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 낮은산 작은숲 8
오경임 지음, 허태준 그림 / 낮은산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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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작품이 말이 되는 얘기인지부터 의심이 간다. 꼭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를 본 것 같기도 한데, 문학적 장치나 의미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지 난 그저 이상하기만 하다. 허채비 숲이라는 공간이 뭔가 현실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질 만한 곳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야말로 오로지 ‘사실’의 눈으로만 읽히니 난감하다. 판타지 공간이나 요소가 생생한 현실감을 드러내서 그런 건 아닌데 말이다. 내 눈이 문제인 건가?

 

그리고 주희의 어렸을 적 경험이 이 정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만한, 주희라는 아이에게 그 정도로 무언가 찾고 느끼게 할 만한, 절절한 경험인지 잘 모르겠다. 나아가 작가만의 독창적인 무엇이면서도 독자에게 보편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 자체가 꽤 관념적으로, 뿌옇고 몽환적으로 읽혀서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나아가 작가의 마음에 가 닿지를 못하겠다. 제주도 풍광에 대한 묘사며, 황금시대 어쩌고 하는 얘기는 그저 겉도는 거 같고.

 

작가는 자기 경험과 심리, 마음의 흐름을 그저 자기 언어로 표현하면 독자도 다 그 표현된 경험과 심리, 마음의 흐름을 잘 따라올 거라 믿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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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 낮은산 어린이 8
김일광 글, 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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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 버스 운전수 아저씨’ 하면 떠오를 만한, 딱 거기까지인 이야기다. 깊은 산골마을에 눈이 오고, 길 잃은 사슴을 구해주고, 버스 기다리는 아이들 실망시키지 않고, 버스 시간에 늦는 사람 기다려주고, 아픈 할머니한테 약 사다 드리고. 동물부터 시작해서 아이, 어른, 노인까지, 도울 대상은 다 돕는 버스 운전수 아저씨. 구해올 착한 에피소드는 웬만큼 구해진 듯하다. 중간에 못된 인물이 단 하나라도 등장하면 나오기 어려울 이야기 같기도 하다. 버스 운전수 아저씨가 마지막에 과자 선물을 받는 걸 보면 “착하게 살아야 하느니라! 그러면 과자가 생기느니라!” 이렇다는 걸까?

그리고 그림의 질감이나 밀도가 엄청 부담스럽고 무겁다. 착하게 사는 사람들 모아다 아련한 분위기로 그림 그려 보여주는, ‘TV동화 행복한 세상’ 비스무리하기도 하다. 너무 악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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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네 밥 나의 학급문고 8
전방하 지음, 이소현 그림 / 재미마주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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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 모양새를 가지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전면 그림이 들어가지 않은 쪽이 하나도 없다. 이 책이 그림책은 아닐 텐데, 대체 이렇게까지 그림을 넣어서 책을 만드는 까닭이 무얼까. 넘치는 이미지가 부담스럽다.

그런데 이상한 건, 책 끝에 발행인이 직접 이 책을 소개하며 ‘그림책’이라고 했다는 거다. 그런가? 알쏭달쏭. 그리고 문장 교정이나 교열이 그리 잘되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재미마주 책이 그쪽으로는 약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왔는데, 이미지에 신경 쓰는 만큼 문장에도 신경 쓰면 좋겠다.

 

