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네가 나를 포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 가고 싶어. 아주 멀리까지. 당신은 나의 기도가 들리는가. 너를 벗어놓고 나는 흩어진다. 너를 벗어놓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간의 바깥에서.

 

'윤해서-테 포케레케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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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출근을 하려 나왔는데, 세상이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시야가 밝다고 해야되나, 맑다고 해야하나

다른 세상에 서있는 마치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죽을 날을 선택할 수 있다면, 오늘이면 좋겠구나 혹은 내가 오늘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오늘 죽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몸이 무거운 것도, 너무 피곤해서 어제를 후회하는 것도 아니었다.

지하철까지 가는 길이 좀 긴 듯한 느낌은 있었지.

회사에 전화를 해서 심하게 몸이 안좋아 하루 쉰다고 할까

그러고 이대로 어디로 가버릴까

여기서 뛰어내려버릴까

아.. 죽으러 가고 싶네 정말

그러면서 출근을 했다.

오전내내 휴직을 할 수 있다면 몇주라도 쉬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고, 아니 휴직이 아니라 영영 쉬고 싶은게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휴생도 가능할까

...

걷고 또 걷겠지

긴긴 길을 걸어야 하는데 우리는 파트너를 잘못 만났고,

절뚝거리며 끝까지 걸어가든지

묶인 줄을 끊고 각자의 방식으로 걸어가면 된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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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 퇴사하려구. 어떻게 생각해?"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그것도 세계 곳곳에서 근무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게 있는데……

……우리가 결코 신의 뜻을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신은 회사에 다니라고 인간을 만든 것 같진 않아."

 

 회사 그만두면 뭐 하고 싶냐는 물음에 우영은 대답한다. 일요일 밤늦도록 원 없이 맥주 들이켜기!

딱히 꿈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그래 분명 어렸을 때 꿈이 '회사원'이었던 회사원은 단 한명도 없었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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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 패턴

 

스트레스를 받으면

떡볶이, 낙지볶음 같은 매운 걸 먹게 되고

그러면 아이스크림처럼 단 후식을 꼭 먹어 줘야 하고

입이 달아지면 짠 스낵류가 당기고

짭짤한 과자를 먹다 보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고

맥주를 마시다 보니 배가 불러 소주로 갈아타고 있다.

 

분명 오늘만큼은

스트레스를 술로 풀 생각이 없었는데.

 

'백두리-혼자 사는 여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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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있어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고, 서툰 것이고, 바보가 되어 유치해지는 것이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고, 할 수 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는 것이고, 마침내는 이기적으로 욕심을 내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中

 

 아무런 대꾸가 없는 남편의 등짝에 살짝 입을 맞춘 후, 그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와 복도 끝 오른쪽에 위치한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 등을 켜고 냉장고를 열어 시금치와 유부, 된장과 두부, 다진 마늘을 꺼냈다. 결혼 생활이란 다음 날 가족이 먹을 신선한 아침 국을 매일 끓이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말하자면 결혼 십 주년의 의미는, 지난 십 년간 내 결혼 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쌓인 것은, 내가 끓여낸 십 년 치의 국물들이었다.

'임경선 나의 남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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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

십 년 치의 국물들

 

십개월을 살았음에도 너무 공감될까봐,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고 슬플 것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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