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님이 왔다갔다.
댓글이 반가워서 댓댓글을 달았는데 따로 댓글이 된걸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뒀다.
2011년 알라딘 서재에서 금목걸이도 받았었는데...
내일 회사가면 알라딘 서재 이용법 조사해야지.

아 오늘은 휴무일이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은 쉬지만 알바를 하니 온전히 쉬는 날은 아니다.
옥수동 이디야 커피집은 목요일 오후 나의 대기실이다.
수업 시간에 맞춰 오면 될 일인데 꼭 일찍와서 커피를 마신다.

서재는 매일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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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앞두고 외유를 한다.

읽을 거 없는 포탈 뉴스가 지겨워 알라딘에 왔다. 내 서재에 왔다.

나도 서재가 있었지. 벽면을 가득 매운 책장이 그럴 듯 해서 책을 매일같이 사서 꽃았었다.

알라딘 서재는 그보다 더 즐거워서 일기나 독후 소감도 끄적거렸다.

보란듯이 폼 잡던 서재를 치우고 나서는 알라딘 서재를 찾는 일이 없었다.

 

고우영의 십팔사략을 읽으면서 내가 책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당연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그랬던 적이 잠시 있었던 거였다. 나는 책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

만화책을 신년 첫 책으로 선택한 건 탁월했다. 며칠 출퇴근 길이 즐거웠고 10 권을 다 읽곤 성취감을 느꼈으니까,

 

아무래도 자주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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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1-10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차좋아님, 안녕?

차좋아 2019-01-1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
고향에 온 듯하다‘ 스쳐지나 갔지만 상투적이라 외면했는데 고향사람 만나니 안 쓸 수가 없네요. 돌아오니 좋습니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은전 같은 달은 조금 덜 차 보였는데 오늘 밤엔 온전히 차서 더 밝아질까?

 어제 밤, 산이랑 옥상에 올라가서 달을 봤다. 아무말도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달에 기분이 좋아졌다.

산아, 달 보니까 좋지?, 별 대답 없는 산이도 생각이 있고 느끼고 있었겠지만 그게 어떤 종류의 것인지 혹은 풍경과는 무관한 전혀 다른 생각일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하니 괜히 섭섭해졌다.

아빠가 된지 10년이다.

아빠가 돌아가신지는 20년이다.

 

아빠가 되고 보니 내 아이들이 좋은 걸 깨달았지만 그 또한 내 감정일 뿐, 산이가 어떤 마음일지 알 수가 없으니 두려워졌다.

어쩌면 날 싫어 할 수도 있어, 부모자식은 닮지 않나......

자신이 없다. 좋은 아빠 여부를 떠나 나도 하나의 대상일테니 산이에게 나 또한 누군가일뿐이지 않은가.

만인에게 인정 받고 사랑 받기를 소원하는 바이나, 불가능할 일이고 다만 욕심 내는 건 아들이 날 싫어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달을 바라보았다.

 

아빠탓이야.ㅜㅜ하늘나라에서 부디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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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당황스럽게도 아침이라니 내겐 멋적은 단어, 아침. 새삼 이쁘게 느껴진다.

기분 좋은 아침.

내게 그런 아침이라는 게 있었던가?

 

아침의 기억.

학교를 가야하기에 부득불 일어나야했던 아침,

뭐 더하면 더했지 전혀 즐거운 기억이라곤 흔적 없는 군시절 빵빠레 아침,

그나마 월급이라도 주는 직장시절의 아침^^;;

 

다시,

아침이다.^^ 오늘은 정말 아침이다.

철수가 간밤에 좋은 꿈 꾸고 기지개 키며 일어나 마당지나 대문 박차고 나가 바둑이랑 마당쓸던 기분나는 아침이다. 이런 적 있었던가?

정말이지 오늘 마당 청소할거다.

 

오늘 아침은 상큼한 기분이라 내 아침이 아닌듯.

철수의 아침을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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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마시자고 들른 던킨 도너츠에서 커피포함 도너츠를 12100원 결제한 건 순전히 다이어리 때문이었는데 그래 나 끄적이는 거 좋아했었지,... 받아들고는 가죽 커버 두껍한 다이어리에 마땅한 용건도 없이 새 년도 새 책에 허튼 말 지껄리기가 아까워 이 밤에 만지작거리다 노트에 못한 허튼 말  내쳐 하고싶어 서재를 찾았다. 이럴 때 백만년이라 하던가...

 

좋네...

 

인정머리 없는 새, (이제 내 다이어리라 하겠다) 내 다이어리는 출신 성분을 망각하고 쿠폰 한 장이 없다. 나는 12100원 어치의 도너츠를 먹었다. 가격 맞춘다고 진열대 앞에서 손까락 동원해 구질구질 계산도 오래했다. 사실 친구와 나는 밥을 먹고 시간을 때울 겸 들어간 터라 배가 하나도 고프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싸오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이맛저맛이 궁금해서 귀퉁이를 뜯다보니, 결국 다 먹었다.

그리 얻은 내 다이어리(^^)는 꽤나 묵직하다, 여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들고다닐리가 없을 듯하지만 노트공간이 여유있어 가게부나 일기장으로는 마침하지 싶다. (나는 들고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12월을 목전에 두고 가벼운 일기나 써볼까 들쳐 본 다이어리는 인정머리 없게도 첫 장이 2014년 1월이었다. 보통 전년 12월부터 시작하지 않나? 뭐 이래, 한 달 더 기다려야지......

 

 "좋은 일은 내가 좋은 사람일 때만 일어난다는 거예요. 좋은 사람? 단순히 정직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법을 잘 지킨다는 뜻의 정직도 아니고. 나 그날 재미있기만 하다면 무덤도 털 수 있어요. 죽은 사람 눈에 놓인 25센트 동전도 훔칠 수 있다고. 그런 것 말고, 너 자신에게 충실하라는 식의 정직 말이에요. 뭐든 되어도 좋지만, 겁쟁이, 위선자, 감정적 사기꾼, 매춘부는 아니죠. 난 부정직한 마음으로 사느니 차라리 암에 걸리겠어. 착한 척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현실적인 거지. 암에 걸리면 죽을지고 모르지. 하지만 다르게 살면 확실히 죽어버릴거야. 아 그만해요, 기타 좀 갖다줘요. 완벽한 포르투칼어로 파두 한 곡 불러줄테니."

 

 

 

 

첫 메모로 삼기에 좋다고 생각했었다. 연말에 좋은 책 읽어서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무거운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 건 내 심장이었고, 심장을 일상적이지 않게 만든 건 주인공홀리의 한 마디 한 마디... 아니 트루먼 커포티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이었다.

 

타이핑처럼 반듯한 글자를 쓸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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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3-12-16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를 위하여 던킨을 드시다니, 이것은 진정한 노트에 글을 쓰기 좋아하는 그 촉감을 아는 용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새해 차좋아님의 다이어리에 메모가 쌓였음 좋겠어요. 다이어리 샀는 데 아무 것도 쓸 약속도 글도 없을 때 왠지 눈물이 나거든요. 하하하하; 제 얘기가 아니에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