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매일매일

이 방 한 칸짜리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도대체 몇 명의 우주비행사가

우주로 갔을까?

특별히 비관하지는 않는다.

부러움과도 다르다

단지, 단지,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내일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하고

생각하는 밤도 있다

 

'마스다 미리-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지금까지 내 솔직한 마음에 따라 사랑을 해왔고, 아무리 겁이 나도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았어요. 정직하고 올곧게 사람을 좋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은 몇 번의 연애(라기보다는 그 연애를 한 나 자신)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고, 그것은 '옳은'일이 잖아요? 한 사람을 만나 사랑했다, 그 사실이 전부이고 그것은 아주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이니까

 

결혼이란 참 잔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가장 되고 싶지 않은 여자가 되고 마는 일이다. 서글프다.

 

'에쿠니 가오리-울지 않는 아이中 

-------------------------------------------------------------

당신 곁에서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고 이성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생각을 한 적도 딱 한 번 있노라 작가가 귀엽게 고백한다. 지나치게 진지한 사실을 말이다.

온순한 양처럼 고집따윈 없는 듯 이순간을, 평생을 얌전히 지켜낼 것이라 잘 속였다. 늘 나는 그랬다.

누군가의 옆자리는 욕심도 바램도 없었다. 외려 혼자임을 혼자일 순간을 늘 준비했다는 것이 옳다.

사소한 모든 일상을 다 말해주지 않냐고 화를 내는 당신을

왜 달래주지 않았는지 위로할 줄도 모르는 냉정한 사람이다 나를 몰아친 당신에게,

그럼 하루종일 쉴새없이 나 자신과 대화하는 소릴 듣고 싶나요?

불면인 순간을 늘 함께 해줄 수 있나요?

온전치 못하다 얘기하는 정신세계를 다 공유할 수 있나요?

같이, 당신도 미치라는 말이지요.

겉뿐인 일상 알아서 무에 쓰려고요? 시간별 활동내역이라도 보여줘야 했나요? 그러면 또 나를 다 알고 이해하려 노렸했다 말할건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것이 아니면 오직 저것뿐이라며 세상만사를 재단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과거만이 오직 숭고하고 고단했다는 자신감으로 남의 인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진심에 취해 남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줄 때는 핵전쟁이 일어나도 그 사람만은 피폭되지 않을 만큼 꼭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조금은 덜 까먹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허지웅-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中'

 

-----------------------------------------------------------------------------

보통 이별을 하면 상대방이 잘못했다 말하지 않나?

그런가? 나는 음.. 아닌데, 둘이 같이 만나다 헤어졌는데 왜 한쪽이 잘못해 같이 잘못한거지

그런 잘난척을 해놓고는

말떨어지기 무섭게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속사포처럼 흉을 보았다.

 

이것이 아니면 오직 저것뿐이라는 대목에선 한걸음씩 물러섰지만, 결국은 퇴장시키더라.

각자의 과거를 얘기하며 서로를 분명 위로했지만, 그럭저럭 살아온 나의 33년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말한 나에게 퇴장하라 명령했다. 

자신의 진심에 취해 나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을 했다!!! 느낌표를 끝도 없이 달고 분노의 이모티콘을 넣고 싶을만큼 분한 구절이다. 에서 그치면 네 잘못없네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

나만의 진심- 지극히 나만의 생각과 그의 살아온 경력을 무시한 오로지 나만의 사상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그래서 그는 분노하고 상처 받았을 것이다. 고개숙여 반성한다. 고로 상대도 자신의 진취적인 연애사업을 위해 언제가 되더라도 꼭 잘못했다 미안했다 그래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피할 수 없는 대목은..

..나를 안아줄 때 숨막히도록 꼭 안아준 사람이었다. 그는 분명 그랬다. 보호받고 있다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눈시울 따갑게 아직도 생생하다. 열 번을 수십 번을 안아주기만 하던 사람이 한 번은 나 좀 꼭 안아줘 그랬었다. 꼭 안은거 맞냐고 온 힘을 다해 꼭 안아달라 그랬다. 그와 나 사이의 빈틈에 그의 외로움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드니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난다. 나는 핵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꼭 안아 지켜주지 못했다.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불안에 빠져 있었고, 겁에 질려 있었으며, 혼돈에 차 있었다. 그때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참을성있게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다가 나 대신에 결정을 내려주고,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을 져줄 사람‥‥. 이 보호자와 같은 사람이 내 불안을 잊게 해줄 만큼 또한 낭만적이기를 바랐다.

 '김인숙- 부치지 못한 편지中'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온 줄 몰랐어요. 당신 손을 잡고 당신 눈길을 따라 가느라, 이렇게 높은 곳에 올려진 줄도 몰랐어요. 날개라도 달린 듯이‥‥ , 그런데, 당신은 없고 이렇게 외딴 곳에 나만 남겨졌어요. 세상은 나를 향해 일제히 불을 꺼버렸는데, 나 혼자 어떻게 내려가나요? 이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데, 내가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일 거라는 거 당신도 알잖아요‥‥."

 '전경린-완벽한 사랑의 내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中'

 

---------------------------------------------------------------------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몇시간을 뒤척이다 토막잠을 깨는 날이 이어졌다.

어짜피 이럴거 불을 켜고 책을 들고 아침을 맞았다. 30시간은 몽롱하게 깨어있고, 다시 토막잠, 다시 아침을 맞이하는 불균형 속에서도 멀미를 느끼지 않고 있다. 뻑뻑한 눈과 허옇게 질린 서른셋 여자가 거울에 비친다. 중고등생도 아니고 뒤늦게 이게 뭐람 피식 웃음이 난다. 몇개월 쌓아두기만 했던 책을 밀린 숙제하듯이 읽어내면 달아난 시간들도 되돌아와질까.

아직도 꿈에서 나는 숱한 사람을 만나고 거사를 치루느라 힘이든다. 아무도 없는 천장이 낮아진 방에서 번뜩 눈이 뜨인다. 당신은 어디로 갔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살면서 잊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다. 고통스러워서 아름다워서 혹은 선연한 상처 자국이 아직도 시큰거려서.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뛰는 심장의 뒤편으로 차고 흰 버섯들이 돋는 것 같다.

 

 "스물한 살에 서른 살 먹은 남자랑 약혼했어. 그 사람 스무 살 때 열한 살인 나를 보았고 그때부터 나를 자신의 아내라고 믿었대. 9년 동안 여러 번 도망치려고 했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어. 너 그런 거 아니? 변명거리가 너무 없었어. 사람이 너무 좋아. 가진 것도 많아. 심지어 불성실하게 약혼을 이어가고 있는 나에 대한 인내심까지."

 "세상에 두 부류의 사람이 있대. 어느 날 밤 문득 그 사람의 손을 꼭 붙들고 도망치고 싶어 한 사람과 그런 생각 같은 거 해보지 않은 사람. 손을 꼭 붙들고 말이야."

 

--------------------------------------------------------------------------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낯선 도시에서, 골목을 서성이듯이 낮과 밤도 모른채 몇달을 흘려보냈다. 아무 의미없는 시간들을 살아내는 것 같아 너무 힘들었다.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고, 나 아닌채로 숨쉬고 있는 나를 그 누군가가 데려가 주면, 제발 데려가 주었으면 싶었다. 솔직히 지금도 그 바람을 떨쳐내지 못했다. '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다.' 그 말에 매달려본다 매달려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