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딸콤플렉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가보다. 착해빠져 희생만 하는 거위 치는 공주 같은 사람들과 그런 사람을 이용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대는 왕비나 시녀 같은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 거위 치던 사람들은 내가 너무 못났구나 좀더 나를 사랑해야 되겠구나 못된년(놈)이 되고 싶다... 등등의 감상문을 쓸 것이고, 거위 치는 사람을 이용해먹던 사람들은 난 너무 잘 살고 있었구나 그런데 내가 그렇게 배려심이 없었나 그냥 이대로 살면 안 될까... 등등의 감상문을 쓸 것이다.
 

옛날에 늙은 왕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왕비는 오래전에 남편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예쁜 딸이 있었지요. 공주가 자라자 왕비는 공주를 들판 저 너머에 사는 왕자와 결혼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결혼식 날이 다가와 딸을 낯선 나라로 보내야 할 때가 되자 왕비는 아주 귀한 가재도구와 패물들을 싸주었습니다. 왕비는 시녀도 하나 딸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공주와 시녀에게 말 한 마리씩을 주었습니다. 공주의 말은 이름이 팔라다였는데 말을 할 줄 알았습니다.(“거위 치는 소녀” 시작 부분)

남편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엄마는 딸을 부족함 없이 키워내며 딸을 남편대용물로 만든다. 딸을 독립시켜야 하는데 딸의 사랑까지 받을 수 없게 되는 그 허전함을 어찌할까... 결혼하는 딸을 따라가고 싶지만, 자신의 피를 떨어뜨린 헝겊을 엄마의 분신인 양 딸에게 준다. 결혼한 딸이 어려움에 빠지면 엄마 밑에 있을 때처럼 언제라도 도와주려고 말이다. 엄마의 분신, 말하는 말, 시녀, 패물... 엄마를 떠나도 엄마 밑에 있는 것처럼 살 수 있게 해주는 정말 완벽한 혼수다. 독립이 과연 이루어질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서두에 재미있는 동화가 나오는데, 본문은 그 동화를 분석하면서 끔찍하고 적나라한 의존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여(글쓴이가 심리학자라서 그런가, 의존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질타하는 것도 아니고 동정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 더욱 끔찍하고 적나라하다), 주변 친구들에게 재미있어 읽어봐 라고 가볍게 말할 수 없게 만든다. 읽고 나면 나 자신을 내 옆의 파트너를 내 부모를 내 자식을 유심히 쳐다보게 될 것이다. 과연 나는 독립했는가, 내 부모는 나를 독립적으로 키우려고 했는가, 내 자식을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가, 내 파트너는 어떤 사람인가. 책 읽는 내내 이런 고민들이 얽히고 섥혀 머릿속이 난리가 났었다.

책의 원제는 “의존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란다. (역시 책도 상품인지라 원제보다는 “착한 딸 콤플렉스”라는 제목이 더 눈에 띠고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제목 바꾸기 성공 짝짝짝) 엄마와 아빠의 큰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착한 딸, 착한 아들로 자라난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와 아빠에게 의존하며 살아가고 자신의 자식들을 또다시 그렇게 키워낸다. 의존의 삶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의존의 역사가 깊고 깊어 “지금” “여기에 있는” 바로 “나”가 의존의 고리를 끊어버리기가 엄청나게 힘들다고 글쓴이 하인즈 피터 로어는 말한다(내 마음엔 위협으로 다가왔다, 헉! 그러나, 위협이 아니라, 쉽게 독립할 수 없으니 절망하지 말고 계속 노력하라고 격려하는 말이었다, 정말!). 독립은 자유가 보장되지만 그만큼 고통이 따르고, 의존은 구속되어 있지만 그만큼 달콤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이 그랬다지, 사람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고.

