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자꾸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이상한 사람들이 주변을 맴돌면

잠시 멈추고 퍼뜩 생각해보라고 했다.

여기가 어디지, 어쩌다 여기에 와있지 라고

그래야 상황 파악을 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했다.

 

이 혼돈에서 도대체 걸어나갈 수 있을까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내는데 언제 끝에 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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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못했다

점점,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갔다

입김과 눈물로 만든

 

유리창 너머에서 한 쌍의 연인이 서로에게 눈가루를

뿌리고 눈을 뭉쳐 던진다

양팔을 펴고 눈밭을 달린다

 

꽃다발 같은 회오리바람이 불어오고 백사장에 눈이 내린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얀 모래알

우리는 나선을 그리며 비상한다

 

공중에 펄럭이는 돛

새하얀 커튼

해변의 물거품

 

시게탑에 총을 쏘고

손목시계를 구두 뒤축으로 으깨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최초의 입맞춤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시게방향으로

당신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우리는 천천히 각자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른 속도로 떠내려가는 유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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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닮지 않은 각자가 단지 떠내려가는 순간이 겹쳤을 뿐

너와 나는 안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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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나 상대방에 화가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의 나 자신을 참을 수가 없다

결국 나 자신이 제일 두려운 것이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무너질 것 같다

그런 두려움에 눈을 뜨고 일상 생활을 하다가도 심장이 뜨거워져 눈시울이 붉어진다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화가 무섭다

감당해야 할 두려움의 크기가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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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아파할 과정이 필요한데 멀쩡한게 더 무서울 때가 있다
눈물을 왈칵 다 쏟아내야한다
괜찮다지만 분명 그 시간을 건너오는 동안 상처가 있었을테니
수면위로 올라올때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충분히 위로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달 몇 년이 지나서라도 그 아픔이 꼭 뒷덜미를 잡더라
충분히 울고, 후회하고, 원망하고, 반성하고 지나가자
상대방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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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멀쩡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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