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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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족적을 남긴 철학자들의 세상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은 그들의 산책 속에서 나온 사색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주변 마을 사람들이 시각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정기적인 시간에 약속이라도 했듯이 정확히 산책을 통해 사색을 했다고 한다. 쾨테 뿐이겠는가. 철학자의 사상 결과 이면에서 사상이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 산책이었음을 밝혀낸 일본의 작가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니체와 함께 산책을>이라는 철학자들의 독특한 산책 비법을 책에 담아냈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니체로부터 괴테, 릴케, 프롬, 부버, 다이세쓰, 도겐 선사까지 하나같이 산책을 사랑했던 철학자들의 삶을 조명했다. COVID-19 로 인해 평범한 일상마저 송두리째 빼앗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에 의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며 치열한 생존의 삶의 전쟁터에서 땀을 흘리는 이들에게 쉼과 회복의 방법으로 산책만큼 위로와 회복의 방법이 있을까 싶다. 복잡한 머리 속을 산책을 통해 비워내시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나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적한 산길을 아내와 함께 산책한다. 야트막한 봉우리가 있는 산이다. 아내와 함께 제법 걷기가 수월한 코스다. 유명한 곳이 아니다보니 인적도 드물고 살짝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산 공기와 새소리를 들으며 소곤소곤 아내와 함께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걷기에 참 좋다. 걷기라고 하지만 산 속을 걷기에 '산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가볍게 산책하며 집으로 돌아오면 왠지 기분이 전환되고 새록새록 맑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산책하며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다양한 비법들이 떠오른다. 아이들 키우면서 나름 고민하는 지점에서 서로의 대화 속에서 지혜를 얻기도 하며 직장 안에서 생기는 고민도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발견하지 못하지만 기분만큼은 개운해 진다. 그것뿐인가. 오르막 내리막을 오르내리면서 다리 근육도 심폐 기능도 활성화되면서 가슴이 뻥 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산책하다가 마무리 지점에 다다르면 커다란 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저수지에 담겨진 엄청난 물을 멍하고 바라보면 때로는 무아지경에 이른다. 수면 위에 날아오르는 새 떼들을 보며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고 첨벙첨벙 물갈퀴를 휘저으며 물 위를 조르르 헤엄치는 오리 무리도 보고 있자면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미묘한 자연의 순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평일에는 나름 아내와 함께 걷는 산책 코스가 따로 있다. 집 주변에 조성된 공원인데 작은 규모이지만 산책 코스를 오밀조밀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시월말까지 출간을 앞둔 책의 원고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개요을 잡고 원고를 써야 할 지 고민이 되던 중 아내가 산책을 가자고 제안을 했다. 고민하고 있는 내가 참 안쓰러웠나보다.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공원길로 산책을 나갔지만 머리 속에는 어떻게 원고를 써 가야 할까 고민이 떠나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걸으며 나의 고민도 털어 놓으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야기하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툭툭 던지면서 걷던 중 기가막힌 생각이 순간 지나갔다. 혹시 잊을세라 꼭꼭 머리 속에 담아 두었다. 집 안에서 그렇게 생각해도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산책하면서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다니 쳇기가 다 가신 것처럼 시원했다. 산책이 주는 유익이다.

 