아무튼 글쓴이는 의존적인 사람들에게 그 달콤한 구속의 고리를 끊어버려야 한다고 외치고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밀고 있다. 그가 내미는 손에는 독서치료의 일환으로 “그림 형제”의 “거위 치는 소녀” 이야기가 들려 있다. 여느 글들보다 특히 이야기(동화, 소설)에는 인류의 오래된 상징이 담겨 있어서 이야기를 탐색하다 보면 삶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각성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음과 같은 처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꼭 읽고(홍보 같다, 그러면... 다른 심리치료 책도 좋다고 해야지.) 자기치유를 시작해야 한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꾸 내 탓인 것만 같다, 도와달라는 친구에게 도저히 거절을 못하겠다, 거절하고 싶은데 원망을 들을까봐 걱정이 된다, 저 사람과는 생각이 다른데 말주변이 없어 말을 꺼낼 수도 없다... 등등.

아참, 거위 치는 공주 같은 사람들만 치유가 필요한 게 아니라, 거위 치는 공주 같은 사람들을 악용해 먹는 시녀 같은 사람들도 저 깊숙이 나르시즘이 도사리고 있어 역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말씀!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의의로 많을 거라는 음흉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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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인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왜 인간인가? - 인류가 밝혀낸 인간에 대한 모든 착각과 진실
마이클 S.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정재승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왜 인간인가?> 라니... 막연하지 않은가?  '아마존 판매 1위'라는 노란 메달이 눈길을 잡는다.
자연과학서적 같지만 제목만으론 책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부제를 살펴보자. -인류가 밝혀낸 인간에 대한 모든 착각과 진실- 부제를 봐도 범위가 좁혀지지 않는다. 일단 자연과학서적 일거라는 첫 인상이 맞는 것 같긴하다.
좀 자세한 책의 주제를 알고 싶어 목차를 본다.
1부 인간, 그 최소한의 조건
2부 인간, 더불어 살기의 조건
3부 인간, 그 영광의 조건
4부 인간, 그 한계를 넘어
각 4부로 나누어진 큰 주제들도 막연하긴 마찬가지 이번엔 소주제를 살펴봐야겠다.
1장 인간의 뇌는 다르다.('뇌! 과학서적이 분명하구나..')
2장 침팬지를 점어 인간으로('진화론? 아! 뇌의 진화!')
3장 큰 뇌와 사화적 관계의 확대('역시! 이 책은 뇌에 대한 책이었어~~어렵겠는걸...')
..............................목차로서평거저먹기 ㅋㅋㅋ('이러다 서평단 짤릴라~')

위에 쓴 서두는 내가 책을 손에 들고 표지를 보고, 제목을 보고, 또 목차를 보고있는 실제상황이다. 어떤가? 재미있겠는가? 고리타분하지 않은가?
저 상태에서라면, 나 같으면... '안 산다. 게다가 책 값 마저 비싸다.'
일단은 혹평이 된거 같은데, 이건 내 생각이기도 하지만 번역자의 걱정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번역자의 걱정은 내게 있어서 사실이었기에, 이 책을 즐겁게 읽은 지금의 나로서는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단순히 인간의 뇌구조와 뇌의 역활에 대한 책이 아니지만, 책을 살짝 떠들쳐본 구매자의 입장에선 그 이상의 연상이 되지 않을 듯하다.   


책 읽고 생각.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할 때 마음은 어디일까?
언듯 가슴을 생각하지만 이내 머리가 아닐까?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머리중에서도 뇌.
'우리는 감정조차 뇌의 조절을 받고 있다.' 저자의 연구결과가 증명하듯, 사실일테지만, 그 이유를 생각해 본적은 없다.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인간이라는 종의 특질이라 할 만한 감정에 대해, 이 책은 여러 연구사례들을 제시해가며 과학적 설명을 거듭한다. 기쁨과 슬픔, 당위와 부당위, 선과 악....인간들이 이런 판단과 결정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질이며 이 모든 인간의 행태에 대한 해답을 뇌에서 찾고 있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에 이견이 없는 듯하지만, 인간의 이타적인 행위에대해, 사회적인 활동을 지시하고 관장하는 인간의 뇌에 대한 경외감은 창조론자가 신에 대해 갖는 관념과 다를 바가 없었다.

