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결혼을 할 때, 나도 남들 못지 않게(그렇게 생각된다) 이저런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사정에 맞게 생략 할 것은 생략하고 마음이 가는 부분은 조금 더 공들이기도 하면서 내 결혼식을 디자인 하던 그 때의 즐거움은 시간이 지나 떠올려 봐도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이 된다.
  
축가는 해병대 동기이자 훈련소 작꿍인 J의 몫이었다. 그건 아내를 만나기 전부터의 약속이었고 나는 그 친구의 축하를 꼭 받아야만 했기에 수소문 끝에 J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5년 만에 만난 훈련소 동기에게 지금의 아내를 소개했고 축가를 부탁했다. 친구는 우리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고 기쁘게 축가를 맡아주겠노라 대답했다.   

결혼식은 교회에서 하기로 했었는데 엄마 친구들이 태형이 결혼 선물로 축가를 연습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54년생 권사님들의 비브라토 가득한 30년 성가대 내공의 축가라니, ㅋㅋ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겠다 싶었다. 깜작 이벤트로 딱이겠는 걸~
묻지도 않고 연습중이신 엄마 친구들. 내 친구들의 엄마들. 엄마 친구 자식중에 처음 결혼을 하는 내가 기특하고 이뻐서 서프라이즈 선물로 준비를 하신거란다. 엄마는 내게 권사님들의 축가를 식순에 넣어달라고 하셨고 나는 기쁘게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목사님께 주례를 부탁하면서 축가가 두 번 있을 예정임을, 하나는 교회 권사님들이 준비했고 또 하나는 성악을 전공한 친구가 준비했다고 말씀을 드렸다. 목사님은, 꼰대 대식이 목사님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이 먹은 권사들이 무슨 축가를 하냐며 순서에서 빼라고 하셨다. 그리고 축가는 하나가 좋다고 하셨다.
망할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하지만, 바로 개길 순 없고 일단 "네... 목사님" 대답을 하고는 나는 식순에 두 개의 축가를 넣었다. 대식이 목사....님(젠장 장인어른 친구다ㅡ,.ㅡ)도 어쩔 수 없게끔.(어쩔거야~) 

결혼하는 날. 권사 취임식 날 맞춰입은 고운 한복을 다시들 꺼내 입으시고 교회에 모이신 권사님들은 자기 자식들 결혼처럼 기쁘게 축하를 해줬고 나는 권사님들의 축가가 기대되서 축가를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는데 입장 직전에 권사님이 축가를 안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일인즉슨, 결혼 당일 아침 식순을 확인하신 목사님이 권사님들 축가를 뺀 식순지를 다시 만들라고 교회사무실에 얘기했고, 권사님들을 불러 오늘 축가를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자기 말을 안들었다고 권사님들을 혼을 내셨다는 거다. (혼을 냈는지 훈계를 하셨는지는 분명치 않다.)  

내 결혼 최고의 이벤트는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나는 주례하는 목사님을 소심하게 쏘아보는 반항을 하는 수 밖에는 별다른 항의도 못했었다. 대부분의 권사님들은 옷을 갈아 있으셨지만 몇 분 권사님들은 분홍생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하객들 사이사이에 앉아 계셨다.

요즘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을 보면 자꾸 그때가 떠오른다.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화가 난다. 대식이 목사.......이 영감탱이.  

시간이 지나면 속상했던 일도 추억이 되고 슬픔의 순간도 조금은 무뎌지게 마련인데 아쉬움은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는 것 같다.

듣지 못한 축가는 어떤 노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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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8-1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전 더 황당한..경우를. 군대 있을 때 데리고 있던 녀석과 연습을 하고..그 녀석은 제 결혼식에 맞추어 말년 휴가를 나와 하얀 양복을 입고 대기.. 주례 후에 아내에게, 그리고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은 후 이재훈의 "난 행복합니다"를 아내에게 불러 주려고 야심찬 계획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 앨범에서 뽑은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도 띄우고요. 모든 것이 다 준비 완료. 드디어 주례식이 끝나고 축가를 하려던 찰나에 주례 목사님께서 축도하시고 결혼식을 끝내셨습니다. 식순을 꼼꼼이 점검해 보지 않으신 결과죠. 여하튼 지금도 두고두고 아내에게 한소리를 먹습니다.

