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오래 된 진공관 엠프를 소유하게 되었다. 내겐, 이것 말고도 나보다 오래 된 물건들이 꽤나 많은데 그런 오래된 물건을 갖게 되면 처음엔 좋다가도 차츰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곤 해서 소위 골동이라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굳이 들어오는 물건을 막을 결기는 없는 것이어서 또 하나의 골동품을 소장하게 되었다. 

빨간 불빛 은밀히 밝히는 음악소리가 저 부황기를 통해 나온다 이거지, 진공관 트렌지스터 직접회로 초집적회로...... 어렸을 적 배운 진공관이라는 게 저거란 말이지, 꼭 부황기 같은 걸,

차가운 디지탈 음악이라고들 하던데 그럼 저 진공관을 통한 음악은 따듯하다는 소리잖아, 무엇이 따듯하다는 건지 나는 잘 모르지만, 잡히지 않는 표현하기엔 아직 어색한 어떤 온기가 느껴지기는 해, 근데 웃기는건 음원은 아직 디지털 음원이라는거지. 결국 소리의 영향이라기 보단 눈에 속고 있는셈인게지, 게다가 난 청음력도 좋지 않거든.

 

잠 안오게 하는 물건 또하나 가지게 됐는데 지금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그저 관심의 대상이라 한참을 구역하고 희안하네, 허허

주인을 잘 찾아 온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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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에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작은 마음의 나는 항상 조심스러운데 진이는 쏘쿨~ 형님 괜찮아요, 웃으며 흔쾌히, 오히려 꼭 오라며 전화로 문자로 챙겨주기까지하니 고마운 마음 받고 용기내 진이의 수업을 참관하기로 했다.
코오롱스포렉스 바디펌프 수업의 강사인 진이는 내 스피닝 스승이자 선배 또 동료이기도 해서 스피닝에 관한 여러 정보를 공유하곤 하는데(말이좋다 공유, 맨날 도움만 받고있는 주제에) 이번엔 바디펌프도 배워보고싶어서 진이의 수업에 들어가고 있는데 문제는 돈을 안냈다는거, 안내데스크의 직원들 보기가 어찌나 민망한지 키를 받으면서도 항상 뻘쭘뻘쭘. 차라리 돈을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만. 토요일 수업 몇번 듣고자 연간 회원권을 (게다가 코오롱스포렉스는 거의최고 비싸다)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정말이지 환장할 노릇이다.
결국 오늘 한마디 들었다. 참관수업은 뒷쪽에서 해주셔야해요,
아, 챙피해 죽을 거 같애. 나 결국 바디펌프 수업 안 들어갔다. 역시 소쿨 진이는 아니 쏘니선생님은 고ㅑㄴ찮다며 들어오라하지만 나는 그냥 눈음음으로 '아냐, 빨리 수업 시작해, 고마워' 하는 마음을 보낸다.
진이는 바디펌프 수업을 하고 나는 센터 구석에서 핸폰 충전을 하고 요러구 놀구 있다. 아이 춥네,

스피닝 수업만으로 만족할까, 갈등되는 순간이다. 스피닝도 진이에게 배워 지금은 수업까지 하고 있는데 자꾸만 욕심이 난다.

스피닝을 배울 때도 사실 똑같았던 것 같다. 진이는 좀무작정 어때요 형님, 이랬었고 나는 괜한 눈치에 센터 등록을 했었었다.
하지만 코오롱 스포렉스 등록은 안타깝게도 불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일단 진이랑 오늘은 좀 놀아야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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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라도 쓰고 자야겠다.

