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 우리말로 펴는 이야기꽃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6
최종규 지음, 나유진 그림,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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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마음을 담아낸 소리요 글은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말은 마음의 표현이고 글은 말의 표현이다. 말은 쉽다. 쉬워야 말하게 된다. 글도 쉬워야 하지만 지금까지 어렵게 말을 담아냈다. 우리말 대신에 중국 말, 일본 말을 써야 힘깨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우리말은 한글이다. 세종대왕이 만들었으나 널리 사용한 것은 한참 지나고 나서였다. 우리말을 낮게 봤다. 한글은 위대한 글이다. 큰 글이다. 중심이 되는 글이다. 우리말을 한글로 담아낼 때 문해력이 생긴다. 문해력은 글을 아는 힘이다. 글을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문해력이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말 연구가 최종규 작가는 "말은 삶이고 삶이 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옛날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중국 말을 표현하는 한자를 써야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거 시험도 그렇고 소통의 창구가 모두 중국 말 한자였다. 말이 삶이 되는 것처럼 중국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중국의 삶을 앙망하게 된다. 말이 삶이기 때문이다. 사대주의가 생긴 이유도 말이 곧 삶이었기 때문이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이 한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은 다시 말이 되었고 우리말은 설자리를 잡아가지 못했다.

우리말은 우리의 땅에서 우리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이 사용했던 말이다. 말속에 땅 냄새가 깊게 배어 있었고 말한 대로 살았다. 그들의 삶이 우리말이 되었다. 중국 사람, 일본 사람의 삶을 배우지 않아도 우리말로 넉넉히 우리 땅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우리말은 우리가 쓰는 말이기 때문에 쉬웠다.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아내는 것이 곧 문해력이다. 글을 아는 힘이고 삶을 살아가는 말이다.

우리도 모르게 불필요한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늘 쓰는 말을 들어보면 쓰지 않아도 되는 말이 참 많다. 어디에서 시작된 말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마치 우리말인 것처럼 여겨지는 말도 많다.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말을 살펴보면 된다. 내가 어떤 말을 사용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면 내 삶을 볼 수 있다. 말한 대로 살아가게 된다. 말이 삶이기 때문이다. 내 삶은 말을 통해 나타난다. 우리말 공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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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다시 시작 - 잠깐의 멈춤,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Begin Again Series 1
정소령 지음 / 그래더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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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위치한 화성과 행궁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화성성역의궤'라는 기록물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정조 임금은 공사의 모든 과정을 의궤에 담아내도록 했다. 때로는 그림으로 표현해서라도 누구라도 알아보기 쉽도록 꼼꼼하게 과정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결과 중심으로 살아가는 오늘날의 시대에 비추어 보면 득 보다 실이 클 것 같은데 세월이 흐르면서 기록의 가치가 얼마나 큰 지 새삼 깨닫게 된다.

화성 행궁은 임금이 임시로 거처하는 궁궐이다. 한양에 머무르던 임금이 지방으로 행차할 때 작은 궁궐 형식의 거처가 필요했고 수원은 정조 임금의 지시로 만들어진 화성 행궁이 있던 곳이다. 화성 행궁 안에는 여러 건물이 있는데 그중에 임금이 사용하는 붓과 벼루와 같은 소모품을 보관하던 곳도 있다. 정조 임금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왕이다. 사관에 의해 쓰인 임금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과 버금가는 일성록을 쓰게 한 것도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5학년과 6학년 학생들과 함께 테마학습 여행을 왔다. 강원도 삼척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올 때까지 버스 안에서 정소령 작가의 『쓰기로 다시 시작』을 읽었다. 쓰기가 왜 중요한 지 삶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는 자신의 고유한 삶을 책으로 썼다. 쓰지 않으면 삶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쓰는 순간 삶이 특별해질 수 있다. 개별성은 특수성을 동반한다. 세상의 모든 삶이 똑같을 수 없다. 그러나 삶을 표현하지 않으면 개별성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쓰기로 다시 시작한 이유도 기억이 휘발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쓰기로 다시 시작하면 기억을 붙잡아 놓을 수 있다. 쓰기가 곧 기억이다.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는 수고가 따른다. 쓰기의 반복이 뒤따라야 한다. 쓰기를 포기하기 쉬울 때에는 자신감을 잃을 때다. 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결심이 필요하다.

쓰기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것을 결심해야 한다. 나는 올해부터 매일 아침마다 지난번에 읽었던 책을 중심으로 글을 쓴다. 쓰기 위해 노트북을 펼친다. 포기할 것이 많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필요 없는 행동을 최대한 절제한다. 베란다에 나가 커튼을 펼치고 밤사이에 바구니에 쌓인 쓰레기를 들고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분류 코너에 가서 바구니를 비운다. 로봇 청소기 물통에 물을 채우고 걸레를 교체한 뒤 지난 것을 깨끗이 빨아 행거에 걸어 둔다. 아내가 간단하게 아침을 준비할 동안 나는 쓰는 행동에 돌입한다. 물론 쓰기 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오늘 아침은 어떻게 글을 쓸까 고민한다.

