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지은 것 없고 떳떳하다,는 곽노현 교육감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곽 교육감을 알아서 지지한 게 아니다. 그가 아닌 다른 누구였더라도 진보 교육감이라는 딱지만 들고 있었다면 찍었을 것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나라당을 찍는 어르신들처럼...  

사연을 모르니 그의 말을 믿는 수 밖에 없다. 내가 호의적으로 보고 있으니까 그렇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 대해 시인하는 곽노현 교육감을 보니 배신감이 들었다. 허탈한 마음에 화도 안난다.
지금가지 드러난 검찰 조사 사실과 ,정황을 보면 아무리 호의적으로 판단을 해도 도저히 감싸줄 수가 없다. 

 

단일화에 성공을 했고 그 덕에 우리는 진보 교육감을 만들어 냈다. 제왕적 풍모의 공정택 전 교육감과 비교하면 곽 교육감은 신뢰가 갔다. 노무현 같은 사람일지도 몰라, 하고 기대를 품었었다. 아이들 두발 자유화, 체벌금지, 무상급식, 그간 미뤄졌던 과제들을 이명박스럽게 밀어붙인 곽노현 교육감.

사람 속은 알수 없지만 그래도 좀 좋았는데... 인상은 쓰고있지만 신난 홍준표 아저씨를 보고 있자니 부아가 난다.

자그마치 2억이다. 자살할까봐 걱정되서 줬단다....... 구차하다.

겨우 2억이다. 단일화 못하면 선거고 뭐고 없다.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다소 찝찝해도 돈으로 타협이라도 봐서 다행이다. 안 걸렸으면 그렇다.
현금 2억. 선거 비용 보전차원에서 준 거 같다. 이해 된다. 정치인들의 야합과 비리 떠올려 보면 2억은 그야말로 코끼리 비스킷. 야합 그 자체가 수천억짜리 딜이었다. 차떼기로 돈을 받고는 그 죄값으로 천막치고 캠핑을 한 정당도 있다.(1박2일 생각난다.) 

곽노현 교육감은 믿겠다. 증거 있는 검찰보다 그의 말을 믿겠다. 하지만 사퇴는 해야 한다.
진보교육감 하나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썼는지를 알고있다면 억울해도 사퇴해야한다. 민주당, 민노당에게 고마운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말이다.  
오세훈보다 못난 꼴 보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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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8-2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믿어요!!! 자살할까봐 걱정되서 줬다는 그 말....... 믿는다고요! ㅜㅜ

2011-08-29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8-30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정말 속상하고 어이없더라고요
우리같은 사람 2억 모르려면 ~

차좋아 2011-08-30 09:01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댓글 보고 생각해 봤는데...
저는 2억 못 모아볼 거같아요 ㅋ

속상하죠ㅜㅜ 검찰이 수사 잘해서 선거비리를 밝혀냈으니 검찰도 밥값을 하긴 합니다. 음지에서의 일 알아내기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지요. 딱 봐도 알만한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지지부진... 검찰은 쉬운건 해결 안 하면서 상상도 못했던 진보교육감 비리는 밝혀내네요.(용하다 검찰)

치니 2011-08-3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보교육감 추진대책위에 있었던 분이 제보했다고 뉴스에 나왔던 거 같아요. 제보한 그분은 나름 정의로움을 실현하고 싶은 분이었거나 콩고물 못 받으신 분이겠죠. 그분의 제보를 받고 검찰이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겠죠. 검찰은 이 같은 제보 외에도 다른 제보를 많이 받겠죠. 그중 터뜨릴 거와 아닌 거를 잘 구분하는 것도 그들의 업무겠죠. 뭐 이런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그냥 슬플 뿐입니다.

차좋아 2011-08-31 15:07   좋아요 0 | URL
그럴법한 이야기입니다. 콩고물 못 받은 사람의 제보라는 의견이요. 그럴 수 있지요. 에이~~~ 본인 입으로 돈 줬다 했으니 선의라 하더라도, 선의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계속 교육감 자리를 맡기는 무리가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가를 전제로한 선의의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좋은 분이란 생각은 변함 없는데, 부끄럽지 않다는 개인적 소신 때문에 진보진영 전체가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것 같아요.
빨리 사퇴했으면 좋겠는데, 유시민 이정희 같은 분들이 '버티라'고 하는 뉴스를 읽어보니 또 그게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무슨일이 있었는지, 또 앞으로의 결과도 모르지만 저는 곽노현 교육감을 응원할래요. 잘 되길 바래보자구요.^^

동우 2011-09-0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는 향편님.
보수다 진보라는 구분은 엉터리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이데올로기처럼 뚜럿하지 않은게 없는듯도 싶습니다.
다른 구분.
이를테면 상식과 비상식.
논리와 비논리.
긍정의 감성과 부정의 감성.
광기와 이성 따위의 무언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하하, 향편님.
헛소리라는건 아실 터이고.

