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암살자가 있다. 그리고 설계자가 있었다. 

래생. 수녀원 쓰레기통에서 태어나 설계자의 손에 의해 길러진 암살자. 래생.(늙으면 래옹?) 

김언수의 소설이라 읽었다. 다음 소설이 나오면 또 읽을 것 같다. 기대치가 꽤 높았던 걸 조금 감안해서 만족스러운 소설.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뭔데??)

사람을 이해하려는 작가라 생각된다. 재밌는 이야기로도 충분하지만 래생과 소설속 인물들의 감수성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암살자 이야기라는 대강의 설정을 알고 전작[캐비닛]을 통해 작가의 분위기를 느껴봤기에 읽기 전 어느정도 그림을 그려 놓고 읽었는데 이야기가 코리아느와르로 흘러가는 것에는 조금 당황.ㅋㅋ
  
별 세개가 조금 야박한 거 아닌가 싶어서 지금 등록 고민중.. 음~~~~~
올해 별 기준을 [설계자들]로 삼아야겠다. 그럼 되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우 2011-01-04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령화가족' 완독하였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 가면 읽었었는데. 다 읽고나니 막장가족의 재미로움보다 어디선가 따사로움 같은 것이 괴어오릅디다.
막장가족의 모습들은 어느 가족이나 한부분쯤 지니고 있음직도..
작가의 후기에 김언수 박민규등에게 감사의 언급이 있던데 같은 기발함장르(?)의 동료인가 보지요.
박민규의 소설은 좀 읽었었는데, 뜻밖의 재미가 있었었지요.
나같은 늙은이의 감성에도 먹힐만한 무언가가있었던가봅니다. 하하
천명관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도 구해 놓았습니다.

차좋아 2011-01-04 12:42   좋아요 0 | URL
저도 재미나게 큭큭거리기도 하면서 읽었습니다. 오함마의 인생역전극은 빤하면서도 긴장감있었고, 날라리 조카의 의리에 살짝이~ 감동도 ㅋㅋ
가볍게 진지한 소설이라 저도 가볍게 읽고 진지하게 여운을 느꼈습니다.잠깐이지많요 ㅋㅋㅋ

박민규, 천명관, 김언수가 친한줄은 몰랐는데 알고 나니 잘어울리는 조합이더라고요.ㅎㅎ 작가계의 아웃사이더들^^ 좋은 사람들 같아요. 제겐 즐거운 이야기 들려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고요~

 
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하고 싶은 바쁜 현대인이 가볍게 읽기 좋은 책.(그러나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우 2010-12-31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령화가족.
어제부터 쑤욱쑤욱 읽고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아껴 가면서.

차좋아 2011-01-02 20:50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서 다행이에요^^ 술술 재미있게 읽을 만한 이야기라 좋은 거 같아요. 적당히 가볍고 따듯한 ㅎㅎ
 
<범죄수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범죄 수학 범죄 수학 시리즈 1
리스 하스아우트 지음, 오혜정 옮김, 남호영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범죄 수학

제목부터 비범하다. 표지그림도 노란색 경찰저지선 안팎으로 경찰과 탐정과 목격자와 CSI에서 봤음직한 현장감식반 들이 긴장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몸짓을 하고 있어서 오~ 흥미진진할 것 같은데~ 하는 기대가 들게 한다. 더구나 지은이 리스 하스아우트는 수학자이자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이라니 또 한 번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첫 이야기는 “시커모어 가(街)에서의 살인사건”으로 저녁 모임 중 초대되었던 산부인과 의사가 살해되었는데 범인을 잡지 못하고 미스터리로 남을 뻔한 사건을 비범한 고등학생 라비가 비범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모임 중이었던 사람들은 세 쌍의 부부와 이들 부부의 임신을 도와준 산부인과 의사이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게 의사가 총으로 살해당하였다. 스포츠 경기를 보며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총소리도 듣지 못한 것이다. 총을 쏜 범인의 손엔 화약이 남게 된다는 것은 이젠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인데 화약잔류검사 결과 안주인과 B씨와 C부인 등 세 명의 손에서 화약이 검출되었다. 경찰의 수사가 아무 진전이 없을 때 의외의 단서로 라비는 범인을 지목한다. (라비는 고등학생이지만, 이 사건을 맡은 검사의 아들이고 예전에도 번뜩이는 실력으로 사건해결을 하여 경찰서장의 신임을 받고 있어 사건현장에 초대(!)받는 정말 비범한 아이이다.)