'마이클 가자니에'에게  인간의 뇌는 '신'인 듯하다.
인간의 모든 행위,모든 선택과 감정을 주관하는 '신'...... '뇌'
귀결은 '뇌'지만 풀어나가는 다양한 사례들은 종교, 예술, 심리 등..... 거의 인긴사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서문에 있는 저자의 한 마디,
"우리가 지금처럼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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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 (반양장)
정양모 지음 / 두레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 이 책은 다석 류영모 평전이 아니라 신부님의 눈으로 바라 본 신앙인 류영모에 대한 이야기다.
각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석의 신론, 다석의 그리스도론, 다석의 인간론에 대해 기술하고 있으며, 다석의 시편 해설과, 정양모 신부님 인생의 위대한 두 스승이라는 다석과 예수를  만나게 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나는 교회에 다닌다.
나는 신의 존재를 의심한 적이 있었나?  '없었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믿음의 전제 조건이다. 나는 이 전제에 동의하면서도 불편한 마음으로 교회를 다니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교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신에 대한 관념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과학적 설명이나 논리로는 이해 불가한 놀라운 자연 현상과 내 안에 이는 수많은 고민과 알 수 없는 희노애락의 감정들, 그리고 살아가는 기쁨과 생의 행복을 생각하면 신의 존재를 마음으로부터 느낄 수 있고 인정할 수밖에 없기에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신이 아니면 이 생동하는 감정의 놀라움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고로 나는 유신론자다.
 
나는 기독교인인가? '이 질문엔 대답하기가 어렵다.' 
'나는 교회를 다닌다.' 라고 했다.
그렇다. 말 그대로 다닐 뿐이다. 교회에서 말하는 '여호와 하나님이 내 안의 신이 아닐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 그렇다고 교회 밖에서 신을 찾는 것도 무용한 짓이라 여겨 그냥 다니고 있다.(신을 찾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교회는 내게 믿음의 대상이 아닌 생활의 공간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자기 모순적 종교생활에 지친 내게 다석 류영모의 종교관과 생활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다석의 신론을 살펴보니 신을 전지전능한 기독교적(유일신관) 하나님임을 인정하면서도 '없이 계신 아바'라는 동양철학적인 이해를 함께 했는데 유일신 곧 하나밖에 없는 것은 곧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라는 '공(空) 사상'은 나의 어렴풋한 신관에 출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석이 신과 우리의 관계를 유교식으로 '부자유친'이라 이해한다는 말에서 다석의 신에 대한 사랑과 신심을 느낄 수 있었다. 부자유친이라니... '하나님 아버지 '라는 말은 교회에서 흔히 외는 구절인데 내가 듣고  나도 불러본 '하나님 아버지'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영적일 호칭일 뿐 다석이 부르는 '아바 아바디'와 같은 친밀함이 없었던 것 같다. 죽는 순간까지 불렀다는 '아바디....' 어린 아이가 아빠를 부르듯 그리운 그 이름을 다석은 평생을 부르며 살아갔던 것이다.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 그외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는 절대신이 같은 존재임을 이야기하는 종교 다원주의자 다석의 종교관은 내가 들어 본 어떤 신관보다 가슴 깊이 와 닿았고 나의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는 길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다석의 신관을 내 신관으로 고스란히 받아들일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나의 첫 롤 모델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다석은 교회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은 종교인이었고 기독교라는 하나의 종교에 빠져 다른 종교인을 배타적으로 대하지 않은 넓은 의미의 종교관을 수용한 신앙인이었다
'아바 아바디......'나의 그 분을 부르는 호칭에도 이만한 게 없다. '아바 아바디'라니, 아버지를 그리는 그 마음에 가슴이 아린다. 다석이 일생을 찾고 그리워한 '아바 아바디'를 진정으로 내 마음으로 깨닫고 간절히 그리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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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2-17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거 빌려주세요. 라고 쓰고나니 재밌는 상황이네. 리뷰 잘읽었어요.

