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의 시대 - 세대론과 색깔론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성장기
김시우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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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이 온다!

 

2018~2019년 <90년생이 온다>가 100쇄를 넘길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아마 2021년에는 80년생이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담긴 책 <추월의 시대>가 대를 잇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철승 교수는 <불평등의 세대>에서 60년생의 386세대를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들려는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 나이로 50대에서 60대 초반에 있는 분들이다. 민주화를 일궈낸 세대라 자신의 공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들의 사상 기저에 있는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쫓아가야 하는 다시말하면 추격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기에 그들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돗자리를 깔아드려야 할 책임이 지금의 80년생에게 있다고 <추월의 시대> 저자들은 당돌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저자들은 현재 우리 나이로 보면 30대다. 전후2세대, N세대, 88만원 세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린다. 6명의 공저자들은 프롤로그에서 '열등감 이후의 한국 사회,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책 제목처럼 이제는 대한민국이 추격의 시대를 지나 추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자긍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80년생인 그들이 가진 자신감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단지 객기 또는 허세일까? 그들의 논리를 찬찬히 읽어 가다보면 산업화 세대 또는 민주화 세대라고 하는 현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최상위층에 군림하고 있는 이들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현상들을 분명하게 잡아내고 있다. 타성에 젖어 있는 기성 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첫째, 제2차세계대전 이후 편성된 국제 질서가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으며 결국 역동성이 있고 선진국에 막 진입한 대한민국에게는 5천년 역사에 최고의 기회라고 공저자들 즉 30대들은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예로 든 여러 사례 중 몇 가지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이나 일본의 오프쇼어링과 달리 한국은 국내 협력업체를 모조리 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협력사를 관리하며 노사 관리 방식을 현지에서그대로 정착시키고 있기에 동남아시아든 동유럽이든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재벌 대기업의 부정적인 면 대신 해외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로 제조에 필요한 부품사를 직접 거느리는 수직계열화가 중단없는 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했다는 점으로 사례를 들고 있다. 

 

한국이 어느 순간부터 또 다른 특색을 지닌 하나의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대처에서 비대면 경제를 가능케 했던 물류 시스템과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일자리를 위협받게 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도래한 시점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한국의 대규모 공장은 자동화 설비로 돌아가고 있었기에 다른 국가들이 우왕좌왕할 때 이미 준비가 남달랐던 점을 예로 든다. 

 

둘째, 동질성에 입각한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한국의 역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최근 코로나19 한복판에서 외신기자들이 놀랄 정도로 단결력이 강한 공동체임이 확인되었고 그것이 앞으로 미래 사회를 추월해 나갈 동력임을 자신있게 주장한다.

 

사실 80년생은 '내 노력으로 이 사회에서 상승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우파 세대도 아니고, '정치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좌파 세대로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역동성에 몸을 맡기고 기민함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촉을 가진 세대라고 본다. 따라서, 때로는 페달을 멈춰서라도 자전거를 세울 줄 알며 교육수준과 판단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높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유익을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세대임을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80년생을 포함하여 90년생까지 한국의 청년 세대는 다수파가 친미, 친시장경제, 복지정책을 지향한다는 설문조사를 책에서 근거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보수 담론과 진보 담론의 갈등 구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다시말하면 '중도파' 이며 저자들이 말하는 '80을 위한 정치' 세대다. 책임있는 포퓰리즘을 말하며 정치권을 항해 피드백을 요구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예전의 선거에서는 지역간 대립이 뚜렷해다면 앞으로는 세대 간의 대립이 드러날 것이며 그 중에서 키를 쥐고 있는 세대가 바로 80년생임을 정치인들이 인식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자인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하고 있다.

 

셋째, 우리가 이제는 약소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며 이미 추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예로 지정학적 위치에서 우리 스스로가 강대국에 끼여 있어 약소국으로 느끼는 것이지 이미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가리켜 선진국이며 그중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규모 10위 안팎, 군사력 기준으로도 10위 안팎,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을 주지 않는 나라라는 독특한 성격으로 무기든 기술이든 다른 경쟁국보다도 유리한 고지를 이미 점령하고 있음도 이야기하고 있다. 

 

선진국이라면 모두가 공통점으로 염려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80년생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여타 다른 분석과 차별성을 가지는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80년생을 대표로 하는 저자들은 역사관에 대해서도 식민사관, 종속사관을 넘어 냉철하게 역사 의식을 탐구하고 있으며 공정에 대한 정의도 실력에 의한 선발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다고 여기는 실력 조차도 엄밀히 따져 보면 신분론에 근거한 공정함임을 주장하고 있다. 즉 자신이 이미 이뤄낸 자원이나 대학 학벌, 스펙만으로 모든 노력이 결정되어야한다면 그것은 좁은 의미의 공정함이라고 말이다. 

