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낭자하는 한복판에 아내가 서 있다면 장수는 아내의 목을 먼저 쳐야 한다. 장수의 아내는 적의 집중 표적이며 그녀를 호위하느라 아군의 전력만 손실된다. 비록 막사에서 병사들의 밥을 챙긴다 한들 도움이 되겠는가. 밥을 푸던 병사들이 주걱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위해야 한다. 어리석은 내조를 목도하고도 어화둥둥 내 사랑 손 놓고 있으면 그는 장수의 갑옷을 벗어야 한다. 제 목숨뿐 아니라 아군 전체가 몰살될 수도 있음이다.

 

'김려령-일주일 中'

------------------------------------------------------------

성숙한 사랑? 어른의 연애? 나는 그런거 모르겠다. 전장 한복판에서 물러나야 그때의 참혹함을 알 수 있다. 시간과 상황이 지나야만 버텼던 나를 올곧게 볼 수 있다. 잘했고 못했고가 아니라 잘 싸웠다고 나 자신한테 말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남을 앞두고도 별다른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 사이. 둘이 있으면서도 설레는 순간을 찾기 힘든 사이. 옷을 벗고 함께 누워도 가슴 두근거리는 느낌이 없는 사이. 밥 먹고 술 마실때나 기분 좋아지는 사이. 그러면서 의무처럼 습관처럼 관성처럼 만나는 사이. 그러다가 툭하면 쓸데없는 말다툼이나 벌이고 마는 사이."

....."모르겠어.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 뭔가 필요해.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어떤 계기가 필요해. 변화의 계기가."


"한차현-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中"


-----------------------------------------------------

말도 안되는 기행이 미친놈 발싸개로 끝나기를 바랬지. 후회로 첩첩이 쌓아올린 시간들을 잠못드는 밤이면 수없이 옷가지들을 싸고 또 싸는 상상을 아직도 하는 중이니까.

새벽잠 전혀 모른채 고스란히 도둑당한 표정으로 그 짐을 또 풀고 풀고_ 그래서 너만은 그런 선택을 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랬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때로 네가 나를 포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 가고 싶어. 아주 멀리까지. 당신은 나의 기도가 들리는가. 너를 벗어놓고 나는 흩어진다. 너를 벗어놓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간의 바깥에서.

 

'윤해서-테 포케레케레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트레스 해소 패턴

 

스트레스를 받으면

떡볶이, 낙지볶음 같은 매운 걸 먹게 되고

그러면 아이스크림처럼 단 후식을 꼭 먹어 줘야 하고

입이 달아지면 짠 스낵류가 당기고

짭짤한 과자를 먹다 보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고

맥주를 마시다 보니 배가 불러 소주로 갈아타고 있다.

 

분명 오늘만큼은

스트레스를 술로 풀 생각이 없었는데.

 

'백두리-혼자 사는 여자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 있어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고, 서툰 것이고, 바보가 되어 유치해지는 것이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고, 할 수 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는 것이고, 마침내는 이기적으로 욕심을 내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中

 

 아무런 대꾸가 없는 남편의 등짝에 살짝 입을 맞춘 후, 그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와 복도 끝 오른쪽에 위치한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 등을 켜고 냉장고를 열어 시금치와 유부, 된장과 두부, 다진 마늘을 꺼냈다. 결혼 생활이란 다음 날 가족이 먹을 신선한 아침 국을 매일 끓이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말하자면 결혼 십 주년의 의미는, 지난 십 년간 내 결혼 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쌓인 것은, 내가 끓여낸 십 년 치의 국물들이었다.

'임경선 나의 남자中'

--------------------------------------------------------------------------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

십 년 치의 국물들

 

십개월을 살았음에도 너무 공감될까봐,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고 슬플 것도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