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례 이야기 1
지수현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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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책과 드라마를 아주 집중하며 봤던 터라 지수현 작가님의 신작이 나오자마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책을 구입했다. 2권에 대략 1,0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조금 망설였지만 그 망설임도 잠시, 오랜만에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책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 같다.  

평생 배곯지 말라는 뜻에서 쌀알이 주렁주렁 열린다는 아명을 가진 '쌀례'는 찢어지게 가난한 반가의 여식으로 14살, 꽃가마 대신 기차를 타고 경성으로.. 그것도 얼굴도 모르는 신랑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처음 마주하게 된 신랑은 너무나도 잘생기고 수재였지만, 신랑 선재는 그녀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쌀례에게 무관심하게 된다. 그런 선재의 무관심 속에서 그녀는 그를 짝사랑하고, 혼자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결혼 후 7년이 지나서야 서로의 마음을 알게되고 진정 서로를 위하는 부부가 된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서로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왕신의 부엌에 정안수를 떠 놓고 기도하던 여자 쌀례.. 차가운 듯 따뜻한 그리고 쌀례만을 사랑해주는 선재.. 그리고 거친 삶을 살아왔고, 복수를 위해 야수같은 나쁜 남자의 길을 택한, 하지만 한 평생 자신에게 여자는 쌀례 뿐인 찬경.. 이 세사람의 삼각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쌀례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더욱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게 된 쌀례에서는 시대의 안타까움이.. 서로 사랑했던 부부가 헤어지게 된 대목에서는 눈물이.. 또 악행을 저지르는 나쁜 남자 찬경이지만 그의 진심엔 또 울컥하게 만드는.. 정말 몰입도 하나는 최고다. 

솔직히 결말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시대상을 느낄 수 있었고, 오랜만에 가슴 먹먹해지는 삼각로맨스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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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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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에서 한 결혼 정보 회사의 고객 등급이라면서 올라온 표를 보았다. 1등급에서 15등급까지.. 고객의 직업 및 부모의 직업, 재산에 따라서 마치 한우의 등급을 매기듯 사람에게 등급을 매겨놓은 표말이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매번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고, 사회에 나와서도 직업별로 서열을 매기더니 이제는 결혼을 하기위해서도 등급을 매기다니 참 웃기면서도 우울하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20대의 한 여성 고우신. 아픈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학업을 포기했지만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고시공부를 했던 남자친구도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우신에게 이별을 통보하게 된다. 그 후 우신은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그 과정속에서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고 싶은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고, 인생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20대..그리고 27살.한편의 드라마처럼 빠른 전개와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용은 그렇게 재밌다고 할 수는 없는것 같다. 하지만 자꾸만 주인공 우신에게 끌렸던 이유는 나 역시도 그녀와 같은 27살 인생의 초절정기에 와있고, 많은 점에서 공감이 갔던 것 같다. 

나는 등급을 매긴다면 몇 등급 정도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누군가 나에게 등급을 매긴다면 기분이 나쁠것 같다. 물론 높은 등급을 받게 된다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꼭 1등급 A등급이 아니더라도 내 인생을 즐기면서 내 꿈을 펼친다면 그 인생은 빛나는 D등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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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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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에는 학업에 열중해 취직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사회에 나와서는 '사서'라는 직업이 무색할 만큼 그냥 많은 업무로 인해 항상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물론 주위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사서라는 직업은 다른 업종의 직업들 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풍부하고 책을 접할 기회가 많으니 남들보다는 책을 많이 읽지 않겠냐고 질문을 던지겠지만, 그런 이들에게 사서 역시 책을 접할 기회는 많겠지만 업무적으로 짬을 내기에는 힘들만큼 과중한 업무가 있다고 일침을 가하고 싶다. 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이 항상 생각은 하고 있고 책 역시도 짬짬히 읽고 있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단지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마음은 당장 책을 잔뜩 쌓아두고 독서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서 체계적이고 꾸준한 독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책을 읽으면서도 문득문득 의문이 든다. 주로 소설이나 흥미위주의 책만 읽어왔지만, 그래도 남들은 책을 어떻게 읽고 있나 하는 생각에 독서법에 관련된 책을 가끔 읽는다. 그들의 방법도 배우고 자극도 받으며...하지만 결국엔 실천부족..작심삼일이라는..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는 제목 그대로 1년에 한권도 제대로 읽지 않던 홍대리가 독서를 통해서 발전해 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 독서 시작 성공을 위한 미션, 독서에 대한 슬럼프 극복 방법, 자기 업무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한 독서 등등 꾸준한 독서를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책은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수많은 학자와 저술가들은 자신의 온 생애를 바쳐 찾은 진리를 책으로 씁니다. 과학자, 수학자, 예술가, 경영인,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p91

