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숙희 글 그림 / 보림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 딸 5개월에 샀었다. 그래서 매우 잘 활용한 책이다. (어쩌면 내가 딸아이보다 더 좋아했을까?? ^^)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거나, 간단하게 백일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주로 고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그림도 너무 귀엽고, 내용도 매우 단순하다. 그리고 너무 두껍지 않은 보드북이라 무겁지도 않고, 잘 찢어지거나 구겨지지도 않아서 백일 전후로 시작해서 돌 전까지 읽어주면서 까꿍놀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동안 치워 두었다가 한글 읽기 독립할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 서점에서 이 책을 봤을 때 내가 더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동물 한마리가 눈을 가리고 나오고, 그다음 쪽에서 까꿍하고 눈을 보여주는 그림이 나온다. 그렇게 몇마리 동물이 나온 후에는 나머지 동물과 소년이 눈을 가리고 나온다. 그리고 모두모두 까꿍인 것이다. 나는 계속 앞에서처럼 열두 동물이 한마리씩 나올 줄 알았는데, 나중에 모두모두 까꿍했을 때 어찌나 우스웠는지, 그런 생각들이 무척 즐겁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동물들도 꽤 해학적으로 그려졌지만, 뱀은 정말 해학적으로 그려졌다. 얼마 전에 문득 딸 아이와 이 책을 펴봤었는데, 딸 아이가 "엄마, 할머니는 뱀이 무섭데요. 난 안무서워요. 그리고 할머니... 이 뱀은 그림이니까 괜찮아요." 했었다. 여기 나오는 뱀은 특히나 무섭게 그려지지 않았고, 귀엽기까지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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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3-2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간단하게 선물해야 할 아이가 생겼는데 이 책을 선물하려고 방금 정하게 됐네요.

ceylontea 2006-03-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 책 아니면요.. <동요 그림책>, <전래자장가 자미 잠이>이 선물하기 좋더라구요.. ^^

동요 그림책은 동요CD, 가사, 그림이 있어서 좋아요.. 특히 동요는 말을 배우려하는 아이들에게 좋아서 돌전까지 들려주고 불러주면 좋구요.. 책은 돌 지나서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자미잠이는 제 경우에는 책하고 CD 같이 있는 것이 좋더라구요.. 책 내용도 매우 좋거든요. 자장가 가사가 아주 재미있어요. 남편하고 같이 또는 번갈아 많이 불러줬어요. 처음에는 우리 음악을 잘 안들어서 생소했었는데, 자꾸 듣다보니 너무 좋더라구요.. ^^


예은맘 2006-03-28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저도 동요그림책과 자미잠이, 까꿍놀이~ 왕팬이랍니다. 특히 동요그림책은 한창 말을 배우는 옌이가 넘 좋아해서, 하루에 꼭 두번씩은 들어요. 옌이는 여기에 나오는 노래를 거의 다 외웠어요. 합창식이 아니라, 맑고고운 솔로의 목소리라서 더욱 말배우기에 좋은것 같아요. 또한 자미잠이~^^ 우리집 자장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좀 그렇던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름다운 우리나라 말에 푸욱~ 빠지게 되었고, 옌이도 거부감없이 잘 들어요~^^ 참, 저도 까꿍놀이~ 후기올려야겠어요^^ 이벤트중이던데요~^^ 옌이는 지금도 봅니당~^^

ceylontea 2006-03-28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맞아요.. 동요 그림책은 말 배우는 아가즐한테 정말 딱이랍니다.. 지금도 그림책을 가끔 펴봐요.. 지현이도 노래 다 외워서 불렀었어요.. ^^ 요즘은 영어노래 듣는다고 많이 듣지는 않지만, 정말 지겹게 많이 들었어요.. 아가들은 정말 엄청난 반복을 하잖아요.. ^^

2006-04-15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씩씩하니 2006-06-2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까꿍놀이를 읽을 즈음이 얼마나 행복했던지..지금사 깨닫고 있어요..
해학적 그림이 정말 인상깊었던 것 같대요...
 