철학자들도 뭔가를 생각하고 싶을 때에는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반경 주위이지만 걸으면서 산책하면서 머리를 비워내고 자연 속에서 남다른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 사상을 만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명상이 유행이다. 명상이라는 것 자체가 결국 생각을 의도적으로 버리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산책을 통해 잠시 잠깐 나를 잊고 자연을 만나고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떨까 싶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울긋불긋 가을 산은 유독히 아름답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리도 듣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는 자연이 산도 관찰하고 자신을 잠시 잠깐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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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 인공지능의 미래를 탐색하는 7가지 철학 수업
김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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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인간을 능가할 것인가? 사람과 같은 존재로 여길 수 있을까?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에서는 철학자의 시선으로 인공지능을 말하고 있다.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범위를 넘어 사람처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사람처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존재'를 현상적 지식을 가진 존재로 말한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위험해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활 곳곳 인공지능이 내재되어 있지 않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여지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순식간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탑재한 알파고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바둑 기보를 짧은 시간 안에 쉬지 않고 익히는 능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알파고의 능력은 점점 고도화될 수 밖에 없다. 이제 알파고를 이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확신한다. 유일하게 알파고를 이긴 사람으로 이세돌 9단이 최초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알파고 제로라는 인공지능은 기존의 인공지능과 달리 사람이 주입한 지식과 달리 사람이 주입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학습 능력을 진보하여 바둑 기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이제 사람에 의해 움직여 지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단계가 되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그렇다면 점점 진화되는 인공지능을 사람처럼 생각해야 할까라는 문제가 생긴다. 인공지능은 분명 기능적으로 사람보다 앞설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 예술감각(저자는 '감각질'이라고 표현한다), 윤리관 등 현상적 지식은 내재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사람의 고유 특성인 감정 표현은 내밀한 것 외에는 일반적인 표현들은 충분히 인공지능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이 당초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것이며 심지어 사람을 초월하는 지능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여기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공지능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사람이 우선 시되고 인공지능은 보조가 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만에하나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하거나 사람과 같이 되어 또 다른 인격체가 된다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처음부터 적절한 경계선을 그어놓고 개발해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윤리적인 부분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에 의한 윤리적 판단이 과연 절대선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사람도 판단이 옳지 않고 편견에 의한 각종 오해와 불신을 유발시키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라고해서 편견의 오류에서 완전 무결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최근 사례에서 보듯이 인종차별, 성차별 등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에서는 이와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철학적 질문으로 던지며, 현재 수준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생각해야 되며 앞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위험성이 감지된다고 해서 인공지능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인공지능을 사람들이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공동의 합의를 세워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의료, 교육, 전쟁, 재판 등 사람들의 안전과 복지에 깊숙히 관여하는 부분은 친인간적인 활용 지침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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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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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동서고금을 통틀어 죽음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한 사람은 없다. 수 많은 철학자들이 죽음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들을 정리하여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가 없다. 죽음은 죽음에 직면한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 고통과 슬픔처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과연 죽음이 모두 비관적이고 어두운 것일까? 저자는 문학 작품 속에서 발견한 등장 인물들의 죽음을 철학적으로 논한다. 문학 작품은 작가의 상상 속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실제 인물을 토대로 쓴 이야기도 있다. 이 책에서는 제목만 보더라도 한 번쯤은 읽어봤을 14개의 문학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독자들에게 새롭게 많이 읽힌 <페스트>도 언급하고 있다. 흑사병이라고 하는 페스트 전염병이 오랑이라는 도시를 휩쓸 때 사람마다 취하는 태도가 달랐다. 특히 죽음이 임박해 왔을 때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등장 인물마다 생각이 제각각이었다. 저자가 주목한 인물이 주인공 의사 '리외'가 아닌 시청 공무원 '그랑'이었다는 점이 특이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모두가 두려움과 상실감으로 하던 일들을 팽개칠 때 '그랑'은 늘 하던대로 출근하고 퇴근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청의 업무를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수행한다. 거기다가 자원봉사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가정이 평화로운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정신인 '국민의 지팡이' 역할을 비상시국에서도 해냈다. 죽음의 그늘 속에 모두가 우왕좌왕할 때. 이처럼 죽음은 사람들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이게 한다

 

죽음 앞에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지금 죽어도 손해 볼 것 없는 사람이라면 죽어가는 과정 속에 느끼는 고통 외에는 그다지 아쉬움이 적을 수 있다. 반면 부와 명예,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죽음을 피해보고자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건강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이상해 질 수 있다. 자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뿐일까? 명예도 권력도 주어지는 것이지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쌓았던 명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죽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누가 죽음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 가능할까? 물론 자살, 자발적 죽음 등은 예외로 치고.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을 아실 것이다. 짐승보다 못하게 죽어간 죽음의 수용소에서 기적과 같이 그는 살아남았다.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매일 생각했다' 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이 그를 죽음에서 살려낸 것이다. 육체적 고통, 정신적 혼란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한 사례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깨달은 바를 발전시켜 그는 '의미치료'라는 로고테라피 의학을 발전시켜 나갔다. 

 

생텍쥐베리의 죽음에 대해 저자는 위대한 죽음이라고 칭송한다. 왜 그럴까? 생텍쥐베리는 작가이면서 비행 조종사였다. 우편배달업무도 비행기로 했다. 사막 한 가운데 불시착을 했을 때 나흘 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구출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린왕자'는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지어진 작품이다. 그의 마지막은 마찬가지로 대서양을 비행 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연락이 두절된다. 생텍쥐베리가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했던 것은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었다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위험을 무릎쓰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강행했다는 점이다. 

