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저 베일리는 정신없이 나무그늘을 찾아들어갔다. "웬 땀이 이리 나지." 잠시 허리를 편 후, 이마의 땀을 훔치고는 손등에 묻은 땀을 꺼림칙하게 바라보며 그는 중얼거렸다. "땀나는 건 정말 질색이야." - P11
베일리는 주먹을 살짝 쥐며 말했다. "너희는 젊은 놈들 치고는 영리한 축이지. 그런데도 지구 바깥으로 나가본 적이나 있니? 이 들판에 있는 사람들 중 지구 바깥으로 나가본 사람은 하나도 없어. 하지만 나는 2년 전에 이런 순응훈련을 받기 전인데도, 나갔다가 무사히 살아 왔어." - P15
"무엇보다도, 바깥에서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개척자가 될 수 없습니다. 훈련을 하는 데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젊은이들이죠. 제 아들이라면 언젠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게 될지도 모릅니다." - P31
패스톨프는 자칭 온건파요. 오로라를 포함한 우주국가 전체가 그들의 목표에서 너무 멀리까지 가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는 몇・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요. 로봇의 수를 줄이고, 세대교체를 좀더 빨리 하고, 지구와 우호관계를 맺는 거지요. 우리는 당연히 그를 지지합니다. - P34
죽는다는 말을 써도 괜찮다면, R. 다닐이 아니라 다른 로봇이 살해된 거요.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양전자두뇌가 완전히 파괴되었소. 회복할 수 없는 영원한 로블럭 상태가 되어버린 거지." "패스톨프 박사가 그랬다는 건가요?" "그의 적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 P36
"이봐, 너를 어떻게 부르면 좋겠나?" "저는 지스카드입니다." "R. 지스카드?" "그것도 괜찮습니다." - P46
로봇과 인간이 금방 구별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지, 다닐? 자네처럼 말일세." "어째서 굳이 구별하려는 거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베일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아무래도 로봇에 대한 오로라의 사고방식에는 쉽사리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 P52
다닐과의 대화에서 끌어낸 이 결론을 확인하기 위해 지스카드에게 질문을 해볼까 어쩔까 망설였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지스카드는 그다지 민감하지도 않고 두뇌도 단순해 보인다. 끝까지 ‘예‘, ‘아니오‘ 만을 거듭할 게 뻔한데, 녹음테이프에 대고 질문하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 P57
"그러기에 충분한 기술을 가진 오로라인들의 리스트를 뽑을 수 있겠나? 용의자 그룹이 떠오르겠지만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을 거야." "벌써 했습니다, 파트너 일라이저." "몇 명이나 되나?" "리스트에 올려진 이름은 단 하나뿐입니다." . . "한 명뿐입니다, 파트너 일라이저. 그 사람이 바로 패스톨프 박사님입니다. 박사님은 오로라에서 제일가는 로봇공학 이론의 권위자입니다." - P63
그가 오로라에 온 목적은 패스톨프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지구의 계속적인 안정을 위해, 그리고 베일리 개인에게는 앞의 두 목적과 거의 같은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계속적인 출세를 위해 반드시 달성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오로라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는 벌써 패스톨프가 사실상 죄를 인정했음을 안 것이다. - P64
"인간형 로봇 중에 하나가 살해되었다면, 남은 하나 즉 자네도 위험에 처해 있는 건 아닌가. 패스톨프 박사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신동결상태라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생각하시지요. - P73
베일리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당신이 실제로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라면...... 당신이 잔더를 죽였습니까?" 패스톨프가 대답했다. "내가 범행을 부정하고 있다고 다닐이 말하지 않던가요." "그에게 듣긴 했지만, 당신에게 직접 듣고 싶습니다." 패스톨프는 팔짱을 끼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꽉 다문 이 사이로 내뱉듯 말했다. "그렇다면 다시 말하지. 나는 안 했소!" - P107
"그러면 자연발생적인 이상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나를 일부러 여기까지 부른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연발생적인 이상을 제가 어떻게 증명합니까? 아무래도 당신, 지구, 그리고. 나 자신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군요." "중요한 순서대로 말한다면··••• 당신, 나, 그리고 지구입니다. 어쨌든 나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그것을 입증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 P108
유명한 전설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원시적인 시대에 생산된 로봇의 이야기인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조립라인의 어딘가의 사고로 인해 우연히 텔레파시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뭐라고요?" "전설입니다! 진실이 아니라구요.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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