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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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지만 막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ㅎㅎ 노골적인 묘사는 꽤나 신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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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좋아 2011-12-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뭔가 했더니 역시 100자평이었구나..(북스토어에 처음 갔어요 ㅋㅋ) 북스토어 재밌다^^

다락방 2011-12-2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왜요? 전 막 추천하고 싶었는데요? ㅎㅎㅎㅎㅎ

차좋아 2011-12-29 18:09   좋아요 0 | URL
그게요 노골적인 건 좋은데 불필요한 감흥이 전달됐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1-12-29 18:16   좋아요 0 | URL
전 이거 여름에 읽었는데 막 끈적끈적끈적끈적 ㅎㅎ
 

내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중 하나는 학교 때문이다.

아들 다산이가 내년에 학교를 간다. 서울 계상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데 교명 참... 성의없게 지었다,고 생각들지만 이름 거창한들 (거창초? 이 거창한 초등학교는 거창에 있겠지..)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중요한 건 아니고, 그러니까 내가 학부형이 된다는 말씀이다.^^

우리 엄다산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아빠도 사이좋게 지내는 건 잘했으니 아들도 아빠 닯아서 그랬으면 좋겠다. 아빠랑은 다르게 공부도 좀 잘했으면 좋겠지만, 보통 머리도 부모 닮는다는데... ㅋ(그렇다고 내 머리가 특출나게 나쁘다는 소리는 아님ㅜㅜ) 

그리고 나도 학교에 갈 예정이다. 사실 다산이 초등학교 가는 것보다 더 설레는 일인데,

등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알아보니 등산학교라는 게 있더라. 몇 일 고민하고 알아본 끝에 코오롱 등산학교로 결정. 내년 3월에 정규반 개강 예정이다. 일 등으로 등록해서 많은 산우도 사귀고 산을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11월... 늦가을에 시작한 야간산행은 산에 가기위해 주말만 기다리는, 그리고 주말에 다른 약속이 생길까 마음 졸이다가 해결책으로 감행한 일이었다. 

헤드랜턴도 없이 어둠 짙은 산길을 홀로 걷는 게 얼마나 무섭던지... 작은 동물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온몸에 식은 땀을 흘려가며 첫 야간산행을 다녀왔었다. 

헤드랜턴을 장만한 지금도 헤드랜턴 없이 산행을 하곤한다. 어둠 속에 있을 때 어둠이 보인다는 걸 나는 야간산행을 하며 알게 되었다. 내가 헤드랜턴을 반짝이며 다니면 산 속에서 나는 한 점 빛으로 존재를 드러내지만 그래서 내 발 앞은 밝게 볼 수있지만 산을 볼 수는 없다. 헤드랜턴의 불을 끄고 조용히 산 길을 걸으면 달빛 별빛에 모든 사물이 보인다. 달이 안뜨는 날은 바위에서 나는 빛에 의지해서 산길을 오르기도 한다. 한낱 장애물에 불과했던 바위가 길잡이가 되어줄 때 고마워, 하며 손으로 쓰다듬고 길을 가곤 한다.

그래도 안전장비는 필수다. 요즘엔 헤드랜턴을 꼭 가지고 산행을 한다. 혹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준비는 철저히. 오늘은 아이젠이 배달왔다. 아이젠 없이 눈 쌓이 산을 다니다 넘어진 후 준비했다. 꼭 고생을 해야 배운다. (머리가 나쁜 증거ㅋ)

12월 들어 10번의 산행. 그 중 8번이 야간산행이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가보고 눈 내린 산에도 가 보았다. 비오는 날엔 우의를 입었고 달빛이 없어도 헤드랜턴이 있어 걱정이 없다. 돌처럼 굳어버린 초코바도 먹어봤고(이깨질뻔했다)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야경도 담아봤다.
산에서 하고 싶은 건 다해봤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볼거다.

근데 나는 친구가 없다. 종종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면 좀 외로워진다.
하루는 사람들 뒤를 따라가 보기도 했다. 또 하루는 친구를 꼬쎠 가기도 했고 동생을 데리고 가기도 했다. 좋더라. 좋아하는 산에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져 좋았었다.