 

마직막으로 저자가 소개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타자를 위해 자신을 열어 놓으라고 한다. 일명 '자발적 인질' 이 되라고 말한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 오던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타자의 인질로 볼 때 가능하다고 한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타자의 표정을 읽을 수 있어야 인질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돌보며 아기를 낳겠다고 결심한 30대 젊은 의사의 실제 이야기는 가슴 뭉쿨하게 한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녀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태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어느 노모의 이야기는 죽음을 아름답게까지 한다. 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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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민경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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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도 서로 위로하고 어려운 일을 같이 해결하는 문화가 꼭 필요합니다" (27쪽)

 

직장인이라면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면 아마도 주말, 휴가 기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방학을 손꼽아 간절히 기다립니다. 번아웃이 되기 전에 간절한 쉼을 몸이 먼저 알아서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학기 중에 휘몰아치듯 살아갔기때문에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사치입니다. 출근과 퇴근 사이에 다양한 일들이 교실 속에서 일어나고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와 교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의도치 않은 갈등으로 인해 정신적인 어려움도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학교 생활에서 수업 때문에, 업무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맘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힘든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죠. 육아와 가사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가족들 때문에 더 힘든 것처럼요. 학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대화하면서 맘을 터 놓고 싶은데 막상 주위를 돌아보면 얘기 할 대상이 마땅히 없어보입니다. 서로가 바쁘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대화를 나눌 대상이 없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동료 교사도 그렇지만 교장, 교감은 대화 파트너로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생각하기에 최대한 멀리해야 할 대상이 아마도 교장, 교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괜히 교무실에 붙잡히면 듣지 말아야 할 얘기를 듣게 되고 혹이라도 하나 붙이게 되니 가능한 피하는게 상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잘 아느냐고요? 저도 작년까지 교사였기 때문에 아직 감각(?)이 살아있습니다.

 

교감이 되어보니 교실 안에도 함부로 들어가기가 어렵더라구요. 제법 편한 곳이 있다면 교무실 제 책상 주위 일뿐입니다. 괜히 행정실이라도 빼끔 들어가보면 모두 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혼자 뻘쭘해 집니다. 다른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작 걸어다닌다는 게 운동장 주변, 건물 주변입니다. 이러다가 정말 고독해 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직 내에서도 서로 위로하고 어려운 일을 같이 해결하는 문화" 가 필요하다고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선생님이 조언해 줍니다. '서로 위로하고 어려운 일을 같이 해결하는 문화'는 어떤 문화일까요? 마음으로 공감하며 진정으로 위로해 주고 어려움 앞에 함께 고민하는 문화겠죠. 그런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생각해봅니다. 위로해 주기 위해서는 위로해 주는 대상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모두가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학교 안에서 누가 누구를 과연 위로해 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먼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누군가가 바로 교감이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로해 주는 교감, 어려운 일에 앞장 서는 교감. 말은 쉬운데 실천해 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압니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위로해 주는 사람으로, 어려운 일을 못 본 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최소한 듣고 마음을 같이 써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먼저 기존의 문화에 있는 사람들은 아는 지식을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4쪽)

 

교감이 꼰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한 처방전입니다. 구조화란, 자세히 분석해서 누구라도 읽기만 하더라도 무엇을 해야 되는지 알게 하는 과정입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겠지라며 전달하거나 이 정도라면 알아서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넘겨 버린다면 새로 전입한 교사 또는 저경력 교사들은 난감해 할 것입니다. 소위 '눈치'가 없기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감의 수준에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모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몰라요?', '아니, 관련 공문을 공람해 주었는데 못 보셨어요?', '학기 초 회의 때 얘기했잖아요?' 이런 식으로 지적질을 한다면 이게 전형적인 꼰대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될 수 있는 한 전달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Z세대 교사들이 학교에서 힘들어하는 것이 관계라고 합니다. 직장 문화라고 합니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잘 듣는 것입니다. 특히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힘을 가진 사람일수록..." (91쪽)

 

깊히 공감하는 내용이죠? 나는 대화를 했다고 하지만 상대방은 잔소리로 받아들인다면 그게 과연 대화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대화는 두 개의 귀를 열어 잘 듣는 것을 말합니다.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닫고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감정을 읽기 위해 눈에 초점을 맞추고 귀를 열어 집중하는 것입니다. 교감이 교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잘 듣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학교 내 교감과의 갈등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단시간 안에 갑자기 대화의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합니다. 교감이라는 역할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이기때문입니다. 최대한 입은 닫고 귀를 열어야 합니다. 대화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감도 바빠 죽겠는데 언제 대화할 시간이 있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바쁜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교감에게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책임있는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대화'가 기본입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을 읽으며 교감의 역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위로하는 교감, 친절한 교감, 경청하는 교감말입니다! 셋 중에 하나만 실천하려고 노력해도 지금보다도 더 만족스러운 교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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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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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상대가 나의 가치관을 허락해주는 사람이 아닌 나와 한 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팀 안에 다른 사람(부모님, 친구들, 익명의 타인 등)을 넣지 않을 만한 사람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성인으로서 자신이 새로 구성할 가족과의 유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과거 양육자와 적절한 분리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32쪽)

