고 좋겠지! 생각해보면 일이 잘 되게 하려고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무언가를 두라는 내용일 텐데. 풍수란 그런 건가 보구나.

 

이 책의 부제 역시 풍수를 그렇게 설명한다.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책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제다. 이 책은 다른 건 안 해도 이것만 이렇게 하면 돈이 굴러 들어온다거나, 이런 터에 자리 잡은 가게는 그냥 대박이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집안이 잘되는' 정리와 배치의 기술은 꽤 종류가 많고 내용도 세세해서 오히려 잔소리에 가깝다. 그런데 그 잔소리는 다음의 몇 문장으로 요약될 것 같다. 집안을 계속 점검하고 돌봐라. 가족끼리 서로 바라보고 살면서 늘 챙겨라. 무엇도 너무 빡빡하게 하지 말아라. 유행보다 실용성을 따져라.

 

이를테면 늘 기가 통하도록 집의 중심 동선과 복도 등에 큰 물건을 두지 말라거나, 현관을 늘 깨끗이 유지하라거나, 식탁 조명을 밝게 하라는 것, 모서리에 화분을 두라는 식의 조언은 공간을 필요에 맞게 조정하고 물건을 있어야 할 곳에 두라는 말이어서 조언이라기보다 상식적인 말 같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계기로 집안을 둘러보면 구석구석 한 번 더 손이 간다. 쾌적하게 자야 하는 침실에 잡스러운 물건은 없는지, 어두운 기운이 모이기 쉽다는 벽장 앞에 자잘한 물건들이 쌓여 있지는 않은지, 과한 장식품이 거실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잘 신경쓰게 되지 않는 베란다 등에 풍경을 걸어 이따금 소리가 나게 하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니까 집을 깨어 있게 하라는 말씀이군. 제목에서 드러나듯 큰 틀은 가구와 벽, 가구와 가구 사이 '10cm'의 틈을 두라는 것이다. 그것이 기의 흐름을 트기 위한 핵심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습기도 덜 차고 청소도 쉽고 보기에도 여유가 있어 보일 테니 다음 번 가구 배치 때 고려해봐야겠다.

 

금전운을 좋게 하려면 주방의 매트를 초록색으로 하고 침실을 노랑과 금색을 꾸미라거나, 화장실은 흰색과 겨자색을 쓰고 공부방에는 빨간색이 적절히 있어야 한다는 식의 색채 조언들도 있다. 얼핏 보면 앞서 말한 '기복신앙'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색채 심리'나 마찬가지다. 초록색을 보면서 안정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 공부할 땐 빨간색에서 약간의 자극을 받고 하는 식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식탁은 가급적 둥근 것으로 하고 사이가 좋지 않은 가족일수록 마주보고 밥을 먹게 하고 아이가 아프면 잠자리를 먼저 살피라는 등 가족에 대한 부분도 많다. 그런데 몇 군데에서는 저자가 독자의 오해를 피하려 복선을 깔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부장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남편)'을 중심으로 기술된 부분, 집에서 기운이 가장 넘치는 잠자리를 남편에게 주라거나 '집사람'이라는 말도 '집 사랑'으로 볼 수 있지 않냐거나 하는 대목들이 그랬다. (읭..) 풍수학도 좀 현대화해야 되지 않을까? 또 본문에 예로 제시된 인테리어 사진들은 풍수 지침에는 맞을지언정 아름답지는 않다;;; 예시들이 예뻤으면 독자들의 '집 정리' 의욕을 더 불러일으켰을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새롭게 집안을 꾸밀 때, 생활에 의욕이 떨어져 새 기운을 찾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을 '정리정돈' 지침서다. 더불어 이렇게 하면 정말 복이 올까 하는 기분 좋은 기대를 가져보는 것도 재밌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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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18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네꼬 2013-11-25 12:5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13-11-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이 책소개 잠깐 보고 잊어버렸는데 리뷰봤을때 우리집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네꼬 2013-11-25 12:50   좋아요 0 | URL
으앗. 네, 집 정리하실 때 한번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3-11-1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우리집좀 바꿔야겠어요

네꼬 2013-11-25 12:51   좋아요 0 | URL
저는 많이 바꾸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참고하기는 좋은 책인 것 같아요.

z1 2013-11-1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네꼬님이 잠깐 언급하셨던게 인상에 남아서 주문은 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어요. 포스팅 보니까 읽고싶은 욕구가 다시 막 샘솟네요 ㅋㅋ

네꼬 2013-11-25 12:52   좋아요 0 | URL
스피드퀴즈님 안녕하세요? 으왕, 근데 왠지 제가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으아,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 이거 두근두근. ((보셔서 아시겠지만 본문이 아름답진 않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