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모임 연간 책 리스트는 예년과 다르게 스스로 정하기다. 나는 1월 책으로 고리키의 '어머니'를 읽기로 마음 먹었고 지난 1월 1일 의욕적으로 고리키의 '어머니'를 펼쳤다. 가벼운 마음으로 두어장 분량 한챕터를 읽고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읽어야지 마음을 다졌는데...

책이나 읽어볼까? 어머니 읽던 중이었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날 무렵 책 생각이 났다. 근데 어디에 뒀더라? 생각이 안난다. 책장을 뒤져보아도 보이지 않는 '어머니'. 엄마 내 책 못봤어?, 되도 않는 물음에 엄마는 니 책 니가 알지., 하신다. 당연한 반응이다. 아내에게도 묻고 동생에게도 물어보았다. 몰라~, 한결 같은 반응. 당연하지만 너무 매몰차서 섭섭하다.

산아 아빠 책 못봤어?, 무슨 책인데?, 오 역시 우리 아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응 산아, 아빠 책 제목이 '어머니'야 노란 책인데 어.머.니 라고 써 있어 그거 봤어?,
아니 못봤는데,
산아 그 책 찾으면 아빠 한테 꼭 말해줘~,

응~~ 어머니라고?

 

산이에게 행방이 묘연한 '어머니'의 행방을 의뢰해 놓고 기다리기를 사오일.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다시 살까, 하다가 돈도 아깝고 무엇보다 새로 사자마자 읽어버린 책이 짠! 나타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다시 사지는 못하고 독서계획을 변경했다.

몇 월 책인지 헷갈리지만 변경한 책은 엔도 슈샤쿠의 <숙적>

그래서 어제 읽었는데 오호~~~ 완전 재밌다.

일본의 입장에서 본 임진왜란은 어떤 모습일지 또 작가가 엔도 슈샤쿠라니 기대가 크다.

 

작은 반전,

<어머니> 찾았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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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2-01-16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나는 며칠 누워 '어머니' 다 읽었습니다.
1월 10일날, 두권 다 읽기로 하였으니, 지금쯤 앤도 슈사쿠는 마치고 어머니 시작하셨을듯.ㅎㅎㅎ

차좋아 2012-01-16 11:51   좋아요 0 | URL
어제 숙적 다 읽었어요 . 두 권 짜리지만 술술 읽히더라고요 ㅎㅎ
완성도면에서 그전에 읽었던 '침묵'이나, '깊은 강'만 못한 것 같았지만 흥미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소재가 임진왜란이니만큼 한국사람으로서 각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낮선 지명과 이름에 읽다가 두 번이나 쓰러졌던 '대망'을 다시읽을까 고민 중입니다.ㅋ
 

방학 숙제로 다야가 편지를 쓴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께 쓰는 편지.

그리고 친구에게 쓰는 편지도 있다.

"장예나 사랑해',

손수 고른 이쁜 카드에 삐뚤빼뚤한 글씨가 그려진다. 한 획, 한 자씩 다야의 마음이 모아져 카드에 담긴다.

일주일을 간의 봄방학을 마치고 다야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러 어린이집에 갔다. 마음담은 편지를 가지고서...

 

집에 온 다야에게 엄마가 묻는다.

장예나한테 편지 줬어 다야?, 응,

장예나는 다야한테 편지 줬어?, 아니 장예나는 장예슬한테 편지 줬어...,

그럼 장예슬은?, 장예슬은 박보람한테 줬어,

그럼... 박보람은?, 박보람은 김동현한테 편지 줬어...,

다야한테는 아무도 편지 안줬어?, 응. 그래서 다야가 슬퍼.,

다야는 시무룩하게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그래서 다야가 힘이 없었구나~ 괜찮아 다야 엄마가 위로해 줄게~, (똥그랗게 눈을뜨고)......위로? 엄마! 위로가 뭐야??

씩씩한 다야가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아빠와 엄마는 너무 많이 웃고 행복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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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0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야에게는 다야 아버지가 편지를 써주면 되잖아요!!

차좋아 2012-01-06 12:24   좋아요 0 | URL
다야 아빠는 너무 웃겨서 웃다가... 그생각을 미처 못했네요 음...ㅎㅎㅎ

동우 2012-01-16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장예나의 편지 받지 못해 슬픈 다야.
"위로? 엄마 위로가 뭐야?"
귀엽고 이쁜 다야.
읽는 사람도 행복해 집니다.

