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가 머리속에 맴돌았다.  

코리건 신부의 일생을 축으로 코리건 신부의 일상과 연결된 혹은 관계없는 특별한 사람들의 보통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경견해지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 알지 못했던 하지만 알만한 사연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들을 만들며 이 순간을 살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모든 '나'다. 각 자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한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는 다른 '나'들의 이야기들과 조우하며 순전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모두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었고, 이해 받길 소원했으며, 사랑 받고 싶어했다.  

세상에 홀로 버려진 '나'가 정작 위로를 받는 순간은 상처 받은 다른 '나'를 위로해 줄때였다.
코리건은 위로하며, 이해하며,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고 그렇게 살았지만 그럼으로서 위로 받고 이해 받았으며 사랑받았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줄타는 남자의 이야기에서 잠시 멈춰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가 또 다시 자기의 길을 향해 바삐가고 또 어떤이들은 베트남의 상처를 통해 만났다가 헤어지고 혹은 만남이 있었는지도 모른채 서로의 이야기에 섞였다가 또 다른 길로 들어서며 그렇게 우리 지구에는 사람 수 만큼의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또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거대한 지구가 돌아가는 동안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거대한 지구는 내 이야기가 있음에 돌아갈 수 있었다. 나는 오늘도 거대한 지구를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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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2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스한 리뷰네요.

차좋아 2010-07-26 22:46   좋아요 0 | URL
따스한 책이었어요.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래서 남 일 같지 않았던 이야기요.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사실 12일 동안 매일 읽었어요.
하루는 열 장 읽고, 하루는 한 장 읽고, 어느날은 백장도 읽고 그렇게 12일 동안이요. 읽기 힘든 책은 아니었는데 굳이 빨리 읽고 싶지도 않았고 뭐 그렇게 늘어지게 읽었어도 매번 재밌었고 말이에요.

좋은 책 빌려줘서 고마워요. 열 하고도 이틀동안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녀서 책이 더러워진거 같아요. 올해 만든 햇 녹차를 답례로 드려야겠습니다.ㅎㅎ
블라 블라~~~

무해한모리군 2010-07-27 09:38   좋아요 0 | URL
아이 뭐 그런걸 고마워 하세요 ^^;;
책장째 빌려드릴수도 있어요 으하하하

두런두런 언제 또 담소나눠요~

차좋아 2010-07-27 12:07   좋아요 0 | URL
그럼 다음엔 책장을 블라 사물함에 넣어주세요..으하하하

언제든지~~
 
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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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동안 전 세계 젊은 독자들을 가슴 뛰게 만든 로맨스 소설의 고전 
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은 일본의 부모들이 선물하는 책 1위   

의례적으로 적힌 홍보문구라 생각했었는데 읽고나서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딸에게 읽히고 싶은 책 1위에 오를만 하다라고 생각도 하게됐다.
고전이라 불리는 소설중에 이만한 순수한 설렘을 주는 소설이 무엇이 또 있을까? (키다리 아저씨 정도가 생각나는데,) 그래... 순수한 설레임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성장소설이었다.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는 표현은 맞춤한 표현이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고전적 소설. 
주변 상황에 대한 장황한 묘사와 속엣 생각까지 구구절절 주고 받는 인물간의 대화가 전개될 적에는 지루해서 어렵지 않은 문장임에도 수월히 읽히지 않았다.
이 지루한 소설에 때때로 몰입하기도 했는데, 제인 에어의 결혼이 무산되면서 제인 에어가 추운 날 굶고 지쳐 어느 집 문간에 쓰러질 때는 안타까움에 내 가슴이 져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문득 제인 에어가 내 누이처럼 내 사랑처럼 느껴져 그녀의 고통과 외로움이 내 마음에 닿을 때는 사춘기 소녀가  순정만화를 읽를 때의 감성이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자기에게도 타인에게도 솔직한 제인에어라는 캐릭터는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당당한 인격체로서 청소년들에게 좋은 보기가 될 법하다.
청소년들에게 뿐만 아니라 누가 제인 에어를 싫어할 수 있겠는가? 누가 제인 에어로부터의 사랑과 선택을 받고 싶지 않겠는가? 그 보다... 누가 제인 에어를 닮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느냔 말이다. 제인 에어는 정말이지 멋있고 사랑스럽다. 

