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예수 - 예수님의 풍성함을 누리는 길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대상자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갈대상자에서 첫 출간한 <럭셔리 예수>를 보고 든 첫 생각은 
반어법적 표현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 땅에서의 예수님의 삶을 생각한다면, '예수'와 '럭셔리'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이 새도 거처가 있는데, 머리 둘 곳조차 없는 예수님은
모든 사역을 남에게 '빌려서' 하실 만큼 가난하셨다.
예수님은 태어나실 때도 말의 구유를 빌려서 태어나셨다.
빌린 배에서 말씀을 전하셨고, 빌린 방에서 유월절 음식을 잡수셨고, 빌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신 뒤에도 빌린 무덤에 장사되셨다.

그러나 저자 퀘스텐마허 목사님은 예수님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풍요를 누린 럭셔리라고 간파했다.
진정한 럭셔리는 물질적인 풍요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단순하게 살아라>를 통해 잘 알려진 퀘스텐마허 목사님은
단순하게 사는 삶과 함께 '지저스 럭셔리'라는 새로운 삶의 스타일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지저스 럭셔리'란,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영적 가치를 추구하는 풍성한 삶을 말한다"(p. 15).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절대가난이 아니라, 비교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오늘 일용할 양식"을 충분히 쌓아놓고도 가진 것이 없다며 불안해하고, 내일을 염려한다.
명품 옷, 명품 가방, 명품 구두로 치장을 한 사람들을 보고 '럭셔리' 하다며 감탄을 한다.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와 돌보심 가운데 거하면서도
광야를 걷는 내내 끊임없이 "없고, 없고, 없다"며 불평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불평과 탐욕 가운데 애굽의 것을 그리워하며 늘 불만족에 시달린다.

<럭셔리 예수>는 
에덴의 생명나무와 그 많은 실과를 두고도 '선악과' 하나에만 집중했던 하와처럼,
있는 것보다 없는 것에 더 집중하는 우리의 시각을 교정해준다.
결핍에 대해서만 너무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누릴 줄 모르고, 만족을 모르고, 감사를 모른다.
"많은 사람이 불행하고 우울하고 절망적인 삶을 사는 것은
삶 자체가 엄청난 선물임을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이다"(p. 6).

<럭셔리 예수>는 예수님의 탄생에서부터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기까지
진정한 부요와 풍요를 누리셨던 예수님의 럭셔리한 삶을 전생애에 걸쳐 재조명한다. 
저자는 그 풍요의 비밀을 20가지로 정리해준다.
나는 이 20가지 비결을 통해 세 가지 큰 교훈을 얻었다.

예수님이 럭셔리한 삶을 사실 수 있는 첫째 비결은 물질로부터 자유한 것이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럭셔리한 삶은 먹고사는데 필요한 것들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인생의 커다란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6번).
예수님은 참으로 가치 있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육체적인 '필요'들을 뛰어넘으셨다.
"공중의 새를 보라" 가르쳐주신 예수님은 필요에 대한 염려와 근심을 내려놓으셨다(11번).
진정한 럭셔리는 바로 이런 것들을 염려하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럭셔리는 물질에 매이지 않는 삶이다(13번).

예수님이 럭셔리한 삶을 사실 수 있는 두번 째 비결은 특별한 즐거움을 간직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예수님만의 특별한 선물을 간직하셨다(3번). 
그것은 동방박사들이 드린 선물이다. 
또한 예수님은 잔치와 축제의 문화를 즐기셨다(4번).
예수님은 물로 손님들이 감탄할 만한 질 좋은 포도주를 만들어 럭셔리한 축제를 즐기셨다.
때로는 일을 그냥 내버려두기도 하셨다(16번).
예수님은 일에 지친 마르다에게 일에서 빠져나와 마리아와 같은 럭셔리를 누리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럭셔리한 삶을 사실 수 있는 세번 째 비결은 하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부족함보다 가능성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일어난 기적이다(10번).
예수님은 변화산상에 오르심으로 현실 너머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셨다(15번).
예수님은 잠시 현실이 지평을 떠나 가끔 다른 세계와 만나는 럭셔리를 누리신 것이다.

예수님이 정신적이고 영적인 럭셔리를 추구하셨다고 해서
물질적 럭셔리를 완전히 배재하신 것은 아니다.
달란트 비유를 통해 부요함을 창출하라고 교훈하셨고(14번),
향유 옥합을 깨뜨린 막달라 마리아를 칭찬하시며 창조적인 낭비를 허락하셨다(17번).