퇴근 후, 아니 두번 째 퇴근 후 둘째 아이의 생일 케잌을 들고 집에 도착하니 열시 삽십분. 낮엔 은행에서 경비를 서고 저녁엔 스포츠센터에서 일를 하는 투잡 생활도 어느 정도 몸에 익어 체력적인 피곤함을 호소하고자 하는 건 아닌데, 절대적 근로시간 과다로 인한 정신적 피로의 영향은 체력적 문제보다 상위의 것인지 결국 체력저하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원인은 마음의 문제이지만 그 결과로 인해 몸이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한 해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노동인데 늦은 시간 집에와 피곤한 몸을 이불 속에 뉘이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어서 짧은 수면시간을 쪼개는 것. 이 방법은 매우 효과가 있어서 다소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나는 매일 자정이 훌적 넘은 시간까지 차를 다리고, 음악을 듣고, 책을 보는 생활을 한다. 
가뜩이나 부족한 수면 시간이 더 줄어든다는 이야기인데 자가처방에 의한 물리치료 때문에 하루평균 수면 시간이 반토막으로 줄어드는 것은 실제적인 부담이 아닐수 없으나, 그러지 않고서는 단단치 못한 마음이 버티기엔 버거운 피로가 쌓이니 나도 어쩔 수가 없는 생활, 패턴인 것이다..
그러면 주말엔 휴식을 취하는 가, 또 그렇지도 않은 게, 주말만 되면 어디서 기운이 솟는지 산행은 기본에 비박은 옵션, 바위는 진이 빠지도록 기어오르니 개체력이라는 말을 듣고도 스스로 응, 하고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예를 들면, 지난 주 일요일에는 여의도에서 마라톤 대회를 참가했었는데 4시간 21분 기록으로 완주를 하고 바로 북한산에 올라가 절친한 스님을 만나 차를 마시고 노닥거리다가 흥에겨워 결국 불광동에서 심야에 임박한 영화마저 한 편 때리고 심야버스를 갈아타고 갈아타 새벽 두시에 상계동 집에 귀가, 두어시간 수면 후 다시 한주를 맞이하는 체력왕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할 정도이다.

하지만 실상은 얼굴이 검어지고 검어진 얼굴보다 더 검은 눈아래 그림자가 점점 영역를 넓혀가는 걸 보면 분명 몸이 부담스러워 하는구나, 인식은 하지만 그래도 어쩌나 마음이 지배하는 몸인지라 그래도 기분이 좋아, 살고 있는 거 같아, 그렇지 않아 몸아, 이렇게 말하는 걸.
알라딘은 또 하나의 처방전이다. 조금 더 피로해진다 하더라도 나는 잘 들어주는 이들이 있는 이곳에 내 이야기를 하러 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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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2-12-0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 어떻게 하실려고..
이렇게 안자니까 검어지는 거예요..
일터를 어디 옮기셨나봐요. 에구 힘들어 보여요.
요즘 다들 그렇지만.

차좋아 2012-12-07 10:27   좋아요 0 | URL
뭐 가끔은 지각도 하긴 하는데 별 탈없이 잘 해요.남들처럼....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지 싶어요. 늘 많이 움직이고 적게잤거든요. ㅋ
일터...... 만 사년 일하고 있어요. 휘모리님 알게된 그즈음부터요. 챙피해서 부러 얘기하지 않고 그러다보니 오해를 방치하는 미필적고의 수준의거짓으로 발전하고 나중엔 자발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병신이라...
얘기라자면 아주 긴데 다 들어주세요 기회가 되면 ㅎㅎ
스포츠센터는 최근에 팔월부터 구했어요. ㅋ 아주 재밌어요. 오전일과는 다르게 ㅎㅎ 저녁일도 사실은 피로를 푸는 여러방법 중 하나.
 

만원 지하철에서 입석한 날은 책읽기에 적당하지만 백팩안 소설책을 꺼내는 것조차 주변인의 비위를 거스르겠다, 싶어 핸드폰을 만지며 적절한 시간소비를 하는 폭설 뒷날의 출근 길.
스마트폰은 꽤나 유용해서 이젠 나도 무시로 인터넷 접속을 하고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현저히 줄어든 독서량은 손 안의 인터넷 탓이 아닌가, 그렇담 문제군,방금 전까지 유용하던 것이 한순간 생각으로 인생에 무용한 것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폭설후 서서 출근길.
책이고 스마트 폰이고 모두 앉지도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의 궁여지책의 행위라 내일은 조금 더 빨리 나와야겠다, 다짐한다.

차 창밖 풍격이 예사롭지 않다. 한강철로에 쌓인 수북한 눈에 마음을 빼앗기곤 아 서서 가면 이런 풍광도 보게 되는구나, 하지만 내일은 눈이 녹을 테니까 아침에 좀 더 일찍 나와서 자리를 차지하고야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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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2-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와서 다들 지하철과 버스로 몰렸나봐요. 하아-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서 저도 무척 힘들게 출근했어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과 더불어 저는 눈이 싫어요. 미끄러워요. 흑.