자기를 분명히 알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아를 실현하며 스스로 필요한 자리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 몇몇 생각났었는데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 일본 소설<오싱>이 그것이다. 
<제인 에어>, <빨강머리 앤>, <오싱>은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고있는 대표적인 성장소설들이다.  

성장소설 속 주인공은 실수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한다. 
제인 에어와 앤 셜리는 주변의 도움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들 만큼 약한 존재이다. 게다가 주변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모드의 씩씩한 소녀들은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결국엔 주변 사람들의 사랑마저 독차지하고 만다. 
이런 류의 완벽한 인생 성공 스토리는 나의 찌질한 인생 스토리와 너무나 대비되니 나는 그녀들을 괴롭히는 몰인정한 이웃과 비슷한건 아닐까 자학도 해본다.(얼핏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제인과 앤 셜리, 일본 소녀 오싱은 사실 더이상 성장하기를 거부한 인격체의 환타지적 아바타다. 소녀들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사실은 어른들이 꿈꾸는 환타지고 볼품없는 소녀가 이뤄내는 사랑이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는것은 그것을 이루지 못한 여인들의 로맨스일 뿐인 것이다.(이런주장위험해...)  
또 우리가 제인 에어와 앤 셜리의 어린 시절의 고민과 슬픔 외로움을 이해했다고 해서 지금 어린 인격에 대한 이해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니까 성장소설 읽고 소설 속 주인공의 내면을 이해했다고 우리 아이들의 성장통을 이해할 수 있는건 아니다. 제인 에어 읽었으면 제인 에어 의 마음을 이해한거고 제인 에어를 통해 나의 부족한 모습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소년.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는 성장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소년.소녀라 구분되어지는 인간의 특정시기는 인간으로서 아직 미성숙 상태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만으로는 완전한 생명체이지만 아직은 인격체로서는 불완전한 상태인 소년.소녀를 주인공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성장소설. 하지만 미완이라는 상태 진단은 어떤 완전한 인간이 존재하길래 그들을 불완전의 상태로 규정짓는가? 청소년기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온 어른이라는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 이 책이 우리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책이야 라고 생각하는 성장을 멈춘 어른들? 성장을 멈춘 사람들은 죽은 사람일 뿐이다. 죽은 사람은 사람이아니다. 그러니 사람은 누구나 성장 중이고 특정 시기의 소설만 성장소설일리가 없다.

제인 에어는 감성적인 면에서 앤 셜리를 불우한 환경을 스스로 개척하는 삶에 대한 자세는 오싱과 닮은 면이 있었다. 세대와 지역을 넘어서 이런 류의 성장소설이 사랑받고 있다. 분명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세상에 많은 인격체 중 약하고 보호 받아야 할 존재가 분명하다. 그 시기의 아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동의한다. 특히 고난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는 과정이 잘 그려진 <제인 에어>는 내 딸에게도 어느 시점에 적절히 만난다면 좋은 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문단 뺄까? 뭔가 말이 앞 뒤가 안맞아....  무슨 상관이랴... 그냥 그런생각 이런생각 내 머리 속이 그 모양인 것을.  



 

 

 


댓글(17) 먼댓글(1) 좋아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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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인에어-제국시대의 낭만적 사랑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7-11 17:37 
    책부족의 독후감 동우님의 독후감: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4,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5,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6 호호야님의 독후감: http://blog.daum.net/tou..
 
