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다 평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데리다 평전 - 순수함을 열망한 한 유령의 이야기
제이슨 포웰 지음, 박현정 옮김 / 인간사랑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리다는 조심스럽게 사유하였다.
책들의 홍수 속에서 그리고 내가 곧 진리요 길이다라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오리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정신 차리고 살아가는 방법을 데리다에게서 새삼 배웠다. 데리다는 니체를 읽을 때 맹목적으로 빠져들지 않았다. 그리고 섣불리 판단하고 옳다 그르다 결론짓지 않았다. 빠짐없이 읽고 오랜 시간 동안 읽고 열심히 읽고 끊임없이 파헤치며 읽고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읽고, 니체의 말로 니체의 모순을 발견하고 니체를 해체시켰다. 니체뿐만 아니라 하이데거, 마르크스, 프로이드 따위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면 앞 다투어 갑론을박하는 요즘과 사뭇 달랐다. (물론 데리다의 사유가 무르익은 뒤에는 용감하게 갑론을박을 시작했다.)


데리다는 치열하게 꿈꾸었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이 진짜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은 데리다 훨씬 전부터 회자되었던 말이다. 존재하는 것들은 생겨난 후 변화하다가 결국 소멸하기 때문에 의식 속에 현재로서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의식 속에 현재, 존재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를 꿈꾸었다. 그러나 절대적인 존재는 결코 도래하지 않는다. 니체와 하이데거에 이은 데리다의 사유다. 다만 데리다는 절대적인 존재의 도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희망했다. 이것은 니체와 하이데거에서 벗어난 데리다의 사유다.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오리라고 희망한다는 것은 오리혀 절망이겠지만,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올 때까지 치열하게 행동하게끔 하는 채찍질이지 않을까 싶다.


데리다는 죽어서 세상에 이름을 남겼고 나에게 “눈멂”을 남겼다.
데리다는 2004년에 죽었다. 그러나 <데리다 평전> 속에 나오는 수많은 저서들, 수많은 철학자들, 수많은 개념과 정의들은 앞으로도 인류가 살아 있는 한 계속 반복될 것이며, 그 수많은 것들 속에서 유독 나에게 반짝였던 데리다의 “눈멂”은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 반복될 것이다. “타자는 볼 테지만 나는 볼 수 없는 것, 나 자신에 대해 놓치는 것을, 타자에서 본다. 이 눈멂은 개인들에게 자신보다 더 큰 공동체의 가능성을 부여한다. 눈은 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울고 눈물 흘리기 위한 것이다. 나를 나 자신에 대해 눈멀게 하는 그 눈물은 타자에로의 시선을 열어젖히는 것이다.” 데리다가 과거의 사람들을 사유하고 절대적인 존재의 도래를 꿈꾸었던 것처럼 나는 데리다를 사유하고 얻은 공동체를 위한 눈물 흘림을 꿈꾼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1-07-1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 님, 소설 분야 신간 평가단 아니셨어요?^^

전 인문은...특히 데리다 따위(?)는 마냥 어려웠었는데,
머리에 쏙 정리되는 멋진 리뷰예요~^^

차좋아 2011-07-20 00:47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라니... ㅎㅎㅎ 읽느라 정리하느라 고생 좀 한 책이었는데 진짜 고마운걸요^^
데리다 따위(!) 다시 안 읽을 거예요.ㅋㅋㅋㅋ

인문 분야 평가단이지만 저는 소설이 훨씬 좋아요^^

동우 2011-07-2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의 절창입니다.
"데리다는 죽어서 세상에 이름을 남겼고 나에게 눈멂을 남겼다."

향편님.
우리, 사조에 현혹되지 말고 지식에 압도되지 맙시다.
세상 책들 구름처럼 읽읍시다.
조르바스럽게 삽시다그려.