차좋아 2012-12-06 12:26   좋아요 0 | URL
엄청 힘들더라고요 어제 오늘..
대장급 패딩 입은 아저씨가 제 머리 옆 손잡이를 굳이 잡는 바람에 목이 반쯤 꺽여 괴로운 출근길이었어요. 뭐 다들 힘들었겠지만 오늘 자세는 영...
저도 눈 안 좋아해요. 전 비를 좀 좋아하는데 ㅋ

루쉰P 2012-12-0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자리를 차지하고자 말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보이는 페이퍼군요 ㅋ 전 오늘 연가라서 쉬어여 ㅋㅋㅋㅋ

차좋아 2012-12-06 12:29   좋아요 0 | URL
자리차지의 의지는 약해요 바로 앞 자리도 번번히 빼앗기곤 해서... 하지만 욕심은 많아요. 자리에 진짜 앉고 싶어요. ㅎㅎ
좋은 직장으로 옮기니 연가도 있군요 ㅋ

루쉰P 2012-12-17 16:32   좋아요 0 | URL
자리차지의 의지는 저 역시 너무나 부족합니다. 전 되도록이면 문 옆에 서 있어요. 그리고 자리가 나도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전철에서는 숨도 쉬지 않고 있죠. 다들 절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왕자병인가봐여 푸하하하!!!
어쩔 땐 너무 힘들어 앉고 싶을 땐 상상을 해요 난 저기 앉아서 책을 읽는거야 하고 말이죠. 루쉰 선생의 정신승리법이죠 ㅋ.
후후 좋긴 한 것 같아요. 연가도 있고 말이죠. ㅋㅋㅋ
 

#일요일 오후2시
"다산아 노올자~", "엄다산!", "엄.다.사안,"

누가 부르나, 음 정우녀석 또 왔나보네.
아 시끄러워. 언제까지 부를래?, 지치지도 않냐 동네 챙피해서 원, 저 놈이 도대체 몇 분째야 영 신경 쓰이는 걸... 산이 외가 갔다 임마, 적당히 부르고 그냥 가라.
추운 거리에서 정우는 산이를 찾고 오랜만에 홀로 차를 마시는 나는 오롯한 여유를 지키기 위해 정우야 빨리가라, 속주문을 왼다.
참, 정우가 지난번엔 저러다가 대문 앞에서 엉엉 울었다지, 오늘도 우는 거 아닌가 몰라, 나가봐야하나. 에이, 금방 가겠지 뭐,
이제 좀 조용하네. 꼬마가 안 됐어 주말인데 돌봐주는 사람이 없나?

어어 저 녀석 봐라, 조용하다 했더니... 혼 좀 나야겠어, 어디까지 들어오나 보자.

