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윤리학 - 제38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출판대상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공지능 철학 2
이중원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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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기술은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만들어왔다. 장거리 항해 기술을 보자. 대항해 무역 시대를 열었지만 곧이어 여러 문제 상황이 발생하였다. 항해 자체가 불확실하였기에 손실을 대비할 수 있는 보험제도’, 손실이 나도 일정한 부분만 책임지는 유한 회사 제도라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AI 과학기술 발전이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리라 예상된다. 반면 우리의 삶에 각종 윤리적·사회적·법률적 문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AI가 인간 활동을 대체 하려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안전의 증진, 경제적 이익, 이동성의 확대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교통사고의 책임 소재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의 안전이다.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과 마주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는 풀어가야 할 숙제다. 섹스 로봇에 대한 사람들 간의 인식 차이도 크다. 사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투명하다. 자율무기시스템인 군사 로봇일 경우 과연 로봇이 사람을 해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인가도 문제 상황이다. 결국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책임을 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은 AI를 포함한 모든 기계를 인간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다. 그런데 AI가 기계라는 속성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인간의 고유 속성이라고 생각했던 자율성과 자유의지를 넘보려 하는데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데카르트와 칸트 시대만 하더라도 인간을 제외한 동물까지도 아무런 도덕적 권리나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영혼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위자의 주체는 오직 인간이었다. 물론 중세 시대에는 신 중심 세계관으로 행위자의 주체 또한 인간이 아닌 이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고 외쳤던 공리주의자 벤담의 주장은 오래된 유물이 되었다. 반려동물에게도 인간과 버금가는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법을 개정한 국가도 있다. 자연 세계인 환경에도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 생태윤리론자, 동물보호주의자들의 관점에서는 모두가 생명이 있는 보호 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중심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계에 불과했고 무생물에 불과했던, 단지 인간적 감정을 투사하여 의인화 되었던 AI에게까지 도적적 지위를 부과해야 되는가?

 

AI 에게도 인격권을 부여할 수 있을까?

 

AI에게 인격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근거로 법인(법적 인격)’ 제도를 예로 든다. 법인 개념은 13C 교황 인노첸시오 4세가 수도원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수도원에게 가상적 인격권을 부여한 것에서 시작한다. 수도원장이 바뀌거나 후원자, 지역 권력자들이 교체되더라도 수도원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위한 조치였다. 법인은 일종의 책임과 의무의 주체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사람이 아닌 AI에게도 법적 인격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만약 AI도덕적 지위를 지닌 행위자라면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자율주행자동차가 운행 중 교통사고를 내면 AI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자율형 군사 킬러 로봇이 전쟁 중에 민간인을 오인해 죽였다면?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 인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느냐?,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느냐? . 책임을 부과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AI도 자기 주도적인 심화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추세다. 일례로 알파고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패턴 인식을 통해 관계적 자율성도 지니고 있다. 책임 소재에 관한 저자들의 결론은 이렇다. 인공지능 시스템에 논란이 많은 책임 개념 대신 설명을 해야 되는 책무 개념을 적용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다양한 행위자들이 연결된 책임 대신 행위 그 자체에 무게를 두고 해결해 보자는 얘기다. 상용화를 앞당겨 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생각이다.

 

인공지능의 윤리학의 저자들은 AI 로봇이 이제는 더 이상 사물이나 도구가 아닌 도덕적 고려 대상이 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환기시켜주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AI를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 즉 도덕적 행위자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쪽에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도덕은 인간 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규범이었다. 앞으로 AI와도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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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사춘기를 부탁해 사고뭉치 17
오윤정 지음, 원혜진 그림 / 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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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께 권합니다!

이유없이 짜증나고 우울하며 밤에는 생생한데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죽기보다 싫은 청소년들에게도!

 

청소년과 어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뇌과학을 통해 차이점을 밝혀냅니다. 사춘기란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그리스 청소년들에게도 있었을 정도로 어른이 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죠. "요즘 아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 라고. 사춘기는 단순히 반항하고 신체적인 이차성징이 일어나는 외형적인 변화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뇌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1900년대부터 뇌의 성장 정도를 파악하기 시작했답니다. 뇌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춘기는 감정을 다스리는 변연계가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을 지배하고 있기에 감정 변화가 심하고 충동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전두엽이 완성되는 시기는 25세 전후라고 하는데요, 요즘 밝혀진 연구 결과로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뇌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헉!