이 사안, 난 의견이 없습니닷.

차좋아 2011-09-06 12:05   좋아요 0 | URL
엉터리라는 말은 맞는 것 같고 헛소리라는 말씀은... 그것도 맞는 것 같아요 하하하. 헛된 소리, 거짓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소용 없음의 의미로 말입니다.
동우님의 헛소리 저는 좋아요. 이분법에서 벗어난 동우님의 시선 느낄 수 있어 제 생각도 멈칫하게 되요.

이 사안에 대해 의견있으나, 판단유예. 아는 게 아는게 아닐테고 보이는게 다가 아닐테니...
 

<포기의 순간>을 읽고 있는데 주인공에 이입이 심하게 된다. 나도 그래, 내 상황을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싶어. 정.확.하.게. 
토마스는 진실보다는 사실에 방점을 두고 이야기 한다. 나도 그러는데...
솔직하자면 그 사실이라는게 내 자리의, 내 편리의 사실이니까 나만의 진실 되겠구나, 객관이 담보되지 않은 나의 사실... 
진실, 각자의 진실이라는 것. 별로 신뢰하지 않으니까. 나는 사실에 입각해서 진실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토마스의 모습에서 자꾸 보여...   세상 시선따위 개의치 않는다고 하면서 사실은 변명하고 싶은거지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에 귀 기울여 주는 친구 있어서 다행이야. 토마스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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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2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님이 지금 포기의순간을 읽고 계시구나...어쩐지 좋다.
:)

차좋아 2011-08-26 17:29   좋아요 0 | URL
결국 어제 다 읽고 잤어요. 이거 읽고 막걸리 한 병 마시고 뭔가 생각도 많이하고...ㅎㅎ

동우 2011-08-29 0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생각할게 많은 책인가 보지요?
독후 막걸리 한병 하신걸 보니.

향편님.
추장님 공지 보시기를.
책부족의 내년도 책 선정에 관하여.

차좋아 2011-08-29 11:55   좋아요 0 | URL
그럴듯한 소설, 그럴법한 마음. 나라면(나라도) 저런 마음이었을거야, 뭐 이런 생각들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막걸리는 우선 처치 해야하는 주종이잖아요 ㅎㅎㅎ 맥주 소주에 과실주도 좀 있지만 막걸리 먼저 먹어야죠 ㅋ

공지 보고왔습니다 생각 정리하고 댓글 달게요~

風流男兒 2011-08-2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좋드나, 나도 한번 읽어봐야 쓰겄다.

차좋아 2011-08-29 17:53   좋아요 0 | URL
막 좋았던 책은 아니고...ㅋㅋㅋ 어쩐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구석에 공감을 좀 했어. 나랑 어떤 상황이 비슷해서는 아니야 ㅋ
외로움에 대해서랄까?
재미는 뭐 그저 그래.
근데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자구 드네.
 

이직을 위한 입사지원서를 집에 두고 온 서류 접수 마지막 날. 나는 다시 마음을 봐꿔 아내에게 원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다행이도 휴가중인 아내가 집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 어쩌면 다행이 아닐지도 모르는 결정이다. 각설하고,
아내는 서류를 챙기고 주민센터에서 초본을 떼고 사진관에서 사진을 찾아 점심때 쯤 회사로 왔다.  
내가 일하는 거대한 건물 앞에서 나는 우리 가족을 만났다. 아내와 아이들. 방학중인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산이 다야도 왔네~"
아이들은 어딘가 신나보였고 나는 부끄러워 주변을 살폈다. 
"여기가 아빠 회사야?"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아내가 무릎을 굽혀 다야를 바라보며 응 여기가 아빠 일하는 곳이야~, 라고 대답을 한다.
아이는 눈을 들어 가만히 그 큰 건물을 바라보고는 나를 바라보고 다시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아이가 그 건물을 보는게 싫었고 아이의 얼굴도 볼 수가 없어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목마를 태웠다.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을 피할 수는 있었지만 자신없는 표정과 눈빛을 아이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사진관에 간 다야는 여기가 아빠 회사야?,라고 물었단다.
동사무소에 간 다야는 여기가 아빠 회사야라고 물었단다.
매일 매일 어디론가 일하러 가는 아빠가 일하는 곳이 왜 안 궁금하겠는가.

