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3살 파일럿이 꿈 이라는 내 친구 나이도 33살.
그 친구 꿈이 파일럿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이틀 전 술자리에서였다. 그 친구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친구들은 그 이야기를 했다.
파일럿이 꿈이었다는(도대체 믿기지 않는) 그 친구는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루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참을 웃었다. 적당한 욕을 곁들여 가면서 ㅋㅋㅋㅋㅋ
그 날의 술자리는 자신의 꿈을 커밍아웃한 친구 덕에 매우 유쾌했다.
나는 지금도 입속에 '미친놈' 소리가 맴도는데 조금씩 '진짜일까?'하는 궁금증이 계속 내 신경을 쓰이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짜일까?'...... 진짜라도 할 말은 마찬가지다. 미친놈.
이어서..
그 미친놈 말고도 또 한 친구 이야기.
폐기종이란다. 음... (이제 담배는 다 피웠네 친구..) 이런 소식 듣기에 좀 이른 거 아닌가?
근데 그 조직 검사 비용이 800만원이 넘었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 비싸면 이상 징후가 있어도 돈 없는 사람은 겁나서 받아볼 수 있을까? 담배 피우지 말아야지...
술 먹다가 아기가 열이 높다,는 전화를 한 통 받고는 후다닥 계산을 하고는 가버린 종식이를 보면서 '이제 애 아빠 같구나' 생각을 했다. 아직 100일도 안 된 아기 아빠 정종식...
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다녔던 친구들인데 우리가 이렇게 어른이 되버렸구나... 신기하다. 조 위에 미친놈 빼고(나도 빼야 하나.. 어쩐지 찔리네~)
운전학원 강사인 K는 드디어 결혼을 한단다. (가을이겠지?)
전문대 나온 운전학원 강사 K는 매우 잘 생겼는데 고려대 나온 여자 친구의 부모가 결사 반대를 해서 이제껏 도망 연애를 하다가 노처녀로 늙는 딸이 안쓰러워 마지못해 결혼을 허락했다나?
우家도 있었다. 내 앞에 서면 한 없이 작아지는 우家. 재수없는 소리만 골라서 하는 꼴이 미워서 구박을 좀 했더니 다른 친구들한테 'ㅌㅎ이가 나한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하고 다닌다는 소리를 듣고 이제 그만 괴롭히려고 했으나......... 잘난척하는 꼴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다짐은 잊고 구박, 면박 쌍박을 날리니 또 의기소침. 바보 같은 놈... 나 같은 바보한테 기죽어 살면서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맨날 잘난 척이냐, 아씨~ 생각하니까 또 미안해지네... 우家놈이랑 술 한잔 해야겠다.
그리고 동원이, 선호도 있었다. 2011년 3월 7일 공릉동 조개 구이 집.
우리가 만난게 초등학교 때.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또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나 빼고)...아직까지 같은 동네에서 살고있는(나 빼고) 공릉동 친구들.
어느틈에 우리가 아저씨가 되고 결혼을 했고 애 아빠가 된건지...
운동장의 수돗물 마시면서(배 채우기 위함은 아니고 목말라서) 하루 종일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친구들이 언제 부턴가 소주잔을 기울였는데 이제 건강 때문에 술도 못 마시는 친구가(이건 좀 일러..) 생겼다.
시간이 흐르고 생김이 조금씩 달라져도 친구가 그대로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폐기종 수술한 친구는 억! 씩이나 버는 사업가이지만 그래도 내 친구고, 대기업 다니는 우家가 욕 먹을 소리해도 내 친구고, 대리운전 하는 놈이 갑자기 파일럿 하겠다고 각오를 다져도 내친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참고로 미친놈의 원래 별명은 쓰레기)
그래 이런 건 기록을 해 놔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