"누구야!"
은밀한 방법으로 대문을 따고 마당을 질러 열려있는 현관에까지 들어온 침입자에게 고함을 질렀다. 소리는 밀폐된 실내의 대류를 타고 사방으로 퍼지다 침입자의 귀로 흘러들어 갔으리라. 기척이 멈춘다. 대답은 없었다. 허나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내가 원한 것은 정우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침입자는 보이지 않는 곳, 미지에서의 고함소리에 놀라 멈춘 듯 했고 일층과 이층, 도둑과 주인은 서로 숨을 죽인다.
만나러 갈 시간이다.
"흠!" 헛기침을 하곤 차자리에서 일어나 아랫층 계단으로 향했다. 어린 꼬마가 혹 놀라진 않았을까? 아냐, 혼 날만 해. 일 층으로 내려가는 짧은 시간, 비겁한 천둥에 놀랐을 어린 침입자를 용서해주마, 마음을 먹는다. 보이지 않는 포승으로 결박된 꼬마 칩입자는 어린 두 눈을 꿈뻑거리며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심판자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이제 계단을 돌면 정우가 보일 것이다. 스스로의 관용에 만족스러움을 느끼며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없는 칩입자에게 묻는다.
"누구냐니까,"
"실례합니다. 다산이 친군데요"
실례,실례라고! 일곱 살 꼬마가 몰래 들어와선 실례한다고? 저 녀석이 일곱 살 맞나. 도둑 고양이 같은 녀석, 이 집의 주인은 나고 너는 무단 침입을 했다. 이 집에서 지금 당당할 수 있는 권리는 오직 나에게 있는 것이란 말이다. 건방진 놈. 대문 따는 건 어떻게 알아낸건지...보마마나 산이가 알려줬겠지. 산이에게도 분명히 말을 해야겠어,
이윽고 그 녀석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이르러 나는 침입자 꼬마에게 다시 성난 소리를 냈다.
"누군데 허락도 없이 남의 집에 들어오느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유리창을 등지고 있는 내 얼굴이 안 보일 게 분명한데 그 정우란 녀석은 고개를 빳빳이 치키고 가만히 내 얼굴을 살피며,
"다산이 친군데요. 다산이가 없어서 들어왔어요." 라고 자못 침착하게 대답을 한다. 예상했던 상황이 아니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다산이 친구면 친구지 왜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냐고 묻고 있다."
간댕이가 붓다 못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꼬마라는 건 진즉 알고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도 내 얼굴, 어쩌면 표정을 읽으려는 정우를 보자 이번엔 진짜로 부아가 치밀었다. 더이상의 화는 계획에 없는 것이었다, '화'는 의지의 감정이 아니다. 그러니까 진짜 화가 나려는 참이었다. 이를 어째, 상대는 일곱살 어린애, 게다가 내 아들이 초등학교에서 사귄 첫번째 친구였다.
진정하자 진정, 어른 답게... 아니아니 어른이니까...,
실례를 사과의 의미로 말한 것이라면, 정우로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같은 질문만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상황을 정리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다산이는 외가에 갔으니 다음에 놀러오거라", " 인사하고 가야지! 다시 들어와", " 주인 없는 집에 함부러 들어오면 혼나는 거다."
인사를 하기 위해 되들어 온 정우가 꾸벅 고개를 숙이다 생각났다는 듯, 손안의 작은 상자를 내미며 "이거 레고인데요 산이랑 같이 가지고 놀려고 샀어요, 안녕히계세요."

꼬마는 총총 계단을 내려서 대문을 쾅 닫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골목을 돌아 한길로 나가 금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정우... 정우녀석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절대 기죽지 않는 괴물 같은 놈에게 애써 의연한 척, 어른 흉내를 내었더니 기운이 빠진다.
애초에 상대가 되질 않는 걸 알면서도 하, 괘씸하고 약이 올라 혼 한번 내주려는 나의 시도는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천방지축 정우, 거리의 아이, 힘이 없을 뿐 세상이 두렵지 않은 도시의 고양이.
눈치 빠른 정우가 다산이 아빠 따위 무서워 할 리 없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에이 씨, 뭐 이런 날이 있지.

#정우

쳇, 집에 있으면서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건 뭐람, 이상한 아저씨라니까... 저런 사람이 다산이 아빠라니 불쌍한 다산이, 다산이처럼 착한 아이에게도 불행은 있는건가? 역시 하나님은 공평하셔, 그건 그렇고, 이거 생각할수록 분한 걸. 그것봐 누군가 있을 줄 알았다니깐, 아저씨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할머니, 고모, 다산이 집 식구들 다 좋은데 저 아저씬 정말 마음에 안 들어, 다산이 아빠만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이지 뭐야. 이제 어디가서 뭐 하고 놀지.
그나저나 다산이는 외가에 자주가네, 다산이 외할아버지는 좋은 차도 타고 다니고 부자 같던데 매번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는 걸 보면 부자인 게 분명해. 다산이는 좋겠다. 아 다시 생각하니 좀 불공평 한 거 같아. 쳇,,
배가 고픈 걸, 누나가 시키는 대로 짜장면이나 사 먹을 걸 그랬나? 이 장난감으로 다산이랑 놀고 밥은 다산이네서 해결하려던 계획은 물 건너 갔고, 어쩌면 좋을까. 도저히 배가 고파 안되겠어 장난감도 갖고 싶지만 오늘은 도로 물러야지. 쳇, 문방구 아저씨 얼굴을 또 봐야 하다니...... 오늘은 정말.