바깥주인: 손님들(살해당한 의사 외 두 쌍의 부부)은 모두 함께 떠났어. 서로 악수를 나눈 다음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지. 평소에 나는 건망증이 있는 편이지만 이것만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들이 차에 타기 직전에 내가 내 아내와 B부부, C부부 이렇게 다섯 명에게 각각 몇 번씩 악수했는지를 물어보았기 때문이야. 그런 질문을 한 것은 내가 요즘 사회풍습의 변화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데 다섯 명 모두 나에게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이 없지 뭐야. 그것이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어.

라비: 그러면 부인은 몇 번이나 악수를 했는지 기억하세요?

안주인: 네 번. 나는 손님들 모두와 악수를 했거든.

자, 감이 오는가? 수학을 못 하는 사람도 이쯤 읽게 되면 범인이 범행 후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했기 때문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에게서 화약이 검출된 것이고, 악수를 한 횟수가 중요한 단서가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주인이 “네 번”이라고 대답한 것이 거짓말이며 안주인이 범인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할 만하다. 라비의 사건해결을 읽으면서 오~ 리스 하스아우트~ 똑똑한데~ 수학이 이렇게도 쓰인단 말이야~! 감탄이 절로 나오고 나는 라비처럼 사건을 푼 것이 아니라 찍은 것이지만 내 감이 맞았다는 것에 뿌듯해한다. 해결과정이 어떠냐고? 책을 사서 읽어야지! 크크.


그런데 이 감탄과 뿌듯함은 뒷이야기로 갈수록 줄고 줄고 또 줄어 마지막 열네 번째 이야기에 이르면 0을 지나 마이너스가 된다. 왜냐하면 범인과 단서에 대한 추측은 되지만, 뒷이야기로 갈수록 소설의 맛은 사라지고 사건해결 부분은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역자는 이 책의 수준이 고등학교 수학이라고 하니, 고등학교 때 완벽하게 수학을 마스터한 분들이여~! 신나고 아름다운 수학이 녹아 있는 “범죄 수학”으로 초대하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0-10-17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제 추천 마법사에 억만년째 들어있는데...
님의 리뷰는 참 훅 하는데,별이 세개란 말이죠~^^

차좋아 2010-10-18 00:31   좋아요 0 | URL
수학이너무 어려워요 ㅜㅜ 제 수학실력으로는 읽기 힘든책이었어요.ㅠㅠ

ㅎㅎㅎㅎ 하지만 뭔가 즐거운 책은 분명합니다.
양철 나무꾼닝응 좋아하실지도 몰라요. 제 수학실력은 빵점 ㅋㅋ

후애(厚愛) 2010-10-2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옵니다. ㅎㅎ

차좋아 2010-10-20 08:46   좋아요 0 | URL
저 책 정말 머리 아파요 ㅋㅋ
하지만 좀 재미는 잇지요. 뒤로가면 하나도 못 풀겠어요 ㅠㅠ
 
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스터가 주홍글자를 가슴에 수 놓아 다니는 모습은 어느 순간 마을 사람들의 눈에 익게 되었고 맹목적으로 헤스터를 증오하는 시선도 거두어졌다. 

헤스터는 싸우지 않았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지도 이웃의 폭력에 항거하지도 않았다.
따가운 시선에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묵묵히 하루 하루를 살았다. 스스로를 가여워하며 사람들에게 동정을 구하지도, 자기변호를 하지도 않았다. 부정한 낙인을 가슴에 새긴 채 주홍 글자를 증오하는 사람들을 이웃 삼아 지냈을 뿐이다.
세상이 헤스테에게 준 것은 무자비한 폭력이었지만 헤스터는 원망도 자기연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힘든이들을 돕기까지한다.
헤스터의 선행은 세상에 진 빚을 갚으려는 부채의식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주홍들자와는 별개인 헤스터 삶의 일부일 뿐이다. 물론 선행은 헤스터를 더욱 가치있게 보여주지만 세상의 편견을 극복한 건 헤스터의 인고의 삶을 통해서였다.  