 

사춘기가 되면 왜 밤잠이 없을까요?

 

사춘기에 접어들면 멜라토닌의 분비에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멜라토닌이 점점 더 늦은 시간에 방출되고, 방출이 줄어드는 시간도 뒤로 밀려 결국 잠이 오는 시간이 늦어지고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도 늦어진다고 합니다. 결코 사춘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게을러서 그런게 아닙니다. 늦게 일어난다고 잔소리하지 마시기를.....

 

사춘기가 되면 뇌는 공사중이랍니다!

 

최성애 박사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죠. "청소년들의 뇌는 지금 공사중이랍니다. 그러니까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라고. 변연계는 뇌간과 대뇌 피질 사이에 위치해 있고 주로 분노나 쾌락, 동기와 욕구에 관여합니다. 감정의 뇌라고 하죠. 청소년기 뇌 발달의 특징은 전두엽이 팽창하는 시기입니다. 감정이 먼저 발달하고 생각은 천천히 성장하기 때문에 종종 엉뚱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더라도 '공사중'임을 알고 참고 기다려 주시기를.....

 

중독을 뇌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일부 과학자들은 중독을 뇌와 관련된 주요 만성 질환으로 보기도 합니다. 약물 중독으로 인해 도파민 기능이 저하되면 점점 약물에 민감해 지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행동 중독에도 뇌에서 이상을 나타내는 부위가 약물 중독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인터넷 게임 중독도 뇌질환이라고 한다면 처방을 다르게 해야겠죠. 중독 문제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뇌가 새롭게 구성되면서 매우 민감한 시기이므로 운동이나 악기 연주와 같이 억눌린 감정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서적 안정감을 취하면 이상 증상을 보였던 뇌 부위가 변한다고 합니다.

 

과학자의 눈으로 사춘기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래집단을 통해 사회적 행동을 배우는 것도 청소년들만의 특징입니다. 어른들보다 또래들은 수평적인 관계에 있다보니 뇌작동에서도 크게 부담을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편하고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도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것도 뇌구조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 그리 크지도 않은 뇌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인간의 감정과 이성 모두를 통제하는 기능을 하니까요. 『과학, 사춘기를 부탁해』부모들부터 먼저 읽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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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 인생만화에서 끌어올린 직장인 생존철학 35가지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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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영화 잡지사에서 기자 생활을 해 온 저자는 그동안 기사를 써 오면서 객관적인 팩트에 중심을 두고 최대한 개인적 생각이나 의견은 절제해 왔다. 심지어 아닌 것은 아니지 그른 것을 진실로 둔갑하며 쓰는 기사는 내 생애에 있을 수 없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던 그가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그동안 다닌 직장도 10여 군데다. 자의반 타의반 다녔던 직장 생활의 애환을 담아냈다. 저자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용기의 결과물이다. 극히 내성적이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는 기쁨보다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성격 탓이기 때문. 저자의 직장 스토리를 읽어 내려가다보면 무릎을 치며 공감할 내용이 꽤 많을게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오너가 아닌 이상 직장의 형태가 다양하더라도 직장 생활은 뻔하다. 직장도 조직이다. 서열이 있고 명령이 있으며 아첨과 교묘한 감정 대립이 존재한다.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아야 하는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보통 사람이라면 평균적으로 동일할것이다. 

제일 좋은 상사는 머리가 좋고 게으른 타입이다!

머리가 좋다는 얘기는 업무 파악이 빠르고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명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 리더는 정확한 방향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산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뒤따르는 모든 사람이 고생이다. 직장 상사는 업무를 지시할 때에 예리한 방향 감각으로 구성원들에게 일을 두번 하게끔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상사가 제일 좋은 상사다. 거기다가 게으르다면 금상첨화! 게으르다는 얘기는 뭘까? 직장 상사가 너무 부지런하면 구성원들이 힘들다는 뜻이다. 일 맡기기 무섭게 결과물을 닥달하고 중간중간 세밀히 점검까지 한다면 버터낼 직원들이 없을게다. 분명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감행할게 뻔하다. 저자가 오랫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보아 왔던 경험의 노하우다. 독자인 여러분들이 만약 직장 상사가 된다면 '적당히 게을러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저자는 살짝 귀뜸해 주고 있다. 맡긴 일에는 어떤 과정으로 처리하든 강요는 금물, 심지어 시시때때로 물어보는 것도 삼가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을 알려준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늘 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잘못이 밝혀지면 즉각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질질 시간 끄는 상사는 기필대상 1호다!