어색함은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다야는 아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아빠가 번쩍 들어 목마를 태웠으니 그것으로 대답이 됬을 수도... 다야가 내 어께 위에서 신이나서 들석이고 있을 때 다산이가 내 손을 잡았다.
다산이가 손만 잡지 않았으면 눈물이 나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조심스레 다산이를 내려 봤지만 다산이는 앞을 보고 툴레툴레 걷고 있었다.
아내는 한 걸음 뒤에서 조용히 걸었다. 

헤헤 부실한 놈. 
산이는 아무래도 아는 것 같다. 아빠가 좀 부실한 걸.
나는 아이들에게 의지하는 부실한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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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1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1-08-2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들 앞에 선 아버지라는 건, 향편님.
언제나 스스로 부실한 느낌이랍니다.

차좋아 2011-08-23 11:5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동우님 이해가 큰 위로가 됩니다. 매번ㅎㅎ.
감사합니다.
 

아내가 회식 때문에 늦게 온 그날 나는 아이들과 잠자리에 누웠고 양팔에 아들 딸을 안고 누웠다.
물론 엄마가 없어서 (아쉬운대로)아빠 품에 들어 온 아이들이지만...
목욕을 해서 살냄새 좋은 아이들이 양쪽에서 재잘재잘 내 귀를 간지럽혔다. 내 품으로 아이들을 감싸고 있으니 의젓한 아빠 같아서 뿌듯했고 아이들과 많이 친해진 것 같아 기쁘기도 했다.

"아빠 이야기 해줘"
"응? 어떤 이야기?(갑자기 생각 안나..) 산아 노래 불러줄까?"
"어, 노래 불러줘(^^)"
"산토끼 토끼야 어디로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데로 가느냐. 헤헤헤"
"또 불러줘!"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됐지?"
"또 불러줘~"
.......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동요가 바닥이 났다. 그래도 아빠 쥬크 박스에서 노래 나오기만 기다리는 아이들을 실망시킬 순 없었다. 아 쟁반노래방 좀 자세히 봐둘껄....
"뜨음북 뜸북 뜸북새 노온에서 울고~ 뻐어꾹 뻐꾹 뻐국새 숲에서 울지(?) 우리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됐지? 자자(빨리 자고 싶어졌다;;)"
"또 불러줘~"
"........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아악! 가사를 모르겠어~~) 산아, 다야 이거 말고 다른 거 불러줄게~"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아는 어릴적 내치인구~ 푸른파도 마쉬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아~~~~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젋은 나알~ 뛰는 가슴안고 수평선 까지 다~알려 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여어어엉 일만 친구야~~~. 또 불러줄까?"
그 새 아이들은 자고 있었다. 노래가 지겨워 잠이 들었나?  동요 레파토리를 좀 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잠이 들었는데 그날 기억은 안나지만 좋은 꿈을 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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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8-1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빠 쥬크박스, 이거 동요책 이름으로 딱이겠어요. 차좋아 님 같은 고민으로 동요책 찾는 분들 많을 테니.
아이들이 목욕한 다음에 풍기는 살 냄새 - 아, 눈물날 것 같이 좋은 그런 냄새.

차좋아 2011-08-18 12:53   좋아요 0 | URL
동요를 그렇게 모르는지 새삼 알았다니깐요 ㅎㅎㅎㅎ

pjy 2011-08-1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쟁반노래방~~ 저도 요새 그생각 많이 납니다^^; 조카병 초기인데도 이러니 아빠는 얼마나 더 힘드시겠습니까ㅋ

차좋아 2011-08-18 18:10   좋아요 0 | URL
다른 아빠들 사정을 모르니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매우 편한 축이지 싶어요. 아마 조카병에 걸리신 pjy님이 더 힘들지도 몰라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1-08-1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노래도 있어요, 차좋아님.

토실토실 아기돼지 밥달라고 꿀꿀꿀 엄마돼지 오냐 오냐 알았다고 꿀꿀꿀
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

꿀꿀꿀꿀은 아기들 잠들때까지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하하핫.