토지의 한복이가 생각났다.
거복이의 동생 한복이는 살인자의 아들로 마을에서 쫒겨나다시피 외가로 피해가지만 곧 돌아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 한복이가 생각났다.  
제 잘못도 아닌 일로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야하는 처지. 
부모의 죄를 대물림할 수 밖에 없는 인간세상의 편견은 가혹한 것인었다. 
한복의 형 거복은 이름마저 바꾸고 새 곳에서 새 생활을 했고 그렇게 김두수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거복은 세상에서 잊혀져야할 이름이었던 것이다.
반면 연좌죄라는 부채의 상속을 피하지 않고 고향에 돌아가 정착한 이한복은 숱한 멸시와 천대를 받아내며 살아가고 결국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주홍글자를 마을 사람들의 의식에서 떼어낸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인 이한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한복이와 헤스터는 대중에게 용서 받기 위해 애쓴게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지키고자,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힘겨운 싸움을 했었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폭력은 적의 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적은 윤리라는 세상의 질서였다. 질서에 순응한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폭력을 묵묵히 견뎌 냄으로서 윤리라는 거대한 질서의 흐름에서 자기를 지킬수 있었던 헤스터라는 이름의 주홍글자를 품은 여인과 살인자의 아들 이한복.

그들은 질서(시스템)에 맞서 싸운 것이다.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자를 읽으며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만, 나는 헤스터라는 여인이 도덕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맞서는 모습을 보며 토지의 이한복이 떠올렸다.  

주홍글자를 처음 읽었을 땐 헤스터의 기구한 운명과 유약한 목사의 고뇌에 대해서 생각했었지...
이번에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독후 느낌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읽은 책이었는데 난데없이 이한복이라니... 뜬금없지만 이 또한 독서의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댓글(10)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주홍글자-책부족의 9월 독후감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10-10 19:09 
    책 부족의 독후감 동우님 : http://blog.daum.net/hun0207/13291046 호호야님: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847419 향편님 : http://blog.aladin.co.kr/761379144/4163974 굿바이..
 
 
멜라니아 2010-10-0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실은 토지를 읽지 못한 저로서는 가끔씩 만나는
대하소설 독자에게 한없이 기가 죽습니다
한복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있었군요, 그 책에 말이에요.
책읽기의 재미란 바로 이 세계의 어떤 사람과
저 세계의 어떤 사람과의 삶의 모양을 비교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향편님께서 바로 그 재미를 느끼셨네요
소설의주인공이 여자이다 보니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할 것 같았는데
이 소설은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사람으로서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어
여성이라기 보다는 인간으로서의 존귀함을 먼저 이야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난 번 테스도 여성이었지만, 그의 생래적인 힘에 매력이 있었던 것 처럼
헤스터도 약한 여자의 몸으로
강한 인간을 보여줬던 인물이었죠
청교도의 이데올로기보다는 기독교가 전하고자 한 사랑에 대한 믿음과 의리가
더 굳건했던 여자 헤스터는,
기구한 사람이라는 건 표피 뿐이고
유약한 남자들을 더욱 더 못난 사람이라는 걸 밝혀 주는 인물이었다고
다 읽지 못한 독자는 짐작하고 있습지요.

책을 다 읽지 않았을 때
또는 독후감을 쓰지 못하였을 때
다른 이의 독후감을 읽지 않으려는 풍토가
우리 부족민에게 있는 듯하여 ㅎㅎㅎ
저는 그걸 과감이 깨고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닌 주절주절 토를 달고 갑니다
그래도 괜찮지요?

차좋아 2010-10-05 10:16   좋아요 0 | URL
<주홍글자>라는 책 전반에 대한 리뷰를 썼으면 더 좋았겠지만, 생각나는데로 쉽게 쓰다보니 토지의 이한복과 헤스터를 비교하는 페이퍼가 되고 말았어요.
그래도 괜찮지요?(형식은 없는거지요?ㅎㅎ)

세상사람이 모두 한 소설을 읽었을리 만무한데... 무릅쓰고 토지의 이한복을 언급한 건 '드라마를 통해 모두 봤을꺼야~'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이나 드라마로 했더라구요^^
좀 부끄러워요 다 알거라 단정짓고 이야기 했다는 게...