 

추월의 시대를 선도해야 할 시점에서 80년생이 뿜어낸 혁신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여 보시라. 코로나19 팬데믹이 쉽게 종식되기 어렵고 백신이 개발되었으나 또 다른 바이러스를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기존의 방법과 생각만으로는 험난한 장벽을 뛰어넘어가기가 벅찬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의 유연함과 참신성이 여전히 살아있고 이 시대를 향한 책임감이 누적되어 가고 있는 세대인 80년생의 생각들을 정책으로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추월의 시대> 곁에 두고 짬짬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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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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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왔던 민주주의 상식을 뒤덮는 저자의 치밀한 민주주의 역사 기록 조사물이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민주주의 상식이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을 중심으로 한 국가에서 시작되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킨 위대한 사람이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민주주의 단초를 마련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가 만들었다. 

 

위 네 가지는 기존에 알고 왔던 민주주의 역사 상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하나하나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고 있다.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이 주를 이룬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것이 아니다. 비서구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이슬람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북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 지역에서 민주주의 역사가 비교적 빨리 시작되었으며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적극적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앞당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여성들이 참정권을 쟁취하기까지 기나긴 세월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성들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스위스는 1970년대에 비로소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다. 1918년에 참정권을 얻은 영국 여성들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심지어 목숨을 내놓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서프러제트 운동이 바로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이다. 여성운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땅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화림(조선의용대 대원, 백범의 비서), 박차정(조선의용대 대원), 남자현(여자 안중근, 조선 총독 암살 가담), 안경신(평안남도 도청 폭탄 투척), 김마리아(대한민국애국부인회 비밀결사) 등독립운동을 위해 애쓴 수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해방 후 여성들도 참정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 되었음을 역사에서 고찰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등장하는 그발(비블로스)은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도시 국가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는 장로들과 지혜 있는 사람들의 회의체가 발달되어 있었고 아테네보다도 500년이나 앞섰다고 전해온다. 그리스인들에게 회의체 민주주의 문화를 소개한 것은 페니키아인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성경에세는 고레스 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은 '키루스 원통 비문'으로 유명하다. 키루스 원통 비문에는 인종 차별 금지부터 평등주의, 피정복민의 전통과 종교에 대한 존중, 노동권 보호 등 광범위한 민주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 키루스(고레스)왕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던 유대인들을 해방시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고 성전 건축을 허락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과격한 단체로 인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이슬람도 사실 민주주의 원칙이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아프카니스탄에서도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을 정도였지만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에는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만 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키기 위해 남북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연방 국가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부 지역이 독립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의 '국민'에는 아쉽게도 '흑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결과는 노예 해방을 반대한 남부가 패배했기에 링컨에게는 위대한 찬사가 뒤덮혀 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만든 국가다. 민주주의 국가의 화신으로 미국을 말하지만 사실 인디언 사회로부터 배운 것이라는 점을 책에서 밝혀낸다. 인디언 사회는 사회 경제적으로 평등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평등도 실천하고 있었다고 한다. 재산 소유가 아니라 평판에 의해 권력이 인정되는 사회가 인디언 사회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디언 민주주의 사례 중 하나가 '이로쿼이 연방' 이다. 다섯 개 부족이 연합을 이뤄 평화를 유지한 사례다. 지금도 미국에는 인디언 사회에서 유래된 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시애틀(추장), 체로키(자동차), 다코타(자동차), 폰티악(자동차), 메타세쿼이아(체로키족 사람), 모하비(자동차), 치누크, 아파치, 코만치(헬리콥터), 푸에블로호(선박), 레드 클라우드(미 육군 2사단, 추장 이름), 클리블랜드(야구팀), OK(촉토족이 동의할 때 사용한 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디어의 향취가 남아 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반쪽짜리 혁명에 불과했다. 영국의 시민혁명 당시 시민군 크롬웰은 아일랜드로의 파병을 거부했던 수평파의 집회를 반란이라 규정하고 무력 진압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학살한 경우다. 