차좋아 2012-01-16 11:55   좋아요 0 | URL
동우님의 댓글은 제게 큰 기쁨인데 저는 동우님께 댓글도 변변히 못달고 있습니다. 면목이 없네요.
다우트 읽고 쓰신 글이나 세상에 대한 동우님의 생각들 제게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댓글은 너무 달기 어려워요. 깊은 생각 나누시는데 쉽게 말 달기가 망설여 진달까요.ㅎㅎ
 

내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중 하나는 학교 때문이다.

아들 다산이가 내년에 학교를 간다. 서울 계상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데 교명 참... 성의없게 지었다,고 생각들지만 이름 거창한들 (거창초? 이 거창한 초등학교는 거창에 있겠지..)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중요한 건 아니고, 그러니까 내가 학부형이 된다는 말씀이다.^^

우리 엄다산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아빠도 사이좋게 지내는 건 잘했으니 아들도 아빠 닯아서 그랬으면 좋겠다. 아빠랑은 다르게 공부도 좀 잘했으면 좋겠지만, 보통 머리도 부모 닮는다는데... ㅋ(그렇다고 내 머리가 특출나게 나쁘다는 소리는 아님ㅜㅜ) 

그리고 나도 학교에 갈 예정이다. 사실 다산이 초등학교 가는 것보다 더 설레는 일인데,

등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알아보니 등산학교라는 게 있더라. 몇 일 고민하고 알아본 끝에 코오롱 등산학교로 결정. 내년 3월에 정규반 개강 예정이다. 일 등으로 등록해서 많은 산우도 사귀고 산을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11월... 늦가을에 시작한 야간산행은 산에 가기위해 주말만 기다리는, 그리고 주말에 다른 약속이 생길까 마음 졸이다가 해결책으로 감행한 일이었다. 

헤드랜턴도 없이 어둠 짙은 산길을 홀로 걷는 게 얼마나 무섭던지... 작은 동물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온몸에 식은 땀을 흘려가며 첫 야간산행을 다녀왔었다. 

헤드랜턴을 장만한 지금도 헤드랜턴 없이 산행을 하곤한다. 어둠 속에 있을 때 어둠이 보인다는 걸 나는 야간산행을 하며 알게 되었다. 내가 헤드랜턴을 반짝이며 다니면 산 속에서 나는 한 점 빛으로 존재를 드러내지만 그래서 내 발 앞은 밝게 볼 수있지만 산을 볼 수는 없다. 헤드랜턴의 불을 끄고 조용히 산 길을 걸으면 달빛 별빛에 모든 사물이 보인다. 달이 안뜨는 날은 바위에서 나는 빛에 의지해서 산길을 오르기도 한다. 한낱 장애물에 불과했던 바위가 길잡이가 되어줄 때 고마워, 하며 손으로 쓰다듬고 길을 가곤 한다.

그래도 안전장비는 필수다. 요즘엔 헤드랜턴을 꼭 가지고 산행을 한다. 혹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준비는 철저히. 오늘은 아이젠이 배달왔다. 아이젠 없이 눈 쌓이 산을 다니다 넘어진 후 준비했다. 꼭 고생을 해야 배운다. (머리가 나쁜 증거ㅋ)

12월 들어 10번의 산행. 그 중 8번이 야간산행이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가보고 눈 내린 산에도 가 보았다. 비오는 날엔 우의를 입었고 달빛이 없어도 헤드랜턴이 있어 걱정이 없다. 돌처럼 굳어버린 초코바도 먹어봤고(이깨질뻔했다)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야경도 담아봤다.
산에서 하고 싶은 건 다해봤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볼거다.

근데 나는 친구가 없다. 종종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면 좀 외로워진다.
하루는 사람들 뒤를 따라가 보기도 했다. 또 하루는 친구를 꼬쎠 가기도 했고 동생을 데리고 가기도 했다. 좋더라. 좋아하는 산에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져 좋았었다.