작년에 토지 모임을 했었는데 그 여운이 많이 남아서인지 간간히 토지의 인물들을 떠올리곤 해요. ㅎㅎ


청교도적인 삶이 나쁜것만은 아니겠지만 그것만이 옳은 가치라는 확신에 따른 부작용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테스도 그랬지만, 헤스터도 자기만의 매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여인이였습니다. 테스도 헤스터도 너무 귀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반면 목사는(이름이 생각안나요~) 밉기도하고 동정도 가고 불쌍도 하고 그래요. 헤스터가 별난거지 목사야 말로 노력하는 보통의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 헤스터 같은 이가 있을까요? 저는 있을 것 같아요.
주변에 많은 헤스터가 조용히 숨죽여 가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아 미안해집니다. 전 아무것도 모르는 마을 사람인 것 같아서요.


마녀고양이 2010-10-0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랜만에 떠오르는 책이네요.
고등학교 때 엄청나게 울고 분노했던 책입니다. ㅠㅠ
너무 힘들었어요, 읽으면서. 두번 다시 읽고 싶지는 않아요. ㅎㅎ

차좋아 2010-10-05 10:34   좋아요 0 | URL
그래도 마지막에 통쾌하지 않았어요? ㅎㅎ
악마 같은 자식의 뜻대로 되지 않았잖아요.ㅎ 비록 헤피엔딩이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그래도 분하네요. 헤스터랑 목사랑 도망 잘 가서 아들.딸 하나 씩 더 놓고 그냥저냥 행복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니 말이에요 ㅎㅎ
그랬으면 덜 분하고 울지도 않았을테고...
그래서 말인데 정말 멋진 결말이었어요. 헤스터에겐 미안하지만 말이에요^^

다시 읽을만 하던네요^^

동우 2010-10-05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경리가 어디선가 쓴 글을 읽은적 있습니다. '토지'의 등장인물중 천생의 악인이 있다면 조준구와 임이네와 김두수라던가...

한복이의 삶, 샐인죄인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혔지마 결코 그 고장 평사리를 떠나지 않고 묵묵히 치욕의 삶을 극복해 내는.
그렇군요, 향편님.
분홍글자를 가슴에 새긴채 결코 보스톤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운명을 극복하는 헤스터 프린..
부당한 관념이 지배하는 시스템에 저항하는 정신.

다른 점이 있다면, 한복이는 자신이 죄인의 아들이라는 자의식에서 결코 벗어날수 없었지만, 헤스터 프린은 애시당초 자신이 죄인이라는 의식 자체가 없었지요.
내게는 뉴일글란드의 청교도, 그 종교적 야만성이 그래서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차좋아 2010-10-05 10:58   좋아요 0 | URL
살인죄인의 아들과 간통한 여인...
어느순간 제가 한복 혹은 헤스터의 입장에 좋이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저도 김두수처럼 떠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떠나면서 모든 탓을 세상으로 돌리겠지요.. 헤스터처럼 한복이처럼은 못 살거 같아요. 그냥 이름을 버릴 것 같아요.

헤스터 프린이 붙잡고있었던 건 사랑이겠죠? 펄에 대한 사랑, 목사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웃마저도.. 미움이 없는 헤스터. 배워야 할 모습이지만 자신없음입니다.

조준구,임이네,김두수... 우열을 가리기 힘드네요. 평범한 사람은 아무리 상황이 나쁘다해도 저들을 따라하기 힘들거 같아요.
헤스터와 같기 힘든 것 처럼요. 비범한 인물들입니다.ㅎㅎ

멜라니아 2010-10-05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blog.daum.net/namu-dal/15961784

여기 보실래요?

토깽이민정 2010-10-09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재밌다.

나는 주홍글씨 얘기하면서 용이와 월선이 얘기했는데. (좋은 예로 들면서)
이 글 읽다보니 이한복이를 떠올릴 수도 있었겠구나 싶어.
이한복의 그 우직함이 안쓰러우면서도 좋았던것 같아. 벌써 십년도 더 전에 읽었던 거라 나는 가물가물하지만 말야.

도덕이라는 이름의 폭력도 되지만, 두루두루 많은 사람들이 다같이 편히 살자고 만들어 놓은 사회윤리를 자의대로 해석하는 것 역시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 헤스터를 보면서는 마음편히 읽어지지가 않았던 것 같아. 한복이같은 우직함에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말이야.