새로이 접하는 것들 모두 조르바스럽게 감탄으로 맞으면 되지요. ㅎㅎㅎ

차좋아 2011-07-24 00:28   좋아요 0 | URL
조르바 읽으며 동우님 생각을 했었어요. 동우님이 조르바라면 제가 그 친구(카잔차키스)라도 될테니 말이죠.
부산에서의 조우, 해변, 한밤의 흥청거림. ㅎㅎㅎ 크레타의 바닷가만 할지 못 할지 그건 모르지만 그날 광한리의 바닷내도 좋았습니다.

ㅎㅎㅎㅎㅎ
 
[불안의 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불안의 시대 - 생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
기디언 래치먼 지음, 안세민 옮김 / 아카이브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제 -우리가 낙관했던 모든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

부제에서 말한 '우리'라고 하는 것은 미국, 미국인 넓게봐서 서양인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들에게는 미국과 서양이 세계니까 다시 말해(저자가 말한 의미로서) 우리란 세계인이라는 말이다.

 

미국인 정치 평론가, 칼럼리스트인 저자의 정치.경제학적 지식과 사건의 본질을 보는 안목은 신뢰할 만하다. 다분히 미국인다운 시선으로 관찰하지만 세계 정치 지리의 표면을 관찰하기에는 저자의 국적과 시선의 높이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누구에게나 객관적인 시선은 없는 법이니까...

이 책의 시대적 배경, 1978년부터 최근까지의 정치 지형이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지역, 인종, 종교, 경제 전반의 세계사적 이슈와 문제를 유기적으로 잘 다듬고 연결한 편집도 썩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저자가 아무리 멀고 깊이 본다 하더라도 자신이 딛고 있는 자리를 못 보는 것은 이 책을 보며 아쉬웠던 점인데, 그 아쉬움이라는 것도 읽는 내 자리의 문제는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딱히 단점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근 30여 년간의 세계사적 일화와 배경을 읽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나에게 세계사란 당대성이 결여된 역사에 한정된 것들이라는 것을 이번에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 살아온 딱 그만큼의 세계사적 일화들에 대해선 너무나 무지했었다. 대처 총리, 미테랑 대통령, 레이건... 익숙한 이름의 인물들이 근현대사에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입체적으로 조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얼마 전까지 미국이 초강대국이었음은 부정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졌었는데 지금은 글쎄~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왜 그런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되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중국의 거침없는 성장과 러시아의 독재 정치의 부활에 대항하는 저자의 진단과 해법은 다분히 미국인다웠지만 저자의 포지션을 고려해서 읽는다면 세계정치 역학을 구경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1978~1991년 까지를 전환의 시대,
1991~2008년은 낙관의 시대,
그리고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된 2008년 이후 현재를 불안의 시대라고 진단한
포맷은 적절한 구분이었다. 3기로 나뉘어진 시기의 일련의 사건들을 비교해서 읽어보니 꽤 괜찮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점이라면, 책은 정치 비하인드 스토리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들리는데 반해 앞으로의 진단 부분에서는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정확한 진단에는 적절한 처방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째지고 깨지고 멍든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무책임하게도 별다른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저자의 마지막 말은 이렇다.
-대공황이 일어난 지 80년이 지났다. 강하고 성공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미국의 모습이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는 세계를 위한 최선의 희망이다.-
저자의 대안이라는 게 이 모양이니 뒷맛이 좋을리 없다.  
불안의 시대까지 오게된 배경만 공부하자면 이책은 훌륭하다. 하지만 그저 '화이팅!' 하자고 하니,그것도 미국인만 화이팅 하자는 말 같아서 씁쓸... 