차좋아 2011-08-11 12:13   좋아요 0 | URL
엥? 그런 실수를 하시다니.
아내분께서 한소리 하실만 합니다.ㅋㅋㅋ

노래를 잘하시는구나 부럽습니다. 저도 노래 잘했으면 하고 가끕 생각하곤 해요. 저 내년부터 성가대 할까 고민중 ㅎㅎ 노래가 하고 싶어서요(")

風流男兒 2011-08-1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 내가 왜 혈압이.. ㅋㅋㅋ

차좋아 2011-08-17 12:15   좋아요 0 | URL
나 아직도 종종 그래. ㅋㅋ 혈압 상승,,,ㅋㅋㅋㅋㅋㅋㅋㅋ

동우 2011-08-15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식이 목사님. 맹꽁이 목사님. 꽉 막힌 목사님... (하하, 실례의 어휘는 아니랍니다)

54년생 권사님들, 향편님 결혼 당시에는 쉰도 안되셨을 젊디 젊은 여사님들의 꾀꼬리 같은 축가를.
내가 공연히 군시렁댑니다,허허



차좋아 2011-08-17 12:33   좋아요 0 | URL
직업적 종교인들이 집안에 몇 분 계셔서 그런지 제가 좀 무례한 면이 있어요.(마음의 문제인데 성직자를 존경하지 않아요.) 물론 보는데선 안 그럽니다. 엄마한테 혼나거든요 ㅎㅎㅎ
엄마는 본인 동생이 목사님이라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시고 누나인데도 여러 사람이 있을 때는 동생보고 목사님이라고 불러요.

사실 저 만큼이나 권사님들도 섭섭했을 텐데 아무도 목사님 흉보거나 내 놓고 이야기 하지 않더라고요. 이유불문 순종하는 모습 보며 참 대단하다, 생각했었습니다.

간혹 교회 다니는 가정이 아니라 절이나 무교인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어요. 언젠가 아는 스님이랑 차 마시면서 놀고 있었는데 스님이 빨리 예불 보고 올게 기다려, 하고는 법당으로 갔어요. 혼자 조용한 방에서 차를 마시는데 스님이 독경 소리와 목탁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그때 참 좋았어요. 예불 보는데 가보고 싶고 부처님(불상)도 보고 싶고... 저는 법당을 안 들어가봤거든요. 오라, 소리를 안하니까.. ㅋㅋ


2011-08-17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근 주말마다 산엘 다녔다. 불암산. 해발 500미터 남짓 작은 산, 능선따라 두시간 코스도 있고 가파른 계곡코스는 40분 코스도 있다. 능선 + 계곡 코스조합도 가능하다. 서울에 흔하디흔한 전형적 巖山이라 짧지만 결코 만만한 뒷산은 아니다. 여담이지만 불암산의 (명예)산주는 최불암이다.

휘모리님과의 약속을 세 시간 남겨두고 나는 산 생각이 났고 돌발적인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반바지에 트래킹화 꿰어신고 달리다시피 산을 오르는데, 신났다. 마치 모 아웃도어 광고마냥 나는 바위와 바위를 뛰었고 자갈과 흙길을 밟았고 자박하게 고인 물 정도는 피하지도 않고 앞만 보고 산을 탔다.
 
예상시간은 오르는데 40분 내려오는 시간 30분. 샤워하고 준비하는 걸 생각해도 충분했다. 

20분쯤 허떡이며 산을 오르는데 잠시 만난 내리막 길에서 속도를 내다 그만 나무에 무릅을 박고 말았다. 빡! 
자주 지나는 길이었는데 소나무가 길가로 굽어져 있는걸 미처보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길가로 넘어온 (딱 무릅 높이) 건방진 소나무 때문에 다쳤고 화도 났다. 마음 같아서는 톱으로 배어내고 싶었지만 톱은 없었고 일단은 발로 걷어차려 했으나 걷어찰 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커서 양 손으로 왼 무릅은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내려오던 할아버지가 그광경을 처음부터 보셨는지 아니면 추측하셨는지, "산에서 조심히 다녀야지....(쯧쯧)" 하고 한마디 하고 가시는데 그것도 야속하고 무릅은 심상찮고, 즐거움도 사라지고 짜증이 밀려왔다. 