<럭셔리 예수>를 통해 만나는 예수님의 럭셔리한 삶은 유쾌하고 신선하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진정한 고품격의 삶과 자유한 삶의 모범을 보여주신다.
<럭셔리 예수>를 읽으며, 오랫만에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내가 가진 부요함에 눈을 뜰 수 있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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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
김진수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이 강조하시는 목회철학이 있습니다.
"건강한 신자는 건강한 시민이어야 하고, 건강한 교회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을 향해 착한 행실을 보이라고 명령하셨고,
사도 바울도 성도들에게 모범적인 시민이 되라고 가르쳤으며,
초대 교회는 온 백성에게 칭송받는 교회였습니다.
우리가 사회로부터도 칭찬받는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요, 복음 전파가 방해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 상에 안티 기독교 모임이 넘쳐나는 것을 보고 
경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향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과 비난과 조롱을 쏟아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기독교와 신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기독교인들이 모범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신앙은 뜨거울지 모르지만, 사회에 건강하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예수님의 제자가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교회와 기독교인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이 걱정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칭찬받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는 긴장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때에 토기장이에서 발간한 [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라는 책을 통해
저자 김진수 사장님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릅니다.
저자 김진수 사장님은 건강한 신자요, 건강한 시민이며, 
동시에 성공적이며 모범적인 경영인으로서
믿는 자에게는 물론,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와 칭찬을 받는 신앙인입니다.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온 세상에 증거하며,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침으로 기독교와 신앙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신
김진수 사장님께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독하게 가난한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막내로 태어나 자란 
김진수 사장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성경인물 ’다윗’이 떠올랐습니다.
다윗도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으며, 
사무엘 선지자가 방문했을 때 아버지 이새가 그를 부르지도 않을 만큼 별볼 일 없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양 떼를 지키는 성실함과 충성심이 있었습니다.
김진수 사장님이 타고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많은 역경을 헤치고,
콧대 높은 미국인들의 땅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하고,
비전, 리더십, 성취도 및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창업정신이 강한 기업인에게 준다는 
언스트앤영(Ernst & Young) 상을 수상하는 기업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다윗과 같은 성실함과 충성하는 열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 없는 성공은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김진수 사장님의 성공의 기반은 
무엇보다 좋은 성품에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여 통행금지를 피해 집에 들어오고 
도서관에서 도둑 공부를 할만큼 열성적으로 공부했고,
직장에서도 어느 위치에 있든지 성실하게 충성을 다하는 모습에 진정으로
땀과 노력의 가치를 아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보바대학 총장"(바보대학)으로 불릴만큼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분이
아버지의 만류과 걱정에도 대학을 진학하고,
대학과 취업, 둘 다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첫 직장에서 자신있게 연봉 협상을 하는 모습을 뵈며 
저렇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꿈에 대한 열정과 이루고야말겠다는 굳은 결의와 자신의 노력에 대한 확신으로
어떤 환경에도 낙심하지 않고 문제를 극복해내는 드라마 같은 성공 스토리는
작은 문제에도 크게 낙심하고, 불평하고, 우울해하고, 두려워하는
나약한 나의 모습을 부끄럽게 합니다.