 

나는 산을 좋아한다. 근데 산보다는 역시 사람이 좋은가 보다.ㅎㅎ 그중에 제일 좋은 산이 우리 산이 ㅎㅎ 내 아들 . 우리 아들 내년에 학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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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12-2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이는 잘 할 거에요. :) 애들은 항상 어른이 걱정하는 것보다 한 수 위더라고요. ㅎㅎ
산이보다 차좋아 님이 걱정이네! 그러다 사고나면 어쩔려구, 헤드랜턴 꼭 켜고 다니셔요. -_-;
(근데 계상초등학교, 윤계상 씨도 알려나? ㅋㅋ)

차좋아 2011-12-29 15:25   좋아요 0 | URL
제가 상계동 살거든요. 그래서 계상초등학교에요.
상계초등학교,계상초등학교, 신상계초등학교 ㅎㅎㅎㅎ 신계상초등학교도 있나 찾아봐야지~~~ㅋㅋㅋ

치니님 정말이지 신기하게 밝아요. 달은 노랗고 바위는 하얗고 땅의로 드러난 나무부리도 다 보여요.
네 그래도 랜턴은 켜고 다닐게요^^ 산행하는 사람들이 놀라서 켜야겠어요.

달사르 2011-12-2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야간 산행을 꾸준히 하시는군요. 게다가 학교까지! ㅎㅎ 등산 같이 하는 마음 맞는 좋은 친구가 생기길요. ^^

아들 산이 이제 의젓한 학생이네요. 입학식 날 감격해서 차좋아님, 울컥하실 듯요. 미리부터 축하요~

차좋아 2011-12-30 12:00   좋아요 0 | URL
산에 가는 거 재밌어요. 등산학교 정말 기대됩니다.

산이 학교 가는 거 쫌 신기하고 기특하고 그래요 ㅎㅎ 벌서부터... 입학통지서 때문에 ㅎㅎ 고맙습니다^^

동우 2011-12-31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산이 드디어 초등학교 입학하는군요.
내 첫아이 학교 들어갈때 감개가 새로웠던가, 나의 경우 기억 아리송하지만 향편님 좀 뿌듯하기는 할겁니다.
공동생활에 처음 들어가는 자식, 사실 이제부터 고생의 시작이지만 한 몫의 사람이 되는듯 하여. ㅎㅎㅎ
붙임성있는 향편님의 아드님이니 적응 잘 할겁니다.

아버지는 등산학교 입학이라.
이제 슬슬 산에 빠지고 있는중이군요.
차에서 사진에서 산으로..
아니, 차와 사진과 산과.

등산학교 다니다보면 산친구야 금새 생기겠지요.

어쨌거나 다산이와 그 부친의 입학 축하합니다,

차좋아 2011-12-31 17:01   좋아요 0 | URL
제가 학교 가던 그 날이 생각이 납니다.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고 운동장에 정열해서 긴장하던 그날이요. 사진으로 남은 기록에 의한 재편집일지도 모르지만 생생한 듯 기억나네요. 제 여덟살 학교 간 그날이요 ㅎㅎ
정말 고생이 시작되나요? 그럴 것도 같은게 아직 아이들 키우며 큰 고생을 한 것 같지 않아서... 동우님 말슴에 좀 겁이 납니다.ㅎ

산악회는 영 내키지가 않더라구요. 친목중심의 모임이 많다고 애기를 들어서 학교 쪽으로 알아봤어요. 어쨌든 산이 목적이니까요.ㅎㅎ
차와 산. 다산 ㅎㅎㅎ 그래서 다산이라고 지었지요~~ 사진은 아직 잘 모르겟어요. 제가 좋아하는지 아닌지 조차도요. 사진을 찍는 그 마음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아직 습관이 안들어서 잘 찍지도 않고요.

감사합니다 동우님^^
 


금요일은 홍대에 커피집을 낸 친구와, 그 가게를 보러 갔다왔다. 라떼의 맛을 알게 해준 대루의 커피집 이름은 대루커피. 홍대역에서 내려 골목길을 요리조리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작은 커피집엔 작은 테이블이 두 개. 자주 가는 동네라면 더 신났을 텐데... 홍대도 가끔 가니깐 갈 때마다 들러야겠다, 고 생각. 정성 가득, 농밀한 라떼만으로도 대루커피에 갈 이유는 충분하다. 대루랑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토요일은 아침 일곱시 영이를 만나 불암산 산행. 무진의 특산물이 안개라고 했었지,,, 영에겐 불암산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영과 불암산에 두 번 갔는데 두 번 다 한치 앞만 보일 정도로 안개가 가득했다. 영아~ 불암산 그렇게 신령스러운 산 아니야~, 볕 드는 날 다시 가보자고 ㅋㅋ  
영과 서로 호칭은 한 살 나이 많은 내가 "영~", "영아" 이렇게 부른다. 이름이 외자인 '영', 李영.  '영'은 나보고 "형" 이라고 부르는데 내 이름 끝자가 형이니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영~, 형~,  