미국의 독립 혁명은 미국의 백인들이 인디언족을 몰살시키고 흑인 노예들에게 아무런 권리를 주지 않은 자신들의 성취에 도취되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 침략 행위임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힘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이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고 그들과 연대하여 제 몫을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전제 군주정을 무너뜨렸지만 진정한 박애는 없었음을 단두대에 끌려간 올랭프 드 구즈의 죽음과 마리안느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뿐만 아니라 시민, 민중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3.1운동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낸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 선언서 낭독이 있었지만 그 뒤에 불길같이 타올랐던 노동자들과 농민, 여성, 학생들에 의해 전국 곳곳에서 민족 독립 운동의 도화선을 끌어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결국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진 것으로 보아도 민주주의의 시작은 양반이나 지식인층에서 주도한 것이 아님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참고로 소말리아 해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왜 그들이 해적질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구조를 살펴보면 단순한 국제 범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랜 내전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소말리아는 주인 없는 땅처럼 취급되어 주변 국가들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소말리아 해역에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핵폐기물까지 투기했다는 유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그뿐인가. 전 세계의 어선들이 몰려들어 물고기를 남획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선들도 예외일 수 없다. 2014년에는 유럽연합이 한국을 예비 불법 어획국으로 지정했다. 소말리아 해적이 목숨을 걸고 해적질을 하는 이유도 서구 여러 나라의 이기적인 행위들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민주주의 탄생 과정이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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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 교역의 중심, 동·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전쟁 메디치 WEA 총서 10
마이클 타이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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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관계성을 가진다. 임진왜란만 보더라도 역사란 소수의 몇 개 국가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보면 한중일을 넘어 베트남과 캄보디아, 필리핀과 말레이반도까지 관계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무슨 말인가. 조선을 침략한 일본은 내부 사정도 있겠지만 결국은 중국을 침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조선을 삼은 것이다. 당시 중국은 명나라였다. 안방까지 다다른 일본군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터라 수 많은 병력을 조선으로 급파한다. 군인을 파병한다는 것은 병참이 함께 뒤따르는 법.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수 많은 군대를 파병한 명나라는 급격히 국가의 힘이 쇄락해 버린다. 쇄락해진 명나라의 어지러운 상황을 틈타 실질적인 지배를 당하고 있었던 베트남(안남)은 배반(?)을 시도하며 독립 왕조를 이뤄내며 그 힘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를 침략한다. 이것만 보더라도역사는 서로 간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이웃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에 대해 약간이라도 들어왔고 공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조금 아래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류큐국(현재 오키나와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중국해에 걸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역사에 대해서는 생소하거나 아예 들어본적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나라와 밀접적으로 관계된 동아시아 역사 정도만 취급해 왔던 것이 우리 학교의 현실이다. 미국 또는 유럽에 관해서는 세세한 역사까지 관심을 가지려하는 정성과는 정반대로 동남아시아 역사는 비중면에서 아예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중국을 중심에 두고 중국과 관계한 동남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조목조목 역사적 문헌과 자료를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사실들을 전수해 주고 있다. 중국계 영국인이기는 하지만 사실 모른척 하면 그만일텐데 변방의 역사라고 하는 동남아시아 역사에 대해 집요하게 공부한 열심은 태평양 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하지만, 거인의 어깨에 올라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책을 바탕으로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한쪽으로 쏠렸던 우리의 시야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저자는 중국 국제관계사를 이야기하면서 중국 대륙을 감싸고 있는 동남중국해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실, 동남중국해에는 무인도를 포함하여 자그만한 섬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힘의 균형이 팽팽할 때에는 어느 누구도 넘보지 않았던 섬들을 시대별로 강력한 힘을 소유한 국가가 지배했을 때면 어김없이 작은 섬일지라도 조금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았다. 가령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중일전쟁 직후에는 승전국가의 이점을 등에 업고 시모노세키조약을 밀어 부쳤다. 결국 타이완을 비롯하여 왠만한 섬들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장악했다. 반면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패전국가가 되어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의해 몇 개의 일본 본토 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권리를 박탈 당했던 당시에는 다시 섬들의 실효 지배권은 원래의 주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물론 원래의 주인이라는 것도 국제 관계사, 국제 해양법에 따르면 여러 다른 이견들이 있을 수 있겠다. 

