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악기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알고 있나? 그 원리를 파악하려고 이리저리 살폈지만 지금까지 파악한 건 방사선이 시각신경에 닿지 않고 뇌의 시각중추를 직접 자극한다는 사실뿐이야. 일반적인 분류에 속하지 않는 어떤 감각을 활성화시키는 거지. - P227

우리는 물이 지닌 육체적인 힘을 지나치게 두려워했소. 강한 놈인 건 분명하지만 그에 대한 어릿광대의 환상적인 이야기는 무서운 기억 때문에 상당히 과장된 것 같소. 그자는 아주 묘한 안경을 쓰고 있다는데 그 눈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걸 보면 정신력이 뛰어난 건 분명하오. - P233

하지만 에블링 미스는 여전히 회의적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셀던이 돌연변이 발생이라는 우발적인 상황까지 예상했다는 말이오?" - P235

"내가 해리 셀던입니다! 내가 해리 셀던입니다! 지금 여기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 감각으로 알 수는 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나는 아직도 프로젝트가 무너진다는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3세기 동안에는 성공 가능성이 94.2퍼센트기 때문입니다." - P242

다음 날 뮬 휘하의 전함 행렬이 전투에 찌든 모습으로 터미너스 행성 착륙 기지로 물밀듯 몰려들었다. 점령군 사령관은 외제 육상용 자동차를 타고 인기척조차 없는 터미너스 번화가를 질주했다. 도시 전역에는 꼼짝도 못하는 원자력 자동차들이 널려 있었다. - P246

강력한 신앙은 그만큼 강한 반작용이 있소. 신념은 커다란 충격이 없는 한 흔들리지 않지만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엄청난 정신 분열이 일어나지. - P256

뮬이 돌연변이라면 우리는 그자가 세계 정복에 사용할 수 있는 특이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소. 이 말은 그자한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오.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야 하오. - P257

에블링 미스, 중요한 목적이 하나 더 있어요. 해리 셀던은 3세기 전에 은하계 양쪽 끝에 파운데이션 두 곳을 설치했습니다. 당신은 제2파운데이션도 찾아야 해요. - P261

뮬께선 이미 파운데이션을 정복하셨어. 파운데이션은 지금 뮬께서 거대한 목적을 이루시는 데 필요한 무기 공장으로빠르게 변신하고 있어."
"거대한 목적이라는 게 뭐지?"
"은하계 정복, 흩어진 세계를 새로운 제국으로 다시 통합하는 일. 자네의 셀던이 꿈꾼 제국을 700년 앞당겨서 완성하는 것이야.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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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즈위안의 입에서 ‘미치광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얘기에 아싱은 칸즈위안이 다중 인격을 가진 정신 질환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P123

칸즈위안은 오후 3시경 집을 출발해 완차이 얏신 스트리트에 가서 한 시간쯤 차를 세워놓고 있다가, 다시 두 시간쯤 홍콩섬의 번화가를 빙빙 돌더니 사우케이완으로 돌아와 식당에서 밥을 먹고 귀가했다.
이렇게 무의미한 짓이라니! - P130

"하늘이 장차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힘들게한다." 이런 옛날 격언을 내 불행의 핑계로 삼았다.
가당찮은 개소리!
모두 상위자가 하위자를 속이기 위해 만든 거짓말이다. - P154

그때 아위안의 얼굴에 처음 보는 표정이 떠올랐다.
평소 늘 차갑고 표정 변화도 별로 없던 얼굴에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환한 미소가 번지고 두 눈에 형형한 안광이 돌았다.
아위안에게도 그런 미치광이의 유전자가 있었다는 걸 그때 알았다. - P163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모두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강자가 되길 바라는 종족이며, 약자를 착취함으로써 쾌감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궁극적이고 원시적인 의의일 것이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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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에 관해서는 은하계 역사에서 비중이 비슷한 그 어떤 인물보다도 알려진 내용이 적다. 그가 명성을 떨치던 시기의 일조차 주로 그를 적대시한 사람들의 시각을 통해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특히, 이제 막 결혼한 신부의 시선을 통해서…
-『은하대백과사전』 - P137

토란은 시골뜨기였다. 단순한 시골뜨기가 아니라 은퇴한 무역상의 아들이었다. 반면에 베이타는 파운데이션 출신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파운데이션 출신이 아니라 말로의 먼 후손이었다. - P139

"제 생각에는 셀던이 말한 위기가 임박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셀던 프로젝트 전체가 무너질 거라고 생각해요. 완벽한 실패지요." - P146

한 달 전에 이름도 알수 없는 운 좋은 군인이 전투조차 치르지 않고 칼간을 차지했습니다. 칼간을 지배하던 군벌은 이 세상을 떠난 게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그행동을 반역이라고 규탄하기는 커녕 물이라는 자의 막강한 힘과 천재성에 대해서 떠들어 대기 바쁩니다. - P162

대학에서 아만 박사가 했던 말을 기억해 봐, 베이타. 파운데이션은 결코 패할 수 없다는 것이 파운데이션의 지배자가 패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어. - P170