또 하나 김진수 사장님에게 크게 감동받은 것은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은혜를 알고, 고객의 은혜를 알고, 
함께 일하는 사람의 은혜를 알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김진수 사장님의 모습을 통해 감사와 겸손을 배웠습니다.
김진수 사장님은 충분히 원망하고 불평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보다 먼저 감사와 은혜를 생각하셨습니다.
김진수 사장님의 아버님은 아마 강원도의 첫 기러기 아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논과 소를 팔아서 중학교에 보내고 부부가 떨어져 살면서까지
자녀 공부에 열성을 보여주신 김진수 사장님의 부모님의 모습은 다시
김진수 사장님이 아들과 주고 받은 감동적인 편지 속에,
그리고 딸과 나누는 "Nothing"이라는 말 속에 담긴 사랑 표현을 통해
내리사랑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핏속에 부모님의 뜨거운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직하자고 말하기는 쉽지만, 기업하는 사람이 정직한 세금을 내는 일은 어렵습니다.
겸손하자고 말하기는 쉽지만, 아랫사람의 비판과 충고에 귀기울이기는 어렵습니다.
정직한 세금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기업인의 모범을 보이고,
부하 직원의 충고에 기울일줄 아는 김진수 사장님이야 말로 이 시대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김진수 사장님의 <성공 매뉴얼>과 <사업 노하우>를 보면,
그는 냉철한 판단력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전문 기업인이면서,
동시에 사람을 사랑하고 믿어주는 리더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골프에서 인생의 교훈을 길어내실 정도로 골프를 정말 좋아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pp. 102-105)에서
"언스트앤영 기업인 상을 수상하며 소감을 영어로 말하려고 할 때 
내게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하시는 진솔한 고백을 들으며 순수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김진수 사장님, 
시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녀 세대에 풍요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가 존경하는 기업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시대에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모범적인 경영인으로 칭찬받는 성도가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땅의 많은 기업인과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김진수 사장님의 정신과 품성을 배워서
김진수 사장님이 이룩하신 성공 신화를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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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씨앗 - 어린이들이 마음에 꼭 새겨 두어야 할 39가지
허문선 글, 양창규 그림 / 소담주니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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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의 제목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중요한 지혜의 싹이 이 책 안에 들어있다.

[생각의 씨앗]의 글을 쓰신 허문선 선생님은 "바쁘고 힘든 어린이들에게
좋은 마음과 생각, 아름다운 행동이 심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책"이라고 말씀한다.

요즘은 어린 아이들도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한다.
심지어 스트레스가 원인인 원형 탈모증세까지 보이는 어린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무거운 책가방을 끌고, 이러 저리 학원차를 타고 다니며 바쁜 우리 아이들,
아이들은 그런 생활 속에서 과연 행복하다고 느낄까?
자녀에게 좀더 나은 내일을 보장해주려고 쉴새 없이 일하는 부모님들은 
이 모든 것이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또 또래끼리 경쟁하며 아이들은 하루 종일 배우는 일에 지쳐간다.
그렇게 가르치고 또 가르치지만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내 소중한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부모는 몇이나 될까.

[생각의 씨앗]은 고기가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앞으로는 지식을 다운로드받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요즘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웬만한 정보는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생각의 씨앗]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정보가 아니라, 마음을 만져주고, 지혜롭게 생각하고, 아름다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씨앗을 심어준다.

[생각의 씨앗]이 되는 39가지 씨앗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길러야 할 품성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정말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인지
깨닫고 배우고 적용하도록 도와주는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들이다.
39가지 이야기들은 어른들도 읽고 배워야 할 지혜이며, 마음에 심어야 할 씨앗이다.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교훈을 담은 5번 <다른 길로 간 두 형제>,
리더십의 조건을 가르쳐주는 9번 <농부 을파소, 고구려의 국상이 되다>,
가족의 감동적인 사랑을 그린 14번 <다시 젖소를 얻은 가족>,
친구 간의 진정한 우정을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 87번 <턱을 좀 더 높이 드세요>,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36번 <진흙탕에 빠진 마차>는
예화도 재밌지만, 그 해석과 적용이 탁월하여 깊은 인상을 남긴 이야기이다.

좋은 마음은 좋은 생각을 낳고, 좋은 생각은 좋은 행동을 낳고, 좋은 행동은 좋은 인생이 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으로 세상은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생각의 씨앗]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어른들도 재밌게 읽으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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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1 미도리의 책장 6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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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해리 포터!

"2008년 제29회 일본 SF 대상 수장작"이라는 빛나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기스 유스케의 [신세계에서](1,2권)를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일본판 해리 포터!"라고 하고 싶다.
해리 포터에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있었다면, 
[신세계에서]는 주력(呪力)을 사용하는 초능력 인간 공동체가 등장한다.
어린 마법사들이 "호크와트"라는 마법 학교에 입학해 마법을 배우는 것처럼,
[신세계에서]도 어린이들이 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주력을 배운다.
그들은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으로 통제되고 개발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인간의 잡일을 대신하는 "요괴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풍산개" 등
기이한 동물들도 많이 등장한다. 
"유사미노시로"라는 괴상한 생명체는 스스로 생존하는 '도서관'이다. 
해리 포터에는 "퀴디치 게임"이 있다면, 
[신세계에서]는 주력을 이용해 싸우는 "공굴리기 게임"이 등장한다.