미운 나무를 쳐다보며 잠깐 쉬고 나는 다시 산을 탔다. 아픈 건 아픈거고 일단 가려던 길은 가고 싶었다.  
산 꼭대기에 가서 생각해보니 나무는 제 자리에 가만히 있었는데 바보같이 내가 들이 받아 놓고는 나무한테 화를 냈다는게 우스웠다. 준비해 간 커피를 마시고 무릅을 주무르고는 산을 조심히 내려왔다. 조심히...

예상보다 시간은 훨씬 더 오래걸렸다. 결국 휘모리님과의 약속시간은 못 지켰다. 8분 지각.
산에서 내려오는 걸음이 얼마나 더뎠었는지 아픈 것보다 답답해서 화가 치밀었다. (생각해보니 이 화도 슬데 없는 화였네...) 붓기는 산을 내려오면서 더 심해졌는데 도저히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옆 걸음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지루했다.  

그 무릅은 결국 고장이 났다. 부딛혔을 때, 그 때라도 내려왔어야 했는데 무리해서 정상에 올라간게 문제였지 싶다. 당분간 산행은 쉬어야지. 저녁 달리기도 못하고 있다.  

당장 아픈건 참겠는데(참아야지 울어봐야 들어줄 사람도 없다) 앞으로 운동을 못할까봐, 그게 걱정이다. 심장이 터지게 산 길을 달리고, 종아리에 쥐가 나도록 뛰는 일이 그토록 감사한 일인 줄 새삼 깨닫는다. 

등산에 재미 붙어서 등산 배낭도 이쁜 거 샀는데... 
 
이번주에 산에 가면 그 나무 한테 사과해야지 ㅎㅎㅎ  등산배낭 매고 싶어서 아무래도 기어이 산에 가지 싶다.ㅋ 살살 걸으면 괜찮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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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7-2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등산 배낭 저도 샀는데 그리 안 이쁜 듯해서리 또 사고 싶어져요
음 무릎이 아프시면 많이 속상한데 스틱 짚으면 좀 괜찮다고 해요

차좋아 2011-07-29 12:14   좋아요 0 | URL
또 사세요 ㅋㅋㅋㅋ 근데 그 가방 가지고 산에 가보셨어요? 편하다면 그래도 다행인데 말이죠. 편하면 그냥 좀 예뻐해 주세요 ㅎㅎㅎ 아깝잖아요^^
스틱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스틱은 아저시들이나 하는 거 같은데 벌서 스틱을 써야하는구나. ㅜㅜ
참 저도 아저씨입니다만,ㅎㅎㅎ
스틱은 생각 못해봤는데 무릅에 도움이 된다면 고려해 봐야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9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비에 그동네 산들은 괜찮은가 모르겠어요.

조심하셨어야죠.
차좋아님 무릎은 제가 '호오~'해 드릴게요.
무릎 그냥 놔두면 성날 수도 있어요.
계속 아프면 치료를 받아 보심이~^^

차좋아 2011-08-02 08:28   좋아요 0 | URL
무릎 많이 좋아졌어요 ^^ 푹 쉬고 쉬었더니 좋아진거 같아요. 지난주에는
오래 걸었는데도 괜찮더라고요. 호오~ 덕분입니다.^^ 감사드려요 ㅎㅎㅎㅎ

우리동네 산들은 괜찮아요 ^^

동우 2011-08-0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금정산, 백양산, 승학산.
부산의 산은 안온하지요.
가로 누운 등걸 따위 없을겝니다.
(있으면 어쩔겨?)
한켠으로 바다가 내려보이는, 산행치고는 최고일터.
내 옛같았으면 부산 불러들여 향편님은 내 밥일터인데. ㅎㅎㅎ

차좋아 2011-08-07 23:13   좋아요 0 | URL
몸 좀 사리다가 오늘 드디어 등산을 했습니다. 지난주에 산 언저리를 걸었으나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둘레길이었고 오늘은 좀 격한 코스로..ㅎㅎ
무릎이 좀 나아진 것 같아서 테스트 삼아서 두시간 코스로 갔다왔어요.

