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사람은 자신과 완전히 다른 타인과 정해진 기한없이 안간힘을 쓰며 버텨본 사람들이다.
참고, 맞춰보고, 버티고, 받아들이려 노력해본 사람들이다.
그리고 아닌 것을 인정하고 남이 되는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처럼 이혼했다 라고 한마디로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피가 낭자하는 한복판에 아내가 서 있다면 장수는 아내의 목을 먼저 쳐야 한다. 장수의 아내는 적의 집중 표적이며 그녀를 호위하느라 아군의 전력만 손실된다. 비록 막사에서 병사들의 밥을 챙긴다 한들 도움이 되겠는가. 밥을 푸던 병사들이 주걱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위해야 한다. 어리석은 내조를 목도하고도 어화둥둥 내 사랑 손 놓고 있으면 그는 장수의 갑옷을 벗어야 한다. 제 목숨뿐 아니라 아군 전체가 몰살될 수도 있음이다.
'김려령-일주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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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사랑? 어른의 연애? 나는 그런거 모르겠다. 전장 한복판에서 물러나야 그때의 참혹함을 알 수 있다. 시간과 상황이 지나야만 버텼던 나를 올곧게 볼 수 있다. 잘했고 못했고가 아니라 잘 싸웠다고 나 자신한테 말할 수 있다.
"지금 안잘거지, 나 먼저 잘께" 배려의 말들이횟수를 거듭할수록 둘사이에 당연시되는 깊은 골을 만든다그땐 몰랐고 이젠 몸에 밴 당연한 일상나는 순간순간 함께 있고, 설령 안되더라도 같이 하려 애쓰는게 당연한 사람이 좋다상대방이 어떻게 해달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제안하고, 다가와있는 것 다름 아닌 그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진다내가 진행해서 완벽해지는 행사가 아니라구지 맞춰야되냐 피곤해하지만, 그런 노력이 마음이다무뎌도 사랑받는 느낌은 더 잘 알아챈다
4살 아이 육아 중이예요. 늘 혼자 하던 고민이 고스란히 그림으로 글로 나와있으니 너무 공감되요. 웃고울고 아이 재워두고 회상도 하고 반성도 하고 읽고 또 읽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