차좋아 2009-12-17 09:25   좋아요 0 | URL
빌려드려야죠^^ 하나 사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ㅋㅋ
참! 여기저기 연필로 찌끄려 놨어요. 리뷰 잘 읽었다니..감동이에요ㅜㅜㅎ~
 
<깐깐한 독서본능>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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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5년 간 천 권의 독서, 그리고 300편의 서평 

'대단하다.' 첫 인상이었다.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수치로 본 파란여우님의 5년간의 독서기록은 정말 놀라웠지만, 평범한 일상인의 개인적 감상을 책으로 냈다는 사실에 이 책을 가벼이 생각하는 마음도 들었다.
사실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처음 봤을 때도 이름을 앞세워 개인적 독서기록을 팔아먹는 염치 없는 소설가라고 생각했으니, 평범한 블로거의 독서기록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받고 목차를 살펴보니 수 십편의 서평중에 내가 읽은 책은 <달려라 아비>, <캐비닛>, <남쪽으로 튀어>,<고우영 삼국지>.
반가운 마음에 "얼마나 잘 썼나 한번 볼까?'하고 신춘문예응모작 심사하는 마음으로 읽어본 네 편의 서평은 나의 견해와 다른점이 많았고 단정적으로 책을 평가하는 듯한 느낌에 불쾌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뷰를 쓰기 위해 나머지 서평을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한 편 한 편 꼼꼼하게 쓴 서평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각기 다른 주제의 책들의 일관성을 느낄 수 있게 되면서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깐깐한 독서본능은 내용중심의 독후감이 아닌 저자의 생활과 세계관이 녹아 있는 개인적 서평이고 그 개인의 삶의 깊이를 짐작하게 할 수있는 저자의 뱃속으로 낳은 자식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 견해와 다르다고 처음 이 책에 평가를 혹하게 내렸던 것은 나의 편견이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이 책을 접하든 편견을 버리고 읽는다면 매우 훌륭한 독서 가이드가 될 만한 책이다. 개인적로 <장정일의 독서일기>보다 여러 모로 나은 독서기록모음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파란 여우님은 이름 팔아 책장사하려는 건 아니니까......('이게 바로 편견이다'-장정일에 대한 편견-)


파란여우님이 좋아하는 외국작가 중에  조지오웰에 대한 글을 보면서 반가웠던 마음은 마음 맞고 취향 같은 친구와 수다떠는 듯한 기분이었다. 예를 들면,
"파란여우님! '조지 오웰'이 무심한 듯 세상을 바라보고 담담하게 본 대로 써내려가는 <카탈로니아 찬가> 완전 웃기지 않았어요? 저는<카탈로니아 찬가>는 최고의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하거든요. 생사가 오고 가는 전장에서도, 총을 맞고도, 1인칭 주인공시점임에도 전지적작가시점같이 날카롭지만 무감하게 서술하는 그 무심한 유머 정말 좋았거든요?" 
<고우영 삼국지>를 보면서는 독서토론모임의 다른 의견을 가진 친구 같기도 했는데,
"파란여우님 고우영이 '관우'를 얼마나 멋있게 그렸는데요? 원소의 맹장 '안량'을 한번에 베던 그 장면을 기억하신다면 관우를 '권력의 파수꾼'으로 표현했다는 말씀은 하실 수 없는 거에요!" 하면서 시비도 걸어보았다.(정녕 고우영삼국지의 '관우'가 다른 삼국지에 비해 평가절하되었다고 보십니까?? "아니에요! 고우영 아저씨는 '관우' 젤 좋아했어요. 장정일 같은 삐딱삼국지가 아니란 말이에요.")

<깐깐한 독서본능> 서평을 쓴 저자만큼이나  이 서평집을 보는 나도 깐깐했다. 깐깐하게 본 만큼 여러 재미를 느끼면서 읽었고 몰랐던 좋은 책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디아스포라 기행>,<남명 조식>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고, 나도 파란여우님처럼 리뷰를 체계적으로 써보고자 하는 마음에 천만원짜리 노트도 한 권 준비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파란여우님께 차 한 잔 대접하며 조지오웰과 김훈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세상사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싶어졌다. 눈높이는 파란여우님이 초보 서평꾼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면서......

정말 친구 블러그에 담긴 글 보듯. 그 글들에 댓글 달 듯 맘 속에 질문해가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내가 파란여우님처럼 서평을 쓸 날은 요원하다만 '나도 10년간 수백 권의 책을 읽고 깐깐한 독서기록을 해나가면 나만의 서평집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생각만으로도 흐믓했다. 평범한 일상에서 꾸준한 독서생활로 이뤄낸 대단한 성취라 생각하기에 난 파란여우님께 부러움 담은 축하의 박수를 힘껏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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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0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6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 좋아해?, <상실에 시대>읽어봤어? 하루키...
그놈의 하루키..... 좋다고 하루키, 싫다고 하루키.... 참 많이들 이야기 하는 하루키.
그랬던게 오륙년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요즘 다시 하루키다.