고인물은 썩는 법

권력을 계속 누리고 싶은 게 권력자의 본성이다. 권력은 탐욕스럽게 빠져드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사고를 마비시키는 기능도 있다. 아무리 현명했던 사람도 권력을 장기화되면 이성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우리 역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 것처럼. 인간의 본성 상 일단 완장을 차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군림하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을 '돼지'로 묘사한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못하는 일은 없다. 때가 되면 내려와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워야 한다. 만약 권력을 계속 누리고 싶다면 전문성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저자가 근무했던 잡지사에서도 기자들 모두 서로 편집장이 되려고 아둥바둥한다고 한다. 고작 3~4년 할 편집장 자리에 목을 메어 자신의 전문성을 죽일 바에야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나오라고 한다. 저자 본인의 얘기다.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나라고 말한다. 조직에 몸 담고 있으면 쓴 소리를 해 주는 사람이 적다. 본인이 스스로 자각하고 결정해야 될 부분이다.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 실행력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을 인내하며 참아야 한다. 상사가 거슬릴 때가 있을때에라도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천재가 아니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면서 성과를 보이라고 말한다. 직장도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내 주장만 관철될 수 없다. 차라리 줄 건 주고 얻을 건 얻는다는 협상의 원칙을 발휘하라고 조언한다. 최소한 3년 정도 일하면 자신의 업무에서 자기만의 루틴을 갖게 된다. 그 시간까지는 고통을 견뎌야 한다. 저자 본인도 그런 사례를 경험했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책에서 풀어냈다. 직장에서 태도가 왜 그렇니 하며 운운하는 경우는 대부분 자신의 문제 또는 시스템의 문제를 덮기 위한 전략임을 알고 흔들리지 말 것을 부탁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들에게, 남다른 조직관을 가지고 있는 90년대생 젊은 취준생들이 한 번 쯤 읽어보면 유익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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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서 행복해 - 내가 나 자신의 대장이야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고영아 옮김 / 책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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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고대의 철학자들은 사람을 향해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하곤 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아차린거다. 저자는 고양이도 사람처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작품 속에서 인격화시켰다. 물론 고양이는 본성적으로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는 동물이긴 하다. 주인공 어린 고양이 'Y자가 들어가는 키티'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간에게도 꼭 필요한 요소들을 말해 주고 있다. 『고양이라서 행복해』를 읽다보면 고양이의 특성을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모든 생명체는 똑같지 않고, 어느 한쪽만 옳은 것이 아니라 반대쪽도 옳다!


생명을 경시하는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양이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무리들이 서로를 죽이기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엠마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요양원으로 이송된 뒤 집고양이에서 길고양이로 전락한 '키티'가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브루노, 플레키는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쥐구멍을 찾아내 쥐를 손쉽게 잡아내는 법, 사람에게 친근감있게 보이는 법, 공중제비와 같이 특이한 재주를 보이는 법 등을 아낌없이 가르쳐 준 이들이 키티와 같은 고양이들이었다. 인간 세상은 어떤가?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파한다는 말처럼 자고로 예로부터 시기와 질투가 팽배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서로 갈등을 만들면서 살아갔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하면 어떨까?


현명하다는 것은?


사람들은 현명하다는 말을 '꾀를 내어 남보다 더 우위에 서는 것'으로 곡해하는 듯 싶다. 고양이들은 다르다. 고양이들에게 현명함은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도 이해하고 올바르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엠마 할머니의 그동안 살아온 삶의 지혜를 보면 '현명함'이란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었다. 엠마 할머니까지 갈 것 없다. 고양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반만이라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어떨까?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도 이해하고'. 곁에 있는 이들의 작은 움직임을 캐치하고 이해하려는 언행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사회를 이뤄가는 비결이 아닐까?