쏙쏙 외우는 12x12단 신나는 팝업북 4
케이트 패티 외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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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구구단을 외울 때가 언제였던가.. 어떻게 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때는 구구단 뿐 아니라, 모든 책들이 지금처럼 예쁘고, 재미있지 않았었다. 이따금 요즘 아이들 책을 보면서 와~~ 책이 이렇게 예쁘고, 재미있으니 공부가 절로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한다. 이 책도 정말 내가 감탄에 감탄을 한 책이다.

오밀 조밀하게 아이들에 들춰보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 억지로 구구단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플랩 하나하나 들춰보면서, 이것저것 움직여 보면서 놀다보면, 저절로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구구단만 외워온 우리에게 12*12는 낯설기는 하지만, 시계나 달력이 12진법이니 구구단이 아니라 12*12단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더 들춰볼 수 있어(무려 10, 11, 12 3개나~~!!) 즐겁지 않을까?

이 책은 곱하기를 배우기 시작할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꼭 곱하기를 배울 때가 아니더라도 숫자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그런데 도대체 왜 아이들은 정말 숫자를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일까? 딸아이랑 책을 보다가 간지에 무엇인가 너무 많이 그려진 그림을 나보고 숫자를 세라고 할 때마다 나는 아이구.. 이것을 언제 다 세냐.. 이런다.요즘은 타협을 해서 다섯까지 세고 아이고 너무 많아서 다 못세겠다 이러고 지나가지만 말이다.. ^^) 분명 이 책을 마르고 닳도록 끼고 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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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땡스투 누를께요^^

ceylontea 2006-03-21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넹.. 반딧불님.. 감사합니다.. ^^

마태우스 2006-03-2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 곱하기 12는 144지요 13의 제곱은 169 호홋.
-수 도사 마태-

ceylontea 2006-03-2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뉘신가 했어요.. 이런 댓글을 남기실 분이.. 수 도사였군요... ^^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구판절판


내가 생각하는 여성운동은 여성이 '공적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남성이 '사적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정신 차려야 할' 집단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남성들이 집에서 노동하지 않는 한, 여성에게 사회 진출은 이중의 중노동만을 의미할 뿐이다.-40~41쪽

여성이 자궁이 있기 때문에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면 성대가 있는 사람은 모두 오페라 가수가 되어야 하는가? 성대를 가진 사람이 가수가 되는 것은 선택과 노력의 결과이듯이, 어머니가 되는 것 역시 개별 여성들의 선택에 따른 문제이다.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또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반드시 어머니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해부학이 운명'이라는 프로이트의 가정은 여성에게만 해당한다. 가부장제 사회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미혼이든 비혼(非婚)이든 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다. 사실 '생계 부양자 남성/가사 노동자 여성'이라는 성역할 모델은 극히 일부 중산층만의 전형일 뿐, 대부분의 가정에서 여성은 생계 부양자이자 가사 노동자다. 하지만 여성은 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남성 임금의 절반을 받고, 남성은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보다 더 많이 받는다. 잠재적 어머니로 분류되는 여성 노동자는 노동 시장 진입에서부터 임금, 승진에 이르기까지 '어머니냐, 노동자냐'라는 정체성을 택일할 것을 강요받거나, 택일하지 못할 바에야 둘 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50쪽

어머니가 되는 것은 별로 '자연스럽지' 않다. 어느 사회나 10퍼센트 이상의 여성과 남성이 불임이다. 어머니는 여성에게 부과(강요)된 성역할 제도의 산물이지 생물학적인 결과가 아니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여성이 한 일이 아니라 어머니가 해낸 일이다." 등의 말은, 여성은 성역할에 충실했을 때만 사회의 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한다.남성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남성 명사에는 인(人)이 붙지만, 여성 명사에는 녀(女)가 붙는다. 우리말 여성형 지칭에서 유일하게 인자(人字)가 붙는 경우는 미망인(未亡人, 남편을 따라 죽지 않은 여자)뿐이다(이 용어는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가 뒤따라 죽는 인도의 사티 풍습의 한국판이라 할 수 있다.)-53~54쪽