저자의 한계라 생각하기로 했다. 넓은 시야와 국가간의 여러 문재를 파악하는 분석력은 뛰어나지만 그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능력은 없는 저널리스트.
어쩌면 그럴 듯하게 과거와 현재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견하는 돌팔이 예언가보다는 나을지도.... 최소한 혹세무민은 안 하니까 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7-1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를 예견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죠. ^^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네요. 근데 여기 책 저자의 마지막 말은 책에 대한 신뢰를 확 떨어뜨리는데요. 쓰다가 지쳐서 빨리 마감이나 하자는 절박한 마음이 느껴지는 마지막 말 같아요. ^^

차좋아 2011-07-18 12:22   좋아요 0 | URL
정리가 아쉬운 책이었어요. ㅎㅎ 그래도 즐겁게 읽었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동우 2011-07-2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정확한 진단만 있다면야 우선 환자는 안심.
인간 욕망의 그 미묘한 현상을 계량화하는 경제학이라는...그 무수한 종속변수를 감안하여.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점쟁이의 경지가 아닌가요? 하하

불안의 시대, 향편님은 자꾸 새로운 책을 내게 권합니다그려.

차좋아 2011-07-24 00:33   좋아요 0 | URL
정확이라는 건 사실 모르겠어요. 제가 모르는 일들을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하지만 어떤 입장에서는 분명한 사실이겠구나 판단 되더라구요.

동우님 제가 담에 부산 갈 대 이책 가지고 갈게요. 그리고 다른 책들도요.ㅎㅎ 돌려보면 좋잖아요. (종이도 아끼고)
택배도 있지만 제가 부산 갈 꺼니까 들고 갈래요. ㅎㅎ
 
[인지자본주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지자본주의 - 현대 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 아우또노미아총서 27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의 축적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현실 유토피아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이자 최종 목적이기도 하다.

부의 축적이 인생사의 궁극의 목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물질만능의 세상임을 부정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하지만 부의 축적을 과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최종 목적이라는 말에는 수긍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맞다. 위의 도발적 명제는 염세적 시각의 내 말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 만능을 꿈꾸며 생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하더라도, 세상 만인이 한마음일리 없고 사람마다의 뜻과 목적도 다름이 틀림 없으니 첫 줄의 단정적 명제는 틀린 말이다.

그러나 정말 틀린 말일까?  
수많은 사람들의 각각의 생각이라고는 하나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살고 커다란 벽에 갇혀 있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 벽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없는 공통 운명임을 전제한다면 과히 틀린 명제도 아닐 것이다.
소트라테스는, 대중은 벽속에 갇혀서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밖에 인식할 수 없으며 벽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대중에게는 벽 너머의 세상에 대해 전해 줄 철학자가 필요하다고 한 소크라테스의 말은 내 인식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인지자본주의>는 대중에게 철학자와 같은 책이다. 내게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자가 없으니 <인지자본주의>와 같은 책을 통해 벽 너머의 세상을 알아간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우리는 자본이라는 보이지 않는 설계자에 의해 계획, 운영된다. 나는 '1노동력'의 가치로 표현되는 인간이라는 도구이다. 인간이라는 도구는 다른 모든 상품들과 다르지 않다. '1노동력'의 인간은 스스로가 자본 시장에서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으며, 영과 육의 에너지를 팔아 생존에 급급할 뿐이다.
노동력은 인간이 팔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인데 교환 대상자인 자본가(자본)는 그 노동력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불하지도 합당한 가치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자본가는 잉여라는 이윤을 얻는 것이 목적이므로 노동가치를 폄하해야만 잉여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노동자는 착취당하고 있음에도 그저 밥벌이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자본이 생장하고 번성하는 근원적 에너지 잉여가치. 
인간의 존재가치가 생산을 의한 도구로 전락하는 자본의 세상. 