 

나는 산을 좋아한다. 근데 산보다는 역시 사람이 좋은가 보다.ㅎㅎ 그중에 제일 좋은 산이 우리 산이 ㅎㅎ 내 아들 . 우리 아들 내년에 학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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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12-2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이는 잘 할 거에요. :) 애들은 항상 어른이 걱정하는 것보다 한 수 위더라고요. ㅎㅎ
산이보다 차좋아 님이 걱정이네! 그러다 사고나면 어쩔려구, 헤드랜턴 꼭 켜고 다니셔요. -_-;
(근데 계상초등학교, 윤계상 씨도 알려나? ㅋㅋ)

차좋아 2011-12-29 15:25   좋아요 0 | URL
제가 상계동 살거든요. 그래서 계상초등학교에요.
상계초등학교,계상초등학교, 신상계초등학교 ㅎㅎㅎㅎ 신계상초등학교도 있나 찾아봐야지~~~ㅋㅋㅋ

치니님 정말이지 신기하게 밝아요. 달은 노랗고 바위는 하얗고 땅의로 드러난 나무부리도 다 보여요.
네 그래도 랜턴은 켜고 다닐게요^^ 산행하는 사람들이 놀라서 켜야겠어요.

달사르 2011-12-2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야간 산행을 꾸준히 하시는군요. 게다가 학교까지! ㅎㅎ 등산 같이 하는 마음 맞는 좋은 친구가 생기길요. ^^

아들 산이 이제 의젓한 학생이네요. 입학식 날 감격해서 차좋아님, 울컥하실 듯요. 미리부터 축하요~

차좋아 2011-12-30 12:00   좋아요 0 | URL
산에 가는 거 재밌어요. 등산학교 정말 기대됩니다.

산이 학교 가는 거 쫌 신기하고 기특하고 그래요 ㅎㅎ 벌서부터... 입학통지서 때문에 ㅎㅎ 고맙습니다^^

동우 2011-12-31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산이 드디어 초등학교 입학하는군요.
내 첫아이 학교 들어갈때 감개가 새로웠던가, 나의 경우 기억 아리송하지만 향편님 좀 뿌듯하기는 할겁니다.
공동생활에 처음 들어가는 자식, 사실 이제부터 고생의 시작이지만 한 몫의 사람이 되는듯 하여. ㅎㅎㅎ
붙임성있는 향편님의 아드님이니 적응 잘 할겁니다.

아버지는 등산학교 입학이라.
이제 슬슬 산에 빠지고 있는중이군요.
차에서 사진에서 산으로..
아니, 차와 사진과 산과.

등산학교 다니다보면 산친구야 금새 생기겠지요.

어쨌거나 다산이와 그 부친의 입학 축하합니다,

차좋아 2011-12-31 17:01   좋아요 0 | URL
제가 학교 가던 그 날이 생각이 납니다.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고 운동장에 정열해서 긴장하던 그날이요. 사진으로 남은 기록에 의한 재편집일지도 모르지만 생생한 듯 기억나네요. 제 여덟살 학교 간 그날이요 ㅎㅎ
정말 고생이 시작되나요? 그럴 것도 같은게 아직 아이들 키우며 큰 고생을 한 것 같지 않아서... 동우님 말슴에 좀 겁이 납니다.ㅎ

산악회는 영 내키지가 않더라구요. 친목중심의 모임이 많다고 애기를 들어서 학교 쪽으로 알아봤어요. 어쨌든 산이 목적이니까요.ㅎㅎ
차와 산. 다산 ㅎㅎㅎ 그래서 다산이라고 지었지요~~ 사진은 아직 잘 모르겟어요. 제가 좋아하는지 아닌지 조차도요. 사진을 찍는 그 마음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아직 습관이 안들어서 잘 찍지도 않고요.