음... 아직 안 나았네요 ㅎㅎㅎ 하지만 좀 더 쉬면 다 나을 것 같아요. 아직 젋기에 자연 치유를 바라고 있습니다. 병원가면 당연히 치료들어가겠지만 그리 안해도 나을거 알고 있거든요.

부산이 산이 많아서 부산이라면서요?ㅎㅎ
 

여유로운 토요일 밤, 아니면 심심한 주말 저녁. 

장마철 짙은 구름에 해는 가려 졌었지만 그래도 낮이라고 뛰기가 수월치 않았다.
토요일 낮 1시에 달리는 사람은 드물었다. 몸도 뻑적하고 해서 달리고 오마, 말하고 대문을 나선 순간부터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었다. 이왕 나섰으니.. 신발끈을 조이고 대문을 나서던, 그 마음으로 뛰었다. 
가볍게 5키로미터, 힘겨운 삼십분. 
말한대로 쉽지 않았다. 볕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긴 했지만, 밤과는 공기가 달랐다. 습하고 무거운 공기와 바람없는 천변의 뜨거운 대기를 정면으로 가르는 기분은 달리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회의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청량감. 그것이 없는 달리기는 고문이었다.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처가에 간다며 아이들과 준비를 하고있었다. 보통 격주로 아내는 아이들과 파주의 처가에 간다. 안녕 잘갔다 와~, 하고 인사를 하고 보낼 순간에 나는 좀 있다가 가라고 아내와 아이들을 붙잡았다. 마당에서 고기 먹을까?, 삽겹살을 굽고 아이들은 신이나서 마당에 상추를 뜯고 나는 고기를 굽는다. 구이용 고기를 조금 덜어내 잘익은 김치로 찌개까지 끓이고 아내는 냉장고에서 반찬과 장을 덜어서 마당으로 옯겼다. 
다산이는 찌개를 잘 먹었고 다야는 직접 뜯은 상추라 그런지 쌈을 야무지게도 싸서 먹었다. 돗자리에 개미들이 올라오고 아이들은 개미를 보고 깔깔거렸다. 개미는 내 다리로 기어올라왔고 다리털 사이에서 방향을 읽었는지 오도가도 못하고 빙글빙글 돈다.  

아이들의 외할머니,외할아버지가 기다리는 게 신경 쓰이는지 아내는 이내 떠날 준비를 한다. 아이들의 외조부 내외는 큰아들 내외와 손주들을 미국으로 보낸후(보냈다. 재산 다 털어서) 주말에 외손주들을 보는게 큰 즐거움이신 분들이다. 사위까지 오는 걸 바라시지만 나는 처가에 가기 싫다. 
지겨울 법도 한데 대꾸도 않는 사위에게 미국행을 종용하시는 장인어른.

책을 읽을까 싶었는데,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못했다. 
고민한 책들은 웬디양님 추천도서 <레몬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다락방님의 추천도서<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7월 책부족 도서<분노의 포도> 
 
밤이 왔다.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에 두 번, 뛴 적은 없는데 또 달리고 올까? 
요즘 거의 매일 달린다. 보통 5키로, 달리다 기분이 점점 좋아지면 10키로 12키로... 

낮에는 할 일이 없고 밤에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그래도 낮에 커피도 볶아놨고, 낮잠도 한 숨 잤다.

카프카가 계속 생각난다. 그의 다른 책을 또 읽어야겠다. 아니면 <소송>을 다시 읽을까?
요제프 K의 불행이 내게 닥친다 하더라도 나는 담담하게 인정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성>에서 K의 저항의 인내와 노력은 결국 허사였지 않았나... 
빌어먹을 사소한 고통들과 소소한 생활의 즐거움 사이에서 손익을 계산해가며 나는 참 잘도 산다.