자본주의라 하여 인간이 만들어 내고 필요에 의해 사회구조적 도구로 쓰는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자본에 의해 인간이 쓰여지고 있는 세상이다.
생체력을 이용한 육체 노동자, 인지력을 이용한 정신노동자, 그리고 자본에 결탁한 자본가와 정치인까지 모든 인간들은 자유 사고를 하며 노동력을 자유의지로 팔고 있지만 자본세상에서 진정한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에야만 자본에의 구속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독립적 인지상태를 획득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자유 의지로 인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적 사고를 하는 인간과 대중.
여러 개층의(마르크스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같은 노동자라고 말하고 있다. )  노동자들이 스스로 착취의 대상임을 깨닫고 연합하여 자본에게 대항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성환님은<인지자본주의>라는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자본의 벽 너머에 대한 상상력을 일깨우고 우리가 착취의 대상임을 알려주는 우리 시대의 철학자가 또 한 명 나타났다.
(아쉽게도 대중은 돈 벌고 쓰기 바뻐 철학자의 외침을 새겨 들을 여유가 없다. 또 인간은 그것으로 어느 정도 만족한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통해 본 노동자.
그들은 팔 수 있는 노동력 그 이상을 팔았고 그 초과 노동력은 자본가의 초과이익 즉 잉여가치였다. 자본이 잉여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악랄하기를 넘어 경이적이기까지 했다. 분업과 협업을 통해 창출된 잉여가치는 노동자들이 이뤄낸 것임에도 노동자들에게는 아무런 배당이 없었고, 기계의 도입으로 부녀자와 아이들이 싼값에 노동 현장에 투입되고, 일터를 뺏긴 건장한 노동자들은 하릴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은 세기와 대륙을 뛰어 넘어 아직도 진행형이다.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은 자본에 맞서 싸우게 된다. 거대 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은 힘은 미약하기만 하다. 하지만 응집된 노동자들의 힘은 자본도 당해 낼 수가 없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자본이 스스로 진화하여 인간의 인지력조차 통제하고 착취하고 있음을 인간이 깨달아야 하는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인간의 노동력을 생산의 수단으로 사용하던 과거의 자본가과 달리 지금은 인간의 인지력을 이용해 생산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지적 창작활동, 교육, 서비스 등등.. 산업 전반이 인지와 지적 작업에 의지하고 자본가는 지적 결과물을 교환, 생산가치로 인정되는 세상이 도래하였다. 인지 노동의 세상은 저자가 밝히듯 마르크스도 인식하는 부분이었으나 마르크스 조차 주요하게는 다루지 않았던 영역이다. 정신노동의 가치가 측량되고 그로부터의 잉여가 육체 노동의 잉여보다 커진 시점에서 저자는 사회적 삶의 재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방대한 양의 자료와 수많은 철학자의 말을 빌어 작가는 인지적 삶에 대해 자각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본의 탄생과 도래과정, 농경, 상업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를 잇는 전환기적 자본주의의 실체까지 폭넓은 사유와 정보가 담겨 있는 <인지 자본주의>.
시공을 초월하여 세계적으로 사고하는 저자의 시선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눈 앞에는 우리의 현실문제가 나타난다.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자크 웰릘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사실 수월히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주제도 그렇거니와, 학술서 관념적 분위기와 저자의 개인적 관조가 뒤섞여 대중에게 전하는 이야기임에도 전혀 대중적이지 못하다. 독자를 배려를 안 한고 자기 할 말만 싣컷 했다는 인상이지만, 뭐 진심은 충분히 전달 될 수 있다고 본다. 
책 속 중간중간 저자는 우리 현실속 자본의 문제와 노동현장의 실태를 언급한다. 용산 참사와 촛불집회도 이미 역사가 되어 현재 사는 우리에게 교훈이 된다.
2011년 지금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있다. 노동과 자본의 대립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승패는 잘 모르겠으나, 지금 이 순간에도 인격화된 자본과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대립, 아직 먹고 살 만한 노동자들의 관망은 또 다른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저자는 노동 역사의 진화에 이성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간 이성의 힘이야말로 거대한 자본에 맞서 자본에 길들여지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성, 곧 인지적 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지배 권력을 정복하고 그것의 부패한 제도를 해체하려는 물리적, 정치적 행동이 동시에 필요하다. 고 저자는 책을 맺는다.

자유주의가 회의적인 시기이기는 하지만 미약한 부분을 보완해서 자본은 앞으로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 자본은 항상 그래왔다. 노동자들의 혁명이 있을 때 무너지는 듯하지만, 한걸음 물러나서 전열을 정비한 자본은 더욱 막강해져 다시 돌아온다.  