성(姓)의 변경은 어머니가 재가했을 때,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성과 잤을 때 발생한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보았을 때'는 성을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성을 가는 것이 엄청난 사건인 이유는 그것이 계급 재생산이라는 가부장제 가족의 근본 질서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어머니 여성이 자신에게 일부 종사할 때만 진짜 자기 아들에게 상속이 가능하다. 여성은 늘 가정적인 존재로 간주되고 어머니는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육체 노동, 감정 노동을 수행하지만 정작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없다. 만일 유림의 주장대로 동성 동본 간 금혼이 우생학적 근거에 따라 근친 간 결혼을 방지하기 위해 존속되어야 한다면, 아버지의 성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의 성이 같아도 금지해야 할 것이다.-57쪽

'탈특권화된' 아줌마와 '특권화된' 어머니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혼한 여성이 자신의 성역할에 충실하며 집에만 머무를 때, 어머니가 직장 생활을 하지 않을 때 그녀는 나의 어머니다. 하지만 그녀가 욕망을 드러내며 집 밖으로 나올 때, 남의 어머니일 때 그녀는 아줌마다. 그녀가 집에서 내게 밥을 해줄 때는 어머니지만, 그녀 자신이 음식점에서 남이 해준 밥을 먹을 때는 아줌마다. 여성은 평생토록 서비스를 하는 주체이지 받는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여성은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여성이 공공 장소에서 자기 욕망으로 젖가슴을 드러낼 때 그녀는 필시 몸을 파는 여성이거나 '미친 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위해서라면 성스럽고 숭고하다.-63~64쪽

이 모든 변화의 '주범'은 여성들의 의식 변화이다. 이제 여성들은 더 이상 "엄마처럼 참고 살지 않는다." '집안'일 과 '바깥'일, 육아의 삼중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현모양처겸 커리어우먼'이 되라는 이중 메시지 사이에서 분열과 고통을 감수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인도인데, 대신 인도는 기혼 여성의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국 여성들은 자살하느니 이혼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사람들일지도 모른다.-68쪽

페미니즘은 그렇게 거창하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잘 들리지 않았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자는 것이다. '다른 목소리'는 혼란이 아니라 다양성과 창조력의 원천이다. 사람들도 소품종 대량 생산 사회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5학년 남자 어린이가 별 악의 없이, 또래 여자 아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하느님이 나는 진흙으로 직접 만드시고, 여자는 내 갈비뼈로 만든 거 알아?" 그러자 두 명의 여자 아이들 말이 걸작이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근데 누가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니?", "그러니까, 너는 질그릇이고 나는 본 차이나(Bone China)네!" 여성주의는 남자 어린이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이 여자 아이들의 재치 있는 대응대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성주의는 그러한 '다른 목소리'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여성도 남성도 성장시킨다고 믿는다.-70쪽

사실, 한국 사회(남성)은 단 한 번도, 여성을 제대로 '보호'한 적이 없다.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에 잘 묘사되어 있듯이, 한국 남자들은 여성을 외세에 '팔아먹고', 그것으로 국가를 지속하고 생계를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남성 지배 세력은 언제나 '포주'였다. 고려시대에는 원나라에 조공으로 바쳤던 환향녀(還鄕女)들을 '화냥년'으로 몰았고, 1970년대 초 닉슨 독트린 이후 주한미군이 철수하려 하자 기지촌 성판매 여성 '제공'을 조건으로 주둔을 애원했고, 달러를 위해 기생 관광을 장려했다. 심지어 주한미군사령관 부인과 부시 대통령의 부인을 납치, 감금하여 성폭행한다는 <태극기를 꽂으며>라는 '반미 에로' 영화를 만들고 즐긴다.
'군 위안부' 여성들의 생애사 기록들은, 전시 일본군에 의한 강간보다, 귀국 후 한국 남성에게 당했던 구타, 성폭력, 학대가 그녀들에게는 더 큰 상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럴 때, 한국 남성과 한국 여성은 같은 '한국인'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가? 한국 남성은 일본과 미국의 피해자이기만 한가?-136 ~ 137쪽