금요일 저녁 대루를 보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어떤 남자가 발작을 일으켰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고 간질이네, 하고 말이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딱해서 가만히 쳐다볼 뿐, 별 도리 없다. 주변의 승객들은 간질 환자의 발작을 처음 보는지 두 번째 발작에 누구랄 것도 없이 119에 구조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오지랖도 넓게 나서고 말았다. 괜찮아요, 간질이예요. 심한 편 아니니까 괜찮아요, 하고는 발작 중인 아저씨 옆 자리에 앉아 어께로 아저씨를 받혀 주었다. 세 번의 발작,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늘어났다. 나는 아저씨가 의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붙잡고 눈을 바라 보았다. 아저씨는 의식이 분명하여 내 눈을 똑바로 보고 있었는데 경련이 풀어지고 진정되자 조용히 고마워요, 라고 말했다. 단내가 너무 심했다. 행색이 누추하지도 않았는데 아저씨가 밭은 숨을 낼 때마다 풍기는 역한 입냄새에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아저씨는 고마워요, 라고 말할 때 고개를 숙이며 내게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온 몸이 경련을 일으킬 때는 분명히 난 봤었는데... 그래서 나는 큰 문제는 없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정도가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일상에서 아저씨가 겪어야 할 불편과 본의 아니게 난처한 상황에 놓여야하는 그의 일상이 어떨지 가늠이 안된다.
대루커피에서 아내를 만나 그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묻기도 했다. 간질 환자의 고통이 더 클까, 틱 장애를 가진 사람의 고통이 더 클까, 글세..., 그럼 간질과 이명은 어떤게 더 괴로울 것 같아?.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에 호소를 안하게 된 건 열하일기를 읽고 나서다.
연암 박지원이 연경 사신단과 함께 떠난 중국 여행의 기록인 열하일기에는 흔히 역사라고 하는 세계사적 차원의 사건들도 기록되어 있지만 박지원 개인의 일상과 주변 사람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도 쓰여 있다. 그중 에피소드라 하기엔 내게는 충격적인 이명에 대한 이야기. 어느 날 박지원이 이명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아주 냉정한 소리를 한마디 한다. 
네 귀에 소리라는 게 너에게만 들리는 소리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자꾸 하소연 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느냐, 민폐다, 에이 멍청한 놈 같으니라구, 입 좀 다물어라.(각색임) 

저 에피소드 읽고 얼마나 챙피해지던지... 그 순간 이후로 나는 귀에서 소리가 들려서 힘들어, 따위의 푸념은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안하게 된 이후로 그 소리의 존재는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그게 무섭고 힘들다). 나만 들을 수 있는 것에 대해 그 존재의 증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입을 다물었으니 세상에서 그 소리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었다. 

어떤게 더 아플까, 라는 질문의 어리석음을 모르지는 않는다. 이명은 당사자는 괴로우나 세상사람들이 그 고통을 알수 없다는 서러움을 동반하는 질병이다. 간질이나 틱장애는 (내가 부러워하는)주변사람들의 위로는 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동정이 결코 위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육체적 불편으로 인한 건강한 사람들의 편견 또한 큰 상처일 것이다.  생활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대화 말미에 그래도 아까 그 간질 아저씨가 나보다 더 힘들거라 생각해,라고 마무리 지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났다. 일어나 보니 아내 얼굴 반쪽이 굳어 있는 것이었다. 안면 마비라니... 감을 수 없는 왼쪽 눈에선 눈물이 멈추지 않고 웃을 때마다 얼굴이 더 이그러졌다. 왜지? 왜 내 아내에게 저런 황당한 일이 생긴거지?  

눈물을 흘리며 웃는 아내에게 양희은 같네, 라고 말했다 아내는 내 유머에 더 크게 미소를 짓는다 웃으니 더 양희은 같았다. 아내의 꿈틀거리는 얼굴을 보며  노래 한 번 해봐~, 하고 한 번 더 놀린다. 아내는 또 웃는다. 악어의 눈물을 흘리면서...

안면 마비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한단다. 감정과 상관없이 흐르는 눈물 악어의눈물. 아내가 흘리는 악어의 눈물의 보면서 나는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을 했다. 악어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은 눈이 말라 시릴 때까지 흐르는 악어의 눈물에 가려 진짜 눈물도 희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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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7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1-10-1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 님이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간질 아저씨에게 많은 위안이 되셨을 거 같애요. 의식이 없는 동안에도 말이죠.