#다산
"산아 대문 여는 방법 친구들 한테 함부러 알려주면 안되는 거야, 아무도 없는데 산이 친구가 몰래 들어왔어, 오늘."
"정우?"
"산아, 식구들끼리만 아는 건 친구한테도 함부로 알려주면 안 돼, 정우 걔가 말이지 허락도 없이 집에 막 들어오지 뭐야, 마침 아빠가 집에 있어서 알게 됐는데 좀 걱정스럽더라. 정우 이 동네 친구들이랑 같이 돌아다니는데 아무도 없는 집에 친구들 다 데리고 들어 오면 안 되잖아."
낮에 정우가 우리 집에 들어왔다가 아빠한테 걸려서 혼이 난 모양이구나, 정우한테 외가 간다고 미리 말을 할 걸 미안해서 어쩌지... 아빠는 왜 정우를 미워하는 걸까, 정우도 참, 왜 허락 없이 들어온거야.
"...... 산아~ 아빠 말 듣고 있니? 아빠가 정우한테 다음에 놀러오라고 말했어. 그런데 대문 여는 방법은..."
"나 아냐, 나 아니라구. 다야가 알려준 거야!"

"......"


#아내와의 대화
자기야, 낮에 차 마시고 있는데 정우가 놀러왔었어. 다산아 놀자, 놀자, 부르는데 피곤하고 귀찮고... 제 풀에 지쳐 가려거니 없는 척 가만히 있었지. 근데 이놈이 대문을 따고 들어오지 뭐야, 현관이 열려있었는지 집 안까지 들어와서 기웃거리길래 따끔하게 혼내줬지, 근데 그녀석 기가 얼마나 센지 내가 다 떨리더라고...
알아, 안무서워 한다는 거. 근데 이번엔 좀 무섭지 않았을까?
전혀라고!, 아냐 이번엔 진짜 무서웠다니까. 에이, 정우 그녀석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거야. 근데 산이는 정우 좋아해? 그렇겠지, 친구... 좋지 친구. 정우 그애 공부는 좀 잘하나, 그치 아직 일학년인데...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거지,
근데 글세, 산이가 그러는데 다야가 대문 여는 걸 알려줬다더라고 괜히 산이한테 잔소리를 했지 뭐야. 엄다야 이녀석 누굴 닮았는지, 뭐? 자기는 알고 있었다고, 아냐 걱정은 무슨, 정우를 의심하는게 아니라... 그래도 조심하자는 말이지.

뭐! 다야가 정우를 좋아한다고? 그럴리가, 진짜라구? 아니 여섯 살짜리가 무슨, 하하 귀엽긴 한데.. 정우는 싫어!, 정우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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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2-05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소설인가요?

차좋아 2012-12-05 09:10   좋아요 0 | URL
네 소설이라고 쓴거에요. 뭐 소설이 사실이 아닌 건아니지만... 소설이랍시고 쓴거 맞아요. 오랜만에 서재와서 신나서 그만 ㅋ

무해한모리군 2012-12-05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우가 산이를 부르는 목소리를 생각하니 귀엽고 정겨운데요?
참 아이를 키우는건 백만가지 고민이 드는 일이군요.
여섯살 다야는 정우 오빠가 좋군요.
다음번에 다야가 좋아하는 사람은 차좋아님 마음에 들기를 기원해요 ㅋㄷㅋㄷ

차좋아 2012-12-05 09:14   좋아요 0 | URL
아 직접 들으면 미치는데 ㅋㅋㅋ
정우 걔 글보다 훨씬 와일드해요. 다야의 '야' 자가 들 야, 네요 ㅋㅋ 둘을 상상에서 엮은 게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긴 합니다 ㅋㅋㅋ 뭐 알 수 없는 미래지요.
정우가 매력있는 캐릭터라 제가 좀 관찰하는 중이에요. ㅎㅎ

치니 2012-12-0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 잘 지내셨어요?
다산이 숫기 없어 걱정하시던 게 엊그제인 거 같은데, 학교가서 친구도 사귀고! 다 컸네요 ~ ㅎㅎ

차좋아 2012-12-05 14:20   좋아요 0 | URL
와- ㅎㅎ저는 열심히 지냈어요. 그래서 잘 지내지 않았나 싶을정도로.
치니님 제주 가시기 전에 한번 더 못 본 거 좀 아쉬웠어요
제주는 잘 있나요?ㅎㅎ
다산이도 여전해요. 부끄럽고 생각많고 ㅋㅋ
그래도 좀 컸는지 자기 의사표현은 좀 하려고 노력하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