"파운데이션에 대해서 들어 봤나요?"
베이타가 웃으며 물었다.
마그니피코가 신비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못 들어 본 사람도 있을까요? 사람들은 그곳을 위대한 마법의 세계,
행성 전체를 태워 버릴 불, 전능한 힘의 비밀을 간직한 세계라고 부른답니다. 은하계 최고의 귀족도 ‘나는 파운데이션 시민‘이라고 말할 수있는 평범한 시민만큼의 명예와 존경을 누릴 순 없다는 말도 있고요." - P184

저 광대는 그를 직접 본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난 저자를 원합니다. 저자는 내가 파운데이션을 깨우는 데 필요한 물증이, 절실하게 필요한 물증이 될 수 있습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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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선생님의 책을 셰바이천에게 준 적이 있나요?" 쉬유이는 단도직입적으로 핵심을 파고들기로 했다.
"있을 겁니다." 칸즈위안은 쉬유이가 자신의 대답을 유도하고 있음을 눈치챈 듯 짧게 대답했다.
"셰바이천이 책을 읽었나요?"
"모르겠습니다. 아마 읽었겠죠." - P82

"경찰 측 전문가의 판단에 따르면, 셰바이천이 《살인 예술》의 내용을 모방해 반 고흐의 <영원의 문>을 패러디한 ‘작품‘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쉬유이는 상대를 떠보기로 했다. - P84

경찰은 처음부터 바이천이 범인이길 바랐기 때문에 수사에 진전이 없음에도 다른 가능성을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겁니다. 경찰의 결론에 부합하는 실낱같은 증거만을 꽉 물고놓지 않았죠. - P87

칸즈위안이 실제 사건들을 아주 익숙하게 나열하며 경찰의 논리가 부실함을 증명하자 자치도 더 할 말이 없었다. 쉬유이는 자신이 이 소설가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탁상공론이나 하는 글쟁이인 줄 알았는데 공권력 앞에서도 당당히 자기주장을 펼쳐 반박하는 달변가였다. - P88

차창 너머로 얼핏 보인 칸즈위안의 얼굴에 그가 한 번도 본적 없는 표정이 스쳤다.
침울한 얼굴이었지만, 그 침울함은 슬픔도 분노도 아니었다. 무언가에 집중한 듯, 어떤 비밀을 감춘 듯한 얼굴이었다. - P105

"칸즈위안이 조금 느리게 말을 이었다. "지금 쓰고 있는 신작은 서너 달 후면 완성될 겁니다. 그런데, 그 소설이 제 마지막 작품이 될 겁니다." - P110

아바이는 자신의 나이, 외모, 결점 등을 알고 실망해 관계가 멀어질까봐 겁이 났다.
아바이는 현실 세계를 싫어하지 않았다. 다만 현실 세계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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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이 천천히 몸을 돌려 순찰대 경찰 둘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저은 뒤 구급 장비를 둘러멨다. 그리고 들것을 들고있는 동료에게 그들의 일은 다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는 이미 몇 시간 전에 숨을 거두었다. - P14

그릇 속에 하얗게 식은 숯덩이, 침대 옆 협탁 위 찌그러진 맥주 캔을 보면 아무리 초짜 순경이라도 자살 현장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찰 10년 차인 키다리는 이런 시신을 봐도 무덤덤했다. - P15

옷장 안에 크기가 제각각인 원통형 유리병이 스무 개 남짓놓여 있고, 생체 실험실의 동물 표본처럼 액체가 가득 채워져있었다.
다만 키다리와 아썬의 눈앞에 있는 유리병에 담긴 것은 쥐나 개구리가 아닌, 잘린 팔다리와 장기였다. 인간의 팔다리와 장기. - P20

칸즈위안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지만 셰메이펑이 정신을 차린 듯 버럭 화를 냈다. "그럴 리 없어요! 바이천이 살인을 하는 건 불가능해요! 오랫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 애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숨긴단 말이에요!" - P32

"바이천은 20년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요!" 셰메이펑이 벌컥 소리쳤다. - P33

쉬유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셰바이천이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척하면서 어머니 몰래 창문을 넘어 밖으로 나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42

더 중요한 건 셰바이천이 피해자를 어떻게 붙잡았는지 상상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셰바이천이 길에서 모르는 사람을 납치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 P45

심지어 그는 셰바이천의 살인 동기에도 관심이 없었다. 홍콩이라는 압력솥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정신병을 안고 있다. - P52

"쉬 경위님, 제 말을 믿어주세요! 뉴스에서 하는 말 다 틀렸어요! 바이천이 직장은 다니지 않았지만 제게 돈을 달라고 한적이 없어요. 오히려 제가 생활비를 받았다고요! 바이천은 뉴스에서 말하는 그런 기생충이 아니에요.⋯"
"아들이 돈을 줬다고요?" 쉬유이가 놀라며 물었다. - P56

인생이란, 개똥이다. 사람의 운명은 태어나는 순간 모든 게 결정된다. 제아무리 발버둥 치고 저항해도 운명의 신이 정해놓은 길에서 도망칠 수 없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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