아..이명..제 친구는 언젠가 음악을 오래동안 들었는데 그날로 이명이 생겨서 여직 고생하는데요. 어쩔 때는 스테레오로도 들린다더라구요. 맞네요. 주위에서는 안 들리니 힘들다..해도 그저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네요. 요새 들어서 이명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부쩍 느는 걸 봤더랬어요. 아마 현대사회가 소음으로 가득차서 그런가봐요.

부인 안면 마비는 이제 풀리셨어요?

2011-10-18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10-18 00: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술 아주 많히 취하진 않았나 봅니다. 내일 아침 봤을때 어쩐지 신경쓰일 멜랑꼴리한 댓댓글을 비밀글로 가리는 정신을 보니...ㅋㅋㅋㅋㅋㅋ

참 대답해야지, 몰라요 늦게 들어와서 잠자고 있는 것만 확인했어요. 검은 안대 하고 있는걸 보니 감기지 않는 눈 때문인 거 같네요.
의외로 흔한 질병이라니깐, 별 탈 없을 거예요. 암요. 고맙습니다 달사르님.


2011-10-19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10-18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절기에 바이러스 질환이라고, 감기처럼 치료만 잘하면 괜찮다고 방송에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엄마가 아프면 금방 집안이 어수선하고 정신없어지는뎅 차좋아님이 잘 도와주실꺼죠?

차좋아 2011-10-19 12:33   좋아요 0 | URL
'...잘 도와주실꺼죠?', 대답을 해야겠는네 선듯 네. 그럼요., 라고 말이 안나오네요. 물론 맘은 딱 그런데... 찔리기도 하고 병의 원인이 스트레스와 과로라는 생각에 자책도 되고 말로 빚 더는 게 미안해요.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pjy님^^.

2011-10-19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9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1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5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1-10-29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주 느낍니다만 향편님은 참 마음이 큰 사람올시다.
장식없는 글의 진솔함..
정직하고 착한 생활의 모습들...

훨씬 늙은 내게는 장식과 가식 주렁주렁한데. 흐음.

차좋아 2011-10-31 12:07   좋아요 0 | URL
장식과 가식 너머의 좋은 모습만 봐주시는 동우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동우 2011-11-02 06: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하하, 향편님.
무슨 증류수처럼 장식과 가식 한점 없는 사람 어디 있겠어요?
향편님의 그것들은 남보다 훨씬 투명하다는 것이지요. ㅎㅎㅎ

책부족, 시월 책 '토마스 만'은 건너 뛰시더라도 11월책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는 꼭 읽어보세요. 향편님.

차좋아 2011-11-02 09:18   좋아요 0 | URL
시월을 누가 책읽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는지... 놀기 좋아서 주말이면 놀러 다니고 저녁이면 선선한 밤공기 안주 삼아 맥주 마시고 책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ㅎㅎㅎ
토마스 만은 그럼 후일로 미루고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우러 한달 책을 정말 조금밖에 안 읽었습니다. 개중에 기억에 남는 책. 이승우의 '생의 이면'
지하철에서 짬짬히 한달 내내 들고 다녔어요. 한페이지도 읽고 두페이지도 읽고 하면서요. 두 번째 읽은 생의 이면 일독의 목표가 없으니 마음이 바쁘지가 않아서 천천히 음미하며 일었는데 그 여운이 참 오래가네요. 생의 이면의 주인공에 이입이 되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많이 했고 세상에 상처입어 자기안으로 숨어드는 폐쇠공포증을 지난 사람이 결국에 자기를 발가벗겨 드러낼 수밖에 없는 마음도 생각해 보았구요.

11월 가을 날씨가 참 좋습니다.

2011-11-03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4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루 2011-11-1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런 공간이 있는지 이제야 알았네요. 가끔 들릴께요 형. ^-^

차좋아 2011-11-15 12:51   좋아요 0 | URL
응? 대루네 ㅎㅎㅎㅎㅎ

종종 놀러와^^ 근데 요즘 일기를 통 안써서 ㅋㅋㅋ

동우 2011-11-17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밤으로의 긴 여로' 읽고 있지요?
옆구리 찌르려고 들렀습니다. ㅎㅎㅎ

날씨 많이 서늘해졌지요?
내 손주들 콜록콜록...
단산이 다야, 감기조심.

