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도 원하지 않기. 기다릴 것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기. 늑장 부리기, 잠자기. 인파에, 거리에 휨쓸리게끔 너 자신을 방치하기. 도랑을, 철책을, 배를 따라 물가를 좇기. 강둑을 따라 걷기, 벽에 찰싹 붙어 지나가기. 네 시간을 허비하기, 온갖 계획으로부터, 모든 성급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욕망 없이, 원한 없이, 저항 없이 존재하기.

(조르주 페렉,<잠자는 남자> 조재룡 옮김)

 

'베수아-잠자는 남자와 일주일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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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결국, 몽땅 엉망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지날 뿐. 몸소 체험하고 느끼면서 나는 또 바보멍청이 노릇밖에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아니었던걸까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어긋나기 시작한걸까. 달아나고 싶어도 발을 빼지 못하는 구덩이에서 나도 죽고 너도 죽고, 하루하루 화해하는 법을 잃어가고 외면하고 아닌척 하는 것에 익숙해져간다. 서로 길들여진다. 나는 무어 그리 자신있어서 두들겨보지도 않고 발을 내딛었을까 나의 눈빛과 표정이 변한걸 누굴 탓하고 뭐라 변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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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법을 배웠다

참지 못해 울기도 했다

 

같이 어울리는 법을 배웠고

철저히 혼자가 되고 싶었다

 

화내는 법을 배웠고

뱉어내지 못해 삭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적당히 잘 유지하고 있었지만

안간힘을 써도 불안했다

 

그녀는 자주 흔들리고, 헷갈렸고, 쉬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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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알 수 있다. 모두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다시 그때가 되어 길을 걷는다면 버스를 탄다면 달린다면 그리고 뒤를 돌아보게 되면 누군가는 서 있고 누군가는 나와 반대 방향으로 걷고 옆에 있는 사람은 먼 곳을 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누군가가 있다. 어떤 날에 내가 모두를 알게 되듯이 누군가 모두를 알게 되는 날이 오면 나는 나도 알아 버려도 좋고 알아줬으면 좋고 알고 마음대로 그 누군가의 마음대로 나를 완전히 이해해도 좋다 좋아요 좋습니다. 그래 줬으면 좋겠다. 아주 짧은 순간 내가 모두를 이해하듯이 누군가가 길을 혼자 걷는 나를 보면 모두를 이해한 누군가는 나를 이해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박솔뫼-도시의 시간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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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렵고 참기 힘든 순간을 평생을 맞닥드려야 한다면

나는 그 벽앞에서 돌아서지 않을 수 있을까

이를 악물고 끌어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원망하는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병들어 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내가 선택한 거지 내가 시작한 거지 결론은 자책만 남는다

바보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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