카프카적인 세상에서 조르바스럽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데, 어쩌면 위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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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7-1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밤에는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요. 그렇지만 딱 그만큼 졸리기도 해요. 오늘도 하고싶었던 것들중(책읽기,술마시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잘것 같아요. 전 낮에 자전거타고 왔어요. 씽씽.

차좋아 2011-07-10 01:36   좋아요 0 | URL
혹 중랑천을 달리십니까?? ㅎㅎ
아무것도 안하더라도 충분히 즐거운 토요일이었었기를(이미지났지만..)
저는 이제 자려고요. 아니면 책을 좀 읽고 자려고요.
버드와이저 두병으로 저녁을 때워서 좀 출출하지만 말입니다.ㅋ
오늘은 두 번 달린 기념적인 날.^^

차좋아 2011-07-10 05:44   좋아요 0 | URL
아... 한숨도 못잤어요. 생각을 많이해서 허튼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일 아니 오늘이 좀 걱정이네요. ㅎㅎ

風流男兒 2011-07-1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편 내가 준책도 한번 읽어 ㅋㅋ 비오는 여름에 잘 어울린다.
그나저나 훌륭하네 이렇게 잘 뛰어다니고.
덕분에 형님은 찻집가서 술만 들이키고 오셨다는데, 막상 우리 수고가 무색하게
금요일에 갔다지 뭐야. 여튼 고맙다는 말 전하려 왔답. 수고햐 ㅎㅎ

차좋아 2011-07-11 15:42   좋아요 0 | URL
나 그거 받은 다음 날 읽었어^^
W님 그걸 이제 읽다니 말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만나셨대? ㅎㅎ
안남의 슬픈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어, 선교사들의 동화같은 운명보다 말이야.

웽스북스 2011-07-11 21:2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안양 집에 있었던 걸 며칠전에 가져왔어요 ㅋㅋㅋㅋㅋ

차좋아 2011-07-12 02:4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웬디양님 지각독서? 덕분에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요 ^^

루쉰P 2011-07-1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을 가라고 하시는 처가라니...^^ 왠지 있어 보이셔유. ㅋ

중랑천은 저도 달립니다. 하하하 어쩌다 마주칠 수도 있겠는데요. 전 차좋아님의 얼굴을 알고 있어요. 흐흐흐 -.-

차좋아 2011-07-18 12:28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보일 수 있군요.ㅎ 다른 면으로 여유있게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 ㅋㅋ

중랑천에서 한번 시간 맞춰 뛸까요? ㅋㅋㅋ 저 못 알아보실 거 같은데~~ㅋㅋㅋ
 

발톱이 또 말썽이다. 발톱이 파고드는 고통, 이것도 오랜만이라고 추억 돋네...ㅋ

현빈이가 갔다고 해병대가 다시 주목을 받는데 나도 거기 갔다 왔다.
거기서 그러니까 현빈이가 이제 막 나온 포항 1사단 훈련소에서의 일인데, 어리바리(본래 어리바리 하지만) 훈련병 시절 제 사이즈 워커도 지급 못 받고 '워커 작다'고 질문했다가 한 대 맞고서야 그런 질문은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시절, 작은 워커 신고 훈련 받다가 엄지 발톱이 살로 파고들어 염증이 생기는 조갑주위염에 걸리고만 것이다. 이미 경험 했던터라 사소한 염증으로 아프다, 라고 말하지 않는 센스 발휘, 고통을 참고 훈련을 받았지만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 디아이(교관)가 "너 이 새끼 걷는 게 왜 그래, 똥 마렵냐?"는 질문을 받고서냐 "훈병, ***. 네 발가락이 아픕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워커 벗어 봐" 상태를 확인한 디아이는 당연히 현란하게 욕을 구사하며 제 몸 간수도 못 하는 어리바리한 훈병을 가여이 여겨 직접 의무대로 데리고 갔다.  그 와중에 나는 전우애를 발휘하여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는 동기 놈 하나를 지목해서 의무대라는 곳엘 갔는데, 바로 수술을 하게 될 줄이야...     