한국 남성에게 성폭력당하면 '개인적인 일'이고, 일본 남성에게 당하면 '민족의 아픔'인가? 성폭력은 가해 남성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 성격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이 더 본질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여성을 '순결한' 피해 여성과 '타락한' 성판매 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남성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를 정하는 방식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성매매와 성폭력은, '자발'과 '강제'라는 '반대'현상이지만, 여성의 시각에서는 구별될 수 없는 연속선이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현실이 바로 성폭력과 성매매의 원인이다. 남성의 성욕은 통제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여성을 남성의 성 권력의 희생자와 '자발적으로 남성의 욕구에 부응한' 여성으로 나누는 것은 누구의 논리인가? 성폭력 피해 여성이나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모두, 결국은, 남성을 위한 제도의 '희생자'들이다. 나는 일본 우익의 주장대로,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로 전쟁에 '참가'했다 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당연히 사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140쪽

일제 시대 '군 위안부' 문제의 가시화와 역사화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는 여성의 성 피해가 민족주의의 이해와 일치할 때에만 문제화된 것이기도 하다. 대다수 한국 남성들이 일제 시대 '군 위안부' 경험을, "우리 여성들을 육체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여성은 물론 겨레 전체를 정신적으로 파괴한 민족의 수치"라고 본다. 즉, 전시 성폭력을 여성 인권 침해라기보다는, 여성의 생식 능력 훼손이라 보고 이를 민족 말살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의 몸은, 남성 집단 간 갈등을 의미하는 '정치'에서, 가장 확실한 동원의 토대로 기능하게 된다.
한국 남성들이 "우리도 일본 여자를 강간하자."라고 심심잖게 말하는 것은, 여성의 몸을 볼모로 한 남성 정치학의 순환 구조를 보여 준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대한 영토 침략과 정복은, 곧 '자궁 점령'을 의미하게 되고, 일제의 경우처럼, 그리고 한국이 베트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력이 공식적인 전쟁 정책이 되는 것이다. '군 위안부' 사건은 민족 모순이자, 여성 인권 침해이다. 이 사건을 민족 간 갈등으로만 환원하려는, 한국 남성들의 그 집요한 욕망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에게 행하는 성폭력과 성매매는 괜찮다는 것인가?-141쪽

오랜 기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이혼하려는 여성들이 법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제까지 잘 참았는데, 왜 갑자기 이혼하려고 하는가(남자가 생겼나)?"이다. 하지만 남편의 초기 폭력을 문제삼아도, '참을성이 없다'고 비난받기는 마찬가지다. 흉기를 들이대는 강간범을 만났을 때, 소리쳐야 할까? 빌어야 할까? 잘못 소리쳤다가는 죽을 수도 있고, 잘못 빌었다가는 "너도 즐겼지."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피임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피임 준비를 잘하는 여성은 '선수','걸레' 취급받기 쉽고, 피임을 못해 임신하면 남자에게 부담 주는 '칠칠치 못한 여자'가 된다. 성차별에 저항하는 여자는 나쁜 여자로 찍히고, 가만 있으면, "여성들이 의식이 없어서 문제다.", "딸들아 깨어나라."며 계몽이 덜 된 인간으로 본다. 남성 언어 안에서는, 여성의 저항과 순종 모두 남성 폭력과 성차별의 '원인'이 된다.
경찰서나 법정에서 성폭력 피해 여성의 분노나 강한 감정 표현은 과장으로 의심받고, 침착하고자 애쓰면 피해자답지 못한 인상으로 해석된다. 제주도 도지사 성추행 사건의 피해 여성은 '너무 똑똑한' 것이 문제 해결 과정 내내 비난의 구실이 되었다. 기자회견장에서 그녀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여자가 어떻게 녹음기를 사용할 수 있나, 누구의 사주를 받았나." 따위의 질문을 받았다. 남성의 구미에 맞는 '적절한' 피해자의 태도는 어떤 포즈일까?-143 ~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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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1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책 자주 올라오니 슬슬 사야되는건가 싶네요.
흑..살 책은 늘 넘치죠??

ceylontea 2006-03-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 다 읽었으니 드릴까요? ^^

2006-03-1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17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3-2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읽었는데, 리뷰를...못쓰고 있답니다.(쟁쟁한 분들덕에....)ㅎㅎㅎ

ceylontea 2006-03-2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개비님.. 저야 머 원래 리뷰 잘 안쓰던 사람이라 그렇구요.. ^^ 따개비님은 그냥 종전처럼 쓰시는 것이 좋겠어요..
 