 
2010-07-1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1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1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0-07-1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 향편님.
십대를 그린 소설이라면 성장소설 아닌게 있을라구요.
그러고보니 지난번 책부족의 과제 도리스 레싱의 '마사 퀘스트' 역시 전형적인 성장소설로 읽힐수도 있겠다느 생각이 듭니다.
빨강머리 앤, 소공녀, 하디, 키다리 아저씨....
판타지와 성장소설.
마음은 말할수 없이 착하고 이쁘거나 못생긴 아이..환경..고난..성실..희망..행운.

느끼건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제인 에어에게서 구현되는 어떤 여성적 자존의 구현.
정신적 주관과 현실적 선택.
디테일한 묘사.
그 19세기 영국, 그 시대인데도.

작금 우리 딸들을 향하여 조금쯤 기도하는 부모들의 판타지(? 하하하)
진정한 패미니즘.

나는 내 손주새끼들(계집아이들) 중학생무렵 제 어미가 꼭 읽혔으면합니다.
향편님 따님 엄다야에게도, 오라비 다산이에게도 읽혀 나쁠건 없을듯 합니다. 하하하
장황하다 싶을만큼 디테일하게 묘사된 원작으로서.






차좋아 2010-07-11 19:08   좋아요 0 | URL
그 느낌 저도 느낀듯 합니다.
여성적 자존 구현 이상의 인간적 자존의 구현이라 해도 별 무리 없을...
제인에어가 감당해 내는 자기 운명을 대처하는 자세는 참 당당했어요.
제 딸이 그러했으면 사실은 제가 그러햇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고 말이죠.

나쁠리가요~ 정말 좋은 소설임에 틀림 없는걸요.
제 횡설수설 독후감은 어디가나 있는 소수의견으로 치부해주세요 ㅎㅎ
그리고 제 마음에서도 소수의견입니다.


멜라니아 2010-07-1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청소년 딸이 있다면 읽으라고 권하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주는 것은 참 든든하지요? 부모의 미래 또한 그렇게 됩니다 ㅎㅎㅎ
생각해 보면 우리 아버지도 저에게 이런 딸을 원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공부에 매진하여 부모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를 말이죠
지혜롭고 성싱하고 온순하며 착하고 영리한 딸을 바라지 않는 부모란 없을 거에요
그러니 이 소설이 십대 소녀에게 혹은 사랑을 시작한 처녀들에게도
공부시켜 줄 게 많잖아요.
아들에게 읽혀도 좋을 책이니 우리들의 고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고전의 형식이란 대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설화의 특징이 그렇고 영웅 소설이 그렇고, 우리 나라 연애 소설인 춘향전도
이야기의 중심에 고난이 있습니다
그 고난이 한 번이나 두 번인가 또 주인공이 그 고난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랑받는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서
고전 반열에 들ㅇ 수 없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제인에어는 어린 시절의 고난과 성장해서는 사랑에 관한
고난을 겪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인은 잘 이겨냈습니다
독자를 사로잡은 제인은 독자를 자기 편으로 두고 자신의 심정을 잘 이해 시켜주었기에
우리들은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제인에어는 개인적으로 그런 취향의 여성이라면 말이에요
소설 속에서는 꽤 괜찮은데 어쩐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구석이 많았다 말입니다
(제 성격과 비교하고 재보고 따져 보면서)
그래서 마구 마구 댓글에 딴지를 많이 걸었어요
독후감에도 별로 좋게 안 봐 주었고요.

이것이 결국은 뭣이냐 하면, 내가 잘 할 수 없는 것을 잘 해 버린 사람에 대한
질투와, 나에게는 오지 않는 막대한 유산 같은 것을 벼락처럼 받아든
주인공에 대한 질투가 마구마구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1800년대 중반이라면, 우리 나라 여성들이라면
도대체 전혀 쓸 수 없는 말과 표현으로 해 놓은 이 업적을 보세요
아직 우리 나라에 근대 소설이 나오기는 요원한 그때
이 나라는 세익스피어의 힘을 배경 삼아 이토록 언어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았습니까?
언어의 힘, 생각의 힘이죠
이미 영국은 그렇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물론 영국이 차지하는 세계사적 위치란 우리 세계사 수업 시간에 배운 그대로구요.