엄지 발톱 왼쪽으로 발톱이 파고 들어 살에 염증이 생겼다,며 의무병은 의료용 가위로 엄지 발톱 3분의 일 지점에 가위를 갔다 대더니 세로로 자르기 시작했다. 뭉둑한 가위날을 발톱 아래로 집어 넣어 또각또각... 대여섯 번의 가위질 동안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생살을 밀며 가윗날이 들어 오는 기분이라니... 의자에 앉아 내려다 보면서도 도무지 내 살 같지가 않았다. 가위질은 발톱이 시작하는 곳을 조금 지나서야 멈추었는데 피가 발가락과 의무병의 손에 흥건하게 묻어있었고 그렇게 발톱의 삼분의 일을 잘라내는 것으로 수술은 끝이었다. 진료를 보다가 갑자기 시작한 시술이었고 디아이와 내 동기는 그 광경을 양 옆에 서서 지켜 보고 있었다. 얼떨결에 치료를 마친 나는 그제서야 동기가 생각났다. '동기는 지금 내가 당한 수술을 이제 곧 할 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았다.)  
독사 같은 디아이도 놀랐는지 의무병에게 "임마, 마취도 안 하고 너무한 거 아니야~"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던 디아이가 처음으로 인간적으로 느껴졌지만 "나도 한 번 해보자"며 의무병의 가위를 뺐는 순간 착각이었음을 곧 깨달았다. 그나저나 불쌍한 건 이름도 기억 안 나는 내 동기지...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또 재밌겠다며 덤벼든 디아이에게 아픈 발가락을 맡긴 동기. 나는 발가락에 압박붕대를 칭칭 감고 나가라고 해서 나갔는데 내 발가락이 아픈 것보다 끝났다는(시작하는 줄도 몰랐지만) 안도감에 얼마나 행복했던지.... 나오면서 의자에 앉는 사색이 된 동기의 얼굴을 생각하며 얼마나 웃었던지 ㅋㅋㅋ 

그 발가락이 또 아프다. 그 따위 시술을 받았으니  치료가 제대로 될리가 없지... 어쨌든 앞으로도 구두는 가급적 신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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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1-05-02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산서 회동하였을 적에 해병대 다녀오신 얘기듣고 다소 의외의 표정 짓던 나를 기억하시지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였던 것과는 다르게 해병대의 부조리한 상하간의 괴롭힘의 이야기도 하였었지요?
예전에 가장 친하였던 친구놈이 해병대장교로 복무하였었는데, 부산근교의 단위부대에 놀러가면 장교 고참 졸병간 부드러운 분위기가 무척이나 부드러웠던 기억이..
무엇보다 돌격머리의 향편님이 예리예리하고 섬세한 향편님의 모습과 오버랩되지 않았답니다.
ㅎㅎㅎ

군대에서의 불합리한 보급상황때문에 입은 육체적 후유증.
국가에 어필하여 보상받지는 못하는가요?
구두를 신지 못할 만큼의 상처인데.
공연히 내가 분하려고 합니다.


차좋아 2011-05-02 13:31   좋아요 0 | URL

부산에서 제가 그런 이야기도 했었군요 ㅎㅎㅎ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날이었어요.^^

칠성 횟집의 멸치젓 반찬 진짜 감동이었는데~~ㅎㅎ 다음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칠성횟집에 또 가요^^

군대 이야기, 간 밤에 이저런 생각의 끝에 재미로 썼어요. 예전 생각이 나서요. 웃자고 한 이야기인데 글로 보니 좀 심각해 보이네요 ㅋ 동우님의 위로 20살 향편이 알면 많이 기뻤을 거에요.

동우 2011-05-02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향편님.
4월 책부족의 과제는 '밑줄찾기'로서 마치신건가요?
혹 더 쓰실게 있으실듯도.ㅎㅎㅎ

그리고 굿바이님과 웬디님은 친하신 향편님이 슬쩍 찔러주시기.
불멸은 더구나 웬디님이 추천하였다며요? ㅎㅎㅎ

차좋아 2011-05-02 13:18   좋아요 0 | URL
불멸 아직도 읽고 있어요. 하도 들고 다녀서 책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같이 나달 거려요 ㅋㅋㅋㅋ
다 안 읽었지만 중간 감상이 있으니까 곧 쓰겠습니다. 다 읽고 쓰려면 더 오래 걸릴 듯 해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웬디양님! 굿바이님 어서 읽으세요^^(들리려나~ㅋ)

