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소설 전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
루쉰 지음, 김시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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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구공원에서 아침산책을 하다가 루쉰 동상을 봤었나?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그게 나와 루쉰의 첫 만남이었지 싶다.
루쉰을 처음 읽게 된 건 '루쉰'정도는 읽어 줘야할 것 같은..의무감??.. 뭐 사실 이런 동기로 읽은 작가들의 책들이 상당히 많다. 삼국지를 시작으로 토지, 조정래 연작 대하소설, 카프카, 헷세...고백하다보니전부다!?..(전부 다는 아니다!ㅎ) 

처음 산 루쉰의 책은 소담출판사 의 아큐정전이었는데 오타 찾는 재미?에 꼼꼼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니가 오타를 찾아??)
두 번째 루쉰은 범우의 문고판...(그 때 문고판에 꽃혀서 참 많이 사고 읽지는 않고~)
먼저 읽은 아큐정전과 광인일기, 쿵이지..의 설픈 기억이 남아있어 참 반갑고 익숙하게, 달게 읽은 기억... 그리고 그 때 루쉰의 작품을 '좀 더 많이 읽어보고 싶다.' 생각을 했다.
지금 읽는 을유의 루쉰전집은 루쉰이 낸 세 권의 책이 합본된..총 33편의 중.단편이 들어있는 내가 찾던 그 책이다.
그냥~ 하루 한 편, 두 편씩 읽고... <쿵이지> 같은 찌질한 캐릭터가 나오는 단편은 어제 읽고 오늘 또 읽기도 하고, <단오절>은 처음 보는 단편인데 소설 속 찌질한 주인공의 생할양태가, 나와 꼭 같아 뜨끔하기도 하고...(이상하게 위안도 느낀다)
'루쉰은 말이지....루쉰 단편을 읽으면, 루쉰이 찌질이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닌데(해설에 다 나오니까), 나는..한 줄기 희망을 느끼기 보단 그냥 그렇게도 사는구나 나도 그렇게 살다가자.하고 체념을 하곤해..아큐처럼 정신승리법으로 스스로를 도취시키고, 광인일기의 광인처럼..그냥 내가 이해한 대로 살고..(그게 사실일지도 모르잖아~)' 

홍구공원에서 만난 루쉰과 윤봉길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루쉰과 윤봉길이 어떤 생각과 주장을 했는지 우리가 어덯게 알지?'라는 의문이 들더라..
루쉰은 루쉰대로 살았고 윤봉길은 윤봉길대로 살았을 뿐 아닐까 하는...정말 하루하루를 거창하게 기획하며 마지막 날까지 소명껏 살았던 것일까?하는..  내가 루쉰에 대해 알고 있는건 누구의 평가일뿐인 것 아니냐는 뭐 그런거~(사실 이런 의문엔 답이 없지만)

나도 이런 생각을 해봐...'그냥 하루하루 위기를 피하고 열심히 살다가 때가 되어 죽게되면 나를 추억하는 남은 사람들이 나도 몰랐던 나의 삶의 가치를 세워주지않을까?'하는....  
"에잇...미리 알면 그대로 맞춰 살고 싶다."

그냥 주저리 주저리 쓴 잡문..말로하면 궤변이 되었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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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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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술술 읽히기는 하는데 자꾸 맥이 끊긴다.
다른게 아니라 김창완 아저씨의 음성이 계속 귓가에 맴돌아 혼자 '헤헷~'거리고, 산울림의 노래가 머릿속에 울려서, 책 조금 읽다~ 흥얼거리고, 또 조금 읽다~ 커피프린스의 김창완 아저씨 생각하고.. 하니 진도가 안나가더라. 

^^뭐~ 결국 책도 다 읽었고, 무엇보다(오랫만에) 산울림 노래를 주구장창 들어서 좋았던 지난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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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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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라는 배에서 내렸기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작자는 현직 로스쿨 교수이다. 법조라는 배에서는 내렸을지는 몰라도 항구에서는 벗어나지 않은 법조인(법학자)으로서 정말 신성가족의 비리를 까발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은채 서문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사법부 평가에 대해 완전히 객관화 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는 작가를 만난다.
'어! 근데 왜 내가 법조인들의 비리를 까발리는 책이라 생각한거지?' 이 책 껍대기 어디에도 비리보고라는 단어는 쓰여있지 않았고 나는 이 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사법부에 생각이 불신이었던 건가... 

        

이 책은 판사, 변호사, 검사에서 브로커 변호사 사무실 여직원등등 법조계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모아 정리한 책이다. 작가가 연구했다. 했으니 자료집 같기도 하지만 나는 김두식이라는 사람의 머리와 손을 통해 정리된 내용을 신뢰(?)하며 읽었으니 수필집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벌써 마무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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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09-06-0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좀 빌려주세요 흐흐 민망. 나름 생일선물인데^^
배에선 내렸지만 항구에서 벗어나지 않은 법조인,이란 표현이 콱 박히는데요?
사람은 어떻게든 그 자신이 속한 틀 안에서 생각하게 마련이니까요. 다만 그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 뿐이라는 것- 언젠가 하셨던 말씀과 겹쳐서 읽혀요.