차좋아 2010-07-11 19:24   좋아요 0 | URL
멜라니아님이 독후감에서 제인에어를 좋게 안보셨다는 말에는 동의 할 수 없는걸요.
다만 제인에어의 시선에서 벗어나 제인에어마저 관찰하다보니 좀더 냉정한 평가가 나온것이라생각됩니다.

솔직이 어린시절 제인에어는 고모입장에서 진물이죠.
그리고 소설 속 진술은 철저히 제인에어의 눈을 통해 제인에어의 사고를 거쳐 나온 이야기임을 생각한다면 제인에어 역시 자기미화를 하지 않았을까요?ㅋㅋ


저는 영 엉망으로 읽은 모양입니다. 제인에어가 좋다고 해 놓고는 흉도 보고 말입니다.
저도 그게 왜그러냐 하면은 주인공에 대한 질투가 마구마구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너무 따라가나요?ㅎㅎㅎㅎ

블리 2010-07-1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인 에어'를 질투하면서 읽었구나~ㅎㅎ
윗분들이 말한 중학생 시절에 읽었던 제인 에어를 난 샬롯 브론테를 질투하면서 읽었던거 같은데... 책장 맨 밑에 깔린 그 때의 책을 다시 읽고 싶게 하는 독후감이야.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독후감 쓰기 안 배워도 돼. ^^

차좋아 2010-07-12 23:03   좋아요 0 | URL
모르겠어 어떻게 읽었는지 ㅎㅎ
느린 전개에 하품하다가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했고, 제인이 이해 안돼다가도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그녀의 당당함이 부럽다 생각하다가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지.

전공자에게 격려를 받으니 위로가 되는구만ㅋㅋㅋ 하지만 정말이지 맘에 안들어~~

마녀고양이 2010-07-1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에어는 폭풍의 언덕에 비하면,, 많이 도덕적이랄까 밝은 분위기랄까
그렇지 않나요? 저만 그리 느끼는건가... ^^

브론테 자매들은 정말 글쓰는 능력을 모두 타고났나봐여~

차좋아 2010-07-12 23:06   좋아요 0 | URL
브론테 자매의 존재를 저는 이번에 제인에어를 읽으며 알게되었어요. 대단하더라고요. 한 가정에 그런 문학적 재능이 쏟아지다니 부럽고 부럽습니다.

폭풍의 언덕은 안 읽어 봤는데 이번에 좀 궁금해 졌어요. 언제고 읽어 볼 참입니다.


hohoya 2010-07-1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은 정말 여자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하실 것 같네요.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 우리는 대개 제인에게 감정이입을 하는데 향편님을 비롯한 남자분들은 로체스터쪽에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 만도 않은가봅니다.
제인이 황야를 헤매고 다닐 적에 전 이거 무슨 동화도 아니고 더구나 그 어둠속에서 빛나는 숲속 오두막의 작은 불빛을 상기시키는 설정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저는 담담히 읽었던 제인의 고생에 향편님의 가슴이 아렸다니 참 감수성이 남(男)다르십니다. *^^*

차좋아 2010-07-12 23: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여자들과 수다 잘 떨어요. 여자들과도 수다를 잘 떨어요. 이왕이면 여자를 더 좋아하지요 ㅋㅋ

제가요 글빨이 약해서 하고픈 말 반에 반도 못하는 거에요. 말로하면 정말이지 혼자 다 떠드는데 ㅋㅋㅋ 그렇다고 막 푼수는 아니고요 ㅎㅎ

제인에게 감정이입안할 수있나뇨. 그래도 시련을 당하는 우리의(?) 여주인공인데요. 이뻤으면 더 좋아했을지도 ㅋㅋ(농담입니다)
멜라니아님도 언급하셨는데 우리는 제인에어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들어서 다소 그녀의 입장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제인에어의 아픔 때문이 아니라 제가 감정이입한 제인에어에 제 마음이 아렸지요. 그러니까 저 때문에...ㅎ