결함이 하나도 없이 완전한 건 지루하지 않겠니?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완벽을 추구하는 사회. 외모도 깔끔을 넘어 조각처럼 보여야 하고 스펙도 그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는 완벽주의를 넘어 무결점 인간을 바란다. 엠마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키티가 다리를 절고 있는 브루노를 유독히 관심을 가진 이유는 결함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완벽한 고양이였다면 자격지심에 가까이 갈 수도 없었겠다. 이웃 나라 전쟁으로 인해 피란해 온 고양이들에게도 키티가 먼저 다가간 이유도 '결함'이 그들에게 보였기 때문이었을게다.


"우리가 가진 무언가를 그들에게 내주어야해"


연대란 가진 것 가운데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계층간 격한 대립과 양극화 현상은 연대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만든다. 연대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느낀다면 우리 사회는 변화가 분명 나타날 것이다.  


저자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구성할 때 독자들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를 책 속에 가미시켰다. 고양이들의 태초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성경 속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로 끌어냈다. 또 고양이들이 전 세계로 흩어졌던 사건을 '애굽의 10가지 재앙 중 메뚜기떼의 기습 사건'으로 재구성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인 '피리부는 사나이'를 각색하여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참고로 반려묘를 키우려는 이들은 고양이의 본능을 자세히 설명해 놓은 부분을 참고해 두면 좋을 듯 싶다.


"우리 고양이에게 아름다움은 무엇보다도 기분 좋게 부른 배와 포근한 방석이다"

"고양이들은 식사를 끝내면 앞발을 들어 입과 얼굴을 깨끗하게 닦는다"

"제대로 된 고양이라면 앞발로 흙을 파서 만든 작은 구덩이에 볼일을 본 다음 뒷발을 써서 구덩이를 흙으로 덮는다"

"우리 고양이는 마시는 물을 빼고는 물이라면 원래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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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신기한 타임머신 별별 천재들의 과학 수업 2
루카 노벨리 지음, 정수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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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만들어낸 위대한 과학자

 

20세기 과학자 중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대한 얘기다. 아인슈타인하면 '호기심'의 대명사다. 위대한 과학자라는 호칭도 호기심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은 가족조차 별 기대가 없었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외우는 것을 싫어했고 뭔가 통일된 것에는 질색했다. 의무적으로 교복을 입는 것도 싫어 학교 측과 충돌해야 했다. 그가 좋아하는 일은 바이올린 연주, 나무 큐브로 구조물을 만드는 놀이였다. 유대인이었던 아인슈타인은 구약 성서에 푹 빠져 지냈지만 과학 서적을 대하면서 그의 가치관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이주한 그의 가족은 여전히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스위스로 일자리를 얻어 다녀야 했던 아인슈타인은 그곳에서 가정을 이루며 살았다. 과학자로서 두각을 보이기 전에 그는 발명가로 알려졌다. 그의 직업도 특허청 기술직이었고 틈틈히 시간을 내어 물리학을 독학하다시피 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을 때 그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가 연구한 이론의 이름도 그를 알아봐준 과학자 '막스 플랑크'가 지어준 이름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를 원했던 그에게 그를 불러준 대학은 고작 베른 대학 뿐이었고 그것도 개인교수 자격이라는 볼품 없는 직임만 주어졌다.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 가다!

 

1909년부터 서서히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에서 초빙해 가려고 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취리히, 위트레흐트, 빈, 레이던 대학 등. 그의 첫 노벨상은 상대성 이론이 아니라 '광전 효과'를 발견한 공로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히틀러는 독일 사회의 모든 문제를 유대인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당시 독일 밖에서 머물던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와달라는 제의를 받아들여 미국으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참고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물리학자들에게 어떠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고 호기심과 상상력만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보장한 연구소였다. 지금의 위대한 미국이 있기까지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세기를 좌우하는 과학적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원자폭탄의 시작이 그에게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 나치의 횡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제안을 했다. 하지만 원자폭탄이 핵무기로 확대되자 그는 앞장서서 '핵무기반대운동'에 나섰다. 평화를 꿈꾼 그는 모든 원고와 편지를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에 기증했다. 훗날 새롭게 건국된 이스라엘의 대통령직도 제의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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