조정환 선생의 <인지자본주의>를 읽으며 또 한 번 경각심이 생긴다. 하지만 어떤 실천을 해야 할지 ,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는 자본의 족쇄를 스스로 끊을 용기가 있는가? 답은 '아니다' 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았다고 해서 문제를 풀기가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고백하건데, 나는 자본의 품이 자연스럽고 자본에 의한 착취도 버틸 만하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모 연예 프로그램의 말이 생존언어인 양 자연스러운 시대. 내가 그렇다. 고개를 숙이고 나는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본과의 공생을 시도한다. 궁긍적으는 자본에의 권력을 나눠가지길 희망하는지도 모르겠다. 

약인지 독인지 모를 진실의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책을 통해 또 다시 혼란스러워지지만 내일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바 어떤 것을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입발린 말도 못하겠다. 저자 말대로 인지만으로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니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7-1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님 제가 쉬는 동안 이렇게 많은 글을 올리시다니 -.- 너무 좋아용~~

이 책은 저도 사기 위해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책입니다. 차좋아님의 솔직한 리뷰를 보며 많이 느껴요. 저 역시 똑같아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전 그래서 지금 공부를 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자본의 족쇄에서 노동이라는 단어가 풀려나기를 바라며 말이죠.

현실은 참 지겹고 무서워요. 버릴 수도 없고 말이죠. 자본에 의해 매일 매일 지배 당하고 사니 말이에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할 수 있는 희망은 반드시 있다고 저는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 힘 내요. 차좋아!

전 솔직히 요즘 아파트에서 근무하며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겨운 민원들 그리고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사람 들속에 숨 죽이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도 그 수와 반대로 많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부족하지만 그런 분들의 평화를 위해 나름대로 불량 학생들에 대한 선도도 하고 있고, 위험 상황은 없는가, 또 어떻하면 좀 더 친절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사색하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약하다고 해도 해 볼려구요. ^^ 자본주의의 이 시대의 흐름에 기별도 안 가겠지만요.

차좋아 2011-07-18 12:51   좋아요 0 | URL
쉬시는 동안 논문을 하나 쓰셨더군요 ㅋㅋㅋ 저는 시간을 두고 읽어볼 참입니다. ㅎㅎ

아랫입술 깨무는 일이 많아졌어요. 자국이 깊이 날 정도로 깨물고는 화를 참고는 그 뿐이에요. 내가 뭘 해야 어떻게 해야하는지 분명히 아는 사람들이 부렁루 때도 있지만, 저는 그러 입술만 꽉 깨물고는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저 잊고자 달리고 달려요.
자본의 세상이든 흉포한 마음이 뻔히 드러나는 사람이든 그저 무서우니 혼자 있곤 해요.
속 편하니까....

저는 아무것도 안 믿어요. 저는 저만 믿는데 제가 너무 약해서 문제입니다.

esmeral 2011-08-3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웹진 <자율평론>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연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차좋아 님이 작성하신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서평글을 오는 9월 초 발행 예정인 <자율평론> 36호 게재할 수 있을지 문의를 드립니다.

<자율평론>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총 35호의 웹진을 발행한 계간 정치철학 웹진이며,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copyleft 웹진입니다. 그간 <자율평론>에 게재되었던 모든 원고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aam.net/xe/autonomous_review

<자율평론>은 인문학 강좌 공간인 다중지성의 정원, 독립 출판 활동을 하는 갈무리 출판사, 세미나 공간 다중지성 연구정원의 마디 단위로, 위 공간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지적 활동들의 성과들을 모아내고, 우리들의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원고료를 드리기는 어렵지만, 게재를 허락해 주신다면 웹진이 발행되는 대로 PDF 파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모쪼록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드리며,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율평론> 편집위원회 김정연 드림
daziwon@waam.net / 02-325-2102

차좋아 2011-09-01 09:05   좋아요 0 | URL
네 안녕하세요.
가져가셔도 됩니다.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도 기쁜일이지요. ^^

