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조병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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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과연 읽기가 필요할까? 읽고 쓰는 일을 꼭 해야 될까? 독서는 시간만 축내는 쓸데없는 일이 아닐까? 꼭 책을 통해 지식을 얻어야 할까? 요즘 젊은이들은 웬만한 검색을 유튜브에서 한다. 알고 싶은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굳이 책을 펼칠 이유가 없는 시대를 살아간다. 반면에 AI 시대만큼 제대로 읽는 것이 어려운 일도 없다. 

 

인류 문명의 발달은 문자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지식의 전달 속도는 문자 발명 전과 후가 확연히 달라졌다. 인터넷의 발명으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이제는 AI의 발명으로 인류의 생존 여부가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중년의 세대들은 아직도 인쇄되어 있는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교양을 쌓는 것이 수월한 분들이지만 지금 태어나는 세대부터 시작해서 40대까지는 아마도 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빨라진 시대를 살아간다.

 

한양대학교 조병영 교수는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에서 단순히 문자를 읽고 쓰는 행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서로 간의 연결, 교류, 세상을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리터러시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불통이 되는 이유도 리터러시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어진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만 했지 저자의 생각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텍스트를 읽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오직 시험 성적을 얻기 위해서 또는 내 주장의 근거만 찾기 위해서 읽고 썼다.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는 뜻은 텍스트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기반으로 세상을 읽고 세상을 변화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노력하고 행동해야하는지를 경험하라는 말이다. 삶의 리터러시다. 리터터시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성격을 띤다. AI가 사람보다 더 잘 읽고 잘 쓴다. 인간은 기계를 능가할 수 없다. 단,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유의 세계를 넓힌다면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해 갈 수 있다. 

 

읽는 인간은 곧 리터러시를 할 수 있는 인간이다. 리터러시는 세상을 새롭게 보는 관점을 기르고 행동으로 옮기는 기초가 된다. AI에 의존하여 읽으려고 하지 않는 인간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AI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기계의 노예로 전락당한다. 편할 수 있다. 결국 세상에서 퇴출당하게 될 것이다. AI를 도구로 삼아 적극적으로 읽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리터러시를 날마다 경험해야 한다. 텍스트를 읽고 새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AI가 던지는 질문을 넘어서 인류를 향한 고유한 질문은 읽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조병영 교수는 읽고 쓰는 능력은 타고난 재주가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역량이라고 말한다. 평생 배워야 하는 능력이다. 읽기와 쓰기는 생각하는 법을 훈련하기 위한 가장 좋은 사고 도구다. 단어와 관련하여 내가 가지고 있던 경험들을 활성화하는 작업이다. 지식은 넘치지만 지력은 고갈된 사회다읽을거리는 많지만 읽지는 않는 거품사회다.

 

조병영 교수의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천천히 꼼꼼히 읽어냈다. 제법 분량이 많은 책이었지만 꼭꼭 씹어 먹듯이 읽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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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9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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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학급의 모든 친구들이 머리카락을 빡빡 자른 교실이 실제 있었다. 여자 학생들 할 것 없이 모두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결혼을 앞둔 여자 담임 선생님도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다.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제자를 위해서 말이다. 과연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진정한 선생님이시다. 말로는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진정성이 있는 선생님의 삶은 학급 모든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교실을 집처럼 안락하게 꾸미고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책을 읽어주며 아픈 친구들이 있으면 가정 방문을 해서 필요한 것을 살뜰히 살펴주는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누구나 할 것이 없이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머리카락을 깨끗이 밀고 오래간만에 등교한 친구가 어색하지 않도록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점점 강퍅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사랑은 값싼 물질로 대신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제자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 용기를 낸 담임 선생님과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한 아름다운 사례는 무더운 여름날 우리의 마음을 시원케 한다.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얇지만 강력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 책을 일독하시기를 권한다. 내가 발을 딛고 있는 학교 현장, 교실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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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찻잔 - <할머니의 조각보>에 이은 가족 사랑 이야기 미래그림책 131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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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축복은 부여잡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러시아 차르 황제는 유대인들을 자국이 땅에서 쫓아냈다. 유대인들은 황제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수레에 싣고 갈 분량만큼의 짐만 허락했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증조할머니의 이야기다. 미국으로 건너가기로 결정한다. 먼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타고 갈 배의 뱃삯을 마련해야 했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증조할아버지는 폐렴으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 뜻밖의 천사 같은 존재를 만났다. 러시아 의사였다. 자신의 집을 내주며 병든 몸을 치료해 주고 심지어 미국으로 건너갈 뱃삯도 조건 없이 마련해 준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어주었다. 

 

증조할머니가 가족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준 '할머니의 찻잔'은 축복의 상징이다. 찻잔을 나누어 마시며 서로의 축복을 빈다. 축복은 부의 많고 적음이 기준이 아니다. 가족 간의 애틋한 사랑과 보호가 곧 축복이다. 가난하더라도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게 바로 축복이다. 할머니의 찻잔은 축복의 통로였다. 쫓겨가는 도망자의 신세였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었다. 

