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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를 만든 2인자들 - 기업과 조직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참모 리더십
이철희 지음 / 페이퍼로드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조직의 성패는 2인자가 좌우한다!
이 책은 <1인자를 만든 참모들>(2003)의 개정판이다. 학계, 교육계, 경영계, 출판문화계 등에서 ’리더십 연구’가 활발한데, 이 책은 기존의 리더십 연구와는 차별적으로 보이는 ’리더’에게 가려진 ’2인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인자만을 기억해온 역사를 고쳐 쓰는 것이다.
2인자 리더십, 즉 참모 리더십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두 가지 개념 정리부터 해야 한다. 첫째로 ’2인자’에 대한 개념 정리, 둘째로 ’참모 리더십’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먼저, 저자 이철희는 ’2인자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다시 한다. 통상적으로 ’2인자’는 ’1인자’와 비교되는 부정적인 개념어로 사용된다. ’1인자’보다 못하다거나, ’1인자’에게 밀린 두 번째 위치를 나타내는 서열 개념말이다. 그러나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은 ’2인자’에 대한 이러한 "무지 혹은 오해, 그것도 아니라면 왜곡"된 개념을 가차없이 걷어내 버린다. 저자 이철희는 새로운 ’2인자 상’을 제시하는데, 2인자는 지위 개념이 아니라, 역할 개념이라는 것이다. ’2인자’는 1인자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참모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가장 질적으로 기여하는 참모를 말한다. 한마디로, 넘버 투(number two)가 아니라, 롤 투(role two), 퀄리티 투(quality two)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정리되어야 할 개념은 ’참모 리더십’이다. ’참모 리더십’이란 말은 일종의 형용모순(形容矛盾)이다. 리더가 발휘하는 지도력이 리더십이라고 보면 참모 리더십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저자 이철희는 리더십은 1인자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1인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이 있고, 2인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이 있다는 것이다. 2인자가 1인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조직 내에서 2인자의 지도력을 발휘하다면, 그것이 바로 참모 리더십인 것이다.
’2인자’와 ’참모 리더십’에 대한 이러한 개념 정리는 조직 경영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2인자를 ’서열’로 인식하는 것과 ’역할’로 인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서열에 대한 인식은 주종의 관계를 형성하지만, 역할에 대한 인식은 상호보완적인 파트너십을 형성시킨다. 주종 관계가 참모를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위치에 묶어놓는다면, 파트너십 관계는 참모가 역할 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일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한다.
또한 팔로우십(followship과 참모 리더십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한다. 어느 조직이든 단 한 사람 1인자를 제외하곤 궁극적으로 모두 참모다. 리더 한 사람을 잘 "따르기만" 해서는 조직이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 조직원 스스로가 자신을 참모로 인식하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실력과 역할을 감당할 때, 살아있는 조직체가 되는 것이다. 팔로우십과 참모 리더십의 인식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멀고 다른 개념인 것이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은 참모 리더십에 대한 사례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탁월한 2인자가 위대한 참모 리더십을 발휘하여 리더를 성공시킨 사례를 분석하여 귀납법적으로 구성해낸 참모 리더십 원리를 제시한다. 총 8인의 ’2인자’가 재조명 되는데 그들이 ’만든’ 1인자가 워낙 쟁쟁하여, 그 1인자 뒤에 있는 ’2인자’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이다.해박한 저자의 드마마틱한 해설이 곁들여진 이야기의 재미는 있지도 않는 ’리더십 문학’이라는 단어가 연상될 정도로 독보적이다.
’위기의 삼성을 슈퍼 재벌로 키운 재계 사상 최강의 참모’ 이건희의 이학수,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현실적 이상주의자’ 버락 오바마의 데이비드 액설로드, ’날건달 유방을 한 제국의 황제로 만든 고금 최고의 전략가’ 유방의 장량, ’이 땅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기고 훌쩍 떠난 불세출의 소울 메이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루이 하우, ’5백 년 조선 왕조를 디자인한 민족사 최강의 경세가’ 이성계의 정도전, ’한 나라를 바꾸고 세계 질서를 재편한 위대한 파트너’ 우드로 윌슨의 에드워드 하우스, ’난세를 평정하고 천하 패권 구도를 설계한 능소능대의 명참모’ 조조의 순욱, ’냉철한 분석으로 영국 노동당을 패배의 수령에서 건져 올린 특급 애널리스트’ 토니 블레어의 필립 굴드, 이 8인의 ’2인자’의 리더십 공통분모는 ’Yes 맨’이 아니라, 리더에게 ’No’를 말할 줄 아는 참모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협력과 상보 뿐 아니라, 필요할 때는 길항과 견제의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사례에 등장하는 8인은 역사 해석이 그렇듯이, 측정하는 잣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평가가 가능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여기에서는 리더와 참모라는 제한적 관계와 역할에 초점을 맞춰 2인자로서 그 사람이 보여준 리더십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의 핵심 명제는 이와 같이 리더에게 능동적으로 파트너 리더십을 발휘하는 참모 리더십이야말로 조직의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1인자의 리더십만 말하는 것은 리더십의 ’반쪽’만 헤아리는 것이다. 극소수의 한 사람을 제외하면, 우리는 리더와 참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살아간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은 리더가 있고 팔로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있고 참모가 있다고 말한다.우리는 모두 참모이고, 또 참모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2인자’에 대한 재조명은 리더와 참모의 개념을 자리와 위치가 아니라 역할 개념으로 재정립해줌으로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개인 안에 잠재된 모든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