생로병사의 비밀 2 - 책으로 보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 시리즈 2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글, 이강주 엮음 / 가치창조 / 2005년 8월
품절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해준다.-288쪽

준비되지 않은 고령화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이 현대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해도 웬만한 사람은 평균수명보다 10년 이상씩은 더 살고 있다. 갈수록 늘어가는 평균수명이 2020년 이후에는 150세를 넘어서고, WHO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50년이 되면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14세 이하의 아동인구를 추월하는 '인구의 대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평균수명, 이제는 누구나 100세를 사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손주 녀석 결혼하는 것까지 보고 죽고 싶다."는 옛말을 이제는 "증손주가 결혼할 때까지"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노년의 삶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한마디로 고통 자체일 뿐이다. 노년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 전제조건, 그것은 바로 건강이다.
앞으로의 100세 장수시대에는 암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보다 고혈압, 요통, 관절염처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관절의 노화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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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 아이의 몸과 마음을 망치는 '장난감 중독'에 관한 충격 보고서 굿 페어런츠 시리즈 7
이병용 지음 / 살림 / 2005년 12월
절판


나이가 들어 부모가 되어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는 입장이 되어보니 장난감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난감에다 부모가 바쁘거나 아이들이 보채는 것이 귀찮을 때 부모의 역할을 대신 해줄 수 있는 장난감,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보면 저절로 지능이 발달하고 창의력이 높아지는 장난감, 집밖은 위험하니 아이들을 집에 가두어둘 수 있는 장난감....... 나도 모르게 이런 장난감들을 사게 되었다. 그리곤 아이와 함께 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장난감에게 슬쩍 미루어놓았다. 이런 부모들의 욕심에 현대사회의 기술력과 마케팅이 합쳐지니 '장난감 중독'의 탄생이라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다.
'장난감 중독'에 걸린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놀 '도구'로서의 장난감이 아니라 '소유'로서의 장난감에 탐닉하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의 일처럼 안타깝게 여겨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모든 중독이 그렇지만 중독의 대상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장난감은 아이들의 놀이의 매개체로서 훌륭한 소재이다. 사실 장난감은 많은 발달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데도 이용되고, 다양한 색감의 장난감은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여 감성과 창의성을 깨우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누구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냐는 것이다. 또한 어디서 가지고 노느냐는 것이며,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 하는 것이다. 교우관계, 창의력, 지능발달, 상상력.......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쥐어주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은 오히려 아이들이 장난감을 버리고 누군가의 손을 잡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장난감 대신 부모와 친구들이 장난감의 역할을 해주었을 때 아이들의 사회성이 높아지고, 장난감을 없앨 때 오히려 창의력과 상상력이 높아진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어 놀 때 놀이를 더 많이 만들어 냈고, 아이들의 체력은 덤으로 좋아졌다.-245~247쪽

"가장 좋은 장난감은 변형이 가능해 생각을 많이 자극할 수 있고 기능이 정형화 되지 않아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장난감입니다."
- 중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이숙희 교수 -

"바람직한 장난감들은 사실은 대개 단순한 것들이거든요. 기능적으로 뛰어난 장난감보다 단순하고 간단한 장난감이 오히려 더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 서울교육대학교 곽노의 교수 -

"자연물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입니다."
-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임재택 교수 -

"바로 부모가 1차적인 상호작용과 놀이의 대상이거든요."
- 맑은놀이치료센터 주소영 소장 -

"가장 좋은 장난감, 그건 엄마죠. 그는 사람이에요. 저는 사람이 가장 좋은 장난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구대학교 재활심리학과 송영혜 교수 -

"사람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사람이 가장 즐거운 대상이 되는 거고 사람하고 함께 할 때 가장 즐겁습니다."
- 원광아동상담센터 신철희 소장 --247~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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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2-0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참 힘듭니다...
실은 나의 탐욕일 뿐인데도 말입니다.

ceylontea 2006-02-0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사실 장난감은 지현이보다도 제가 더 좋아하고 갖고 싶은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