자율평론 2011-09-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재 허락 감사드립니다. ^^
PDF 파일을 보내드릴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자율평론} 36호가 발행되는 대로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차좋아 2011-09-01 11:34   좋아요 0 | URL
chajoa79@naver.com
 
[국가란 무엇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중 정치인 유시민의 저서를  순수하게 학문적 관점에서 읽을 수 없는 시절이다. 그 대중의 견해로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나는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거창한 제목이 마치  제갈량의 출사표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직 대통령들과 수 많은 정치인들이 자전 에세이 형식 책을 펴내고, 정치적 포부와 나 이렇게 훌륭하게 살았다 등등을 강조하는 책을 펴내는데 유시민이라고 그러면 안 되는 이유는 없는 거다. 좋아하는 정치인이니 매우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읽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주 매끄럽게 포장된 학문적 연구와 개인적 포부가 적절히 버무려진 출사표 였다. 초반부에 벤담, 홉스, 마키아벨리.... 사회 철학자들의 견해와 시대적 상황을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잠시 '내가 오해했었구나'하고 생각할 뻔했지만 결론에서 유시민의 정치적 입장과 포부를 보면서 내 생각이 처음 그 편견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뭐...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 책 전반의 구구절절 옳은 견해와 그의 정치적 입장은 그를 지지하는 한 명의 독자에게 충분한 확신을 주었고, 정치적 글이 아닐까 했던 목적의식의 혐의를 벗기고 본다면 이 책의 국가에 대한 여러 시대적 고찰은 매우 유익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연합해야 한다는 당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작금의 상황을 미리 예건이라도 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단일화를 하더라도 선거 도중에 하면 어렵다'라는 이야기는 지난 두 번의 유시민의 선거 패배를 떠올리게 하였다. 쓰여진 시점이 궁금하였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는가, 이미 지난 일.
정치인 유시민의 포부와 꿈이 크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고, 책을 통해 엿본 유시민의 정치 철학이 매우 건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정치인 유시민이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그가 현실 정치에서도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고 펼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오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다분히 정치인 유시민의 입장에서 읽었고 현실 정치를 고려하며 이 책에 대한 후기를 올렸다. 읽는 이에 따라 여러 각도로 읽힐 만한 책이다. 단순한 정치 평전이 결코 아님을 밝힌다. 오히려 사회 철학서에 가깝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내게 그렇게 읽혔을 뿐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6-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이런 책들은 읽지 않는 스타일이어서요. 투표는 꼬박꼬박하지만 정당에 적극적 참여하고 또 좋아하는 정치인이 없는 정치의 테러리스트라서 -.-
제가 생각해도 좀 굉장히 무관심한 인간이기는 해요. 유시민에 대해서는 예전 강준만 교수님과 굉장히 많이 논쟁을 벌인 인물로만 기억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뭔가 자기 소신은 강한 정치인으로 보이기는 하더라구요.
근데 정치는 제게는 너무 어려워요. 저 사람이 도대체 잘하고 있는건지, 무엇으로 지지를 해야 하는지..하나에서 둘까지 너무 어려워요. T.T

차좋아 2011-06-17 00:02   좋아요 0 | URL
적극적 참여는 저도 안해요. 정치에 관심은 많지만 현실 참여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관심 없느니만 못하겠죠. 제가 그래요.
저는 유관심한 인간이라 세상만사 다 구경하고 그래요. 무관심한 사람이 부러워요^^
좀 거창하네요 정치 운운하고 있으니 ㅋㅋㅋ 아~ 어느새 정치 얘기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아저씨가 됐어요 ㅜㅜ

치니 2011-06-1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차좋아 2011-06-17 00:03   좋아요 0 | URL
감사^^ 아니 감동~(치니님이 동감하니 기분이 좋아요^^)

자하(紫霞) 2011-06-16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사서 한 번 읽어봐 말어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근데 차좋아님의 후기를 읽고 나서도 이거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네요.
도서관에다 사달라고 신청해야 할려나봐요~ㅋ

차좋아 2011-06-17 00:10   좋아요 0 | URL
제 후기 말인데요.. 좀 지엽적인 부분에 치중한 면이있어요. 정치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책은 아니거든요. 표면적으로는요....ㅋ
국가론의 변천사와 발전을 훑어보기에 괜찮은 책 같아요.