항상 자기계발서 관련 책들을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모습을 반성하고 또 되돌아보게 되지만 책을 읽을 당시 뿐이라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오늘부터라도 매일 바빠서 책 한권 제대로 읽기 힘들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나였지만 이제는 짬짬히 틈을 이용해 독서를 시작해보고 싶다. 독서를 통해 인생까지 바꿔볼 수 있는 독서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가 정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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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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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극장가에서 거의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영화가 있다. 공지영 소설을 영화화 한 동명의 작품 '도가니'가 바로 그것이다. 2009년 처음 책이 나왔을 때 역시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었다. 하지만 조금 우습지만 그 열풍은 차츰차츰 식어버려 어느듯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영화화되면서 다시 한번 온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무진의 청각장애인학교 '자애학원'의 기간제교사 자리를 얻어 가족을 서울에 두고 홀로 무진으로 내려오는 강인호. 그는 무진에 온 첫날 자신의 앞날을 예고하듯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개와 마주하게 된다.  출근한 첫날부터 느껴지는 무섭도록 고요한 불길한 학교의 분위기.. 그리고 우연히 듣게 된 여자화장실의 비명소리를 시작으로 서서히 폭력의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아프고 화가 났다. 몇번이고 책을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하며 펼쳤다 접었다를 반복했다. 뉴스를 보다보면 너무도 자주 등장하는 소식 중 하나가 바로 성범죄 관련 사건들 일것이다.  누군가 그러더라..그런 소식들을 너무 자주 접하다보니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버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이다. 처음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당시 지금처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제껏 매일 들려오는 소식 중 하나로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사람들이 책과 영화 한편으로 인해 떠들어대고 큰 파장을 일으키고.. 사회의 어두운 면에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징조라 할 수 있겠지만, 그 사건의 피해자들은 이제와서 또 다시 상처를 받는건 아닐까하는 우려의 생각도 든다.

얼마 전 뉴스에서 실제 도가니의 배경이 된 인화학교의 당시 성폭력 교사 6명에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이라도 죗값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이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으로 너무 늦은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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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프로젝트 - 2010 제4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7
이제미 지음 / 비룡소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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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난 자격이 없어. 그건 네 아버지도, 교장 선생님도, 그리고 나도 결정할 수 없는 문제야. 네 인생이니까.정수선이라는, 장차 거대한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될지도 모르는 한 가능성 있는 인재의 앞날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얘기다. 알겠냐?"  본문 中 125p

청소년 문학이나 청소년이 주인공인 책을 읽을 때면 '나는 그 나이에 어떠했을까?' 또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시절을 보냈던가?'하는 생각을 하며 그때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때의 내 생활은 그리 드라마틱 하지도 책 속에 등장하는 버라이어티 한 삶도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꿔봤을 법한 꿈중에 나도 한때는 작가라는 직업을 꿈꿨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나 작가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상력때문에 조용히 꿈을 접었고.. 그래도 책과 함께 더불어 여러 잡다한 일들을 포함해서 하는 사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현실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더라도 그냥 그 장면만을 단순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내가 그 영화나 그 어떤 장면을 보지 않더라도 마치 내 눈앞에 그 영상들이 생생하게 펼쳐보이게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쉽게 책에 비유해 말하자면, 책을 읽으면서도 가끔 '도대체 이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혹은 '이 사람의 정신세계를 한번 알아보고 싶다' 뭐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가들이 종종 있듯이 말이다.  즉, 난 이 상상력이 부족했기에 글쓰기엔 취미가 없다고 깨달았지만 말이다.

<번데기 프로젝트> 이 책의 주인공 정수선.  학교를 마치고 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당 2만원이라는 노동착취 아닌 착취를 당하며, 삼겹살 냄새에 찌든 삶을 사는.. 하지만 그 속에서 작가라는 직업을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열여덟 맹랑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정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빠의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도 언제가는 이 생활을 탈출하겠다는 의지하나로 글쓰기에 몰두하고, 글쓰기를 코치해주시는 허무식 선새.. 아니 코치님의 도움으로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정수선의 모습이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기에 더 쉽게 와닿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것 같고, 긴박하고 극적인 장면에서는 함께 긴장감을 가지고, 또 희극적인 장면에서는 함께 웃으며 마지막 장까지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남이 들려준 꿈이야기를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글을 썼고, 그 글이 어떤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스러운 것 같지만, 그런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단순히 수도권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 처럼 입시에 목을 매는 여느 학생들과 선생님들과는 달리 주인공 수선이에게는 진정한 멘토 허무식 코치가 있어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더 열정을 가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어쩜 내 학창 시절에도 허코치님과 같은 분이 멘토로 계셨더라면 지금쯤 문단에 한 획을 긋는 작가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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