감사합니다 동우님^^
 
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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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오닐이라는 미국의 극작가를 나는 몰랐었다.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받았고(홈어드밴티지?) 노벨상(국력에 힘입어?...퍽!)까지 받은 극작가. 나는 희극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과연 이 책을 수월히 읽어낼까, 부담스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  

희극이나 소설이나 사람 사는 이야기 다를 바 없는 거 알지만, 어쩐지 극작품엔 몰입이 안 된다. 익숙하지 않아서겠지... `밤으로의 긴 여로` 극작품이다. 선입견으로 인한 부담을 덜고자 날림으로 읽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배경은 뭉개버리고 지문은 훌쩍 넘어 대화(스토리)에만 집중했다. 먼저 읽어둔 책 말미의 소개글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밤으로의 긴 여로`라는 유진 오닐의 대표작을 읽으면서 나는 유진 오닐을 만날 수 있었다(희곡 낯설다며 느닷없다)

희곡에 대한 선입견은 그랬었고, 이 책 `밤으로의 긴 여로`에 나는 흠뻑 빠져 읽고 또 읽었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극은 하루 동안의 긴 대화이다. 어느 가족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 그날의 대화는 여느 날과 달랐다. 주인공들은 거실과 주방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과 자신의 상처를 드러낸다. 하루 동안의 에피소드이지만 그날의 대화에 과거가 담겨 있고 미래가 그려져 있었다.
나는 그 대화를 읽었는데 어느 순간 생생히 들리는 듯했다. 희미했던 인물들이 살아나고 복색과 표정이 뚜렷해진다. 거실의 등의 노란 불빛이 주위를 밝히고 탁자 위의 위스키 향이 코끝을 스친다. 인물들간의 갈등이 고조되어 언성이 높아짐에 책장을 넘기는 손길과 시선에 긴박함이 서린다.
책을 보면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기분, 오랜만에 느꼈다. `잘자요 엄마`가 그랬었는데... '밤으로의 긴 여로' 연극으로 꼭 보고 싶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 인물은 유진 오닐의 아버지(티론), 어머니(메리), 형(제이미) 그리고 유진 오닐(에드먼드). 유진 오닐 분의 에드먼드를 제외하고 모두 실제 이름이다. 에드먼드는 어려서 죽은 둘째 형의 이름이다. 이 극에선 죽은 형의 이름이 유진 오닐로 서로 바뀌어져 있다.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기 위한 조치라 생각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희극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빠져들어 읽은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역시 감정이입이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 네 명의 식구, 때론 한몸같이 살갑지만 사실은 다른 객체들.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네 명의 배우가 생겨났다.  전혀 다른 배경이고 나에겐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르지 않았다. 나의 가족과... 그리고(아마도) 세상의 모든 가족들의 마음 한켠에 있음직한 이기적 속내가 그렇다. 가족 이전에 나(사람)이므로.
이입됐었다 말했다. 누구에게? 대답은 모두에게이다. 나는 모든 등장인물을 동정했고 비웃었다.
나를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시리고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내고 그 잔인함에 스스로 자책하는 그 바보 같은 모습을 관객으로서 바라보며 나는 나를 보았다. 자기미화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스스로를 조소하고 또 그런 내가 가여워 동정하는 세상 속의 나. 내가 그 거실에 있었다.  
아픔에 서러움에 세상의 상처와 매서운 눈길에 마음이 아파 따뜻한 품을 찾아든다. 가족이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바깥 세상이 무섭다. 그래서 안전한 곳 가족의 품에 스며든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나 아닌 사람들에겐 서로 무장해제되어 아픈 곳을 드러낸다. 나 좀 봐줘, 아파, 안아줘... 애써 의연해질 필요 없는 분신 같은 사람. 
가족은 그렇게 위로받고 싶어 가면을 벗고 맨몸을 드러내지만 서로가 위로만 바란다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과 분노는 커진다. 믿었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일까, 분노에도 거침이 없다. 폭언과 추궁의 매서운 말의 칼날로 섭섭하고 미운 마음을 담아 휘두른다. 지금 아픈 나를, 내 맘같이 살펴주지 않는 가족에게 섭섭한 마음에 서로에게 상처의 말을 휘두른다. 서로 더 깊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낸 상처는 내게 자책으로 돌아온다(어쩌면 그게 목적이었을지도...). 자식들은 부끄러움에 자괴하지만 멈춰지지가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 이른 어느 가정에 희망의 빛은 없어 보인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중산층의 유명 연극 배우의 집에서.