굿바이 2010-07-1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면서, 향편님 표정과 말투가 떠올라 혼자 웃었습니다.^^

제인이 처한 상황이 참 답답하죠. 그냥 소설이다,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사실 현실은 더 만만하지 않습니다. 소설보다 더 기괴한 현실에서 자라는 친구들도 많으니까요. 이렇게 난이도A 코스의 삶을 살아내야하는 친구들에게 어쩌면 이런 책 한 권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그런 의미에서 또 이런 부류의 책이 해로울 수도 있겠다 싶구요.

제인의 캐릭터는 예쁘기도 하고 밉기도 하죠. 예쁜 부분은 제가 바라는 부분일 것이고, 미운 부분은 제 모습이 투영된 부분이기도 할 겁니다. 여튼, 제인은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니 이것은 작가에게 보내는 제 마음이기도 하겠네요. [좀 더 유쾌할 수는 없었나요? 인생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잖아요? 샬롯!] 뭐, 이정도의 빈정거림!!!ㅋㅋㅋ

제인에어는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장치가 많고, 그 시절 영국의 풍광을 유추할 수 있는 묘사가 많아 이런저런 재미가 많았던 소설임에는 분명해요.
그렇지만, 인물 설정은 너무 단선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세상에 절대악, 절대선,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서로 엇갈리는 욕망 안에서 이만큼은 누구에게 악이고, 이만큼은 누구에게 선일 것인데, 그 절절함을 쏙 빼면 동화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어요.

차좋아 2010-07-14 09:14   좋아요 0 | URL
현실은 더 만만찮다. 동의해요 하지만, 제인에어가 처한 상황은 현실의 그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여러 삶들의 희노애락에 경중이 있을 수 없으니 제인에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전부 인거죠.
그래서 삶에 난이도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제인은 이쁘기도 밉기도 했어요.ㅎㅎ

단조로운 이야기의 구조는 아쉽다기보다는 옛 소설의 특징이라 생각했어요.
저는 또 너무 복선이 많은 소설을 좋아도 안하고요 ㅎㅎㅎ
그보다는 연극 배우가 무대에서 이야기 하듯 늘어진 인물들의 말이 지루해서 ㅋㅋㅋ 죽겟더라고요. 무슨말 할지 뻔히 보이는데 알겠는데 말이죠^^

후애(厚愛) 2010-07-22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놀러 왔어요~ 잘 지내고 계시지요?
서울 만남 이벤트를 하는데 나오실 수 있으신가요?
장소는 창덕궁 정문이고요. 날짜는 8월 7일.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뵙고 싶은데...

차좋아 2010-07-22 18:52   좋아요 0 | URL
아 후애님 그간 잘 지내셨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ㅎ
후애님 보러 가야죠~ㅎㅎ
창덕궁에서 만나요^^
 
<영단어 인문학 산책>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영단어 인문학 산책 - EBS 이택광의 어휘로 본 영미문화
이택광 지음 / 난장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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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인문학 산책
재미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어려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렵지 않습니다.

영단어로 인문학을 어떻게 산책하나 했더니, 영단어 문을 열고 나가 역사, 문학, 철학, 미술, 대중음악, 연극, 영화, 사회, 신화, 산업, 건축, 인물 등등 별의별 골목 골목길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영단어 문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산책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주워듣느라고 숨가쁜 산책이기도 하고 새로운 걸 보느라고 즐거운 산책이기도 합니다.