동우 2011-06-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십년전 그가 쓴 교양도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인상적으로 읽은바 있지만 나는 인상학적(?)으로 유시민씨를 우와! 할만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정치인의 현실이야 어쩌겠습니까.
곳곳 소구하는 바에 맞추어 화장도 해야하고 과장도 있어야 하고 아부도 지극해야 하지요. 하하

차좋아 2011-06-30 00:27   좋아요 0 | URL
필요 없는 변명이지만 저도 열렿히 좋아하는 정치인은 아니에요 ㅋ 그런 정치인도 없지만서도.....
뭐랄까 선의가 묻어나서 아직은 인간적으로 좋아해요. 그런 선의는 권력을 획득하기 전에는 많은 정치안들에게서 보이긴 하지만요.ㅋㅋ

조르바는 오늘 받았어요. 집에 있는줄 알고 있었는데 없더라구요, 곰방 읽을 것 같아요 ㅎㅎㅎ
 
26년 3 - 완결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별 감흥이 없다. 이런 이야기도 새삼스럽지 않다는 현실이 맘 아플뿐.....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1-05-2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줄거리보다는 그림 기법을 따라갔었던 것 같아요.
역대 대통령 얼굴을 점점이 찍어 그린 그 기법을 보면서 대단하다 했었어요.
펜이 아니라, 핀이나 송곳으로 찌르고 싶었었다죠~

차좋아 2011-05-20 12:35   좋아요 0 | URL
강풀식의 이야기 구조가 너무 익숙해서 좀 아쉬웠어요.
하지만 구매하길 잘한 거 같아요. 만화책은 꽃아두면 식두들이 다 보니까...놀러온 친구들도 보고요.
오히려 저런 이야기들이 상식이 되어야 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기법은 집에가서 저도 자세히 볼게요~ 궁금하다^^

pjy 2011-05-2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댁님이 언급하신 송곳으로 찍어주는 점묘법이 땡깁니다^^;
아주 유용할거 같습니다..이거참, 나름 애증이 있어야되는 인물묘사군요ㅋ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이 이어지는데, 왜 여류작가분들있잖아요~
60쯤 화려하게 개인전 하시면서 내가 예술혼을 불태운 건 평소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고, 주색잡기에 올인한 남푠 덕분이라고 인사하는...ㅋㅋㅋㅋㅋ

차좋아 2011-05-20 16: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과거 한국 여류작가들의 비상에 외조가 한 몫 단단히했군요. 몰랐어요^^&
저도 집에가서 강풀의 점묘법 확인해볼라구요^^

루쉰P 2011-05-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라는 형식으로 이렇게 그려 놓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복잡한 역사서보다 사람들에게 더 뭔가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저 책을 읽다보면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악마에 대해 파헤쳐서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물론 형식이나 스토리는 진부하겠지만 세상이 다 지들 맘대로 된다고 생각하고 정의의 이름으로 단죄되지 못하는 그런 놈들에게는 저렇게 평생 없어지지 않게 형상화 시켜 만들어 버리는 것도 저주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흐흐흐 -.-
나중에 전씨 가족 중 한 사람이 강풀 만화가 재밌어서 읽다가 우연히 저 작품을 보고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핏줄을 저주하며 혹독한 후회를 할 수 도 있을지 모르죠. 한 2백년 후에 말이죠. ^^

차좋아 2011-05-24 12:45   좋아요 0 | URL
루쉰님, 루쉰님이 말씀하신 그 이유 때문에 제가 샀지요 ㅋㅋㅋㅋㅋㅋ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잘 산 거 같아요 ㅎㅎㅎ

루쉰P 2011-05-25 13:08   좋아요 0 | URL
헤헤헤 전 이름 모를 직감이 있어요. 잘 사셨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