내가 너무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어.
가끔 여기서라도 사는 얘기 읽으니 좋다.
같이 하자고 하기 잘했어~

차좋아 2010-10-09 14:45   좋아요 0 | URL
십년도 더 전에 읽었는데도 잘만 기억하네...ㅋㅋ
같이 하자 해 놓고 왜 숙제 안해 응?? (멜라니아님 잘했죠?ㅋㅋ)

나 헤스터 보면서 생각 많이했어. 살면서 너무 많이 설명하는거 아닌가하고 말야. 헤스터는 삶을 말로 설명 하지 않더라고, 그냥 삶으로써 보여줄뿐...
난 서럽고, 억울해서 그렇게 못하는데 헤스터는 그냥 살더라고.
그렇게 묵묵히 살면 누가 봐줄까 싶어. 헤스터는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그렇게 산 건 아니지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면으론 존경스럽더라 ㅎ

여자들은 주홍글자 읽으면서 화내는 분위기.ㅋㅋ


멜라니아 2010-10-10 19: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토깽이민정이 미국간 민정이 맞구나.

민정이는 야단 안 쳐도 저 스스로 제발저리는 아이라서
그냥 두면 숙제 다 해요 ㅋㅋㅋ
 
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래 구덩이에 갇힌 남자는 자신이 감금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탈출은 고사하고 모래를 퍼내는 노역에 협조하지 않으면 물과 음식도 공급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남자는 결국 모래구덩이에 사는 여자와 함께 모래를 퍼올리고 부락 사람들은 그제서야 물을 공급한다.



   
  마신 물이 그대로 땀이되어 뿜어져 나왔다.-p118-  
 
   


물은 생명이었다. 마신 물이 그대로 땀이되어 뿜어져 나온다니... 긴박한 상황이었음을 저 한 문장으로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 생명수의 공급은 오직 남자의 굴복이 조건이었다   

곤충 채집이 취미인 남자는 모래땅에 사는 곤충을 채집하기 위해 모래 마을을 찾아왔다.
모든 생명이 사라지는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변종을 찾기 위해서였다.

날이 저물고 부락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기숙을 한 곳은 깊은 모래 구멍 속 여인이 혼자 살고 있는 외딴 집이었다. 남자는 그렇게 감금되었고 모래 구멍 속에서 여인과 모래 퍼내기를 강요 받는다. 다른 강제 수단은 없다. 물을 주지 않을 뿐이다. 
 

사구에 갇힌 남자는 거칠게 항의도 하고 논리적으로 설득도 한다.함께 있는 여인은 듣기만한다. 모래의 여인은 건장한 남자와의 생활이 반갑다. 여자는 사실만 남자에게 이야기한다. '이곳에선 아무도 나갈 수 없어요'   

모래의 마을에 오기 전 남자는 학교선생으로서 문명화된 세상의 일원이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던 남자는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잊혀진다. 그리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모래 구멍에서 살아가야한다. 살 수 없는 모래 속에서의 생존... 남자가 찾으려 했던 모래에서 살아가는 특별한 벌레. 

남자는 모래 속에서 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니 되고 말았다. 스스로 깨닿지는 못했지만, 그는 자기가 찾으려던 그 벌레가 된 것이다. 





   
  문명화의 정도는 피부의 청결도에 비례한다고 한다. 인간에게 만약 혼이 있다면, 틀림없이 피부에 깃들여 있을 것이다.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하고 깃털처럼 부드러운 혼의 붕대......  -p118-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발버둥과는 별개로 남자는 한 모금 생명수를 얻어마시면서 길들여지기 시작한다. 한 모금의 물과 최소한의 음식... 그리고 벗어나겠다는 무모한 희망이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조건들이다. 남자는 아직 탈출을 꿈꾼다.  

현실에 순응한 듯 모래를 퍼내며 마을의 지형을 여자와의 대화를 통해 익히고 탈출을 계획하는 남자. 남자는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한다. 

남자는 여전히 탈출을 꿈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미 세상에서 잊혀진 그 남자는 그렇게 새로운 세상에서 희망을 꿈꾼다. 돌아가는 것. 현실에서도 잊고 있었던 혹은 없었던 그 희망이 남자에게 생긴 것이다. 지루한 일상의 현실을 벗어나서 보니 유토피아는 자신이 벗어나길 바랐던 그 현실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자 남자는 적응을 했다. 모래구멍이라는 작은 세계, 남자는 새로운 현실을 인정하고 세상이라는 새로운 이데아를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까마귀 사냥을 계획하고 까마귀를 잡기 위해 모래 구멍 속에서 또 다른 모래 구멍(덫)을 설치한다. 그 덫에 까마귀는 잡히지 않았지만 우연히 발견되는 물!! 
남자에게 또 다른 희망이 생기게 된다. 모래 덫 속에 물이 고인것이다! 남자는 이제 물은 만들 수 있다. 
남자는 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물은 생명이다.  
남자는 저수장치 개발에 힘쓴다.  한 모금의 신선한 물을 만든 남자는 어느 날 4리터의 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더 큰 계획의 저수 장치를 꿈꾼다.