천 년 후의 세계를 그린 기스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는
전세계를 매료시킨 [해리 포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이야기에 흡수력이 있다.
그러나 기스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는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무엇이 있다.
[해리포터]가 공상에 가까운 상상의 세계였다면, 
[신세계에서]는 단순한 상상의 세계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신세계에서]는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미래 사회를 예견하는 그의 상상력에
인간의 실체와 악의 존재, 그리고 인간 사회 모순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과 
깊은 통찰이 빛나기 때문이다.

끔찍하고 잔혹한 비밀, 통제되고 숨겨져왔던 역사와 사회의 실체를 알아갈수록
어린 주인공들이 겪는 혼란과 의문은 그대로 우리의 것이 된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조작되고 왜곡되고 은닉되는 진실을 보며,
체제 안에서 통제 당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불투명한 두려움이 덮쳐 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과연 진실일까?
우리는 받는 교육은 옳은 것, 진리라고 할 수 있는가?

기스 유스케는 권력과 생존과 체제 안의 다양한 모순을 통해 묵직한 고민을 안겨준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인간 심리의 역설처럼,
인간은 신의 능력이라고 하는 주력을 가지게 되지만,
파괴적인 악한 본성 때문에 그 능력은 다시 통제되어야 하는 모순에 처한다.
모든 두려움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만,
그 능력 자체가 새로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편에서 그들이 가진 주력(呪力)은 완벽한 평화를 이룩하는 신의 축복일 수 있지만,
그 정교한 시스템 안에서 주력으로 조종당하는 생명체에게는 악의 능력이기도 하다.
인간은 절대 권력을 통한 완벽한 평화,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절대 권력 안에 형성되는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는 '평화'를 위해
누군가의 자유를 억압하는 또다른 구속의 속성을 드러낸다.
자유를 억합당한 평화, 과연 그 평화를 평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기스 유스케는 신세계의 비밀이 처음 벗겨지는 순간부터, 
이 방대한 분량의 [신세계에서]를 다 읽기까지 잠시도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알아서는 안 되는 진실을 마주한 뒤, 
여러 가지 어려움과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주인공 사키는 
문제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이것으로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줄 알았지만, 
다음에 겪게 될 엄청난 사건에 비하면 그것은 오히려 작은 것이었다." 
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사키가 과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나는 끝나지 않는 긴장감에 좀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맞딱드려야 할 진실과 넘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동양적인 철학과 통찰을 담은 SF라서 더 재밌게 읽었다. 
서양의 SF들과 비교하며 읽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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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집
가토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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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 삶이 꿀벌의 공동체성을 통해 창조의 생기를 얻다.

나는 [꿀벌의 집] 작가 ’가토 유키코’를 기억하려고 한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 그녀의 순한 필체에 나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이 열린다. 그녀는 정렬적이고 화려한 꽃이 아니라, 강력한 생명력을 발산하는 싱그러운 초록잎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주인공 ’리에’의 조각나 버린 마음의 파편이 <꿀벌의 집>을 통해 약동하는 ’하트’(heart)로 서서히 복원되는 과정 속에서 덩달아 나도 생기를 느낀다. 그 생기는 태초에 흙으로 아담을 지으시고,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셨던 창조주의 생기이다.

텅빈 열차 안에서 창밖으로 흘러가는 경치를 멍하니 바라보는 주인공 ’리에’의 모습은 무기력해보인다. 창으로 민트향을 머금은 바람이 불어드는 데도 그녀에게서는 어떤 활기나 에너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녀가 도시를 떠나 돌연 이 텅빈 열차에 몸을 실은 것은 도시의 삶에,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는 삶에 지쳐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일상은 키를 잃어버린 배처럼 사람들 사이를 둥둥 떠다니고, 그녀의 마음은 고립된 섬처럼 적막하다. 그녀의 마음을 조각낸 것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이다. 아버지는 무책임하게 자살해버렸고, 엄마는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동거했던 남자는 "미안해, 좀 지나면 꼭 돌아올게"라고 말하며 가버렸고, 가장 친한 친구는 자신이 바로 그 남자와 지금 사귀고 있다고 고백한다.