내가 동경하는 travel 문을 열고 나가면, tour와 journey와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tour 처음엔 이 말이 작업을 하는 선반이었고 일을 하다 교대하는 것을 나타내다가 여러 곳을 둘러보는 관광이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journey 고대에는 하루라는 말이었는데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노동이나 여행을 의미하게 되었구요. travel이 내가 동경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여행이 아니었다니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travel이 원래 고행을 뜻했다고 하고, 중세의 고문도구 trepalium 이 말이 어원이라고 하고, travelator는 travel의 고통을 덜기 위해 상상해낸 에스컬레이터(사람은 가만히 서 있고 길이 움직이는 거죠^^)라고도 합니다. 여기에서 travel의 산책은 그치지 않고 웰스의 “우주전쟁” SF소설, 애니메이션 “아톰” “퓨처라마”를 거쳐서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 “세속적 쾌락의 정원”과 영화 “트와일라잇”까지 구경하게 합니다. 미지의 세계로 여행하는 것이 두려움과 공포였던 것이 오늘날의 내가 느끼는 것처럼 일상을 떠나 즐기는 동경으로 바뀐 것은 낭만주의자들 덕분이라고 하니,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소설을 한번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도 생기고... 아무튼 travel에 대한 산책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는 집 떠나면 고생, 이라는 우리네 말도 살짝 떠올랐습니다.


선생님, 문화가 뭐에요?  밥 먹는 것도 문화, 똥 누는 것도 문화, 너희들이 욕하는 것도 문화다. (엉터리...-,.-)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화는 사람 살아가는 모든 거라고 정말 쉽게 설명해주셨는데 그때는 설마 그까짓것들이 문화일까 하고 선생님이 농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생각난 초등학교 에피소드입니다. 좀더 거창하게 말씀해 주셨다면 믿었겠지요, 밥 먹을 때 쓰는 chopstick도 문화, 하이힐이나 실크햇도 litter 때문에 만들어진 문화, 바보의 대명사 dumb and dumber도 문화... 아무튼 재미없고 어려울 것 같았던 이 책은 사람들의 말 속에 사람들이 살아온 별의별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는 걸 보여준 재미있고 쉬운- 화장실에 꽂아놓고 봐도 좋을 만한- 책입니다. 지은이 이택광 님이 에필로그에서 "철든 뒤에 내가 가진 꿈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쓰는 작가였다"라고 했는데 이 책이 딱 그 꿈을 이뤄준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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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7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8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30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30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도정일.박원순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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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민주주의 실현을 당면과제로 투쟁하는 사회에서 태어났고(인류사 전체와 비교해 볼 때 더욱 그렇다) 또 그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인간은 어제보다 오늘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에 걸림이 있을 때는 투쟁하여 쟁취한다.

나는 1979년에 태어났다.
그 해에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정권을 만들고 같은 해 10월 26일 김재규에게 저격을 받아 사망하며 해가 가기 전에 전두환의 12. 12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어리다, 라고 말하기에도 너무 작은 나는 그렇게  이 땅의 변혁기에 났고 서울에 터를 잡은 어느 신혼부부 품에서 변화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자랐다.  
그 땐 미처 몰랐지만 나는 민주주의의 성장의 과정 속에 살았던 것이다. 하긴 어느 시대를 살았어도 그 시대의 투쟁 속에 성장했겠지만 중요한 건 어린시절 내 시각과 후각의 기억은 너무나 평온했다는 데 있다. 유신헌법의 품에서 잉태되고 태어났지만 그 품은 따뜻했고, 군사 투테타 정권의 물과 공기를 마시며 유년기를 보냈지만 그 변화의 바람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 시절이 어떠했건 간에 내 기억엔 소중한 어린 추억의 시간들일 뿐이란 말이다. 
 