 

나에게 딸이 있다. 만약 딸이 결혼할 배우자의 가치관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딸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 나는 아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허락해 주는 사람인가? 한 팀으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며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쪽인지. 감사하게도 나는 결혼 하기 전 나름 결혼 후 가정을 어떻게 꾸릴 지 소그룹 안에서 책으로 공부하고 함께 토의한 경험이 있다. 그때 가장 원칙으로 삼았던 것 중에 하나가 결혼 후 꾸릴 가정 안에는 어떤 누구에게도 의사결정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 가정의 경제권은 무조건 아내에게로 일원화한다, 나를 키워준 어머니가 계시지만 결혼 후 가정에서 가장 많이 대화할 사람은 아내다 등등의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사고의 중심에는 남성 우위의 가치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들이 생활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 나타났다. '상대가 나의 가치관을 허락해 주는 사람이 아닌 나와 한 팀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딸이 결혼할 배우자가 이런 사람이면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의 내가 이런 모습이 되어야겠지만. 

 

"상대를 2D(평면)가 아닌 3D(입체)로 이해하는 일, 어떤 순간의 모습을 그 사람의 전부로 인식하지 않는 것, 상대방이 나와 잘 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와 맞지 않거나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합니다. 나에게 꽤 소중한 관계를 순간의 판단으로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45쪽)

 

여자들이 남성 직장 상사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처럼 배신감이다. 평소에는 존경스럽고 신뢰가 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봤을 때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일은 직장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남자들도 예외일 수 없다. 직장 안에서 사람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낀다. 사람은 신뢰의 대상이거나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그 사람의 전부를 평가해서도 안된다. '상대방이 나와 잘 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와 맞지 않거나 ' 일 수 있지 매번 모든 일에 나와 잘 맞을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더 직장 안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해 나갈 수 있겠다 싶다. 

 

"관계의 지속 요건은 '함께하되 나로 있을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94쪽)

 

직장 안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첫 인상이 오래간다. 나는 꽤 맞춰 가는 성향이다. 나의 공간을 잘 내어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지치는 경우가 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내가 만나는 사람은 또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지속성이 자동적으로 뒤따른다. 오랫동안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결은 회복탄력성이다. 내 자신의 임계점을 알기에 적절한 관계 지점을 정해 놓는 것이다. 한국화의 미는 여백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뭔가 꽉 찬 그림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다. 여백이 있을 때 보는 사람도 한결 마음이 편한다. 직장 안에서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공간을 인정해야 한다.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내 스스로 건강함을 유지해기 위해 여분의 공간을 챙겨야 한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내 정신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퍼주다 보면 고갈된다. 고갈 될 때까지 퍼주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없다. '함께 하되 나로 있을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사소한 일에 폭발해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감정 내성(affect tolerance)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감정 내성이 높을수록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내면에 잘 담아둘 수 있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극에도 유연할 수 있습니다" (102쪽)

 

사소한 일에 폭발해 버릴 경우에는 사전 징조가 있었을 것이고 참다 참다 못해 끝내 감정을 폭발해 버린 상태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 내성이 어느 정도인지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 내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결혼 초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가정을 이루다보니 어찌어찌 생활하다가 결국 감정이 폭발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약자인 아내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원인 제공은 물론 나였다. 육아와 가사, 시어머니와의 관계, 직장 일까지. 지금에서야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위험한 수준까지 다다른 적이 많았다. 감정 내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다시 깨닫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잘 생활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분출되면 그동안 쌓아 놓았던 이미지가 순식간에 날아가버린다.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격이다. 리더의 역할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감정 내성을 탄탄히 지켜내는 것이 좋겠다. 

 

"거절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을 내쫓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건강하게 지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세요. 이것을 기억한다면 '거절=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거절에 대한 감수성을 바꾸면 여러 상황에 맞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있어요" (126쪽)

 

대부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왠지 거절이 반대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몇 번이고 계속 자신의 마음과 상관없이 받아들이다보면 결국 힘들어지게 된다. 힘들어지는 관계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상을 내쫓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거절한다고 해서 결코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거절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겠다. 거절은 반대가 아님을. 거절은 사람을 내쫓는 것이 아니다. 해당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표시다.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거절 받았다고 해서 자존심 상해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확실한 의사표현은 관계를 건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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