인터넷으로 구인 광고를 보고 태고적 자연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으로, 문명사회를 한참 벗어나 낯선 세계를 향해 가는 리에처럼, 나도 도시와 문명을 벗어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내면 시커먼 때가 붙어나오는 더럽고 오염된 도시 공기가 싫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싫다. 그 많은 사람 사이를 혼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싫다. 발을 밟고, 어깨를 치고, 몸을 밀치면서 지나는 사람들의 무례함이 싫고, 그 무심한 표정이 싫다. 생각할수록 숨이 막힌다.

미친 속도로 돌아가는 도시에서 우리 삶은 분해하고 해체되면서 급속하게 개인화되어간다.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 맞춰 삶의 계획이 구성되고,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처럼 반복되는 노동을 한다. 그렇게 지쳐가는 틈에 오로지 자기의 욕구에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에게 나의 욕구를 채워줄 것을 요구하며 싸우고 상처를 입힌다. 자신의 욕구 안으로 그렇게 서서히 고립되어가면서 타인과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하는 우리는 병리적 외로움에 신음하며, 다시 ’사랑’을 열망하는 모순에 빠져들게 된다.

작가 카토 유리코의 [꿀벌의 집]은 꿀벌의 생태를 통해 우리의 파편화된 관계와 삶을 다시 복원시키는데, 그것은 바로 꿀벌의 공동체성을 통해서이다. 리에가 새로운 환경과 일자리를 얻기 위해 찾아간 <꿀벌의 집> 사람들은 모두 예사롭지 않은 과거를 안고 있다. 그러나 "꿀벌"을 돌보는 그들의 생활은 활력과 생기가 가득하다. 

(좀 억지스러울지는 모르지만, 순전히 주관적인 해석에 의하면) <꿀벌의 집> 사람들과 리에가 과거에 알던 사람들은 대치 구조를 이룬다. 한없이 의존적이면서 알코올 중독 증세까지 보이는 리에의 엄마와 대치되는 사람은 손목에 자살의 흔적을 지니고 있지만 <꿀벌의 집>을 이끌어나가는 생활력 강한 여사장 ’기세’이다. 기세는 리에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양봉을 배우면서, 동시에 독립적으로 꿀벌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애인과 사귄다고 고백한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대치되는 인물은 거식장애로 마음의 문을 닫은 어린 동료 "아케미"이다. 까칠한 아케미이지만, 리에에게 꿀벌 키우는 법을 친절하게 안내해주면서 가까워진다. 그 둘은 ’리에, 아케미 팀’이 되어 꿀벌을 딸기 농장으로 싣고 가는 여행을 통해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과 환희를 맛보며 우정을 쌓는다. 보호자와 같은 인상을 풍기며 리에를 자신의 방법대로 취직시켜준 아버지의 친구는 폭주족 출신 ’겐타’와 대치시면 어떨가 한다. 다소 거칠지만 겐타야말로 꿀벌을 키우는 일에 리에의 진정한 보호자 역할을 해주니 말이다. 

이밖에도 하나밖에 없는 딸 아이가 바다에서 죽었는데, 그 딸 아이를 그리워하며 아예 바닷가로 이주해 민박을 운영하며 사는 부부와의 만남은 자살한 아버지를 원망하는 사는 리에의 마음과 대치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마치 꿀벌의 공동체 생활처럼 <꿀벌의 집> 사람들과의 공동생활을 통해 리에는 삶의 활기를 회복한다. 꿀벌의 생태는 우리에게 자연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과 함께,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가르쳐준다.  <꿀벌의 집> 사람들의 생활은 꿀벌의 생활과 꼭 닮아있다. 자연에 순응하며, 저마다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하다. 그들은 각자 움직이면서 또 함께 움직인다. 모두의 역할은 제각각이지만 <꿀벌의 집> 공동체가 생활하는 데 있어서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무기력한 사람들이 생존의 열기 가득한 새벽시장에서 에너지를 얻고, 요란한 삶에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요한 무덤 앞에서 욕심을 덜어내듯이, [꿀벌의 집]은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통해 생명의 경이와 아름다움을 가르쳐준다. 이 책은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놀라운 소설", 바로 그것이다! 알코올에 의지할 정도로 무기력했던 리에 엄마가 <꿀벌의 집>을 통해 자신의 할 일을 찾고 삶의 활력을 얻은 것처럼, 진정한 삶의 의미와 생기는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를 통해서, 그리고 그 안에 주어진 자신의 빛나는 역할 속에서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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