한때는 아름다웠던 메리, 그녀는 돌팔이 의사에게 에드먼드를 낳은 직후 산후 치료를 잘못 받아 모르핀 중독자가 되었다. 가정의 중심인 어머니의 부재는 에드먼드(오닐)에게도 큰 불행이었으리라.  

아버지 티론은 아일랜드 이민 2세로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각고의 노력 끝에 연극배우가 되었고, 세익스피어 전문 배우가 되었으나, 결국 부富를 쫒아 통속배우가 되고 만다. 어린시절 사무친 가난에의 극복을, 배우로서 성공하여 이뤘음에도 티론의 삶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고 재물의 축적이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보상이라도 되는 듯. 맹목적인 땅 사들이기를 한다. 명예와 교환된 그의 재물(땅)은 가족에게 또다른 상처로 되물림된다. 진정한 꿈을 경제적 가치와 맞바꾼 티론. 그것은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의 심정이었을까? 부와 명성를 얻은 배우 티론에게는 큰 상실이었나보다. 처음 티론이 자신의 진정한 꿈을 놓은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티론은 자기의 꿈을 버리고 가족의 복락의 근원인 돈을 벌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티론은 돈은 있으나 바로 사용할 줄을 모른다. 수전노, 그럴 수밖에... 돈과 바꾼 꿈,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그 귀한 것과 맞바꾼 돈을 함부로 사용할 용기가 티론에겐 없다. 사랑하는... 그래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에게마저도. 
  
티론과 메리의 큰 아들 제이미.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염세주의자. 집안에 꼭 하나씩 있는 철없는 망나니 아들.  

유진 오닐 분의 에드워드. 어린 시절부터 형 제이미를 우상으로 여기고 제이미에게서 세상의 철학을 배움. 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육체적으로 강인한 제이미와는 달리 심약하고 예민한 어머니 메리를 닮은 에드워드는 방탕, 방랑한 생활을 못 이겨 폐병에 걸리고 만다.  

오직 돈으로만 과거 가난의 고통을 치유하려는 티론과 평범한 가정을 꿈꾸었으나 임신 후 돌팔이 의사에게 몰핀 처방을 받은 이후 마약 중독에 빠져 자기를 잃은 메리. 그 가정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삐뚤어진 성정의 제이미와 유약한 에드워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연극배우 가정의 내면의 상처는 치유가 힘들어 보인다. 서로를 탓하며 불행의 원인에서 자기는 벗어나려하지만 모두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자책에서 벗어나려 마약으로 술로 여자로 냉소로...

돌이킬 수 없는 파탄 가정의 불행. 서로를 할퀴며 불행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적나라한 이기심과 속된 모습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바탕에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해와 용서를 담아 이 책을 썼다,는 오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아프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치부를 들추는, 그렇게 해서 자기의 상처를 치유하고 가족의 사랑을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려 했던 오닐의 마음이 느껴져 아팠다. 

나는, 우리 가족의 모습은... 물론 책의 배경과 소재는 내 그것과 다르다. 하지만 다르지 않았다. 나의 소중한 가족.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도 가정이라는 세상에서는 나와 유리되어 있는 존재다. 가족에게마저 네 탓을 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넘사스러워 말 못하는 가족간의 갈등과 미움. 그 상처를 미화 없이 드러냄으로써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오닐의 용기의 고백에 존경을 표한다.