예전에 하루키의 작품을 읽지도 않고 싫어했던 건 통속적인 작가라는 편견 때문이었고, 이 삼 십대 여성이 좋아하는 작가라고 들어서였고 (질투?), 일본 작가라는 것도 한 몫 했었고(반일 아님), 괜히 유난떠는 듯한 분위기라고 느꼈던 것도 같다. 

결국 <상실에 시대>를 읽은 건, 시큰둥 한 척 하면서 괜한 오기를 부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읽었지)  시큰둥~ 삐딱모드, 이게 뭐야~... '하루키 싫어!'를 확인하기위한 작업이었지. 그런데 어느 지점에선가 경계가 풀렸고 다 읽고 나선 '그래도 책을 재밌네...' 솔직하자면자기부정이 싫었던 게지...(난 하루키든 뭐든 열광하는 사람들이 싫다고!)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상실의 시대> 꽤나 재밌었거든~  그래서 <태엽감는 새>도 샀는데 그리곤 잊었지.... 난 열광 같은 거 안하니까~  (조지오웰은 뭐냐~)
 
하루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고 세간의 관심을 받지 않는 하루키는 내게도 잊혀져 갔는데 <1Q84>의 출간으로 다시 생각난 <태엽감는 새>.
<태엽감는 새>1,2권을 읽는 중엔 작위적이라 생각했고 대책없어 보이는 전개는 독자인 내게 기대보다는 불안을 주었기에 3,4권을 마저 읽을까? 말까? 고민까지 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거창하게 시작한 이야기가 무책임한 X-파일 형식으로 끝나 허망했던 기억이 많았기에 이번에도 섣부른 예단을 했고 2주간을 쉬면서 계속 읽어? 말어? 고민, 고민... 
그러니까 1,2권을 읽고는 하루키=이외수=베르나르베르베르 (이상한 등식)
<상실의 시대>의 좋은 기억은 '이외수도 <벽오금학도>정도의 예외는 있으니까...'라고 예외로 치부하면 되는거고 기억이야 얼마든지 변조할 수 있기에 만약 <태엽감는 새>를 마저 읽지 않았다면 내게 하루키는 그저그런 작가로 기억되었겠지... 
 
카프카, 조지오웰, 비틀즈 ,와인... 익숙한 소재에서 이야기 거리를 찾아서 편하기도 하고 쉽게도 느껴지는건가? 이건 그가 가벼워보이는 이유같기도 하고... 

<상실의 시대>도 좋았다고 기억되지만 내겐 <태엽 밤는 새>가 하루키의 대표작이 될 듯 하다
썰로 풀때는 꽤나 깠지만 이번엔 상당하 재밌었다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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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09-12-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교수님이 하루키 마니안데 한번은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어요. 굉장히 삶이 힘들었던 사람들 글에서는 독자가 강렬한 푼크툼을 느끼는데.. 하루키 소설이 가벼워보이는 건 그가 그런 어떤 고통을 체험해보지 못해서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요. 태엽감는 새도 추천작이지만 댄스댄스댄스도 재밌대요~
와 좋겠다. 향편님은 하루키도 읽고. 전 헌법만보고 있어요. 이제 국회법 정당법 들어가는데 다 외울려면 으어으어ㅜㅜ

차좋아 2009-12-02 12:53   좋아요 0 | URL
편견을 인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듯하여 '내가 그랬었노라~'하고 자아비판하는 마음으로....
두 편 읽고 평가하기 좀 부담스럽지만, '가볍다'라는 평가에 대해선 자유롭기 어려울 듯... 같은 이유로 사랑받고 있을수도 있으니 '가볍다'가 꼭 비판이라 할 순 없겠지요. 저는 하루키의 당대성이 좋고 가벼운 듯 진지해서 좋은데...
1q84는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하루키의 연장선은 아니고 오웰의 영향이지요. 그러니까 <댄스댄스댄스>는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