 

<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를 읽고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점은 베트남 역사, 필리핀 역사, 말레이 역사, 싱가포르 역사를 덤으로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저자가 중국계이다보니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지금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화교를 빼놓지 않고 중심에 두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 싱가포르 어느 국가에서든 중국 본토가 고향인 화교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낯선 이국땅에서 살아남아 경제권을 쥐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유대인처럼. 필리핀 같은 경우 원주민 보다 중국 화교와 필리핀 원주민이 결혼하여 낳은 혼혈인들이 주축을 이룬 필리피노들이 현재 대다수를 구성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동안 스페인과 미국의 폭력적인 지배를 경험한 터라 이제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중국 화교들이 세운 국가라고 착각할 정도로 화교들의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들 중의 하나다. 화교들은 정착 초기에는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정치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걸었지만 잦은 외국 지배 세력의 교체로 인한 경제적 피해, 심지어 대규모 학살 피해를 당하면서 스스로의 자구책의 일환으로 이주해 온 곳에서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는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보기드문 책 중의 하나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예전과 달리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를 넘어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와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건 비즈니스건 다른 국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는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본다. 한 국가의 역사에는 저변에 깔린 쉽게 변화지 않는 민족적 정서가 내재되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 나라의 언어 뿐만 아니라 언어를 이루고 있는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공부하려는 진심어린 마음을 보여줄 때라고 본다. 경제적 이용가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지리적으로 약간 멀더라도 역사를 이해하다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으며 동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애환을 함께 공유할 수도 있다. 어렵게 여겨지는 동남아시아 역사도 관련 도서들을 여러 권 독파하다보면 익숙해 질 때가 곧 오리라 생각된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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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있는 미국사 반전이 있는 역사 시리즈
권재원 지음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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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다만, 우리는 피상적으로 미국을 알 뿐이다. 정치적, 경제적 동반자를 넘어 우리의 생명줄까지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가진 국가, 미국을 연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단지 자신의 진로나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영어를 배운다거나 학위를 따기 위해 유학을 떠나거나 비즈니스로 미국을 알아가는 정도의 차원이 아니라 아직까지 50년 정도는 전 세계의 패권국가로 존재할 미국을 자세히 연구하지 않으면 복잡미묘한 세계 정세에서 우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도할 수 없음은 명명백백하다. 이에 거창한 미국사를 공부하기에 앞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발판삼아 좀 더 가까이 미국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 또는 책으로 <반전이 있는 미국사>를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청소년을 주요 독자 대상으로 삼아 현직 교사이자 대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는 저자 권재원님의 친숙한 글쓰기로 광범위한 독자층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본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며 행정명령까지 발동하는 한국과는 달리 고집스럽게도 보일 정도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미국인들을 바라보며 도대체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미국인들은 생명과도 직결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자신의 자유를 끝까지 지키려 하는지는 <반전이 있는 미국사>에서 설명하고 있는 미국의 수정헌법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수정헌법에서는 그 어떤 누구도 감히 자유를 금지하는 발언이나 명령을 할 수 없다! 미국인들은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총기 소지권, 미국의 독특한 대통령 선거제도도 국가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이며 헌법을 수정하면서까지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여겼다. 왜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길까? 미국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알 수 있다. 

 

미국의 개척자들은 유럽의 이주민으로 이루어졌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 종교적 자유를 찾기 위해서,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 아일랜드,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 신대륙 미국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13개주로 시작된 최초의 미국은 원주민을 몰아내고(반 인권적으로) 점차 영토를 확장시켜 나갔으며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으로 혼란한 유럽 정세를 틈타 지금의 영토를 확보해 갈 수 있었다. 영국으로부터의 미국 독립전쟁, 유럽의 제국주의가 강성해 질 때 먼로주의를 선언하며 불간섭주의를 주창하며 내부를 건실하게 다져온 미국은 제1,2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수물자를 수출하는 국가로 부를 증대시켜 왔으며 오랫동안 전쟁에 지친 유럽의 여타 국가를 물리치고 세계 패권을 거머쥐게 되며 세계의 질서를 잡아가는 경찰 국가로, 군사적 대국으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성한 나라로 자리잡게 된다. 

 