작품도 그리 탄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뭔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듬성듬성 이 문제 저 문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뭔가 갈등의 요소가 될 만한 것을 줄곧 내비추면서도 무엇 하나 제대로 건드리거나 집중하지 않는다. 그러니 인물들 심리나 생활을 자연스럽게 따라가지 못하겠고, 그저 저런 사람들이 저런 일상 속 이야기에 있구나, 하는 인정만으로 책을 읽게 된다. 그런데 작품의 거의 끝에 가서, 그리 공감도 잘 가지 않는 이야기로 중심 갈등을 끄집어내더니 “옛날엔 말이지……” 하는 어른의 회상을 들려주는 걸로 마친다. 근데 참, 아무리 도시에서 자란 아이라도 그야말로 이런저런 채소를 뜯어 넣은 밥을 비빔밥으로 알지 못하고 개밥이라고 여길까? 이 문제로 중심 갈등이 끄집어내지고, 어른의 회상조 가르침을 들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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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반 금보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동무 11
김영주 지음, 김태환 그림 / 우리교육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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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 만듦새 가지고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커다란 글자와 넓은 줄간격, 드넓은 여백을 두고선 단편 두 편 묶어서 낸 책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림이나 디자인도 그리 좋지 않고, 여러모로 완성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이 책을 보고 '책을 만들기 위해 만든 책'이란 느낌을 받는 건 무리일까.

 

단편 두 편 중 ‘개나리반 금보’는 정말 마음에 안 차는 작품이다. ‘개나리반’은 별 뜻도 없는데 제목에까지 붙였나 싶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너무 뻔하다. 너무 뻔해서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무언가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은행잎 소원’은 그래도 작가 김영주 님의 특기라고 할까, 그런 게 어느 정도 담긴 것 같다. 뭐 아주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잘 안 들지만, 아이들의 미묘한 관계 문제를 툭 털어버리는 듯한 결말 내기 같은 것이 엿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인 건, 그 특기라는 것이 담긴 작품이 자꾸 이렇게 얄팍한 책으로 만들어져 독자 손에 건네지면 뭔가 비슷한 게 되풀이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작가도 그렇고 출판사도 그렇고, 한 작가의 작품들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모양새로 어떻게 독자에게 전해지는 것이 그 작가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또 독자에게도 더 좋을 일인지를 고민해야 할 거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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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시간표 보림문학선 1
오카다 준 지음, 윤정주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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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날마다 헐레벌떡 학교로 간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어김없이 그래야 한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교실 벽에 걸린 시간표대로다. 수업 듣고 쉬는 시간 보내고……, 점심 먹고 또 수업 듣고……, 청소도 한 뒤 비로소 집에 돌아온다.


집에 왔다고 해서 학교와 영영 멀어진 건 아니다. 학교를 통해 사귄 친구들, 학교 밖에서도 나를 걱정하는 선생님, 다음 날까지 해 가야 되는 숙제……, 학교와 상관없는 ‘나’로 있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날마다 똑같기만 한 학교, 이런 학교에서 좀 벗어날 순 없을까? 아니, 학교 안에서라도 학교와 상관없는 ‘나’일 수 없을까? 교실 벽에 걸린 시간표 말고, 나와 내 동무들의 시간을 따로 만들어 생활할 수는 없을까?


여기 그런 것이 다 가능한 아이들이 있다. 아니, 대부분의 아이가 학교에 가지만, 벌써 그 아이들 대부분이 결코 벽에 걸린 시간표대로만 살지 않는다. 바로 이 책에 그런 아이들의 ‘학교 안 학교 밖 이야기’, ‘시간표 안 시간표 밖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체 어떤 이야기기에 이러나. 정말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 이야기인가? 그렇다. 모두 평범한 아이들일 뿐이다. 평범하기 때문에, 일상을 누리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환상과 상상이 있다. 환상과 상상은 벌써 아이들의 일상 속에 숨어 있고, 그 숨은 세계와 일상의 세계를 한꺼번에 들여다보는 일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작은 긴장감과 미소를 준다.


그럼 같이 한번 들여다볼까? 교실에 있는 금붕어가 인사를 하고, 고양이가 양호실에 함께 가며, 도마뱀이 지우개를 건네주고, 친구가 돌멩이로 변하는 이야기. 어린이로 돌아간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뛰고, 급식실에 있는 마녀와 가위바위보를 하며, 선생님이 청소함 속에 숨어 있다 나오면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는 이야기.


이 이야기들은 일상을 누리는 우리에게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준다. 이런 용기와 힘은, 어른에게는 어린이를 이해하는 바탕이, 어린이에게는 또래 동무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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