부락 사람들이 모래 퍼올리는 작업을 마치고 새끼줄 사다리를 치우지 않은 채 부락으로 돌아갔다.  남자는 탈출을 할 수 있었다. 이데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남자에게 희망은 탈출이 아니었다. 남자는 새로운 현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환상의 꿈을 버린다. 아니 환상의 꿈은 환상으로 남겨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외부의 힘에 의해 길들여진 것인가?
남자는 새로운 환경의 주인이 되었다.  

댓글(8) 먼댓글(2)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모래의 여자-책부족 9월 독후감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10-07 16:32 
    책부족의 독후감 동우님: http://blog.daum.net/hun0207/13291048 호호야님 향편님 : http://blog.aladin.co.kr/761379144/4163971 굿바이님 ; http://blog.aladin.co.kr/goodbye/4172306..
  2. 모래의 여자- 9월의 독후감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10-07 16:49 
    책부족의 독후감 동우님: http://blog.daum.net/hun0207/13291048 호호야님 향편님 : http://blog.aladin.co.kr/761379144/4163971 굿바이님 ; http://blog.aladin.co.kr/goodbye/4172306..
 
 
멜라니아 2010-10-04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남자의 희망이라고 하셨나요?
물이 곧 희망사항이었다가 희망의 조짐을 스스로 발견한 자의 대견함을
높이 사셨네요.
저는 아직 독후감 쓰기 전이지만,
계속 이 모래의 남자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희망이라고 하는 것의 처절한 실패를 먼저 보았는데
향편님의 독후감을 보니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9월 독후감은 동우님과 향편님의 독후감 성적이 제대로 좋은 데 반해
여성 부족민들의( 저를 포함해서)
성적이 지리멸렬, 이것을 대부분 여성 부족들이
추석의 며느리증후군 영향이라고 강변하고 있사오니
남성 부족민들께서는 잠시 기다려 주십사고,
여성 부족대표로 말씀 드립니다.

저도 곧 쓰려고 하는 모래의 여자.
그러나 아직 못 읽은 주홍글자, 다시 잘 읽고 써 봐서
다시 방문해 딴지라도 걸어 보겠습니다
지금은 그저 감사한 독후감 읽기였습니다

차좋아 2010-10-05 11:07   좋아요 0 | URL
네 재밌게 읽었어요.
적실한 묘사라할까요.. 과장되지않은 사실적 설명과 절제된 묘사가 오히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정말 긴박한 상황인데 문체느 ㄴ담담하고... 남자의 절망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가도 도망칠라햐면 막 응원도 하게 되고 ㅋㅋ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걸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생각할 꺼리가 있더라고요.

멜라니아님 차례상 보고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우리집에선 그렇게 안하거든요. 그냥 평소보다 맛있는거 많이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마냥 좋아요 ㅎㅎㅎ
고생 많으셨겠어요.

9월엔 두 권이라 겁 먹고 좀 서둘렀더니 마음이 편합니다.ㅋㅋ
이제 롤리타 읽어야겠어요^^(사실 이것도 지난 달에 읽었어요 하하하)

마녀고양이 2010-10-0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데요, 리뷰.
그리고 주제 자체가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차좋아 2010-10-05 11:11   좋아요 0 | URL
네 ! 정말 재밌었습니다. 시간 여유되시면 한 번 읽어보세요. 하지만 마녀고양이님은 너무 바쁘셔서 ㅎㅎㅎ
맨날 공부만 하는 마녀고양이님께는 책 읽어보시라 추천도 쉽지 않네요 ㅎ

그리고 주제는 여러가지로 읽힐 수 있는 소설 같아요. 책 뒤 해설에 실종에 대한 책이라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제가 좀 긍정적으로 읽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동우 2010-10-05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의 글 속에서 아베 코보의 섬세한 문장과 감각적인 묘사의 대목들이 확 떠오릅니다.
'모래의 여자'의 에로티시즘도 확 끼쳐 옵니다.