1986년 데모하는 개방대(서울 산업대)학생들이 무장전경들에게 피 흘리며 쫓기던 모습을 세탁소(우리 집) 안에서 지켜보던 일은 유년의 별난 구경으로 기억될 뿐이고, 1993년 광운대 학생들이 투척한 안터진 화염병을 가지고 놀다 손가락 두 개를 잃은 친구를 닌자거북이라며 놀리던 중학시절의 사고는 지금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안주로 삼는 단골 메뉴일 뿐이다.  
최루탄 매케한 냄새와 대학생들의 시위. 그리고 그 속에 살면서도 아무런 자각도 못하고 천진하게 성장한 나. 어른이 돼서 공부했고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듣게 되었지만, 내가 겪고 들은 모든것은 너무도 당연했던 어린시절의 일상의 풍경들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아름다운 시절. 추억어린 유년기. 타인의 고통
나는 내 자리에서 내 눈과 내 감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냄새를 맡으며 세상의 소리를 들었다.
나는 내가 보고, 듣고, 만진 것을 믿는다.
내가 본 것은 평온한 세상 속 거친 학생들이었고, 따스한 일상의 날카로운 화염병 조각이었으며, 무료한 일상속 볼만한 구경이였다.
언젠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드러나는 진실들, 어린 내가 보지 못한 시위 이면의 눈물...... 내가 아는 사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실을 아는 순간 평온했던 나의 과거는 내게도 시련의 시기가 되었고 자랑스러웠던 대통령은 독재자가 되었다. 친구들과 5.18에 대해 이야기 했고 분개했다. 그렇게 나는 한 걸음도 옯기지 않은 채 시선의 방향만 돌리고 독재자가 나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의식의 전향은 너무나 쉬었지만 그게 옳은 거니까. 나는 많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나는 진실을 알았다.(안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진실을 알게 된 나는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 보았는가? 非민주행태 그 어떤 것에 하나라도 거스르려 한 적이 있는가? 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다.>를 읽었다.
누군가는 민주주의를 '다시' 말하고자 하는 시점에 나는 10년 전, 20년 전과 다름없이 많은 이들이 바라보는 쪽에 같이 서 있는 것뿐이었다.. 요즘에는 진보가 상식이니 한나라당을 바라보며 조소하고, 위험이 오나 안 오나 관망하는 나는 사람이라기보다 몽구스였다. 
맞다 나는 몽구스다.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을 들은 몽구스. 어쩌면 그간 스스로 사람이라고 착각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뭐가 됐던간에 -민주주의 특강-을 읽고 나는 진짜 인간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을 해본다.
'네 자식도 몽구스처럼 살게 할래?' 내 안이, 인간성이 내게 묻는다. 하지만 몽구스의 삶도 나쁘지 만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할 수가 없다.

나는 투쟁의 결과물인 시대에 살고 있고 지금도 곳곳에서 투쟁은 진행중이다. 어려서 그것이 풍경이었듯 지금도 풍경이라는 사실이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어렸을 때처럼 의미를 몰랐으면 좋겠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나는 정말로 모르겠다. 자기가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싫다. 그리고 옳은 걸 아는 모든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진보 지식인들의 강연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닌데 왠지 모를 거부감이 일어나는 강연도 있었다.
나 때문일 것이다. 동의하면서 가만히 지켜보는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 때문이다. 세상 속에서 바라보는 나는 내가 아니다.

책 속 강연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의 의미를 얘기했지만 모두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했다.  각자의 프리즘을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했다. 나는 각 강연자의 전공과 입장을 충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말에 진정성은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모르겠다. 다만 부러울 뿐이다. 그들의 확고한 신념과 생각이 말이 행동이 같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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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6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0-06-2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의 느낌 같이 느낍니다. 향편님의 생각 같이 생각합니다.
이 시대, 향편님은 나와 생물학적 동류입니다.
이념이 진실일리는 없고, 진실이 논리일수는 없고..운운.

차좋아 2010-06-26 21:55   좋아요 0 | URL
정말요?!! 사실 매번 확실치 않은 언사에(스스로 말입니다)
자책하고 마음 생각 공유하는 이 없음에 쓸쓸해 했었거든요.
^^& 부끄럽고 기분좋아요 ㅎㅎ

매번 마음 담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우선하는건 제 맘 같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거고요. 참 감사드립니다.
 