차좋아 2011-08-18 18:13   좋아요 0 | URL
꿀꿀꿀꿀꿀 다음은 다락방님도 모르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동요가 그렇다니깐요 어려워요 어려워~~~ ㅎㅎㅎ

웽스북스 2011-08-1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교 때 걸어다니는 동요집이었습니다 :)

차좋아 2011-08-18 23: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초등학교 때 동요 부르는 어린이가 있긴 있군요. 저는 주로 가요를 불렀지요. 유치원때부터 가요를 들었어요 구창모의 희나리 나미의 빙글빙글.ㅋㅋㅋ

지금도 동요 부르지요? ㅎㅎ

웽스북스 2011-08-19 09:42   좋아요 0 | URL
우리반 동요선생님이었어요! 2교시 끝나고 한곡씩 가르치는. ㅋㅋㅋ

지금은, 모든 노래를 동요처럼 부르지요 -_-

차좋아 2011-08-19 12:02   좋아요 0 | URL
오호~~ 제가 찾던 귀인이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ㅎㅎㅎ
저도 알려줘요~~~ 수강생 모집해야겠다ㅋ

동우 2011-08-23 08:3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야, 웬디님.
웬디님이나 굿바이님 댁은 들여다 보지만, 직접 닷글 달려니 웬지 빚장이 기분들 느끼실까봐 조심스러워... 하하
여기다 답글 한줄.
책부족에는 여일하게 굿바이님 웬디님의 자리 빈채로 있습니다.
두분 올 추천하신 책들도 모두들 읽었지요.
웬디님 추천하신 '불멸'은 책부족 추장님을 밀란 쿤데라라는 작가에 포옥 빠지게 하였고. ㅎㅎㅎ

웬디님.
아무말 마시고 내년도 책 추천하여 주시기를 앙망하나이다. 하하

내년도

블루데이지 2011-08-1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저는 아는 동요는 많은데....부르다 보면 음정도 가사도 어느새 그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구요~ 가사치임에는 틀림없어요~~ㅋㅋ
힘내세요~~ 차좋아님처럼 좋은 아빠님께서는 복받으실거예요~~아이들 참 행복하겠어요^^

차좋아 2011-08-18 23:3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는 동요는 많아요. 알기는 많이 알아요. 부르지 못할뿐 ㅋㅋㅋㅋ 들으면 아! 동요다, 하고 알긴 알아요 ㅋㅋㅋ
힘나요^^ 고맙습니다.
다음에 동요 완주 하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7년 전 결혼을 할 때, 나도 남들 못지 않게(그렇게 생각된다) 이저런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사정에 맞게 생략 할 것은 생략하고 마음이 가는 부분은 조금 더 공들이기도 하면서 내 결혼식을 디자인 하던 그 때의 즐거움은 시간이 지나 떠올려 봐도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이 된다.
  
축가는 해병대 동기이자 훈련소 작꿍인 J의 몫이었다. 그건 아내를 만나기 전부터의 약속이었고 나는 그 친구의 축하를 꼭 받아야만 했기에 수소문 끝에 J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5년 만에 만난 훈련소 동기에게 지금의 아내를 소개했고 축가를 부탁했다. 친구는 우리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고 기쁘게 축가를 맡아주겠노라 대답했다.   

결혼식은 교회에서 하기로 했었는데 엄마 친구들이 태형이 결혼 선물로 축가를 연습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54년생 권사님들의 비브라토 가득한 30년 성가대 내공의 축가라니, ㅋㅋ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겠다 싶었다. 깜작 이벤트로 딱이겠는 걸~
묻지도 않고 연습중이신 엄마 친구들. 내 친구들의 엄마들. 엄마 친구 자식중에 처음 결혼을 하는 내가 기특하고 이뻐서 서프라이즈 선물로 준비를 하신거란다. 엄마는 내게 권사님들의 축가를 식순에 넣어달라고 하셨고 나는 기쁘게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목사님께 주례를 부탁하면서 축가가 두 번 있을 예정임을, 하나는 교회 권사님들이 준비했고 또 하나는 성악을 전공한 친구가 준비했다고 말씀을 드렸다. 목사님은, 꼰대 대식이 목사님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이 먹은 권사들이 무슨 축가를 하냐며 순서에서 빼라고 하셨다. 그리고 축가는 하나가 좋다고 하셨다.
망할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하지만, 바로 개길 순 없고 일단 "네... 목사님" 대답을 하고는 나는 식순에 두 개의 축가를 넣었다. 대식이 목사....님(젠장 장인어른 친구다ㅡ,.ㅡ)도 어쩔 수 없게끔.(어쩔거야~) 

결혼하는 날. 권사 취임식 날 맞춰입은 고운 한복을 다시들 꺼내 입으시고 교회에 모이신 권사님들은 자기 자식들 결혼처럼 기쁘게 축하를 해줬고 나는 권사님들의 축가가 기대되서 축가를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는데 입장 직전에 권사님이 축가를 안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일인즉슨, 결혼 당일 아침 식순을 확인하신 목사님이 권사님들 축가를 뺀 식순지를 다시 만들라고 교회사무실에 얘기했고, 권사님들을 불러 오늘 축가를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자기 말을 안들었다고 권사님들을 혼을 내셨다는 거다. (혼을 냈는지 훈계를 하셨는지는 분명치 않다.)  