저 동우님 감상 많이 기대 되는데 제가 쓰고 가서 볼게요^^

2011-05-03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3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3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치 2011-05-0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군대에서 얻은 병들 중에서 수술도 해서 좀 나아진 부분도 있고 악화된 부분도 있지만
가장 없어지지 않는 흔적은 동상후유증 이네요. 동상걸렸던 부분이 날만 추워지면
아리고 아프네요. ^^;

20살 처녀같은 봄이 언제 다녀갔냐는듯 등돌리고 가고 땀흘려야 하는 여름이 곧 찾아오는
느낌이네요. 땀 많고 열 많은 제게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

저는 아직 불멸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꼴찌는 제가 찜해뒀씁니다.

차좋아 2011-05-10 00:32   좋아요 0 | URL
꼴지는 도치님이 저는 포기 입니다.ㅋㅋㅋ
완독 포기요^^ 하지만 읽은 만큼으로 후기는 쓰려고요. ㅋ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 밤새 놀아야겠습니다. 독후감이나 쓰렵니다 ^^

 

단잠을 이기고 깨어날 수 있는 건 달디단 혼자만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눈을 부비고 일어나 습관적으로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컴퓨터를 켠다. 물이 다 끓기 전에 차와 다기를 선택해 놓아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물이 끓고 차 마실 준비를 할 때 컴퓨터도 켜고 음악도 걸어놔야한다. 자동차 기어 변속을 하며 라이오 주파수를 마추며 조수석의 사람과 수다를 떠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음악은 어제 듣던 그 노래, 차는 오늘 마시고 싶은 것으로 준비한다. 창 밖의 빗소리를 진즉 느꼈더라면 멜론음악 따윈 필요 없었을지도 모른다. 노래 소리에 빗소리가 묻혀버린 지금은 묻혀버린 음악이 그리울 뿐이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하늘에서 내리는 물방울들의 거칠고 경쾌한 소리. 어느 것이 음악인지 헷갈린다. 어쨌든 나는 인공의 소리를 택했다.
 
번개 소리!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살아났다. 볼륨을 높일까?, 신이난다. 천둥소리 우르르릉 쾅!!! 후두두두두두둑 빗소리에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생기를 얻는다.  

우르르르르르르르~ 아하하하하하, 신난다^^. 박수라도 치고 싶다. 차를 더 마셔야지 번개도 번쩍번쩍! 나는 차를 더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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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30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우롱차 마셔요.
한 주전자 끓여서 그냥 호로록 호로록 마셔요.
님이 어제 듣던 그 노래는 뭘까요?

차좋아 2011-04-30 02:27   좋아요 0 | URL
어제 듣던 그 노래는 그저께 듣던 노래고 그저께 그 노래는 또 그 전날 듣던 노래, 꽤 많은 노래들이 걸려 있는 순서대로 흘러 나와요^^ 지금은 에피톤 프로젝트이 유채꽃,이고요 아까는.. 아까는 이문세였을 거예요.ㅎㅎ
패턴으로 볼 때 조금있으면 태극천자문 주제곡이 나올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태극천자문 주제곡은 20가지 버젼이 있어요.ㅋㅋ 전 그냥 들어요. 하늘천 땅지 검을현 누를 황.... 뭐 이런 노래인데 좀 신나요~ 하지만 오늘은 변화를 좀 줘야겠습니다. ......................그린데이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보이차 마시고 있어요. 베트남산 보이차인데 맛이 기가 막히네요.ㅎ
다음 차로 저도 오룡차를 좀 마셔볼까 합니다. 아리산 오룡차를 새로 뜯었는데 한 잔 드리고 싶네요. 양철댁님 페이퍼 열어 놓고 한잔 올리면 저랑 안 놀실꺼죠? ㅎㅎ 흠향하세요^^
그래도 우리는 같이 천둥소리 들으면서 오룡차를 마시고 있으니까 같이 차를 마시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