애처로운 메리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며 가족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버티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무너지는 메리의 의지력에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을까?
지난날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굶주림으로 몰아넣는 티론. 티론이 돈 몇 푼 아끼고자 제대로 된 의사에게 진료를 맡겼었더라면... 메리는 먀약쟁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결국 원인은 구두쇠 티론에게 있는 것인가? 
상처로 자기를 가누기 힘든 부모 아래 성장한 또 다른 아픈 영혼 제이미와 에드워드. 이들은 자신의 상처의 근원을 자기 밖에 있다고 믿으려 한다. 가정이라는 작은 세계에서 자기를 변호하기 위해 죄책감을 벗기 위해 선택한 고통의 원인은 사랑하는 가족이다. 맞다 아버지의 인색함과 어머니의 마약중독이 아니었다면 제이미와 에드워드는 지금 겪는 고통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에게 불행의 화살을 돌린다 해도 불행은 해소되지 않는다. 더욱 슬프다. 죄책감에 자책하고... 원인은 너무나 많다. 얽히고 섥힌 불행의 원인들 하나하나 짚어가며 되돌릴 수 없는 불행한 과거로의 여로에 빠져들지만 되돌아 갈 수 없는 과거일 뿐,  

해결 방법은 없다.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은 가족이다.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인정하는 것 밖에. 그래서 가족이다. 나는 살면서 이런 상처를 보지 못했다. 피부가 벗겨지고 살과 힘줄이 헤쳐져 뼈가 드러난 상처. 어느 명의도 치료할 수 없는 사무친 병들.이런 병을 잊게 만드는 건 모르핀 뿐이다. 하지만 잠시 잊는 건 치료일 수가 없다.   

내 가족, 발가벗겨짐이 두려워 애써 왜면하는 가족의 상처, 나도 있겠지,,,  나는 오닐처럼 드러내어 울부짖을 용기가 없다. 큰 불행이 없어서일지도 모르나 희노애락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견줄 수는 없는 법이다.  

오닐의 용기, 내게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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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1-12-31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집 살림을 하시니 여기다가도 복사해 놓습니다, ㅎㅎ>

진작 읽었으면서 이제야 답글 씁니다.

향편님, '밤으로의 긴 여로'를 참 꼼꼼하게 읽으셨군요.
그리고 가족에 대하여 매우 적실한 소감을 쓰셨습니다.

그래요, 향편님.
몸부비며 사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동굴.
한 인간의 기본적인 정체는 그 동굴 속에서 모두 형성되지요.
동굴은 숙명입니다.
사랑과 미움, 위로와 상처, 친밀과 소외, 이해와 외면, 미움과 용서, 부끄러움과 고통.

그리고 그것들은 필경 연민으로 남겨집니다.
향편님은 짐짓 초연한듯 말씀하시지만, 뉘에게나 그런 연민 없지 않을겝니다.

유진 오닐의 용기라고 말씀하셨지만 기실 얼마나 주저주저한 용기였을까요.
공연을 막고, 발표를 미루라는 유언까지 남겼으니.

그리하여 우리는 유진 오닐 가족사의 진실을 들여다 보고, 바로 나의 가족에 대하여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얻은 것일테지요. ㅎㅎㅎ

차좋아 2011-12-3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가족사에 간련한소설에서 제 소회를 느끼는바 대로 적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이제 가정을 이룬 젋은 제가 느끼는 감정이 미숙할까 두려웠고 그 솔직이 덜 여문 인격에 근거함이라면 동우님 보시기에 너무나 어려 보일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그런 생각끝에 오히려 좀 당당히 써 보자 해서 쓴 독후감이었어요.
나중에 동우님 글 읽으면서 좀 놀라기도 했고, 미리 알았더라면 더 조심히 썼을 것 같아요.

참. 동우님이 지난 제 글에 덧글 달아주셨잖아요 그 거에 대한 답글, 제가 덧글을 비밀글로 올렸더라고요.... 바보 같이. 답글이 길어져서 정리좀 하고 다시 올린다는걸 깜박한 듯 싶습니다. 다시 공개로 해 놓을게요^^
 

우려했던 것 만큼 종편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 같다. 하루 지켜 본 결과이고 생각이지만... 
나는 조선 방송이 얼마나 웃길지 기대하며 시청하고 있다. 분명 실망시키지 않을거야.... 날 웃겨줘 조선.
공지영의 말은 그녀의 생각이고, 생각은 그녀의 자유다. 공인이 어쩌구 그런 건 얘기하고 싶지 않고... 공지영의 발언을 통해 내가 느낀 건. '재수 없다'이다.  나도 조선방송에 박지성이 나와서 놀랐다.(아쉬움이랄까...) 그러니까 나도 공지영과 수구언론, 종편에 대한 인식의 궤를 달리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공지영이 재수 없는 건.... 예의 없음 때문이다,    