물론 이만큼의 일도 쉽지 않지요. 무리짓지 않고 살아가려면 혼자 걸어야 하니까요.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사실 법조비리는 이미 언론에서 많이 공개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이책은 에세이 성격이 강한 것 같아서 저도 선뜻 내키지는 않구요. 에세이는 스리슬쩍 고발아닌 고백이 되어버려요. 우리가 듣고싶은 건 고백이 아니잖아요- 흐흐.

차좋아 2009-06-03 09:10   좋아요 0 | URL
민망하긴 뭘~~~ 같이 보면 되지.....
어느 곳이나 명암이 있기 마련인데 사법부라고 깨끗할 수 있나요~ 김두식님이 스스로 경계인이라 생각하실지 몰라도, 사실 그렇다 할지라도 법조계에 경계라도 갈 수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걸 생각한다면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영역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솔직하려는)이 보기 좋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6-0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선전문구와 내용물이 다른? ㅎㅎ

차좋아 2009-06-03 09:10   좋아요 0 | URL
내용물이 다른건 아니었는데 제가 예단을 한거죠^^& 제가 쫌 그래요~
 
혼불 1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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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알 디 없는 소리. 눈 깜빡새라도 손모가지 놓지 말고 어서 일들이나 허드라고. 없는 사람은 그저 주딩이가 웬수고 손이 보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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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09-05-22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픈 말이다 정말.

차좋아 2009-05-24 22:30   좋아요 0 | URL
저는 슬프다고 생각하고 옮기진 않았어요. 현실을 직시하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멋지지 않아요?^^

Alicia 2009-05-25 11:13   좋아요 0 | URL

민초. 라는 말이 생각이 나서 그랬죠 체념을 떠올렸던건 아니에요.

어제 안그래도 블리언니랑 얘기하면서 향편님은 S라 그래-라는데 동의했다는ㅎㅎ
체념과 긍정은 달라요. 때로 그 둘은 경계를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보통 둘이 함께 가기도 하고..

노동을 하면서 열과 성을 다했느냐와 근본적으로 구조가 글러먹었느냐도 다르구요. 향편님이 늘 강조하시는 자기가 속한 계급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사회비판으로 치환시키는 문제에 대한 경계는 새겨들을만 하지만...
엄연히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이라는게 있을 수 있고.. 전 그렇게 믿어요.

차좋아 2009-05-25 11:57   좋아요 0 | URL
s가 뭐더라?? ㅎㅎ
 
수양버들
김용택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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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에 미쳐 지리산 자락을 헤매며 찾아간 곳은 하동이었고, 그 가는 길에 섬진강이 있었던 것 같다.
하얀 모래가 반짝이는 섬진강이, 지리산을 병풍삼은 악양 들판이 눈에 들어올리 없던 그 시절 나는 아른아른거리는 그 무엇을 잡기위해 그 곳에 갔건만.
발 헛 디딘듯..꿈 마저 잃어버리고 돌아와야만 했던 하동 그 곳.

<하동 배꽃>       -김용택

긴가민가 아른아른 아른거리고
간 지 온 지 한들한들 웃기만하네.
흩날리는 한점 꽃잎 잡아
강물위에 어른어른 뛰어놓고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발 헛 디디며 나는 왔네.        
 

환갑의 김용택 시인은 시를 쓰고 서른의 나는 시를 읽고...(베껴도 보고~)

<이순>            -김용택                                  <이립>      -차좋아

내 나이                                                         내 나이
올 해로 이순(耳順), 세상물정 모르는 바 아니나,  올 해로 이립(而立), 세상물정 모르는 바 아니나,
시 몇편 써놓고 밖에 나가니                              시집 한 권 들고 밖에 나가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세상 부러울게 없다. 

너희들은,                                                     너희들은,
내가 이렇게 잠시나마                                     내가 이렇게 잠시나마
끝 없이 너그러워지는 그 이유를 모를것이다.      끝 없이 자유로워지는 그 이유를 모를것이다.
내 나이                                                        내 나이
이순, 살아온 날을 지우라는 뜻이다.                  이립, 살아갈 날을 채우라는 뜻이다. 

 
나에게 있어 수양버들 나무의 추억은 의외로 가까운데 있었다.
뚝방 비탈에 서 있던 수양버들 나무의 늘어진 가지를 모아 잡고,
동네 아이들이 차례로 매달려 그네를 타던 기억...

<수양버들>      -김용택

너를 내 생의 강가에 세워두리.
바람에 흔들리는 치맛자락처럼 너는 바람을 타고
네 뒤의 산과 내 생과 또 내 생, 그리고 사랑의 찬연한
눈빛,
네 발 아래 흐르는 강물을 나는 보리.
너는 물을 향해 잎을 피우고
봄 바람을 부르리. 하늘거리리.
나무야, 나무야!
휘휘 늘어진 나를 잡고 너는 저 강 언덕까지 그네를 타
거라.
산이 마른 이마에 닿는구나. 산을 만지고 오너라.
달이 산 마루에 솟았다. 달을 만지고 오너라.
등을 살살 밀어줄게 너는꽃을 가져 오너라.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하늘거리는 치맛단을 잔물결이 잡을지라도
한 잎 손을 놓지 말거라.
지워지지 않을 내 생의 강가에 너를 세워두고
나는 너를 보리. 
   

우리는 어쩌면 다른 곳, 다른 시간에 같은 추억을 만들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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