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겠지요. 언제나 보내는 사람이 힘겨운 거니까요. 가는 사람은 몸만 가져가고 보내는 사람은 그가 빠져 나간 곳에 있는 모든 사물에서 날마다 그의 머리칼 한올을 찾아내는 기분으로 살테니까요. 그가 앉던 차의자와 그가 옷을 걸던 빈 옷걸이와 그가 스쳐간 모든 사물들이 제발 그만해, 하고 외친다 해도 끈질기게 그 사람의 부재를 증언할테니까요. 같은 풍경, 같은 장소, 거기에 그만 빠져 버리니 그 사람에 대한 기억만 텅 비어서 꽉 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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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면요, 밑동은 다른데 함께 붙어 자라는 나무가 간혹있어. 연리지 현상이라고 부르는 건데, 이웃해 크다가 어떤 요인 땜에 어느 한쪽이 기울면서 윗몸 어느 부분이 붙어버린 나무예요. 너무 밀착되어 버렸기 때문에 떨어질 수도 없고 그 상태로 함께 살아요. 뿌리에서 각자 걷어올린 양분 서로 나눠 쓰면서 겹친 채 또 새로 피워 낸 가지며 이파리들을 함께 키우면서 공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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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일종의 질병이었다. 질병은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니라 참고 견뎌야만 하는 것이었다. 석류꽃이 뚝뚝 지고 추분이 지나갔다. 갑자기 혼자 컴컴한 관속에 남겨진 듯한 두려움도 제법 견딜 만해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앉았어도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어둠에 눈이 익어 발 앞의 오래된 라디오도 보이고 먼곳의 등대 불빛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차츰 깨달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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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이란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자유와 서로에 대한 무소유 속에서 함께 사는 것이라고, 사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이며 자유라고.....

아, 누가 그런 바보 같은 말을. 아마 그는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인생을 꿰뚫은 성자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사랑이란 결국 갖고 싶은 것이며, 구속하는 것이며, 또 갈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싫다면 사랑을 포기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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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어진다는 것은-

서로 다른 노선의 전철에 각자의 몸을 싣는 것이다.

스칠 수는 있어도, 만날 수는 없다.  

#2.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삼미가 완성한 그들만의 야구인거야
우승을 목표로 달리던 다른 팀들로서는 도저히 완성할 수 없는.‘그저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하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3. 1할 2푼 5리의 승률로, 나는 살아왔다. 아닌 게 아니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라고도, 나는 말할 수 있다. 함정에 빠져 비교만 않는다면, 꽤나 잘 살아온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뭐 어때, 늘 언제나 맴맴맴.
관건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피곤하게 살기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속지 않고 즐겁게 사는 일만이, 우리의 관건이다. 어차피, 지구도 멸망한다. 
-작가의 말 某月某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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