 

 

 

 

 

 

 

오랫만에, 실로 오랫만에 명작을 만났다.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동우님 집 컴퓨터가 불꽃을 튀기고 운명하시는 바람에 리뷰는 아직 못 썼어요.' 
원래 지금, 점심시간에 쓰려 했는데 옆 직원이 FTA에 대해 물어봐서 생각 정리가 힘들다.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손으로는 글쓰는 중 . 오~ 멀티 ㅋㅋㅋ (나 때로는 좌파포지션에 서 있기도 함)

내일은 전라도 완주에 놀러간다. 새벽 3시 출발해서 같은 날 23시 도착예정인 하루종일 여행.
금요일이다. 주말의 시작인 금요일, 퇴근해서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해 일찍 잘 자신은 없고... 뭘 하고 놀지? 산에 갔다 와서 여행 가면 병날려나?? 조신히 차나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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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12-0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근데 저 책 사진을 올려놓고 실로 오랜만에 명작 만났다 하셔서 저 책 두고 말씀하신 줄 알고 1초 간 깜놀. ㅋㅋ 밤으로의 긴 여로,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그 작품인가요? 호오, 읽어봐야지.

차좋아 2011-12-02 18:16   좋아요 0 | URL
흡입력 짱이예요. 희극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정말 무대를 그리며 읽게 되더라구요. 잘자요, 엄마 이후로 최고의 극작품이었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1-12-0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 저는 밤으로의 긴 여로, 책으로도 읽었고 연극도 봤어요. 무려 손숙과 김석훈 주연으로다가!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자랑자랑)


차좋아 2011-12-02 18:20   좋아요 0 | URL
와와 그러니까 손숙이 메리, 김석훈이 에드먼드 인거죠? 와 부러워요.
근데 병약한 에드먼드역에 김석훈은 쫌 부담스런 느낌인데요 ㅋㅋㅋ 뭐 좋은 연기자니깐 연기변신 잘했겠지만요 ㅎㅎ

동우 2011-12-05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 작가 공지영은 너무 기울어진듯. 종편방송에 출연핬다고 김연아를 뭐라하는둥..ㅎㅎ
옳습니다. 향편님.
그 '예의없음'의 '재수없음'.... ㅎㅎㅎ

'밤으로의 긴 여로'에 대한 향편님의 상찬은 기쁩니다그려. 하하하
천천히 써요.


차좋아 2011-12-3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 김연아, 인순이.. 평소에 제 호감을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만, 공지영의 발언엔 많이 화가 나더라고요. 뭐 저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자기만 똑똑한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저는 아는 사람이 좋아요^^ 동우님이 좋고 다락방님 치니님이요 ㅎㅎ
얼굴도 알고 같이 술도 밥도 먹고 정담도 나눈 친구들이요. 친구들은 내 정치적 판단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고 맹목적으로 저를 적대시하진 않을 테니깐요.
무서운 세상이에요.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그랬겠지만 말입니다.

유진 오닐의 이야기 읽으면서 그 가정 속 들여다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는 이기심에(뜨끔했지여) 또 그 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

차좋아 2011-12-31 17:05   좋아요 0 | URL
동우님 원래 글 그대로 올렸어요.ㅎㅎㅎ 121월 6일 작성된 글인데 공개로 돌리니 다시 날자가 찍히네요 ㅋ

 

마음이 영 편찮네.... FTA에 대해 입장이 분명히 서 있는건 아니지만... 대체 왜 물대포를 쏜거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영하의 날씨에 시민들에게 물을 뿌리는 가학성에 치가 떨리고 그걸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방법이라 생각하는 무지가 답답하다. 젠장 비옷 입을일 생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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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1-11-28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
경찰 스스로의 조치였다면 빳다 퍼맞을 놈들이고, 윗대가리 지시였다면 탄핵대상이고, 알아서 기는 포즈였다면 틀림없이 망하는 정권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