<인문 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 이론의 쓸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택광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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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문+좌파
그럴 듯한 조합이다. 게다가 이론 가이드라니......
그러니까 제목만 보자면 인문학에 관심 있는 진보성향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이론의 세계를 안내하는 길잡이 책이란 뜻이지 않은가?

제목만으로는 딱 나를 위한 책이다.
나는 사회인문학에 관심은 많으나 잘 모르니 가이드가 있다면 안내가 절실한 사람이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매번 세상 현실과 상충하는 모습에 좌절하던 나 같은 인문학적 관심을 가진 우민들에게 이런 이론가이드야말로 꼭 필요한 책이었다. 

막연히 인문좌파라는 말에 매력을 느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벅차다'라고 생각했다. 
애써 따라가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마르크스를 소개하는 초반부를 읽지만 계속 앞장을 되돌아가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생각지도 않은 공부까지 해가며 읽고 또 읽었지만 쏟아지는 옛 철학자들의 말과 이름 모를 현대 철학자들의 등장에 나는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데리다, 지젝, 랑시에르, 라캉, 바디우, 들뢰즈, 네그리, 아도르노, 프레드릭 제임슨, 벤야민......
이들이 대화하는 2010년 아테네 학당에 나 같은 인문좌파지망생은 낄 곳이 없었다. 어느 순간 가이드도 사라졌다. 아니 가이드는 처음부터 없었다. 가이드가 하는 말은 모조리 처음 듣는 말들이었고 가이드는 오히려 그걸 모를 수 있느냐며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냥 아는 척 가만히 따라가보았지만 자기기만이었다. 갑자기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났다. 모르면서 알아먹은 척하려고 애쓰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나는 용기를 내서 소년처럼 소리치고 싶어졌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다!"하고...

"이 거지 같은 철학자들아 당신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야!"
"이 가짜 가이드야 당신 때문에 저 철학자들이 나에게 다 사기꾼이 돼버렸어! 당신이 제일 나빠!  당신 때문에 나는 저 철학자들을 미워하게 되었다고!" 
하하.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더니 딱 그짝이다. 무식한 놈이 가이드도 철학자들도 바보로 만들었다.

 그러니까 인문좌파라던가 가이드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기를... 장담하건데 이 책은 이론 가이드가 아니다. 이 책 하단에 소개된 문장을 옮기자면,
-이론의 쓸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말이 정확한 책의 소개이다. 머릿속에 이론이 차고넘쳐 쓸모를 찾는이들에게 필요한 책.

참고로 나는 이론의 쓸모를 찾는 사람이 아니었다.  쓸모는 커녕, 막연한 동경만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내 비참한 서평은 고백적 성격이 강하다. 혹시라도 이론의 쓸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내 쓰레기 서평을 읽었다며 무시하시길 바란다. 욕을 해도 좋다. 
하지만 저 위에 열거한 철학자들의 이름도 생소한 사람은 내 말에 귀귀울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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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0-06-2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 향편님.
데라다, 라캉 어쩌구하는 이름은 들어본적 있습니다.
아는 척 하려고 책장 들쳐 본 기억 있지만, 당시 계절이라던가 분위기같은건 기억나도 그 내용은 도무지... ㅎㅎㅎ. 다만 쉽게 읽히는 다른 글들에 인용된 그들 접하고는 폼을 잡았던적 없지 아니하고...

나 또한 향편님의 이 포스트에 귀 기울이는 사람올시다.

차좋아 2010-06-26 21:42   좋아요 0 | URL
'안다/ 모른다' 이 양단의 표현이 참 거시기 합니다.ㅎㅎ
스스로 '난 아네' 하면 아는 사람이고 '난 몰라'하면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입니다.

귀 기울여 주는 이 있음에 감사한 순간입니다. 사람 참 단순해요. 사랑받고 축복 받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확인 받고 있는 순간 참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