쓰기로 다시 시작하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쓰기가 곧 생각하기로 이어졌다. 쓰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몸이 편할 수 있지만 편함을 포기하고 대신 쓰기를 통해 생각의 단단함을 키워간다. 생각이 단단하지 않으면 주체적인 삶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휩쓸리기 쉽다. 버스 안에서 휴대폰을 만지는 것이 책을 읽는 것보다 편하긴 하지만 나는 힘듦을 선택했다. 생각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쓰기로 다시 시작』를 읽었다. 오늘 아침에 숙소에서 밝아오는 아침을 보며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어제의 편함을 포기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매일매일 쓰기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쓰기로 결심하는 일은 하루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출발점이다. 결승점에 다다를 때까지 쓰기 위해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할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쓰는 삶이 곧 나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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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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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은 마음의 빈 공간을 만들어준다. 마음속에 빈 여백을 만들어낸다. 누구에게나 빈 공간이 필요하다. 빽빽한 숲보다 여백이 있는 숲이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바쁜 일상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결국 현실에 집착하며 미래를 도모할 수 없다. 어른들의 삶도 그러할진대 아이들의 삶은 말할 필요가 없다. 어릴수록 빈 공간을 만낏하게 해야 한다.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시간을 선물해 준다고 하지 않나. 공간의 여백을 넘어 시간을 여백이 아이들을 성숙게 한다.

성욱현 작가의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교실 속에서 빈 공간을 찾아내기 위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표현해 낸 작품이다. 상상력을 품는 것은 아이들의 권리다. 현실을 넘어 이상을 꿈꾸는 것은 아이들만이 누리는 특혜다. 상상력이 경쟁력이 된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교실 안에서 펄럭거리는 커튼에서 날아 움직이는 잠자리를 상상하고 시끌벅적한 복도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커다란 지렁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아이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거인이 되어 온 세상을 장난감 주무르듯이 만지는 상상을 펼쳐내며 친구 관계에서 저마다의 빛깔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본다.

오늘은 5학년과 6학년 아이들 모두 데리고 서울 경기도 일대를 2박 3일 테마체험학습으로 다녀온다. 아마도 아이들 모두 집을 떠나 낯선 세상으로 간다는 설렘으로 잠을 설쳤으리라. 친구들과 버스 안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고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날 기대감으로 2박 3일간의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리라. 인솔하는 선생님들이 마음속에 큰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교감인 나도 선생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잘 보조하고 지원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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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정하게 독고빌라 블루문고
신은영 지음, 현숙희 그림 / 그린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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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부양해야 할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우리 사회가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우리의 부모님들이라고 할 수 있는 노인들이 외부와 단절된 체 고독사로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르신들을 주간에 보호해 준다는 센터들이 곳곳에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요양 보호원은 어린이집 숫자를 능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는 모습이다. 혼자서 계시는 어르신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육체적 힘듦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이며 그중에서도 혼자서 살아가는 외로움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독사는 무관심이 원인이며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바쁘다는 핑계로 홀로 계시는 어머님께 안부 전화 한 번 드리지 못하고 하루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고작 한 번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전부다. 용돈을 드리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돌봐드리는 것으로 자녀 된 도리를 다 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의 마음과 정신에 공허함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을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겠지만 '고독사'를 다룬 동화가 나온 것은 참 의미가 있는 시도라고 생각된다. 아파트 안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는 하지만 왕래가 적고 서로 담을 쌓고 사는 것처럼 지내는 현실에서 고독, 외로움, 무관심은 결코 어르신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외부와 단절된 사람들이 없는지 살펴볼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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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이면 빛나는 사과밭 문학 톡 22
로르 몽루부 지음, 도아마 그림,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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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함께 어울려 지내는 공동체 안에서 특히 상대방의 인격과 삶을 존중하며 둥글둥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덕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 말처럼 쉬운 것이 결코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공동체라는 말이 낯설 정도로 극도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범람하고 있고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나부터 먼저라는 생각이 조직 사회 안에서도 팽배해 있다.

타인을 존중하는 삶을 공동체 안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을 먼저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뾰족한 마음을 깨달아야 한다. 남에게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안의 가시를 발견해야 한다. 가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도 되지만 자칫 상대방을 찌르는 흉기가 될 수 있다. 타인과 함께 어울려 지내기 위해서는 뾰족한 가시부터 제거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을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보다 왜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지 자신 안에 꼭꼭 숨겨 두고 있는 가시부터 없애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자기 수용이다. 자기 수용은 자기부정의 반대말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뿐만 아니라 가시처럼 여겨지는 단점을 수용하는 것이다.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그것부터 인정하고 수용할 때 가시를 떨쳐 버릴 수 있다.

귀를 기울이면 빛날 수 있다.

나에게 먼저 귀를 기울이자.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자. 내 마음속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뾰족한 마음이 왜 생겼는지 알게 된다. 불편한 심기는 결국 내가 내 안에서 만들어낸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일수록 보석처럼 빛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내 안에 보석을 찾게 된다. 사람마다 최소 한 가지씩은 빛나는 보석을 지니고 있다. 단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자기를 수용하는 지름길은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자기를 수용하면 타인이 비로소 보인다. 더 나아가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곧 타인을 존중하는 일이다. 공동체를 빛나게 하는 일은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작지만 커다란 일이다.

귀를 기울이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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