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필립 짐바르도.존 보이드 지음,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시간은 언젠가 끝이 난다."
시간 심리학의 최고 권위자, 필립 짐바르도와 존 보이드의 [타임패러독스]는
이 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언젠가 열 일곱 살의 내 친구의 시간이 예고도 없이 멈춰졌을 때,
그리하여 '내일'이란 보장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내일'을 잃었고, '오늘'을 잃었었다.
나는 내일을 위해 살도록 교육되어졌다.
내가 원하는, 꿈꾸는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사는 것이 지혜라고 배웠다.
그리하여 나는 기꺼이 오늘의 즐거움을 희생했고, 내일을 위해 달렸다.
그러나 함께 꿈을 꾸며 달렸던 내 친구의 시간이 하룻밤 사이에 멈춰져버렸을 때,
내 친구의 꿈이 시간과 함께 버려진 것을 목격했을 때,
나는 내일을 위해 사는 삶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언제 끝나버릴지 모를 시간에 대한 두려움, 오지 않을 내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철저히 오늘을 위한 삶을 살았다.
친구들은 학원에 갈 때, 나는 뮤지컬을 보러 갔고, 연극을 보러 갔고,
친구들은 연습장을 매울 때, 나는 편지를 썼고,
친구들은 교실에 남아 보충수업을 할 때, 나는 운동장 한 켠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러나 내일이 없는 나의 삶은 불행했다.
그 어떤 일에도 목적이나 계획을 가질 수 없었고,
그 어떤 일에도 몰두할 수 없었던 나는,
바닥이 없는 허무의 우물 속으로 매일 더 깊이, 더 깊이 내려가고 있었다.
매순간 즐거운 일을 찾아헤맸지만 마음의 허기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 혹독했던 사춘기를 보내며, 허무의 늪에서 구원해준 것은 '신앙'이었다.
신앙은 내일이 아니라, 영원을 약속했고,
그 영원을 위해 나는 오늘의 삶에 충실하는 법을 배웠다.
[타임패러독스]는 30년에 걸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시간과 삶의 연관성을 탐색한 책이다.
책은 개인이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이 새롭게 구성되고 있음을 밝혀낸다.
시간 심리학의 거장, 세계 최고의 석학이라는 찬사를 받는 필립 짐바르도와 존 보이드는
시간에 관한 태도, 즉 시간관이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여섯 가지 범주는 이것이다.
[과거긍정적 시간관, 과거부정적 시간관, 현재쾌락적 시간관,
현재숙명론적 시관관, 미래지향적 시간관, 초월적인 미래지향적 시간관]
책은 실험과 사례를 통해 이 각각의 시간관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시간관에 따라 인생 태도와 삶의 방식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쉽지 않은 주제인데 실험과 사례를 통한 설명이 주제의 이해를 쉽게 만들어준다.
또한 현재 내가 어떤 시간관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지
점검할 수 있는 검사지도 제공하여 직접 검사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타임패러독스]의 목적은
1단계) 먼저 자신의 시간관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2단계) 삶을 살아가는 나의 방식을 이해하고(삶의 동기와 행동에 대한 통찰력),
3단계) 시간관을 확장하는 훈련을 통해(균형 잡힌 시간 사용법),
4단계)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내가 배운 것은
즉각적인 보상과 미래의 이익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나의 즐거운 오늘이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만을 위한 삶은 오늘을 부정하게 되고,
오늘만을 즐기는 삶은 내일을 잃어버게 된다.
과거만을 긍정하는 삶은 삶을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과거를 부정하는 삶은 행복한 마음을 앗아간다.
어릴 때는 내일만 위해 사느나 오늘을 즐기지 못했다면,
나이가 들수록 과거(젊음)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오늘을 즐기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타임패러독스]는 부정적인 경험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고,
현재나 미래, 어느 하나에 맹목적으로 집착하지 않으면서,
현재나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들,
즉 즉각적인 보상과 미래의 이익 사이의 긴장을 잘 활용하도록 도와준다.
[타임패러독스]는
한 번 써버리면 절대로 다시 채울 수 없는 시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
그 시간의 긴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을 가르쳐준 고마운 책이다.
나는 시간의 심리학, 즉 시간관에 연결된 나의 심리가 삶에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배우며,
공부하듯 꼼꼼히 읽었다.
나에게 이 책은 자기계발서는 아니지만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유익했고,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