내 결혼 최고의 이벤트는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나는 주례하는 목사님을 소심하게 쏘아보는 반항을 하는 수 밖에는 별다른 항의도 못했었다. 대부분의 권사님들은 옷을 갈아 있으셨지만 몇 분 권사님들은 분홍생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하객들 사이사이에 앉아 계셨다.

요즘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을 보면 자꾸 그때가 떠오른다.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화가 난다. 대식이 목사.......이 영감탱이.  

시간이 지나면 속상했던 일도 추억이 되고 슬픔의 순간도 조금은 무뎌지게 마련인데 아쉬움은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는 것 같다.

듣지 못한 축가는 어떤 노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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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8-1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전 더 황당한..경우를. 군대 있을 때 데리고 있던 녀석과 연습을 하고..그 녀석은 제 결혼식에 맞추어 말년 휴가를 나와 하얀 양복을 입고 대기.. 주례 후에 아내에게, 그리고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은 후 이재훈의 "난 행복합니다"를 아내에게 불러 주려고 야심찬 계획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 앨범에서 뽑은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도 띄우고요. 모든 것이 다 준비 완료. 드디어 주례식이 끝나고 축가를 하려던 찰나에 주례 목사님께서 축도하시고 결혼식을 끝내셨습니다. 식순을 꼼꼼이 점검해 보지 않으신 결과죠. 여하튼 지금도 두고두고 아내에게 한소리를 먹습니다.

차좋아 2011-08-11 12:13   좋아요 0 | URL
엥? 그런 실수를 하시다니.
아내분께서 한소리 하실만 합니다.ㅋㅋㅋ

노래를 잘하시는구나 부럽습니다. 저도 노래 잘했으면 하고 가끕 생각하곤 해요. 저 내년부터 성가대 할까 고민중 ㅎㅎ 노래가 하고 싶어서요(")

風流男兒 2011-08-1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 내가 왜 혈압이.. ㅋㅋㅋ

차좋아 2011-08-17 12:15   좋아요 0 | URL
나 아직도 종종 그래. ㅋㅋ 혈압 상승,,,ㅋㅋㅋㅋㅋㅋㅋㅋ

동우 2011-08-15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식이 목사님. 맹꽁이 목사님. 꽉 막힌 목사님... (하하, 실례의 어휘는 아니랍니다)

54년생 권사님들, 향편님 결혼 당시에는 쉰도 안되셨을 젊디 젊은 여사님들의 꾀꼬리 같은 축가를.
내가 공연히 군시렁댑니다,허허



차좋아 2011-08-17 12:33   좋아요 0 | URL
직업적 종교인들이 집안에 몇 분 계셔서 그런지 제가 좀 무례한 면이 있어요.(마음의 문제인데 성직자를 존경하지 않아요.) 물론 보는데선 안 그럽니다. 엄마한테 혼나거든요 ㅎㅎㅎ
엄마는 본인 동생이 목사님이라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시고 누나인데도 여러 사람이 있을 때는 동생보고 목사님이라고 불러요.

사실 저 만큼이나 권사님들도 섭섭했을 텐데 아무도 목사님 흉보거나 내 놓고 이야기 하지 않더라고요. 이유불문 순종하는 모습 보며 참 대단하다, 생각했었습니다.

간혹 교회 다니는 가정이 아니라 절이나 무교인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어요. 언젠가 아는 스님이랑 차 마시면서 놀고 있었는데 스님이 빨리 예불 보고 올게 기다려, 하고는 법당으로 갔어요. 혼자 조용한 방에서 차를 마시는데 스님이 독경 소리와 목탁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그때 참 좋았어요. 예불 보는데 가보고 싶고 부처님(불상)도 보고 싶고... 저는 법당을 안 들어가봤거든요. 오라, 소리를 안하니까.. ㅋㅋ


2011-08-17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