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톱니와 내 톱니가 맞물리지 않는다는 게 선명해질 때가 있잖아. 가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도 그럭저럭 굴러가긴 했는데 한순간 꼼짝 안 하는 때. 모터를 꺼버리자니 해야 할 일이 남았고, 억지로 가동시키자니 치명적인 고장이 날 것 같고, 이제 어쩐담, 싶어지는 때." 
 "왜 그러십니까? 여태 씩씩하게 잘 살아왔으면서. 또 아냐, 볼트 하나만 조이거나 늦추면 제대로 돌아갈지."
 " 아무래도 그럴 것 같지 않네. 우리가 꽤 괜찮은 자기계발서를 기획하고 있었어. 그런데 다른 데에서 거의 비슷한 성격의 책이 먼저 나와버렸어. 날짜 맞춰 내야 할 다른 책 때문에 좀 미뤄두었거든. 진행 다 된 걸 안 낼 수 없고. 결국 뒷북 친 격이 되어버린 거야. 내 인생이 꼭 그 짝 날 것 같아."
 
 '이혜경-저녁이 깊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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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나는 얼마나 세상과 잘, '잘'이라는 게 애매모호 하지만
어울리며 살아왔는가
은근한 고집과 결정적인 순간 드러내는 성질머리로 
참지못하고 꺽이지 않은 채 
엉뚱한 생각들을 하며 희안한 사람으로 살아오지 않았나
그래서 부딪히는 시선보다도, 나 자신이 질려 헉헉대며
보통으로 따라가고 흉내내며  살아야지 마음먹고, 다짐하고
근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나에겐 가장 힘든일이었지, 힘든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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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지나고 나서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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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옆구리가 열리며 타인의 세상이 흘러들어올 때가 있었다. 타인이 헛것이 아니라 자신과 똑같은 양의 실체를 가지고 나란히 살아가며, 자신이 살아가는 것을 나에게 느끼라고 요구한다.

 

나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받지 못했으면 사랑이 아니다.

받기만 하는 여자들은 결국 점점 더 상대를 두려워하게 된다. 자신이 갇히고 있을 뿐 사랑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주기만 하는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두렵기 때문이다.

 

'전경린-해변빌라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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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귀 바닥의 심장소리를 듣는다
왼귀 시계의 숨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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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여인:
3일, 5일, 6일, 9일……
달력에 사랑의 날짜를 빼곡히 채우는 여인.
오전을 서둘러 끝내고 정오를 넘어 오후를 향해 
내 그림자를 길게 끌어당기는 여인. 그녀를 사랑하기에

`심보선-눈앞에 없는 사람(인중을 긁적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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