 

축복의 가치는 고여 있지 않다. 흘러넘친다. 할머니의 찻잔을 러시아 의사에게 나누어준 것처럼 패트리샤 폴라코의 가족들은 이웃들에게 증조할머니의 유언처럼 빵과 소금을 나누듯 자신의 것들을 기꺼이 나누어주는 삶을 살아간다. 축복은 나누어 주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부여잡고 지키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 축복의 사람은 나누는 삶을 산다. 언뜻 나누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지금 당장은 그럴 수 있겠지만 나중을 생각한다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참고로 축복은 반드시 물질적인 개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질적 풍요가 주는 정신적 빈곤도 생각해야 한다. 인색한 삶은 메마른 땅과 같다.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나눔은 부유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공감하기에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함이다.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힘이 있는 사람일수록 약자를 돌아보아야 한다. 부유할수록 가난한 자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축복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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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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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책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다. 나는 조병영 교수의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글과 그림을 직접 그린 페트리샤 폴라코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글자를 읽지 못했던 그녀가 훗날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 되기까지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페트리샤 폴라코의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기가 막힌 방법으로 책 속에 담긴 지식의 보화를 알려주었다. 

 

"지식의 맛은 달콤하단다. 지식은 꿀을 만드는 벌과 같아

 

할아버지는 페트리샤 폴라코가 일곱살 때 책 표지에 꿀을 떨어뜨린 뒤 손으로 찍어 먹게 했다. 달콤한 맛을 보게 했다. 책에 떨어뜨린 꿀을 통해 지식의 맛을 느끼도록 해 주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했다. 할아버지의 지혜는 백 마디 잔소리보다 낫다. 책 좀 읽으라고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것보다 강인한 인상을 준 행동이었다. 

 

학교에 입학한 페트리샤 폴라코는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글을 읽지 못하기에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학교 가는 일은 그녀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 기적은 새로 바뀐 담임 선생님을 통해 일어났다. 생명의 은인이자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 준 조지 펠커 선생님. 

 

"우리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인생이 경이로운 거다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본다. 페트리샤 폴라코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낸다. 글 읽는 원리를 터득하게 되자 가장 감동을 받은 사람은 바로 페트리샤 폴라코였다. 스스로에게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금 어른들도 어렸을 적 페트리샤 폴라코의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글을 읽고 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놀라움 그 자체다. 단순한 문자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맥락 안에서 뜻을 새롭게 펼쳐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기적 중에 기적이라고 본다. 아이들마다 글을 깨우는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억지로 속도를 내게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일부러 선행 학습이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남들보다 일찍 깨우칠 필요도 없다. 스스로 깨닫고 기쁨을 맛볼 때 무서운 속도로 책을 읽게 된다. 페트리샤 폴라코처럼 말이다.

 

"선생님은 영원히 나의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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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스타! - 수줍음 많은 아이를 위한 책 마음별 그림책 1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 나는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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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그림책

한 명의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 속에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밖으로 꺼내는 숭고한 과정이다. 그 아이의 부족함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선생님은 나의 잠재력을 깨워 주었어요. 선생님 덕분에 나는 미친 듯이 책을 읽었지요."

"네가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이야"

"아이들을 끝까지 믿어 주셨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이 지닌 진정한 힘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거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가르침은 우리 모두가 위대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기회와 용기만 있다면요"

사람들 앞에서 입 뻥 긋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누군가는 발표도 못하는 아이로 취급한다. 반면에 누군가는 그 아이가 왜 발표를 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자세히 살펴본다. 어떻게 하면 수줍음 없이 발표를 할 수 있을지 환경을 찾아본다. 기회를 주고 용기를 끊임없이 보내준다. 조건 없이 격려하고 기다려준다.

아이마다 두려워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아이는 한 명도 없다. 교사는 아이의 잘할 수 있는 점을 함께 찾고 두려움의 대상에 적응하도록 인도한다. 자서전적 그림책인 『오늘은 내가 스타』에는 주인공이자 작가인 페트리샤 폴라코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신이 성장하기까지 도움을 준 웨인 선생님과 조셉 트랜치나 선생님이 계셨다.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미친 듯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셨다.

위대한 교사는 아이를 위대한 작품으로 바라본다. 조각가의 눈에는 평범한 돌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 이미 자신이 완성하게 될 작품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평범한 아이가 위대한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동반한다. 한 아이가 위대한 작품으로 빛날 때까지 교사의 수고와 열정을 필요로 한다. 교사의 손에 아이의 장래가 달려 있다.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교사는 끊임없이 아이와 함께 한다.

『오늘은 내가 스타』에 그려진 그림에 몰입된다. 선생님의 표정 하나하나에 진심이 묻어 있다. 친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저마다의 개성이 듬뿍 담겨 있다. 실망하지 않고 기대감으로 끝까지 바라보는 선생님의 모습에 마음 한편에 따뜻함이 베어 온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조금씩 조금씩 표정이 밝아지고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여겨졌던 부분도 두렵지만 살며시 도전해 가는 모습에 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아이 안에 어떤 잠재력이 숨어 있는지 꺼내지 않고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선생님이 노력하면 하늘이 도와준다. 교사의 노력을 신뢰하지 않으면 아이는 위대한 작품이 되기 어렵다. 교사가 아이에게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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