희망는 절망이고, 환상의 꿈은 현실의 꿈.
모래 밖 세계의 일상의 자질구레한 것들.
"없다고 곤란해질 일은 저혀 없다. 환상의 벽돌을 듬성듬성 쌓아올린 환상의 탑이다. 하기야 없어서는 안될 것들 뿐이라면, 현실은 슬쩍 손도 댈수 없는 위험한 유리 세공품이 되어버린다....요컨대 일상이란 그런 것이다....그러니까 모드들 무의미핟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 집에 캠퍼스의 중심을 두는 것이다."

그렇지요? 향편님.
모래구덩이 안에 캠퍼스의 중심을 둔들 무엇이 다르리까. 하하

뫼비우스의 띠, 뫼비우스의 띠.
향편님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사실이며 관념, 물질이며 추상, 요강이며 푸른 점..이라는 모호하고 몽로한 그런 느낌으로 읽었었지요. 쓸쓸하게.

차좋아 2010-10-05 12:07   좋아요 0 | URL
네 전혀 다르지 않게 보였어요. 모래 구덩이나 집이나...

남자는 자신이 지키고 있던 모든것이 유의미하다 생각했었겠지만, 막상 간절히 바란것은 있을 수 없는 벌레였어요. 자기를 둘러산 것들의 무의미함을 암시하는 것 같아요.
뫼비우스의 띠를 타고 내녀온 모래구멍에서 남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에 다시 의미를 찾았겠지만 그곳을 나가 다시 세상에 합류하게 되는 순간 다시 모든 것은 일상이도고 별 의미를 찾지 못하겠지요.

남자는 아빠였고 남편이었고 선생님이었는데 그가 실종 되었지만 세상을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그의 자리는 누군가가 대신하겠지요.
어저면 세상은 더 잘 돌아갈지도 모르고 그는 추억 속에서 사람들에게 더 가치있는 존재가 될 지도 모르고요.
쓸쓸해집니다. 저 역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니 말입니다.

모두들 무의미함을 알면서 자기 집에 캠퍼스의 중심을 두겠지요? 저는 무의미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 들 때...저 역시 그래도 집입니다. 저는 집이 모래 구멍인가봐요^^


굿바이 2010-10-0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는 새로운 환경에 주인이 되었다,라는 마지막 말 어딘지 낯익지만 또 어딘지 낯설기도 합니다. 향편님은 물이라는 매체에서 많을 걸 읽어내신 듯 합니다. 희망까지도 말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 물이 오히려 청산가리보다 더한 무엇으로 보였습니다.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어떤 체제처럼 읽혔다고 할까요.
물론, 어느 공간과 어느 시간, 또 어떤 사람들이 진짜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모래 구멍이 그가 떠나온 현실보다 우월하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모래 속의 삶 또한 비참하기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노동은 노동으로 극복된다는 책 속의 문장처럼, 어쩌면 비참함은 비참함으로 극복되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뭔가 극복하는게 가능한 사람들이 있다면 말입니다. 저는 참 그게 안됩니다.


차좋아 2010-10-06 15:08   좋아요 0 | URL
어디서 주워들은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물은 그 사람을 길들이는 수단이었으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어떤 종도 물을 통제당하면 순응할 수 밖에 없겠네요.
지금 세상에서 대입하면 돈도 그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는 듯 싶고요.

네 저는 희망에 대해 썼어요.ㅎ
이 소설은 희망을 이야기 하고있다가 아니라, 비참하기 때문에 희망을 꿈꾼다 가 정확한 거 같아요.
바라는 바가 분명하기에 희망도 있는 법이고 보면 희망을 꿈꾸는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남자는 꿈꾸어야 하기에 탈출하려 했지 희구하는 목적이 없었던 건 아닐가 생각이 들어요. 막연한 동경. 그게 꿈인거죠.
꿈의 실현은 꿈에서 깨어남과 같은 의미를 지닐 수 있는거 같아요

모래 속의 삶은 비참하죠.. 모래 퍼내는 일 말고 달리 할 일이 없는...
현실과 마찬가지 그냥 하는일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는...

사실 어디가 더 비참하고, 덜 비참하고는 중요하게 안 봤어요.
그냥.. 실종되고 나서야(책 말미에) 밝혀지는 우리가 남자라 불렀던 그 남자.
그 남자는 이미 실종되기 전에 실종된거나 다름 없어요.ㅎ
정작 실종되자 사람들이 찾았으니 아이러니 같기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