차좋아 2011-11-21 12:18   좋아요 0 | URL
윽.... 아직 시작 못했어요. 꼭 완수 하겠습니다.
찔러주셔서 억지로 읽는건 아니에요 ㅎㅎ 하지만 찔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쑥쑥 크고 있는 중입니다. 밥도 많이 먹고요 ^^
 

볕 좋은 봄, 뙤약볕 쌩얼로 다 받아내며 산에 다닌지 어언....반년??다섯 달? ㅋㅋ 정확히는 잘 모르겠고 암튼 불암佛岩산은 엄청(이라기엔 또 자신이 없다..) 올랐는데, 처음엔 등산화 다음엔 등산복 어딘가 허전하여 배낭.. 이렇게 산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나.

처음엔 점심 먹고 올라가던 동네 뒷산, 이제는 등산가는 기분내며 새벽 일곱시로 바뀌었고 꼭대기 갔다가 되돌아오던 단순한 길을 벗어나, 굽이 굽이 샛길 찾는 재미에 작은 산이지만 한 번 가면 네댓시간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같이 다닌 동무만 해도 열 명은 되는 것 같으니 이만하면 자칭 불암산 가이드라 해도 무방할 정도 ㅋㅋㅋ 정상의 아이스크림 아저씨는 부지런도 하시지, 토요일 일요일 거르지도 않고 여덟시에 올라 오시는데 반갑지만 어색해서 인사는 안한다. 불암佛巖사의 스님들께는 꽤나 유명한 인사가 되어버린 듯. 그럴법도 한 게 산 너머에서 커다란 녹차 다기를 짋어지고 와서는 차한잔 마시고는 되짋어지고 가니.. 이제 내가 가서 차를 마시면 녹차 한잔 잡수시기도 하고 안부도 묻는다. 산 넘어 오는데 얼마나 걸립니까?, 스님 이거 제가 덖은 차예요 한 잔 드세요~, 스님 합장() 나는 꾸벅인사 ㅎㅎㅎ 

내년엔 등산학교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독도법을 배우고 싶다. 암벽도 욕심나고...   

내일은 정선에 간다. 뭘 하러 가는 건 아니고 안 하러 가는 여행. 함께 하는 발걸음으로 족한 여행.
세사람만 모여도 역활분담은 이워지기 마련인데 살림은 나다.  나는 살림사는게 너무 좋아^^
일곱명의 친구들. 처음은 필형 커플과 우리 부부가 가기로 했었는데 보람, 영, 창덕형이 차례로 합류했다.
다들 좋은 사람들. 잘 모르지만 서로 좋은 사람들이란 것만 아는 잘 모르는 사람들.  
 

바위 암. 뜻은 같지만 표기가 다른 건 어떤 이유일까? 궁금하다....
절 이름에 표기된 암巖자가 맞는데 공우원이 표기를 잘못한 걸까? 아니면 원래 다른 걸까?
공원관리소에 가서 물어보면 귀찮아 하겠지?? 네이버에서도 잘 못찾겠다.  아니면 암케나 써도 상관이 없는 건가? 그럴리는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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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2011-10-08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취미의 외연 참 대단하우.
차에다 달리기에다 야구에다 요리에다 등산에다.
이제 등산학교에 암벽까지.

절묘한 표현올시다.
서로 좋은 사람들이란 것만 아는 잘 모르는 사람들... ㅎㅎ

차좋아 2011-10-10 09:43   좋아요 0 | URL
관계에 있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참견마!), 홍상수 감독의 영화 대사에서 인상적인 말이었는데 이 말이 참 잔인한 말인거 같아요. 이 말을 듣게되면 거기서 딱 멈추게 되거든요. 잘 알지 못하니까, 그 말이 맞으니깐요.
근데 잘 아는 건 무얼 얼마나 알아야 잘 아는 걸까? 의문도 들어요. 잘~,은 아니더라도 아는 만큼 알고 있기 마련일텐데 말입니다.
ㅎㅎㅎ

자하(紫霞) 2011-10-0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차도 덖으십니까?
언제 한 번 얻어먹어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혹 그러려면 불암산에...?
아~ 산은 싫은데 말입니다.ㅋ

차좋아 2011-10-1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리베레님 차 좋아 하시는 건 전에 이야기 나눈 기억이 있어서 알고 있습니다. ㅎㅎ 저 기억력 좋지요? 언제 한 번 같이 차 마시면 좋지요 불암산도 좋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