미국의 역사 속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선출된 대통령들이 취한 정책들은 자국 중심적인 보호주의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정권은 바뀔지언정(공화당, 민주당) 그들이 취한 최고의 관점은 위대한 미국이었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관점도 오직 미국 중심으로 해석하며 이익을 극대화시켜 왔다는 점이다. 우리 역사에도 깊이 관여한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는 식민국가들의 독립을 응원하는 듯 하나 미국의 속셈은 패전한 동맹국의 식민지들을 해체하기 위한 명분이었을 뿐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은 민족자결주의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철저히 삼권분립의 원칙에 의해 국가가 운영된다. 권력 분립 방법은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가 고안한 이론이다. 이것을 처음으로 적용한 나라가 미국이다. 최근 흑인 차별로 전국적으로 혼란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연방)정부에서 군대를 동원하려고 했으나 주지사들이 반대하여 무산된 것을 본 적이 있듯이 미국은 50개의 주정부가 연합한 국가이며 단지 하나로 묶는 구심적인 디는 연방정부는 대외적으로 외교권과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 대부분 주정부의 통솔자 주지사가 주법률에 의거하여 자치적으로 움직이는 국가가 미국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권한 조차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하원 의원의 동의를 얻지 않고서는 예산마저도 함부로 쓸 수 없는 약한 권력을 가진 것이 미국이다. 다만, 미국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미국의 자존심을 거는 외부세력에 대해서는 정치적 당략을 초월하여 하나의 미국으로 똘똘뭉치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염두해 둔다면 미국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할 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가지 미국 정치에서 우리가 놀라는 것 한 가지는 '거짓말'을 한 정치인은 가차없이 심판한다는 점이다. 실패한 정책보다 거짓된 행위에 분노를 표출한다는 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탄핵은 도청을 한 행위보다 그것을 무마시키려는 그의 거짓말 행위가 폭로되었기 때문이며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또한 그것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은 그의 행동을 수치스럽게 여긴 미국민의 사고방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용납할 수 있지만 결코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 미국의 정치 분위기가 은근히 부러워진다. 

 

실리를 추구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선호하는 미국의 정서를 알고 대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 위해서도 분명 유리할 것이다. 미국의 국운이 머지않아 쇄락할 것으로 예단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세계 거대기업의 대부분을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과연 단기간내에 주저않을 수 있을까 쉽게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임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을 알기 위해 미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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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의 변화를 읽는 7개의 시선 - 대전환의 시대, 한반도 평화의 길을 묻다
한홍열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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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와서 세계질서의 중심축에는 미국이 있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이념 대결에서 소련의 해체로 미국은 패권국가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패권국가를 얼마동안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누가 정권을 잡든 한 가지 분명한 국가 목표가 있었다. 세계질서의 중심에 미국이 있어야 하며 패권국가로 누군가 부상한다면 과감히 견제하여 미국을 대적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미국은 소련이 건재했을 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활용하였다. 중국을 미국의 경제권에 편입시키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중국은 도광양회 즉 날카로움을 감추고, 자신을 보존하며, 서서히 발전을 도모한다라는 국가 정책으로 착실히 내실을 기하며 2019년 미국의 경제적 격차를 1.5: 1로 줄여나갔으며 앞으로 2030년 이후에는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외교 정책의 시선은 유럽과 중동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패권국가로의 부상이 점쳐지면서 미국은 아시아에서 패권국가 등장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름하여 미중전쟁이다. 강한 대중 견제정책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에서의 대테러 전쟁이 이전의 관심사였다면 미국의 관심사는 중국과의 전략적 전쟁으로 옮겨진 셈이다. 미국은 중국이든 누구든 자신을 대항하여 힘이 세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세계질서를 바로 잡는데 걸림돌이 되는 국가가 생긴다면 가차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싹을 뽑아버리는 일에 나설 것이다. 지금의 타켓은 중국이다. 

 

문제는 한국의 입장이다. 미국을 최우선 우방국가로 여기며 경제적인 면이든 국방외교적이든 미국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북한 문제를 두고서도 미국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가였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우리 또한 무역 대상국가로 중국 수출 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더구나 북한은 매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강력 미사일 개발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지혜롭게 외교정책을 펴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 상황이 앞으로 벌어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 전략이라고 불리우는 헤징 정책을 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어느 한 국가와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를 가정하여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만약에 있을 일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패권국가인 미국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글로별 경제 질서의 축인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G20에서 최근 4년 간 국제적 신의를 잃으면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미국 국내 사정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실업자 문제, 국방비 문제 등 첩첩산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선택적 관여 전략을 통해 아시아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계질서의 변화를 읽는 7개의 시선>에는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국면의 국제정치 질서와 세계경제 구조의 변화를 읽는 깊이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실려 있으며 미국과 중국, EU의 대외 전략이 분석되어 있어 우리로써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제시와 대외전략을 논하면서 시시각각 다변화되고 있는 국제 정세에 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정세는 전문가들만이 다뤄야 할 영역이 아니다. 전문가들만이 분석하여 한 숟가락 떠 먹여 주는대로 따라갈 문제가 아니다는 말이다. 국민들 각자가 넓은 안목으로 바라보고 정책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 평화는 곧 세계 평화의 문제로 확산될 것이기에 우리 모두가 이 분야에 나름 전문가적 식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회피할 영역이 아니라 최우선 관심 영역임을 말하고 싶다. 평화와 번영은 누군가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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